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1] 오쇼타로 카드랑 놀아보기

작성일
2011-12-23 07:43
조회
6227
[제541화] 타로타드랑 놀아보기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어제 오후 2시 30분에 동지(冬至)가 지나갔습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임진년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한다고 봐도 되겠네요. 특히 오주괘를 활용하신다면 연주를 임진으로 놓고 적용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며칠 전에 차를 마시다가 우연히 오쇼 타로카드에 눈길이 닿았습니다. 삼명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상품이기도 합니다만 대만에서 책을 고르다가 눈에 띄어서 가져오긴 했어도 특별히 마음이 동하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문득 눈길이 닿기에 하나를 뜯어봤습니다. 오쇼는 라즈니쉬를 말하고 그와 연관된 카드라고 하니까 무슨 내용이 있을까 싶어서 궁금한 마음이 생겼던 모양입니다.

 



 

이것을 참고로 해서 검색을 해 봤더니 오쇼카드는 마음의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카드라는 설명이 보이네요. 그리고 겸해서 타로카드의 숫자는 7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과 오쇼타로는 한 장이 더 있어서 79장으로 되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아울러서 주인격에 해당하는 22장의 주카드와 보조격에 해당하는 56장의 카드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도 말이지요.

 

그리고 또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카드의 종류가 8000종이 된다는 것과 계속해서 새로운 타로카드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지난 주엔가 남자의 자격에서 양준혁이 어느 여성과 데이트를 하다가 홍대 앞에서 타로카드를 보는 장면이 나왔었지요? 그만큼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카드인가 싶습니다. 물론 낭월이 이 방면에 대해서 무심하기도 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오주괘를 이해하게 되면서 백수점단을 활용하다가 보니까 세상만물에서 조짐이 아닌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무엇이라도 풀이하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서 조짐이 보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러다보니까 타로카드는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 잠시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쇼 타로를 펼쳐놓아 봤습니다. 일반적으로 접하는 카드와는 분위기가 좀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위의 두 줄은 메인카드입니다. 로마숫자로 표시되어 있고 보라색으로 구분되어 있더군요. 큰 흐름을 나타내는 것이라는 설명이 있는 것으로 봐서 숙명의 암시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리고 세 번 째의 줄은 火에 해당하는 카드인데 고전적인 카드에서의 마법지팡이와 통용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아랫줄은 水에 해당하는 것으로 물컵이 나와있는 카드와 통용이 된다네요. 그 아래의 카드들은 검에 해당하는 카드와 통용이 되면서 여기에서는 구름카드라고 하는데 그래서 회색인 모양입니다. 이것은 풍(風)에 해당하는 것과도 통한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무지개 모양의 카드는 별모양의 카드와 통용되면서 지(地)를 의미한다고 하니까 기본적으로 원래의 카드에서 나온 개념을 수용한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보조카드의 내용이 지수화풍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네요. 이것은 아마도 인도의 사대사상(四大思想)과 통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타로의 원류가 인도에서 나왔다는 설도 생긴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해 봤습니다. 아마도 사주로 본다면 보조카드는 운의 암시를 나타낸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대략적인 의미를 살펴보고 있는데 화인이 자신이 카드를 뽑아 보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말도 되지 않는 설명으로 얼렁뚱땅 넘어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이 되는 것도 같더군요. 다음에 시간이 되면 조금 더 살펴봐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어제 오후에 아는 사람이 방문을 하였는데, 화인이 장난끼가 발동했던 모양입니다. 그 친구 앞에다가 타로카드를 펼쳐놓고는 세 장을 뽑으라고 한 것이지요. 그래서 무슨 설명이라도 해 보려나보다 싶어서 하는 짓만 보고 있었지요. 그 친구는 타로카드가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시키는대로 세 장을 널어놓았습니다.

09-단독

수10-화해

화09-정피력갈

위부터 주카드의 9번과 물카드 10번, 그리고 불카드 9번을 뽑았네요. 이번에는 화인의 입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뭐라고 풀이를 할지 궁금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10초 정도를 생각에 잠긴 화인이 그 친구를 보면서 말하는 것입니다.

 

"아니, 오빠~!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을 뽑았어요~!"

"어? 그랬어? 그럼 다시 뽑어?"

"아니예요. 싸부님이 계시니까요. 자~!"

 

이렇게 얼렁뚱땅 얼버무려놓고서는 낭월을 쳐다보는 것입니다.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말이지요. 그러면 참 난감하지요.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숙제를 떠안은 학생의 표정을 생각해 보시면 되겠습니다. 하하~

 

화인만 쳐다보던 눈들이 이번에는 낭월에게로 쏠렸습니다. 그러니 도망을 갈 수도 없었지요. 할 수 없이 뭔가 말이 되도록 꾸며봐야 했습니다. 사실 아직 각각의 카드에 내재되어 있는 암시들을 이해하지 못했거든요. 그냥 설명서만 한 번 대충 훑어 본 것이 전부인데 풀이를 하라니 참 난감하지요. 그래도 일단 뭔가 말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항상 정면돌파가 가장 현명한 경우가 많거든요. 첫 번째의 카드부터 다시 살폈습니다.

