[569] 약손가락 위치 찾아주기

작성일
2012-08-18 09:57
조회
7368

[제569화] 약손가락 위치 찾아주기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오늘은 음력으로 7월 초하루입니다. 그래서 감로사에서는 초하루 법회가 있어서 준비를 해 놓고 불자님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잠시 짬이 나기에 손가락 이름이나 좀 찾아줄까 하고 컴퓨터를 켰습니다.


  어제 저녁에 공부하러 오신 선생에게 오행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손가락 이야기를 했더니 무척 혼란스러워하는 겁니다. 그래서 혹 낭월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을 전해드렸나 싶어서 인터넷을 검색해 봤지요. 그리고 다시 생각을 해 봤습니다만 낭월이 어디에서 잘못 되었는지를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여기에 대해서 정리를 좀 해 볼 필요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1. 손가릭의 이름


  누군가 이해하기 쉽게 이미지로 만들어 놓은 것이 있는가 싶어서 찾아 봤습니다. 그랬더니 그럴싸 한 그림이 나오네요.


 


[참고그림-1번]



  이 그림에서 나온 이름이 손가락에 대한 대표적인 이름인 것 같습니다. 엄지는 대무지라고도 하고 무지라고도 합니다. 둘째 손가락은 식지라고도 하고 인지라고도 하는 것 같고, 세번째 손가락은 중지도 되고 장지도 됩니다. 그리고 네번째 손가락은 무명지이고 마지막 손가락은 소지라고 하면 되겠습니다. 이름그대로 간결하게 이해를 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팔괘의 명칭을 나타내려고 그려놓은 그림이 아닌가 싶네요. 방향으로 본다면 손바닥 쪽이 북(北)이 되고, 손가락 끝쪽이 남(南)이 되는 것으로 놓고서 팔괘를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이것은 문왕의 후천팔괘를 손가락에 올려놓은 그림입니다. 특히 왼손인 이유는 이렇게 보면서 오른손으로 글씨를 쓰라는 의미가 되는 것 같습니다.


 


[참고그림-2번]



  이 그림은 의학적으로 장기의 기관과 연관이 되어 있는 그림을 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관심이 있으신 경우에는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손가락 이야기를 하면서 주워왔습니다.


 


[참고그림-3번]



  이 그림은 앞의 그림을 좀 더 간력하게 정리를 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 또 자세히 보면 서로 다른 의견이 보이는 것도 같습니다. 또한 그림을 그리느라고 정성을 많이 들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뭐, 손가락 이야기를 한다더니 이건 무슨 경우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 싶습니다. 그냥 손가락에 대해서 검색을 하다 보니까 이러한 것이 그물에 걸리네요. 그래서 가져왔습니다. 아쉽게도 국내의 블로그에 있는 사진들은 모두 가져올 수가 없도록 되어 있으니 주로 자료를 구할 적에는 대만의 야후에서 검색을 하게 되네요.


 


(아이구~~ 미안합니다. 자료를 찾다가 기도시간이 되는 바람에 더 진행을 하지 못하고는 허둥지둥 법회를 봤는데 오늘따라 이야기들이 길어지는 바람에 저녁을 먹고 나서야 겨우 시간을 얻었으니 그 동안 혹시나 진전이 있나 싶어서 클릭하셨던 벗님들께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긁적긁적.... 양해 바랍니다.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저녁에 다음에서 검색을 해 봤더니 다행히 매우 친절한 손가락의 이름에 대한 설명을 해 주신 분이 계셨네요. 마음으로 감사 드립니다.


