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2] 낭월의 행복한 순간

작성일
2010-03-30 14:18
조회
7218

[제462화] 낭월의 행복한 순간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이제서야 날씨가 조금 풀린 것 같습니다. 어찌나 변덕도 많은 날씨던지, 이러다가는 아예 봄을 보지도 못하고 여름을 맞이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싶기조차 했는데 그래도 봄 분위기를 느끼게는 해 주네요.


오늘은 혼자 집을 보고 있습니다. 다들 대전에 놀러 나간 모양이네요. 머리도 하고, 경덕이가 면접시험을 보러 가는데 입고 갈 옷이 없다고 백화점에도 들른다가 뭐라나, 그래서 한가로운 오후의 시간을 즐기고 있습니다.


요즘은 시시콜콜시리즈의 <십이지편>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틈이 나는대로 보이차 공부도 하면서 원고를 정리하고 있는데 문득 작업하는 풍경을 소개해 드릴까 싶은 한 마음이 동해서 카메라를 찾았습니다. 낭월은 이렇게 해 놓고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대략 주변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왼쪽에는 차 한잔이 놓여있고, 오른쪽에는 사전이 두 권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언제라도 생각이 나면 적을 펜은 항상 옆에 대기하고 있는 풍경이네요. 화면 오른쪽으로는 곰플레이어로 쇼팽을 한 곡 틀어놨습니다. 작업을 할 적에는 생각이 톡톡 튀어나오는데 피아노 소리가 더 효과적이 아닌가 깊기도 합니다.


그리고 화면에는 지금 막 쓰고 있는 대목이 보입니다. 마침 아래한글2010이 발표되었다고 해서 한카피 주문했더니 오늘 배달이 되었네요. 그래서 바로 설치하고 따끈따끈한 신버전의 프로그램에서 글을 쓰니까 뭔가 새로운 맛이 나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글씨가 너무 작은가요? 조금 크게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침 자수(子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와 연관해서 천간의 글자들을 배합시켜서 이해하는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육십갑자를 이해하는 방편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이렇게 해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동안의 낭월은 세상천지에서 부러울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일 들면서 행복감이 물밀듯이 밀려오는군요. 역시 낭월은 이러한 때가 좋은 것 같습니다.


차를 마시고 있으니 입이 행복하고
음악을 들으니 귀가 행복하고
산중의 맑은 공기를 호흡하니 코가 행복하고
글을 두드리니 손가락이 행복하고
자판을 두드리면서 글을 읽으니 눈이 행복하고
아무런 걸림도 없이
자신의 마음을 흘러가는대로 따라가니 마음도 행복하네요.


다만 오래 앉아있으면 다리가 아프겠네요. 그래도 생각이 막히는 틈틈히 마당으로 나가서 산보를 하니까 그럭저럭 몸도 큰 불만은 없으리라고 생각을 해 봅니다. 언제까지라도 이러한 행복이 이어진다면 이 땅에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기에는 별 아쉬움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봄바람이 많이 부드러워진 것을 보니까 또 어디론가 카메라 가방을 짊어지고 나들이를 가고 싶어질 때가 머지않아서 다가오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벗님의 오늘은 어떠신지요?


모쪼록 오늘의 즐거움을 소홀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최대한으로 누리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내일은 없는 것이거든요.


가뜩이나 세상도 어수선하니 밖으로 의식을 향할 것이 아니라 내면으로 돌아가서 자기점검에 시간을 좀 들여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책을 읽는 것도 좋겠네요. 잠시라도 자리를 뜰 때에는 책 한 권을 손에 들어야 마음이 편하잖아요.


또 글을 계속 이어가야 하겠습니다. 즐거우신 하루가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0년 3월 30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