 

9번의 메인카드에 적힌 이름은 단독(單獨)입니다. 참, 카드의 이름을 한자로 적어놓은 것은 대만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혹 한글로 된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셨다면 그러한 것도 교보문고에서 구입을 할 수가 있다는 안내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한글판은 다음과 같이 생겼습니다.



한글이나 한문이나 뜻은 같다고 보면 되겠네요. 아마도 영문으로 된 것도 같은 뜻일 것입니다. 카드의 질은 약간 다릅니다만 이해를 하는 데에는 별 다를 것이 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한자로 되어 있는 것이 더 멋있어 보인다면 대만제가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대만제품은 설명서도 한문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구입하게 되면 설명서도 당연히 한글이지요. 이렇게 생겼습니다.

여하튼 풀이를 해야 하겠는데, 이거 뭐라고 둘러붙여야 할 것인지가 고민이었지요. 그래도 상담으로 보낸 세월이 얼마입니까? 하하~

 

"아....... 외롭구나......."

"글쎄... 그림을 보니 그런 것 같은디유~"

"그러니까 말이야..... 가족이나 친척이 있다고 해도 모두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고 자신들의 욕심만 채우려고 하니 나는 지금 여기 있어도 마음은 먼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것과 같이 공허한 것과 같다는 카드일세."

"그 다음의 카드는요? 사실 가운데 카드에 대해서 뭐라고 할 말이 없었거든요."

하고서 화인이 얼른 두 번 째의 카드에 대한 설명을 재촉하고 나섰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친 김에 조금 더 설명을 붙여 봤습니다.

 

"이 카드는 숙명의 카드라고 하네. 그러므로 일생의 모습이 이와 같다는 말이지. 그래서 남들 보기에는 허허롭게 웃으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그대의 속 마음에서는 항상 고독한 마음이 가득하니 이것을 누가 알아주냔 말이네....."

 

이렇게 얼버무려 놓고서 그 친구의 얼굴을 힐끗 살펴봤습니다. '이게 먹혀야 할텐데..... '하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숙연한 그 친구의 표정에서는 이내 눈물이라도 쏟아질 것만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평소에 당당하고 활기찬 젊은 친구였거든요. 그야말로 첫 번 째의 카드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울컥~!' 했다는 이야기지요. 그러한 표정을 보면서 '어? 말이 되긴 하나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거 장난이 아니네..... 싶었지요.

 

원래 그 카드의 의미는 그냥 홀로 있는 것이지 고독하다는 의미는 아니거든요. 그런데 그림을 보는 순간에 저 먼 곳을 응시하는 외로운 노인의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만약에 한글카드를 놓고 설명했더라면, '이건 외로운 것이 아니라 혼자 있다는 거 아닌감유?'라고 하는 말을 들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혹 타로를 영업용으로 사용하려면 이러한 항의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한문이나 영어로 된 것을 쓰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네요.

 

여하튼, 그래서 '음, 뭔가 먹히는 모양이군...'하고서는 시치미를 떼고서 두 번 째의 카드로 눈길을 돌렸습니다.

물카드 10번은 '화해(和諧)'입니다. 화해라는 말은 모두가 다 편안하다는 뜻이겠습니다. 아마도 가슴차크라와 이마차크라가 서로 조화를 이뤄서 편안한 상태가 되어서 돌고래가 뛰노는 것과 같은 느낌이 본래의 뜻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낭월이 이 순간에 본 느낌은 울음을 참고 있는 그 친구의 표정이 이 카드의 인물과 같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지 뭡니까? 이거 아무래도 점쟁이가 되어가는가 봅니다. ㅎㅎ

 

"보자..... 그대의 가슴에서 나온 저 것은 뭐지?"

"돌고래 같아 보이는디유~"

"그렇군..... 돌고래야. 그런데 그 돌고래가 머리를 아프게 하는 군..."

"그걸 뭘로 보는 거래유?"

"내가 아끼는 사람들인갑네. 자식들로 볼 수도 있고......"

"아, 딱 맞네유 애 들이 둘이거든유."

"그렇다면 아이들로 보면 되겠군.... 그런데 끝없이 봉사를 하게 되는 것으로 해석을 해야하겠는걸 왜냐하면 물을 의미하는 파란 다아아몬드는 봉사와 희생을 의미하거든. 또 그것이 10으로 나온 것을 보면 그만큼 많은 물을 공급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는 셈이지. 사실 돌고래 두 마리가 뛰어 놀 정도로 물을 채우려면 얼마나 힘이 들겠는감."

