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7] 또하나의 종말론 '칭하이 무상사'

작성일
2011-12-04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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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또 하나의 종말론 '칭하이 무상사'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초겨울의 비가 지나간 계룡산의 새벽입니다. 무심코 책장을 쇼핑(!)하다가 눈에 들어온 책이 있어서 뽑아봤습니다. 아주 아름다운 책이었습니다.


  


  해맑게 웃고 있는 소녀를 보니까 마음이 다 밝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무슨 좋은 이야기가 있는가 싶어서 펴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책이 왜 여기에 있는지에 대해서 또 생각을 해 봐야 했습니다. 분명히 서점에서 구입을 한 책은 아니었는데 말이지요. 그래서 곰곰 생각을 해 보다가 누군가 우편으로 보내 준 것을 나중에 한가하면 보자고 하는 마음에 꽂아 뒀던 것이라는 생각이 어슴프레하게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아래의 글들은 낭월이 직접 이 수행단체에 인연이 되어서 겪어 본 내용이 아닙니다. 그냥 이 조그맣고 아름다운 책자를 읽어보고서 느낀 점에 대해 간단히 소감을 붙여보는 것이라는 점을 미리 말씀드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즉 '이 책의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이해를 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정도의 소견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대략 살펴보니까, 주제는 아주 간단했습니다. 육식을 하게 됨으로 해서 지구가 빨리 멸망의 길로 치닫고 있으므로 채식을 하는 것이 지구를 살리는 길이라는 논지였습니다. 백번 옳은 이야기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솔깃~해서 한 장 두 장 자꾸 넘겨봤습니다. 그러다가 못 볼 것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이것을 보는 순간! "오호~ 또 하나의 종말론이로군...."하고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지요. 그 순간부터 낭월의 눈에는 색안경이 씌워져버렸습니다. 그 안경의 이름은 '과학을 가장한 종교?'라는 안경이었습니다. 그게 뭐길래 그러느냐고요? 바로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이렇게 생긴 글귀를 읽는 순간, 뭔가 느낌이 '찡~'하고 오기 마련이지요. 분명히 뭔가 목적이 있어 보이는 문구이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는 참 좋은 이야기인데.......
   분명히 좋은 이야기인데.......
   딱 뭐라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왠지 찜찜해.....'


  그러니까 2011년 3월 1일 기준으로 해서 종말로 다가오는 날짜의 수가 694일이라는 이야기인가 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교묘하게도 '종말(終末)'이라는 단어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문구의 의미는 분명히 그러한 의미인 것 같은데, 있어야 할 글자가 보이지 않으니까.... 그래서 헷갈리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12월 4일의 기준으로 본다면 (보자.... 토닥토닥) 그로부터 9개월이 지났으니까 270일을 빼면 되나요? 항상 낭월의 주먹구구는 이렇게 단순합니다. 그렇게 되면 420일이 남았네요. 이것을 다시 앞으로 올 날짜에 대입했더니, 앞으로 한 달을 더 살면 390일이 남을 것이고, 그것은 2012년을 넘기면서 365일을 빼면 25일이 남으므로 대략적으로 해 본 계산으로는 2013년 1월 언저리에서 지구의 인류는 멸망을 하게 된, 아니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인듯 싶은데 정재성분이 계산을 한다면 12월 31일에 맞춰져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하튼 이것을 '자비롭게' 말씀하셨다는 것을 보면........ 쫌, 거시기 하지요? 이게 자비롭게 할 이야긴가요? 뭐 그런 기분이 살짝 들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2012년 종말론]의 '칭하이 무상사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문구 중에는 '비건 채식을 하세요.'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채식(菜食)은 알겠는데, 앞에 '비건'이 붙어 있어서 또 무식한 사람을 헷갈리게 만드네요. 그러니까 분위기로 봐서는 '버건 채식을 하게 되면 지구의 생명은 계속해서 살아 갈 수가 있고 아름다운 지구는 계속해서 유지가 된다'는 취지로 해석이 가능해 보입니다. 그러니까 문제는 '비건 채식'이로군요. 그래서 용어의 뜻은 제대로 알아야 할 거 같아서 또 책장을 넘겨가면서 그 뜻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무심코 넘긴 앞 부분에서 발견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비건(Vegan) 채식: 육류, 유제품, 어류, 가금류, 계란(유정란, 무정란 모두 포함) 등 일체의 동물성 제품을 섭취하지 않은 완전 채식-역주


  뜻을 읽어보니 또한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원래 채식의 이로움에 대해서는 여러 고인들께서도 언급을 하셨으니까 더 말을 할 나위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요즘에도 불치의 병에 걸린 사람들이 채식으로 바꾸면서 생명을 연장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으므로 몸에 좋은 것은 사실인가 보다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비긴 채식이라는 말은 '완전한 채식'이라는 말로 바꾸면 될 것 같습니다.


  낭월도 원칙적으로 채식이 좋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를 합니다. 다만 이노무 머리 속에 들어있는 음양관(陰陽觀)이 자꾸만 '아닌 것 같다'고 꿍얼대는 소리가 들리니 이것이 병이라면 병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치우친 관점으로 과연 인류를 구제할 수가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연기처럼 살살 피어오른다는 것이지요.