 



   이렇게 친절한 안내를 해 주시고 쉽지 않지 싶습니다. 출처의 사이트가 그림에 포함되어 있으니 출처는 밝힌 셈이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이름 중에서 다른 것은 다 그렇겠다고 해도 되겠습니다만, 그 중에서 네 번째  손가락과 다섯 번째의 손가락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봐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우선 일반적인 상식에서 봤을 적에 4지(指)는 무명지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2. 무명지(無名指)


  네 번째 손가락에는 '무명지'라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낭월도 동감입니다. 그 손가락을 무명지라고 하는 의미는 충분히 이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왕초보사주학의 입문편에서 살펴본 적이 있었는데 그 곳에서도 무명지가 약 손가락도 된다고 했으니 일반적인 의견을 수용했던 것으로 봐도 되겠습니다.(입문편 64쪽)


  그런데 요즘 다시 생각을 해 보니 이 손가락에 약손가락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이 사알짝 드는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약손가락이라는 것이 보이는가 싶어서 찾아 봤습니다만 특별히 눈에 띄는 자료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4지가 왜 약손가락인가에 대해서는 탕약을 마시기 전에 저을 적에 사용하는 손가락이라서 그렇다는 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설명을 보면 그냥 웃음이 피식~ 나오게 되지요. 이게 말이 되느냐는 의미입니다. 적어도 손가락을 깨물어서 피를 환자의 입에 흘려넣을 정도는 되어야 약손가락이라고 하지 않겠느냐는 것과 생각을 해 보면 능히 짐작이 되고도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각해 보시면 그 의미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네째 손가락을 깨물어서 피를 먹인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료를 찾아 봤습니다만 새끼손가락을 깨물었다는 이야기와 비슷한 분량으로 등장을 하는 것으로 봐서 각기 나름대로 사용을 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특히 무명지를 깨물어서 혈서를 썼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그것은 일리가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3. 새끼손가락이 약지(藥指)가 될 수 있는 이유


  이번에는 낭월의 의견을 펼쳐 보겠습니다. 몇 가지의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어쩌면 말이 되는 것으로 생각이 될 수도 있겠고 또 어쩌면 억지를 부릴 수도 있다고 해도 그만이라고 하겠습니다.


  위중한 부모의 입에 새끼손가락을 깨물어서 피를 흘려넣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료를 찾는다고 하면 대략 비슷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무명지만이 아니라 소지도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일단 비긴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또 다른 용도도 생각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약속의 약(約)도 약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니까요. 억지라고 할 수도 있다는 말씀을 미리 드리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무명지로 약속을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새끼손가락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불문율인 것 같네요. 그러니까 약속을 할 적에는 새끼손가락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약속하는 손기락'이 되므로 줄여서 '약손가락'이라고 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앞의 매우 복잡한 내장이 그려져 있는 손가락 중에서 [참고그림-3번]을 보면 새끼손가락에는 콩팥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오행의 장부로 보면 수(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가 있는데 만약에 약의 효과를 생각한다면 水에서 찾는 것이 상식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모든 약을 먹을 적에는 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해 봐도 일리가 있거든요.


  생식의 기능이 있는 손가락(그림에서는 새끼손가락)을 깨물어서 피를 내어야 한다는 것이, 호흡기능이 있는 손가락(그림에서는 무명 손기락)을 깨물어서 피를 흘리게 하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생명을 유지시키는데 물보다 중요한 것은 없으니까 말이지요. 그래서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약손가락은 새끼손가락이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약이 되는 손가락,과 '약속하는 손기락'을 함께 묶어서 생각을 해 보니까 결국 새끼손기락으로 시선이 가네요. 새끼손가락으로 약속을 하는 이유도 잘 생각해 보면 생식기의 결합을 의미하는 결혼의 언약을 의미한다고 하면 또한 묘미가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하하~


4. 무명지를 약지라고 하는 것은 일본설?


  이렇게 정리를 하다가 다시 자료를 뒤져 봤습니다. 그래도 어딘가에 근거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그랬더니 다음과 같은 글이 발견되었습니다.


============================================================


 


日文中的藥指是那隻手指?




















發問者: nicole ( 初學者 3 級)
發問時間: 2005-07-01 00:42:44
解決時間: 2005-07-01 11:51:26
解答贈點: 5 ( 共有 0 人贊助 )
回答: 3 0 0

 

藥指是那隻手指?

又為何要叫藥指?







