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 잘 생기거나 혹은 잘 나거나

작성일
2011-10-21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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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잘 생기거나 혹은 잘 나거나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싸늘한 기온에 빗방울까지 떨어지고 있으니 가을의 색이 무척 짙어진 분위기가 넘쳐나는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어느 사이에 시월도 하순(下旬)으로 접어들었으니 그럴 만도 하겠네요.


며칠 대만나들이를 했습니다. 오랜만에 곽 선생님을 만나서 담소(談笑)도 하고 서점의 상품도 찾아보고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낭월에게 가장 큰 수확이라면 아주 맘에 드는 사전(辭典)을 찾았다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열 권짜리로 된 사전이 박스로 하나가득이었습니다. 50여 년 전에 나온 것인데 작정하고 헌책방을 뒤지다가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든든한 친구를 하나 얻은 기쁨이 잔잔하게 밀려왔네요. 아마도 어느 학자의 손 끝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가 먼 한국까지 오게 되었을 것을 생각해 봅니다.



한국에서 가장 잘 났다는 한한대자전과 비교해서 찍었더니 빌딩 옆에 판잣집처럼 보이는 것이..... 왠지 뱃속이 든든해 짐을 느낍니다.




1. 잘 생기고 볼 일




나무들마다 낙엽의 색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는 흔적이겠지 싶습니다. 그리고 제각기 생긴 대로 자연의 질서에 따라서 세월을 타고 흘러가겠습니다만 낙엽이 지는 것도 생긴 것에 따라서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도 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잘 생긴다는 것이 그만큼 유리(有利)하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가령, 도토리나무는 낙엽도 누렇게 말라붙어버려서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면 은행나무나 단풍나무는 괜히 손이 한 번 더 가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니 일단 잘 생기지 않았다면 그러한 관심을 받을 수가 있겠느냐는 것이지요. 그러니 무엇보다도 잘 생기고 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 보는 것도 일리가 있겠습니다.


벗님은 자신의 외모(外貌)에 대해서 얼마나 만족을 하시는지요? 한국의 여성가수들이 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보면 단지 노래만 잘 해서가 아니라 외모가 예뻐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살아가는 모습이 달라지는 것이라면 과연 이 문제는 사소한 것이라고 할 수도 없겠네요.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됩니다. 흔히 그러잖아요. ‘예쁘면 무죄’라는 말이 있으니 고(故) 이주일 선생은 참 못생겨서 미안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잘 생기는 것은 누구의 덕이냐는 생각을 쫌 해봐야 하겠습니다. 남자든 여성이든 잘 생긴 사람에게는 무조건 호감(好感)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인 모양입니다. 예전에 어느 방송에서 4세 아기들을 놓고서 실험을 하는데, 예쁜 여성에게 보이는 친밀도는 그보다 덜 예쁜 여성에게 보이는 것과 큰 차이가 나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만 또한 억지로 교육을 통해서 되는 일은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잘 생긴 사람은 노력을 하지 않거나 아주 조금만 하는 것으로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가 있다면 참으로 행복(幸福)하다고 해도 되지 싶습니다. 특히 서비스업에 취직하려면 이것은 거의 절대적인 조건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비행기에서 봉사하는 여성들을 보면서도 해 본 생각입니다만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그 직업을 갖고 싶었지만 외모 때문에 시도(試圖)도 해보지 못하고 스스로 포기를 했을 것인지도 떠올려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잘 생기게 되는 법