  음양이란 무엇입니까? 치우치지 않는 것이지요? 그런데 비긴 채식을 하라는 내용을 보면 그야말로 99.99%도 아니고 완전 100%의 채식이라야 한다는 것인가 싶습니다. 여기에서 인간의 본질적인 구조를 생각해 봤습니다. 문제를 하나 만들어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문제] 인간은 다음의 어디에 속하는가?
            ①육식성(肉食性)
            ②초식성(草食性)
            ③잡식성(雜食性)
            ④수식성(水食性)
            ⑤기식성(氣食性)


  벗님의 생각에 답은 어느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물론 난이도는 초등학교 초급과정이지 싶습니다. 인간은 잡식성이니까요. 그런데 4번, 5번은 뭐냐고요? 아, 그것은 물만 먹고 살아갈 수가 있는 것도 있고, 공기만 먹고 살아갈 수가 있는 것도 있을 것 같아서 오지선답형의 질문을 만들면서 생각해 본 것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공기와 이슬을 먹고 살아가는 존재인 신선(神仙)도 있다고 하니까 말입니다.


  이렇게 생겨 먹은 동물에게 풀만 먹고 살라고 하는 것은 다소 치우친 법문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물론 특별하게 수행을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뭐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실현불가능한 가르침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혹, 육식을 많이 하게 되면 나쁘니까 채식위주로 서서히 바꿔보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라면 백번 지당한 말씀입니다만 그래봐야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으니 이목을 끌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소 강경한 어조로 말을 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러한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그들을 위해서 그야말로 100%의 식물성 먹거리를 파는 가게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물론 이 칭하이 무상사의 팀에서 운영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이렇게 되면 다시 또 하나의 혐의가 추가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종교를 가장한 식품회사'인 것이지요.


  어느 관심있는 네티즌이 롯데마트의 식품들과 가격을 비교해 보니까 이 회사의 제품들이 비싸더라고 하네요. 원래 이마트에서도 자연친화의 농산물은 더 비싸니까 일리가 있습니다만 이렇게 되면 돈없고 가난한 그러나 지구를 지키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또 하나의 고통을 안겨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코 자비로운 가르침이라고 할 수만은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무엇보다도 책이라는 것을 읽다가 보면 심각해 지는 이야기는 거부감이 들기 마련입니다. 더구나 1~2년 사이에 우리는 멸망하는 지구를 지켜보게 될 수도(혹은 그럴 수 밖에 없으 수도) 있다는 어조에서는 선동적인 분위기가 감돌기도 합니다. 읽을 수록 즐거워야 하는데 말이지요. 그러면서 괜히 스스로 계란후라이나 우유 한 잔을 먹은 것에 대해서 죄책감이 들기조차 한다면 더 읽고 싶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책을 던져버리고 한 마디 읖조려 봅니다.


"日日是好日~!"


  세상에서 가장 선동적이지 않으면서도 밝은 지혜를 가득 안고 있는 법문이라고 생각해서 늘 떠올리는 구절입니다. '오늘 오늘 참 좋은 날~!'이니 이것을 다른 말로 풀어서 '날마다 좋은날~!'이 되겠습니다. 여하튼, 이 말은 참 좋으면서도 상쾌해 지는데, 왠지 앞의 이야기들은 읽을 수록 얼굴에 구름이 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벗님의 생각에는 어떠신지요? 낭월은 1년 후에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더구나 거창하게 지구의 생명체를 구하기 위해서 우유 한 잔도 못마시면서 심각하게 살아가는 삶은 이미 죽은 것이나 같은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그래서 나름대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것은 과학의 얼굴을 한 또 하나의 종교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종교라고 밖에 할 수가 없는 문구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낭월은 뭔가 하루 빨리 시작하지 않으면 큰 일이 바로 닥칠 것만 같은 조바심을 일으키게 만드는 '다분히 선동적인' 글귀보다는 장자의 느긋한 관법을 좋아합니다. 그는 심각하지 않으니까요. 어쩌면 '칭하이 무상사'라고 호칭하는 그 여성 분은 참으로 아름다운 영혼의 소유자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다만, 어쩌면 그러한 것을 방패로 삼아서 안락을 취하려는 사람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보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항상 그래 왔으니까요. '참 간단하지요잉~!' 이렇게 간단한 것이 또한 세상의 이치이니까요.


  게시물들을 검색해 보면, 종교냐 아니냐로 설왕설래 하기도 하고, 찬반의 논란들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종교라서 나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그것은 낭월도 불교라는 가르침에서 즐거움을 많이 깨달았다고 생각되니까요. 다만 스스로 종교적인 형태를 하면서도 애둘러 그러한 언어를 회피하는 것이....... 쪼매....... 꾸리무리.....


  다시, 책을 들여다 봅니다. '채식' 참 좋은 말씀입니다. 벗님께서도 가능하면 육식을 줄이시고, 특히 드시더라도 술과 고기만 드시지 말고, 또 고기를 드시더라도 불에 태운 고기, 특히 바싹 구운 삼겹살은 절대로 피해 주시고, 삶은 고기를 적당히 드시면서 건강을 지키시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말씀은 드리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건강이니까요. 그래야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될 수 있거든요. 모쪼록 간강하심을 기원드립니다.


                          2011년 12월 4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