    最佳解答






    くすり-ゆび 3 【薬指】= 名無し指 = 中文為 : 無名指 



    〔薬を水にとくのに用いたのでいう〕小指の隣の指。名無し指。紅(べに)差し指。薬師(くすし)指。



    註解 : 經常用於調和水與藥粉 故名之。



    參考資料 三省堂提供「大辞林 第二版」より

    =============================================================


    대만의 문답실에서 누군가 물었습니다.
    "약지는 어느 손가락을 말하며, 왜 약지라고 합니까?"
    여기에 대해서 누군가 답을 했는데 히라가나가 나오는 것으로 봐서 일인이 답을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내용에서는 일본에서 그렇게 부르는데 약을 저을 적에 사용하는 손가락이고 또 입술에 연지를 바를 적에 사용하는 손가락이기도 하다는 언급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 무명지를 약지라고 한 것은 일본에서 들어온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이렇게 자료를 추적하다가 보니까 일본 사이트까지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대부분 무명지를 약손가락이라고 표시한 자료들이 많이 나오네요. 낭월이 일어는 별로 배운 바가 없어서 정확한 뜻은 모르겠지만 앞의 답변도 일본의 사이트에 답변이 있는 것을 인용했다는 것도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또 무명지에 약손가락이 붙은 경위를 추적할 수가 있겠습니다. 이렇게 뒤지다가 보면 그 뿌리가 나타나기 마련인가 봅니다.


      우리나라의 고사에는 새끼손가락과 연결이 된 이야기가 있는가 싶어서 다시 추적을 해 봤습니다. 추적이라고 해야 인터넷의 지식인이나 블로그에서 자료를 찾아보는 것이지만 말이지요. 그랬더니 경기도 광주에 전해지는 이야기를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


    구덕회









    효자 구덕회 선생은 본관은 능성이다. 어려서부터 천성이 어질고 언행이 반듯하여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선생은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양부모를 모시고 살았으나 친 혈육을 받들 듯 지극한 정성으로 양부모를 봉양했다. 부친이 노환으로 자리에 눕자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입으로 흘려 넣어 부친의 병을 낫게 하였다. 그 후 부친이 명을 다하고 1926년에 별세하자 호랑이가 출몰하는 험한 산 속의 묘 옆에 묘막을 짓고 3년간 시묘살이를 했다.


    선생의 뛰어난 효행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그의 지효를 가리고자 향리 주민들이 효자비를 건립 하였다. 이 효자비는 지금도 광주시 실촌면 열미리에 보존되어 오고 있으며 국가에서는 그의 효를 기록으로 오래 보존키 위해 효자안내판 및 보호책을 설치한 바 있다.


     


    [보충자료]


    열미리 효자 구덕회


    광주가 오래전부터 충효의 고장이라고 불리기까지는 자신을 낳아 준 부모님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버릴 정도로 효를 일상의 생활에서 실천하고 부모님을 모신 효자 효부들이 너른고을 곳곳에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라에서도 충신은 대개 효자의 집안에서 나왔으므로 효를 권장하고 우리나라가 <동방예의지국>으로 일컬음 되는 것도 백가지 행실가운데 효가 으뜸으로 나라와 가정의 근본이 됐기 때문이다.  


     실촌읍 열미리에 110년 전에 태어난 효자 구덕회공은 살아계실 때 이미 효자비를 실촌면민 일동이 세워줄 정도로 부모님께 효성을 다한 효자로 소문난 분이셨다.


    =============================================================


      "야호~~!  그럼 그렇지~~~!!"



    이런 기분입니다. 어딘가에는 반드시 자료가 있기 마련이거든요. 그러니까 일본사람들은 무명지를 약지라고 하고 조선에서는 소지를 약지로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단편적이긴 하지만 좋은 대비가 되는 자료라고 하겠습니다. 110년 전이라고 하면 조선시대로 봐야 하겠고 이것은 분명히 한국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우길 자료가 추가되었습니다. 즉 무명지를 약지라고 하는 것은 일본식이라고 하는 것 말이지요. 왠지 일본식이라고 하면 까닭모르게 찜찜하잖아요. 흐~


      결국 어느 것에 약손가락이라고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굵은 것'과 '두꺼운 것'을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는 것처럼 약손가락이 무명지인지 소지인지에 대해서도 혼란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름대로 잠시 생각을 해 본 것이니 그냥 웃어주시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하루 종일 걸려서 한담 한 편을 마무리 했네요. 뭐 별 것도 아닌 것이긴 합니다만 이렇게 사소한 것을 생각하면서도 오행의 의미를 떠올려 보면서 궁리를 해 보자는 의미로 약간의 가치는 있지 않을까 싶어서 새끼손가락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봤습니다.