잘 생기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살아가는데 막대한 이익을 취할 수가 있다면 이것은 해볼 만한 노력이라고 한다면, 도대체 무슨 인연(因緣)을 지으면 그렇게 될 수가 있는지를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매우 간단한 결론을 얻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것은 부모를 잘 만나는 것입니다. 어차피 유전인자(遺傳因子)를 통해서 신체가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왕대밭에서는 왕대가 날 가능성이 훨씬 높고, 장미밭에서 장미꽃이 필 가능성이 당연하니까 말이지요. 그러니까 잘 생긴 부모를 만나는 것이 인생의 절반은 성공으로 가는 하늘의 덕이 될 수 있겠다는 결론(結論)에 동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아주 가끔은 부모와 무관하게 잘 생긴 돌연변이가 생겨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다 같은 형제자매라도 형상은 또 제각각인 것을 보면 말이지요. 그렇지만 가능성을 논한다면 재론(再論)의 여지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여하튼 그렇게 잘 생긴 부모를 만나면 잘 생긴 모습을 얻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그래서 여성들이 남편을 고르는데도 그렇게 키도 크고 외모도 잘 생긴 남자를 중하게 여기고 남자들도 거의 대부분 아름다운 여성을 아내로 맞이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것은 자신보다는 더 행복한 자녀가 태어나기를 바라는 간절(懇切)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원인은 ‘잘 생긴 부모를 만나는 것’이라는 점에 동의를 하신다면 그 다음의 이야기로 넘어가도 되겠습니다. 매우 간단한 결론이어서 싱거울 수도 있겠습니다만 낭월한담에 반드시 짭짜름한 이야기만 하라는 법은 없으니까 그냥 헛일 삼아서 생각을 해 보자는 말씀입니다. 원인을 알았으면 해결책(解決策)도 강구(講究)를 해 봐야 할 것이 아니냔 말씀이지요. 그리고 그 해결책은 불경(佛經)에 있었습니다.


‘이번 생에 미남이나 미녀로 태어나서 남의 사랑을 공짜로 받는 것은 전생에 부처와 수행자에게 꽃을 공양한 공덕이니라.’


라고 되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뭐 간단하네요. 부처에게 꽃을 공양하면 남들이 보고 또 봐도 다시 보고 싶은 외모를 얻을 수가 있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태어나기 이전에 뭔가 쌓아야 할 공덕(功德)이 있었던 모양이라고 봐야 하겠습니다. 인도사람들이나 태국 사람들이 그렇게도 신전(神殿)에 꽃을 공양하는 것은 다음 생에는 멋진 외모를 얻어서 황태자의 사랑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깃들어있다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연아보다 스케이트를 잘 타는 사람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고 낭월은 생각합니다. 다만 외모 때문에 선택되지 못했을 수도 있고 그래서 좌절감으로 삶의 재미를 잃어버렸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김연아가 다른 선수들보다 실력도 뛰어났지만 전생에 꽃을 좀 더 많이 공양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되겠습니다. 여하튼 일단 경쟁력에서 학력(學歷)보다도 재력(財力)보다도 외모력(外貌力)이 가장 앞선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부처에게 꽃을 공양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될 가능성이 없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오해는 마시기 바랍니다. 부처라는 것은 불경에 그렇게 나와 있을 뿐이고 실은 거룩한 성전에 꽃을 공양하면 되는 것이라고 풀이를 하면 간단히 대입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낭월은 절대로 부처를 홍보할 마음은 없습니다. 그냥 벗님께서 오늘보다 더욱 행복한 내일이 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기 때문이지요.




3. 알아도 소용(所用)없는 법




그렇군요. 막상 알아봤지만 지금 당장 어떻게 해 볼 방법은 없는 것이 다시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왜냐하면 앞으로 남은 삶에서 최대한으로 성전(聖殿)에 꽃을 바치고 기도를 한 다음에 죽어야만 비로소 이 꿈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포기를 하고 그냥 또 한 생을 되는대로 부모를 원망하면서 살아가거나, 아니면 적극적으로 노력을 해서 꽃을 사들고 성전을 찾거나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이것도 다음 생이 확실하게 99%는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전제가 되었을 경우에나 해당하는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죽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아등바등하면서 하루라도 더 살아보려고 몸부림을 치게 되는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일 테니 말이지요. 그래서 낭월이 아무리 설득을 하더라도 그야말로 공염불(空念佛)이 되고 말 것이니 하나마나 한 이야기가 되고 말겠습니다 그려~!