"아이구~! 말도 마시유~!"

"왜? 무슨 일이 있었는감?"

"머리를 아프게 하는 놈이 큰 놈이네유. 큰 아들녀석 때매.... "

"힘든 일이 있었던 모양이구먼?"

"학교에서 다른 학생을 패서 500만원을 물어줬씨유~ 그래서 미치는 줄 알았지유~!"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신기하다..... ' 싶었습니다. 그림을 보면서 스스로 다 이야기를 한 셈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스스로 큰 돌고래가 장남으로 보였고, 머리를 쪼으는 것처럼 보였으니 그것이 또 점기였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능청을 좀 떨었지요. 일당의 노동자에게 생돈 500만원은 적은 돈이 아니지요. 그러니 그 마음에 얼마나 상처가 되었겠느냐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독하느니 어쩌느니 하면서 마음을 흔들어 놓은 다음에 아이들 때문에 끝없이 봉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으니..... 그야말로 뽑은 사람이 알아서 해석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오주괘같으면 일일이 설명을 해 주는 수 밖에 없는데, 카드에는 그림이 있으니까 스스로 알아서 해석을 하도록 안내만 하면 되는 모양이네요.

 

"거 참..... 말이 될라구 하는디유~! 기가 막히네유...."

"싸부님 그럼 마지막 카드는요?"

결과를 보고 싶은 화인이 다그칩니다.

마지막은 불카드 9번입니다. 정피력갈(精疲力竭)이네요. 해석하자면 '에너지가 다 소모되어서 피곤한 상태'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림이 의미하는 것은 로보트를 조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네요.

 

"자네는 못하는 것이 없어~!"

"주변에서도 그렇게 말들 허지유~"

"그러한 재능을 타고 난 것은 하늘이 준 복이라고 봐야지."

"아~ 그것도 팔자인 모양인갑네유."

"그러니까 힘들다고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살면 되겠어."

"그렇지유~ 심이 좀 들어도 재미있게 살라구 허지유~"

"공부를 많이 했으면 삼성의 연구실에서 기술을 발휘하겠지만 공부를 못했으니 공사의 현장에서 문도 달고, 지붕도 덮고, 무슨 일이든지 닥치는대로 하는데 남들이 보면 대단하다고 생각들을 하게 될거야."

"마지유~ 사람들이 저보구, 못하는 것이 뭐냐구 묻기도 하데유~"

"맞아~!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장인이라고 불러주지."

 

이렇게 진땀이 나는 풀이를 했습니다. 아마도 팔자에 없는 타로풀이를 했을 것이라고 혼자 생각을 해 봤습니다. 순전히 화인이 땜에 말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풀이를 해 주고 나니까 화인은 화인대로 또 감탄을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화인은 이 친구의 속 사정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모양인지 공감을 하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이 친구는 마음에 많은 위로를 받았던 모양입니다. 세상을 원망했는데, 남들이 알아주는 기술을 타고 난 것에 대해서 다행스럽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지요. 여하튼 그러잖아도 울고 싶던 차에 타로로 인해서 위로를 받았으니 다시 밝은 표정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떠나 갔습니다.

 

손님이 간 다음에 화인은 재미있다고 깔깔댑니다. 둘러붙이는 능력이 역시 싸부라나요...? 여하튼 못말리는 화인입니다. 그래도 다시는 카드를 뽑으라고 해 놓고서 떠넘기면 혼낸다고 어름짱을 놓기는 했습니다만 맘대로 될런지는 또 두고 봐야 하겠습니다.

 

타로를 갖고 이렇게 놀아봤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역시 무엇이든 점기가 동하면 해석을 할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솔잎이든, 쌀알이든, 점대든 손에 집히는 것에 천지의 감응이 있어서 득괘를 하면 그대로 풀이할 수가 있는 능력을 갖고 있으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해 봤습니다.

 

가끔 시간이 되면 타로에 들어있는 코드를 조금은 살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고인의 지혜는 글로도 전해지고 그림으로도 전해진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생각해 보게 되네요. 그리고 오쇼 카드가 마음의 길에 대한 설명을 위주로 만들어 졌다고 해도 아무에게나 응용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은 해 보게 되었습니다. 뭐, 안 될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은 누구나 마음이 주인의 노릇을 하고 있는 까닭일 것입니다.

 

아침에 시작한 한담이 저녁에 해가 빠져서야 마무리를 했네요. 괜히 왔다가 가신 벗님들께 번거롭게 해 드려서 미안합니다. 분주한 일이 있어서 그랬으려니 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1년 12월 23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