      이제 음력 7월입니다. 결실로 향해 달리는 입추의 계절이기는 합니다만 오늘도 소낙비 사이에서 폭폭 찌는 열기는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만 항상 건강하시고 풍요로운 가을이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2년 8월 18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


    ==============================================================


    (2012년 8월 22일 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4지를 약손가락으로 정리한 자료가 돋보이는 것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글을 쓴 이는
    랄라라카오스 님입니다. 심도있는 자료에 감사드립니다.


     


    1. 첫째 손가락 - 엄지손가락, 무지(拇指), 벽지(擘指), 대지(大指), 거지(巨指)


     '엄지'는 '첫머리'라는 뜻으로, '엄'은 '어미'와 어원이 같다. '무(拇)'와 '벽(擘)'은 '엄지손가락'이라는 뜻의 한자이며, '대(大)'와 '거(巨)'는 엄지손가락이 가장 큰 것에서 유래하였다. 엄지는 우두머리를 상징한다. ‘내가 최고’라하는 자신감과 일등의식이 동할 때 엄지손가락을 세운다. 엄지는 넉넉한 마음, 부유함, 여유, 안락함의 상징이다. 엄지의 기운이 잘 발달된 사람은 언제나 자신이 있고 푸근하다.

    이런 자신감을 잘못 쓰는 경우가 반대로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는 동작으로 로마의 황제들이 사람을 죽이라는 신호로 썼었다. 이와는 반대로 간혹 주먹을 쥘 때 무의식적으로 엄지손가락을 안으로 숨기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경우는 자신감이 없어 매사 뒤쳐지려고 하는 성격일 가능성이 높다.

    엄지 손가락에는 폐(肺)와 관련된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이 흘러간다. 폐(肺)란 글자를 살펴보면 고기 육(肉)변에 시장 시(市)자가 들어있는데 사실 재물과 연관이 있다. 시장은 물건을 사고 파는 곳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이익을 남기는 주체가 상인이다. 절묘하게도 폐경락이 출발하는 엄지손가락 끝의 경혈 명칭이 바로 소상(少商) 즉 소규모 상거래라는 뜻이다.

    수태음폐경이 발달한 사람은 재물에 대한 상업적 두뇌회전이 빠르다. 예로부터 엄지로 흐르는 수태음폐경이 발달하고 엄지 아랫부분이 두툼하면 재산 복이 많다고 했다. 그러나 한의학적으로 볼 때 마른 사람이 엄지손가락이 적당하게 크면 길하나 뚱뚱한 사람이 엄지손가락이 지나치게 크면 조심해야 한다.

    그 이유는 마른 사람은 대개 양의 기운이 많은데 수태음폐경의 음이 발달하면 음양이 조화를 이루니 길한 것이고, 뚱뚱한 사람은 대개가 음의 기운이 많은데 거기에 수태음폐경의 음이 더해지면 음이 과하기 때문이다. 음이 과하여 욕심이 과한 것을 경계하는 ‘지나친 욕심이 화를 부른다’는 말이 그렇게 널리 회자되는 것도 이런 이유가 있으니 항상 염두에 두어 조심해야 한다.

    각 장부의 암은 각기 관련되는 경락적 특성을 살펴보면 암의 발생부위에 따라 차별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비만한 사람이 걸린 폐암이라면 담배가 원인일 수 없다. 오히려 건조하고 매운 연기가 약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이 한의학적인 시각이다. 그렇다면 폐암은 열두 경락에 영향을 주는 열두 가지 마음 중 어떤 마음이 뭉쳐서 영향을 주는 걸까?

