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6] 죽었던 동양방송도 되살아 났네요.

작성일
2011-12-0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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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죽었던 동양방송(TBC)도 되살아 났네요.


 


 


  올해의 마지막 남은 달력을 봤습니다. 어느 사이에 12월의 첫날이네요. 무심코 리모콘을 돌리다가 갑자기 못보던 채널들이 등장한 것을 보면서 종편이 개국하는 날이 오늘이라는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일부에서는 찬반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만 여하튼 과거의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가 없어져버린 동양방송이 되살아난 것에 대해서 새삼스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머님께서 좋아하셨던 채널 7번이었지요. 그 자리에 들어앉은 KBS2를 보면서 빈 자리를 채우려고 무던히도 애를 쓴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3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로 기억 속에서마져 사라져갔던 것이 다시 새롭게 'JTBC'를 앞세워서 등장하게 되는 것을 보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생각해 봅니다.


  그러니까요....... 무심한 세월 앞에 영원한 것이 있겠느냔 말이지요.
세월에는 마음이 없는 것 같지요? 언론의 힘이 어쩌고 저쩌고 해봐도 그또한 세월 앞에서는 맥없이 쓰러져가버리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군부의 총구멍 앞에서 버틸 장사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과거에도 그랬고 미래에도 또 그렇게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 볼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하네요. 그래서 오늘의 하루에 서서 세상이 무심하게 흘러가는 모습을 바라보게 됩니다.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서 없앴던 방송, 또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서 생겨나는 방송. 이 둘 사이에는 그냥 흐르는 세월과 필연이라는 인연법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또 언젠가는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서 없어질 수도 있겠지 싶네요. 역사는 수레바퀴라고 하잖아요. 그렇게 돌고 돌아가면서 세월을 엮어가는 것이겠거니..... 싶습니다.


  조중동을 비난하는 이야기들도 많이 접해 봤습니다. 산골의 촌자가 생각하기에는 모두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앙일보에서 다시 되살리는 것이기도 한 TBC이기 때문에 또한 여러 이야기들이 설왕설래하는 것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이면(裏面)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그냥 글을 통해서 읽어보고 소문에 의해서 짐작만 하고 있으니, 공자님의 말씀마따나, '직접 보지 않은 것에 대해서 단정하지 말라'는 진리가 또 생각나네요.


  편파적인 뉴스가 싫다고 하는 것도 이미 옛날 이야기입니다. 지금 편파적이지 않은 뉴스를 내보내는 방송사가 과연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거기에 숱가락 네 개 더 올렸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그러니까 구태여 구별을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비판적인 관찰을 할 수가 있도록 관점을 얻어놓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오늘은 정권의 필요에 의해서 뭔가를 만들었지만 그것이 또 언제 칼날이 되어서 그들을 찍어누를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축하잔치에 대통령과 여당인사들이(들만) 참석한다는 기사도 있었습니다만 오늘 그렇게 환영하던 얼굴이 내일도 희희낙락할 수가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보수언론들이 정권과 붙어서 다수의 국민이 원하는 것을 감추고 원치 않는 방향으로 이끈다고 하기도 합니다만 그런다고 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방법은 없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느냐는 속편한 생각을 하고 있는 낭월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새로 생기는 종편들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도 모두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국민들이란 말이지요. 그들인들 보고 듣는 관점이 없겠느냐는 생각도 해 보는 것입니다. 오히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많은 전문인력들을 흡수해서 일자리를 만들어놓으니 반드시 나쁘다고만 할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다음의 문제는 다시 또 생각을 해 볼 점이 있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언젠가 정권은 또 바뀌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기자들의 생각도 달라지겠지요. 그러한 때가 되면 어제의 은혜(?)를 잊어버리고 순식간에 펜의 칼날을 들이대면서 단죄를 할 것도 또한 그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권의 눈치를 본다는 것은 그만큼 억압을 당하고 있다는 음양이론의 역설이기도 하니까 말이지요. 세상에 누가 자신의 생각을 접고서 절대권력자의 생각에 손뼉을 치고 싶겠느냐는 말이지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볼 꺼리가 많아져서 나쁠 이유는 없다고 생각이 되기도 하네요. 경쟁이 치열해지면 오히려 자신들의 생계를 위해서라도 좋은 이야기를 발굴해 낼 수도 있으니까 말이지요. 그래서 가능하면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에 대한 이야기들도 많이 접해서 공부를 할 수가 있었으면 더욱 좋겠지요. 그러니까 문제는 시청자들의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들을 탓할 필요는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지요.


  방송을 봐서 이야기가 유익하면 열심히 봐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의미가 없거나 진실을 외곡하고 정권의 선전부와 같다는 것이 느껴지면 바로 돌려버리면 되지요. 그리고 봐주지 않는 방송에는 광고주도 돈을 댈 이치가 없으므로 결국은 시청자들이 조종하는 방송이 되고 말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너무 세월이 없는 발상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다수의 시청자들이 그러한 능력을 갖고 있느냐고 뒤통수에다가 대고서 호통을 칠 분도 계실 것 같아서 괜히 걱정스럽습니다. 하하~


  그렇지만 괜한 일로 몸에 해로운 생각을 하실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어차피 절대다수는 그렇게 죽은 고기처럼 물을 따라서 흘러가기 마련입니다. 이것이 또한 자연의 모습이기도 하고 말이지요. 운명학을 연구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각기 타고난 본성을 고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 말이지요. 대다수의, 아니 절대다수의 생명체는 모두 자신이 태어나면서 갖고 온 그대로 살다가 떠나는 것이라는 운명론자적인 생각이 지배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 극히 일부의 생명체들만 자신의 어제를 반성하고 더욱 지혜로운 내일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고 그들만이 변화를 할 기회를 부여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벗님께서는 그러한 극히 일부의 생명체들의 그룹에 속해 있을 것이라는 신뢰감도 갖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루하고 재미없어보이는 철학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을 이치가 없는 까닭입니다.


  문득 과거의 흑백텔리비젼시절의 동양방송이 생각나면서 약간의 감상이 있어서 몇 자 적어 봤습니다. 내일은 없는 것이고 어제는 사라진 것이니 부디 오늘 하루 즐거움으로 가득한 순간이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2011년 12월 1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