여기에서 해결책이 있음을 생각해 봤습니다. 그것은 바로 악착같이 돈을 벌거나 성형외과 의사를 사귀는 것입니다. 그것도 매우 절친하게 사귀어야 하겠네요. 그래서 후천적(後天的)으로 자신의 외모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다음 생을 위해서 꽃을 사 나르는 값으로 성형외과에서 시술을 받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외모를 고칠 수는 있겠지만 돈이 많이 들 것입니다. 그리고 전생에 꽃을 바친 송이의 수에 반비례해서 돈이 더 많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럼에도 해결책이 있는 것은 없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것은 분명하므로 일단 구미(口味)가 당길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성형외과 의사라고 해서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코나 뺨을 고치거나 입모습과 눈가를 고칠 수는 있겠습니다만 눈빛이나 목소리를 고치는 것까지는 아직은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은 키를 크게 만드는 것이나 뚱뚱한 몸을 날씬하게 만드는 것도 그리 간단하지는 않은 모양이니까 여하튼 전생에 꽃을 공양하지 않고 태어난 허물은 결코 적지 않을 모양입니다. 그래서 약간의 노력을 하다가는 오히려 포기를 해 버리고 더욱 깊은 좌절로 빠져들 수도 있겠습니다.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낭월의 생각으로는 포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는 것에 한 표를 던집니다. 그렇게 고쳐나가다가 성형중독에 빠져서 파산에 되는 사람도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권장을 할 만한 이야기라고 하기는 좀 어렵겠습니다. 여하튼 장자(莊子)의 사고방식(思考方式)을 좀 모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생긴 대로 살라~!’는 말이지요. 학의 다리를 자르거나 뱁새의 다리를 잇는 것은 현명한 공사(工事)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그 당시에도 외모에 대해서 고쳐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지금과 같았던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겸해서 장자도 못생겼을 것이라는 것까지도 말이지요.




4. 잘 난 사람이 되는 법




잘 생기는 것에 대해서 실패를 하여 사람들의 시선(視線)을 받지 못했다면 그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달리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 대신에 주어진 대안(代案)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는 것이 현명(賢明)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실은 이것이 낭월의 생각 보따리를 끄르게 만든 목적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바로 ‘잘나면 되는 것’입니다. 잘 생기는 것은 부모에게 달렸지만 잘 나는 것은 자신의 노력에 달렸기 때문에 이것이야말로 매우 적극적으로 알아봐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라고 하나요? 뭐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위로라고 하기에는 참 섭섭하기도 합니다. 마음을 보여 줄 수도 없고 말이지요. 여하튼 마음이 고와서 사랑을 받을 수가 있더라도 또 예쁜 여인이 지나가면 자신도 모르고 눈길을 빼앗기는 남편에게는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다는 것도 생각해야 할 모양이네요. 그런데 잘나게 된다면 문제는 해결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잘나기 위해서도 시간은 필요합니다. 다만 다음 생까지 가진 않으므로 크게 위로가 되겠습니다. 잘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년은 머리를 싸매고 몰입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조차도 해 낼 자신이 없다면 아무 것도 이룰 수가 없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최소한 10년 그리고 어쩌면 20년 정도는 투자해야 할 필요가 있고 그 정도는 해 낼 자신이 있다면 일단 잘나게 될 가능성은 있다고 해 두겠습니다. 그렇다면 잘난 사람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안철수를 봅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잘 생겼다고 하는 생각을 얻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시험 삼아서 그가 안철수 인지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만난다면 아마도 별로 시선을 끌지 못할 것입니다. 물론 낭월의 생각이므로 사실은 그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의 말 한마디에 거대한 정치세력이 벌벌 떨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아침 뉴스에서 읽었으니 완전한 허무맹랑(虛無孟浪)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또 양준혁을 생각해 봅니다. 야구를 하도 잘해서 ‘양신’이라고 불린다지요? 그의 외모를 논한다면 그렇게 잘 생긴 사람이라고 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가 방망이를 휘두르면 운동장에 모인 관중들은 떠나갈듯 한 함성을 지르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잘난 사람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아마도 벗님의 주변에도 잘 생긴 사람보다 잘난 사람이 더 많을 것입니다. 그러한 모습을 떠올리면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문제는 잘 나기 위해서 투자해야 할 시간과 노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시간만 보내서 될 것 같으면 좋겠는데 그것이 또 그렇게 만만하지 않으니 말이지요. 그래서 방법론(方法論)이 등장하는 것이기도 하겠습니다. 외길20년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라면 그래도 한 분야에서 전문가의 소리를 들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여기에서 머리가 좋고 나쁜 것은 1순위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1순위가 되어야 하느냐는 질문을 한다면, ‘열정(熱情)’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잘 나기 위해서는 열정보다 더 필요한 것은 없지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5. 잘나거나 잘 생기거나