    통계를 보면 폐암은 오십대의 부유한 도시민들에게 많이 발병한다. 그리고 잇따른 재벌들의 폐암이라는 신문기사가 증명하듯 부족함을 모르는 부유한 마음, 지나친 재물 융통으로 인한 분주한 마음 등이 정신적 원인이 될 수 있다. 재물 상실과 배우자의 배신, 직장에서의 해고 뿐만 아니라 포만감, 애정, 자신감도 지나치면 마음의 병이 된다. 허기짐을 모르고 항상 포만하여도 병이 되는 것이다.

    폐는 호흡을 주관하는 장부이다. 숨을 내쉴 때를 호(呼)라 하고 들이쉴 때를 흡(吸)이라 하는데 숨가쁘게 재물 거래 생각이 오갈 때 마음에는 바람이 일어난다. 여기서 어지럼증이 생기기도 하고 때로는 중풍이 일어나기도 한다. 중풍(中風)이란 맞을 중 바람 풍자를 써서 바람을 맞는다는 뜻인데 이 바람이란 마음의 바람을 뜻한다.

    바람은 공기의 빠른 움직임인데 작은 부채를 움직일 때보다 큰 부채를 움직일 때 더 큰 바람이 일어나듯이 중풍은 비만한 사람에게 많다. 그러므로 퉁퉁한 체질이면서 엄지손가락의 폐경락도 발달해 재물거래가 빈번한 사람은 마음을 놓고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

    반대로 엄지손가락이 유달리 약한 사람은 자부심과 기백의 회복이 필요하다. 황제내경에 이르기를 폐장백(肺臟魄)이라, 즉 폐경락은 기백을 간직한다고 한다. 기백이 떨어진 사람은 유유한 배포와 함께 긍정적인 자신감을 길러야 한다.




    2. 둘째 손가락 - 집게손가락, 검지, 식지(食指), 인지(人指), 염지(鹽指), 두지(頭指)


    '검지'의 어원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식지(食指)'라는 명칭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옛날 중국의 춘추시대에 宋(송)이라는 공자가 입궐하는데 갑자기 식지(食指)가 떨리는 것이었다. 이것을 동행하던 친구에게 보이면서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되더라는 말을 하였다.

    궁에 들어가 보니 과연 요리사가 커다란 자라를 요리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자 왕이 그 까닭을 물으므로 식지(食指)가 떨린 일에 대해 고하였다. 이 말을 들은 왕은 장난을 할 생각에 그를 밖으로 내보내 요리를 먹지 못하도록 하였다. 그래도 그는 나가면서 요리 솥에 식지(食指)를 넣어 국물을 맛보고는 물러났다.

    남의 잘못을 지적하려고 할 때나 욕하려고 삿대질할 때나 방향을 가리킬 때는 주로 둘째 손가락을 쓴다. 엄지가 주로 ‘나 위주’의 긍정적 에너지라면 검지는 주로 ‘너 위주’의 부정적 생각을 표현한다. 둘째 손가락으로 가리킴을 당하면 대부분 불쾌한 느낌을 받는데, 이는 검지에 공격적인 살기 또는 경멸을 암시하는 기운이 흐르기 때문이다.

    둘째 손가락에는 수양명대장경(手陽明大腸經)이 흐른다. 옛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는데 부자가 된 사촌 앞에 상대적으로 자신이 가난하다는 이런 상대적 빈곤감을 느낄 때 작동하는 경락이 바로 수양명대장경이다.

    배가 아픈 경우는 대부분 배가 차서 아픈 법인데 이 양명 기운이 차고 건조한 가을의 기운이다. 남이 잘못되면 좋아하고 잘될 때 질투하는 사람은 대장이 싸늘하게 식는다. 그래서 예로부터 둘째 손가락이 길면 가난할 상이라 한다.

    그러나 반대로 둘째 손가락의 기운이 약해도 몸에 병이 생길 수 있는데 대표적 질환이 바로 비만과 중풍이다. 대체로 뚱뚱한 사람에게 많이 오는 중풍의 전조증상 중에 둘째 손가락 안쪽이 저린 마비가 있다. 나 위주로만 생각하는 사람은 육체적으로 살이 찌고 정신적으로는 권태에 빠질 수도 있다. 몸이 비대하고 생활이 지루한 사람에게는 둘째 손가락의 날카로운 양명 기운이 약이 된다.

    예로부터 ‘양명’해 보인다는 말은 야무지고 총명해 보인다는 의미로 쓰여왔다. 첫째 손가락의 ‘태음’이 ‘살(肉)’에 해당한다면 둘째 손가락의 ‘양명’은 ‘뼈(骨)’에 해당한다. 양명경은 근본에 해당한다. 검지가 다른 손가락에 비해서 발달된 사람은 뼈대가 단단한 사람으로 보아도 된다.

    양명은 바른 기운, 정기(正氣)다. 자동차로 보자면 브레이크 작용 즉, 절제력에 해당한다. 그러기에 맑고, 단단하고, 절도가 있으며, 분수에 넘치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고 계획성 있게 일을 한다. 잘못된 일을 보고 못 본 체하고 넘어가지 않고 날카롭게 따질 줄 안다.

    만일 자신의 검지가 비교적 빈약한 편이라면, ‘주변 상황에 너무 흔들리지 않는가?’ ‘정도를 망각하고 분에 넘치는 삶, 나태한 삶을 살지는 않는가?’ 하는 의심과 항상 조심하며 반성해 보는 자세를 갖는 것이 좋을 것이다.




    3. 셋째 손가락 - 가운데 손가락, 중지(中指), 장지(長指), 장지(將指)


    '중(中)'은 가운데에 위치해서, '장(長)'은 길어서, '將(장수 장)' 역시 가장 길어 우뚝 선 모양에서 유래하였다. 셋째 손가락에는 지성리듬인 수궐음심포(手厥陰心包) 경락이 흘러간다. ‘마음보’인 ‘심뽀를 잘 쓰라’는 말도 있는데 심포 경락은 지식의 저장창고에 해당한다. 심포경락이 잘 발달된 사람은 지식이 풍부하고 기억력이 좋다.

    가운데 손가락이 유난히 긴 사람들은 대체로 지성리듬이 발달되어 학문적인 소질이 다분하다. 게다가 가운데 손가락 안쪽에 푸른 핏줄이 선명하며 손바닥까지 푸르면 대체로 심포경락이 무척 발달한 사람이다. 이 청록색이 궐음(厥陰)의 색이며 바람과 봄의 상징색이다.

    누구든지 공부도 잘하고 명예도 얻고 권력도 잡고 싶어한다. 그러나 자기 욕심 채우고 남 잘못되는 쪽으로 머리 굴리면 놀부 심뽀라는 말을 듣는다. 현 사회의 지식추구 현상은 결국 지성 리듬이 발달된 사람만이 사회의 엘리트 계층을 이루게 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지성 리듬만 발달하면 뭐하겠는가? 자신만이 잘 되기 위해 심포 경락을 활용한다면 그 심포는 놀부심뽀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나아가서는 남도 불행하게 만들고 자신도 불행하게 만드는 경락이 될 수도 있으니 언제나 조화를 유지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공부할 의욕이 떨어지는 수험생들 경우에 셋째 손가락 끝 중충혈을 손톱으로 눌러주면 기억력 증진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 외우기가 싫어질 때 누르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기고 머리 속에도 쏙쏙 들어온다고 한다. 가벼운 건망증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치매증상에도 곧잘 이 경락을 응용한다.

    또한 연탄가스 중독 등으로 의식이 소실된 사람에게 의식을 소생시키기 위하여 동치미 국물과 같은 신 국물을 먹이고 셋째 손가락 끝 혈자리를 시술한다. 또 기억이 잘 안 날 때는 가운데 손가락을 모아 주물러 보라는 말이 있는데 이 역시 둘째, 셋째, 넷째 손가락을 모아 쥐면 셋째 손가락이 가장 힘을 받게 된다.

    이런 예가 있는 것으로 보아 셋째 손가락에 지성리듬이 흐른다는 것이 옛날에는 민간에 널리 퍼져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를 좀더 구체적으로 밝히자면 좌측 손가락은 우뇌와, 우측 손가락은 좌뇌와 연관지을 수 있다.