이렇습니다. 잘 생기거나 잘나거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한다면 그래도 재미있는 삶을 살 수가 있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잘 생기지도 못한 사람이 잘 나려고 노력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적어도 어제보다 나은 내일의 자신을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할 이 가을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취직하기가 어렵다고 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렇지만 경쟁자가 많음을 탓하고 스스로 노력을 하는 것은 게을리 한다면 일평생을 그렇게 살아도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확실히 보증을 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아들을 데리고 상담하러 온 아버지가 계셨습니다. 아들의 나이가 이미 30을 넘어서 중반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런데 뭘 해야 할런지를 물어보러 왔습니다.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낭월이 되물어야 했습니다.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돌아온 답은요? 예, 가장 걱정스러운 답이었습니다. ‘잘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답변입니다. 이러한 답변을 20대 초반에서 한다면 당연합니다. 20대 후반에서 한다고 해도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30대 중반에서 이렇게 말을 한다면 이것은 매우 곤란한 지경을 넘어서 위험한 단계라고 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왜냐하면 지금부터 한다고 해도 20년을 투자하려면 나이 50세를 바라보게 되거나 넘기게 될 텐데 그렇게 해서 잘나기는 참으로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외모(外貌)도 그렇게 시선을 끌 정도라고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렇다면 취직을 하는데도 경쟁에서 맨 후순위로 밀리게 될 가능성이 없다고 못할 것입니다. 이것이 또한 불리한 조건 중에 하나입니다. 그 동안 뭔가를 하기는 했으나 그것으로 자신을 먹여 살릴 수가 없는 환경이라고 한다면 과거의 투자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다시 원점에서 서둘러야 50이 되기 전에 그나마도 자신의 길을 찾을 수가 있을 것인데 더욱 큰 문제는 본인은 그렇게 심각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언제까지나 부모님이 옆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 부친께서도 아들의 운이 언제 좋아지는지를 묻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또 답했습니다.


"운이 좋아지는 것과는 무관합니다."


왜 모를까요? 운이 좋아지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사주의 미신에 빠진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운은 노력을 한 자에게 주어지는 보너스 같은 것입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자에게도 용신운이 작용을 한다면 인간이 노력을 할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겠지요.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어르신은 그 소식을 아직 모르고 계셨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상담을 했으면서도 답을 드린 것이 없는 것 같아서 내내 안타까웠습니다. 왜냐하면 답을 하긴 했지만 그대로 노력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자, 벗님의 입장이 혹 이와 비슷하다면 어쩌시렵니까? 참 바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드셨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서 자신이 잘 생기지도 않았으면서 또한 잘 할 수가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면 많이 긴장하셔야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야말로 풍타죽(風打竹) 낭타죽(浪打竹)으로 바람이 부는 대로 물결이 치는 대로 그렇게 휩쓸리면서 떠다니는 부평초(浮萍草)의 운명이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는 것도 이 가을에 해볼 만한 생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아마도 벗님께서는 이미 자신의 길에서 한 중심을 잡아놓고 살아가시면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자연의 이치를 감상하는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계시리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있는 낭월입니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즐거움으로 가득한 삶이 될 것이고 그래서 축복의 나날이 되실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주변에 이와 같은 문제에 봉착을 한 벗이 보인다면 또한 참고하여 조언을 해 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한 말씀 적어 봤습니다. 편안하신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11년 10월 21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