    좌뇌는 수학, 언어, 논리 등을 주관하는 기능이 집중되어 있고, 우뇌는 이미지, 직관력, 연상력, 창조력 등을 관할하는 능력이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학자들은 좌뇌는 디지털 뇌, 우뇌는 아날로그 뇌라고도 말한다. 양쪽 손을 비교해보아 만일 왼쪽 손의 궐음 경락이 더 발달했다면 우뇌, 오른손이 더 발달했다면 좌뇌가 더 발달하였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우뇌의 아날로그적 이미지로 기억하는 정보의 양이 좌뇌의 분석적 디지털 뇌로 기억하는 양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어쨌든 수학적 지식 등 좌뇌에서 담당하는 분야가 기억나지 않으면 우측 중지, 문학이나 이미지 등 우뇌에서 담당하는 분야가 떠오르지 않으면 좌측 중지를 누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4. 넷째 손가락 - 약손가락, 약지(藥指), 무명지(無名指)


    원래는 이름이 없다고 하여 '무명지(無名指)'로 불려졌다고 한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의미가 되겠다. 이 손가락은 한의학에서 심장과 연결되어 있다고 믿어 독이나 해로운 물질이 있으면 이 손가락에 증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약을 저을 때 반드시 무명지를 사용하였으며 이러한 연유로 '약지(藥指)'라는 명칭이 붙여졌지 않나 싶다.

    넷째 손가락으로 흐르는 경락은 지식을 저장하는 셋째 손가락의 경락과는 정반대로 지식을 배설하는 망각에 관여한다. 이를 수소양삼초경(手少陽三焦經)이라 한다. 중지의 심포 경락을 흡수하는 ‘지식의 위장’이라고 한다면 약지의 삼초(三焦)경락은 배설하는 ‘지식의 대장’이라 할 수 있다.

    담배가 몸에 나쁜 줄 알면서도 끊지 못하는 이유에는 중독성도 있겠지만 담배가 주는 정신적 위안 때문이기도 하다. 담배나 마약 등이 가지고 있는 속성은 바로 이러한 망각 작용이다. 복잡한 생각과 문제들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머리를 비우는 순간 알 수 없는 황홀감이 밀려오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을 비워서 오는 행복감이 아니라 의존해서 오는 편안함은 일시적이어서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더욱 큰 공허감이 자리잡을 수 밖에 없다. 중요한 일을 자주 잊어버리는 것도 괴로운 일이지만, 잊어버리고 싶은 것을 잊지 못하는 것은 더 큰 고통과 괴로움을 안겨준다.

    창조적인 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책상 앞에서 머리를 굴릴 때보다 오히려 화장실에서 기막힌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가 많다고 한다. 화장실은 배설하는 곳이다. 지나치게 많이 먹은 사람은 배설해야 다시 식욕이 생기듯이 많은 정보를 집어넣은 머리 또한 어느 정도 망각이라는 배설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담배, 마약, 수면제 등에 의존하거나 꿈이 어지러운 사람은 대체로 과거의 나쁜 기억으로부터 해방되지 못한 사람으로 망각의 통로 삼초 경락이 약한 사람이다. 그래서 불면증 등으로 고생을 하는 사람들은 넷째 손가락을 자극해서 효과를 보기도 한다.

    과거의 기억 속에서 사는 사람은 몸이 젊더라도 마음은 늙은 노인이다. 입력되어진 기억과 편견으로 세상을 보지 말고 지금 현재의 생동하는 현실을 어린아이와 같이 천진한 시선으로 직시한다면 악몽에 시달릴 염려 없다.

    그러나 삼초의 기운이 과하게 되면 잘 잊어먹는 건망증이 생기기도 하고, 자존심이 상해 생긴 열등감으로 인한 분노가 쌓일 수도 있다. 반지는 보통 약지에 낀다. 그러면 모래가 기름불을 꺼주듯 반지의 금속 금(金)기가 넷째 손가락의 화(火)기를 어느 정도 억눌러 주므로 특히 소양 경락이 발달하여 성급하고 다혈질인 사람에게 좋다.

    공부를 잘 하고 학교와 가정에서 인정받는 학생은 대체로 고분고분하고 교칙 등을 거역하는 말썽을 부리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것은 공부를 잘해서 받는 칭찬으로 자존심의 기운인 궐음지기가 만족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열등감이 있는 학생은 자존심이 상처받고, 반항기운인 소양지기가 발동하기 쉽다.

    약지가 발달한 사람은 대체로 모른다는 생각으로 열등감에 빠질 수도 있는데 자신이 매우 소중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잘 개발하기 바란다. 삼초경에는 혁명정신,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창조력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 수소양 삼초경이 발달한 사람은 순수하다. 날카로운 풍자를 구사하는 유머감각도 발달되어 있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혁명이나 혁신적인 정열이 있다는 것이다.




    5. 다섯째 손가락 - 새끼 손가락 (애지), 소지(小指), 계지(季指), 수소지(手小指)
     


    가장 작고 끝에 있으므로 '새끼', '작을 소(小))', '끝 계(季)'라는 이름이 붙었다. 흔히 새끼 손가락을 펴 보이면 통상 애인이라는 뜻으로 통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새끼 손가락 안쪽으로 흐르는 경락은 심장에서 흘러오는 소음경락이다.

    서양에서도 심장모양을 딴 하트 문양이 사랑의 상징으로 내려오고 있고 누군가를 사랑하면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는 생리현상이 증명하듯 새끼 손가락으로 흐르는 수소음심경(手少陰心經)은 사랑과 예술의 감성리듬이다. 그래서 유별나게 새끼 손가락이 길고 수려하게 발달되어 있으면 예술가적 기질의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수소음신경은 예술적 재능과 자기애, 미적 감각과 신명나는 기운에 해당한다.

    아름답고 청초하고 매혹적인 이성을 볼 때의 가슴 두근거림, 사춘기 소녀들의 명랑함, 적당히 멋 부릴 줄 아는 미적 감각이 바로 수소음신경의 고양된 에너지이다. 나이 들어 걱정과 근심이 쌓이다보면 이러한 명랑성을 잃게 되어 무겁게 되는데 청춘들의 경쾌하고 발랄한 아름다움은 주위의 분위기를 신명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어린이들은 간지럼을 많이 타는데 일종의 소음의 열로 인한 현상으로 지나치면 물론 좋지 않다. 예로부터 남자가 간지럼을 많이 타면 줏대가 없다고 하였다. 또한 희기완(喜氣緩), 즉 즐거움은 기를 늘어지게 한다고 하였고 즐거움이 지나치면 심장이 약해져 단명한다고 했다.

    수소음신경이 지나치게 발달하면 결정이 신속하니 경솔하기 쉽고, 자기애가 강하니 공주병, 왕자병 같은 자기도취에 빠져 현실감각을 잊기 쉽다. 또한 쾌락에 탐닉하는 경향이 많아 건강을 잃고 말년이 불행하게 되기 쉽다.

    첫째(폐)와 둘째(대장) 손가락은 1차적인 신체리듬, 셋째(심포)와 넷째(삼초)손가락은 3차적인 지성리듬이 흘러가는데 다섯째 손가락으로는 2차적인 감성리듬 두 줄기가 안쪽과 바깥쪽으로 흐른다. 안쪽으로는 심장 경락이, 바깥쪽으로는 소장 경락이 흘러간다. 그래서 폐와 대장, 심포와 삼초, 심과 소장을 각각 부부(夫婦)장부(臟腑)라고 한다.

    새끼 손가락에는 수소음심경(手少陰心經)과 수태양소장경(手太陽小腸經)이 흐른다. 수소음심경은 겨드랑이에서 새끼 손가락 안쪽 끝에 이르고 수태양소장경은 손톱 바깥 끝에서 시작하여 몸 속으로 들어간다. 수태양소장경은 피를 주관한다. 심장 경락은 따뜻한 이미지인데 반해 소장경락은 섬뜩한 이미지이다. 심경락은 사랑의 이미지가 있고 소장경락은 죽음의 이미지가 있다.

    수태양소장경은 피를 흘리는 선뜻한 느낌을 연상시키는 경락이기는 하지만 피와 관련된 증상에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경락이다. 과도한 출혈, 하혈, 빈혈 등 피와 관련된 증상에는 새끼 손가락 바깥쪽을 눌러주면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