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6] 6개월 사진공부

작성일
2008-12-1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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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4

6개월 사진공부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 꼬박 6개월을 사진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느라고 무척 정신없는 나날을 보낸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나서야 비로소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사이에 반년이 흘러가버렸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 시간동안 여러 가지 노력으로 사진에 대해서 이해를 해 보려고 애를 썼습니다만 그것이 사주공부처럼 쉽지가 않았던 모양입니다. 왜냐면 사진가 김홍희 선생님이 알려주려고 무진 애를 썼습니다만 끝까지 자신의 고집을 세우다가 깊은 소식을 얻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결국은 칭찬을 한 번도 듣지 못하고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하기야 사주공부도 십년 세월이 흐른 다음에서야 뭔가 보이는 것 같았다고 한다면 학문과 예술이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싶기도 하네요. 당연히 6개월의 공부에서 뭔가 깨달음이 있다고 한들 그것은 극히 표피적인 얻음일 것이고 실제로 깊은 깨달음이야 더욱 많은 숙성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도 생각해 봤습니다.


물론 칭찬이 목적은 아니지요. 그래서 칭찬을 듣기위한 준비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그보다도 사진이 하는 말을 듣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전전긍긍했습니다만 긴 과정을 마친 지금에도 여전히 사진이 하는 말을 듣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네요. 역시 간단한 길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하게 깨달은 것 같습니다.


이제 그 과정의 생각들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정리를 해보고 스스로 그 마음에 마침표를 찍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지나온 시간들의 편린들을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생각이 나는 대로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1. 사진집단 일우


이러한 집단이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없는 낭월은 사진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방법을 알고자 하여 서점에서 책을 사 나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프로처럼 사진찍기>라고 하는 기법안내서를 보고 나서 그 글에 서문을 쓴 사람이 사진가 김홍희라는 것을 보게 되었고, 또 그것이 인연이 되어서 서점에서 <나는 사진이다>라는 그의 책을 구입하게 되었던 것이 인연의 시작이라고 하겠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낭월이 먼저 저자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생각을 해 본 글도 붙여서 보냈지요. 그 글은 낭월명리학당의 한담382화 <시간을 끊는 단시>입니다. 그 안에서 사진에 대한 생각이 포함되어 있어서지요. 그리고 회신의 메일도 받았습니다.


사실 이 책을 보면서 사진이 그냥 사진이 아니라 마음이며, 나 자신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으니 이것이야말로 뭔가 제대로 한 번 들어가 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러다가 저자의 홈페이지를 찾게 되고, 그 곳에서 다시 사진집단 일우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서울에서 사진반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게 되면서 인연의 고리가 연결되었다고 하겠습니다.


가입신청을 하고 첫 모임에 나가봤더니 나름대로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사람들로부터 그냥 취미로 하고자 하는 마음에 조금 더 들어가 보겠다는 마음으로 시작을 하는 동기분들도 보였습니다. 여하튼 인연이란 이렇게 시작되어서 또 한 배를 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좋은인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다들 참 선량해 보이더군요.


그래서 사진을 찍는 사람은 무척 수줍은 사람들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수줍어서 앞에 나서지 못하고 카메라 뒤에 숨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해 봤는데 모두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전혀 일리가 없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해 봅니다. 처음에 모인 인연은 30명 너무 많이 등록을 하여 이틀에 나눠서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2. 수업은 수련으로 이어지고


낭월의 일도 적지 않은데 막상 사진공부를 시작해 놓으니까 그것도 또 하나의 일이어서 온통 정신을 빼앗게 된다는 것을 시작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일주일의 압박은 마지막 시간을 준비하는 날까지 팽팽하게 긴장감으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숙제를 해 가는 것이 가장 큰일인데 스스로 아무리 잘 찍어서 들고 가봐도 선생님을 즐겁게 한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함께 공부한 사람들은 모두 다 알고 있습니다.


자신을 드러내라고 호통을 당하기도 하고, 뻔한 이야기를 왜 자꾸 중언부언 하느냐고 호통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고집을 꺾어야 사진이 말을 걸어온다고도 하였지만 과연 그 말을 어떻게 소화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이렇게 6개월을 보내고 말았네요. 선생님은 고구정녕으로 이르셨건만 그것을 알아듣지 못한 낭월의 우둔함으로 인해서 그냥 머릿속에 녹음만 한 셈이 되어버렸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3개월쯤 지나니까 팔이 손을 댈 수가 없을 정도로 아파왔습니다. 아마도 사용하지 않아서 퇴화된 근육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카메라를 놓고 쉴 수도 없는 상황인지라 파스로 도배를 하면서 새벽이든 저녁이든 시간이 되면 대상을 찾아서 배회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습니다.


먹이를 찾아다니는 하이에나가 자신의 모습일 줄은 몰랐지요. 그러면서 카메라 가방의 무게가 점점 줄어드는 겁니다. 처음에는 30여키로 되는 중량의 내용물을 지고 다녔지만 나중에는 카메라와 여벌로 렌즈 하나 정도만 챙기는 자신을 보면서 환경이 허락하는 한에서 짐도 달라진다는 것을 생각해 봤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을 찍어와야 한다는 선배님들의 안내를 받아서 시도를 했으나 그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더구만요. 원래 수줍은데데가 찍지말라는 말을 들으면 괜히 남의 자유로운 생활에 끼여들어서 훼방을 놓은 것도 같고 해서 민망하여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지도 못하고 오락가락만 한 적도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자신은 그러한 것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맞지 않는 것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알게 된 것은 한 참이 지난 다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열린 사고방식은 사진으로 자신의 내면을 표현만 하면 되었지 그 대상이 사람이든 동물이든 그냥 자연 풍경이든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그 후로는 내가 편한 대상을 향해서 셔터를 끊을 수가 있었고 훨씬 부담이 적어졌습니다만 진보가 없기는 매양 한가지였던 모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그만 둘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을 보면 아마도 나름대로 상당히 재미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선배님들의 사진 중에서 좋은 것이라고 하면서 수업시간에 보여주시기도 하고, 세계적인 대가들의 작품도 감상을 했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아직도 그 사진들이 왜 좋은지를 모르겠다는 것이지요. 그야말로 ‘나보다도 더 못 찍었잖아...’가 되는 것이지요. 과연 언제나 사진과의 대화가 이뤄질지, 그것이 가능이나 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수업시간 내내 낭월은 고집을 버리라는 말씀만 끊임없이 들어야 했습니다. 이미 4개월 쯤 지나면서 ‘이제 뭔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고집 때문에 물건이 되다가 말았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도대체 그 고집이 뭐냐고 한다면 비견이라고 밖에 할 수가 없겠네요. 자신의 생각을 자꾸만 사진에게 강요한다는 것입니다. 사진이 하는 말을 들어야 하는데 사진에게 명령을 내리니 사진의 고집도 있는데 그것이 맘대로 되느냐는 것이지요.



3. 사진에게 말하지 말고 귀를 기울여라


사진에게 이렇게 말을 하고 있으라고 시키고 있는 낭월이랍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냥 앉아 있은 사람인데, 낭월은 삶을 돌이켜보고 있는 명상중인 사람이라고 우긴다는 것이지요. 남들은 관중입니다. 사진이 예술작품이라면 그 사진을 봐주는 사람이 공감을 해야 하는데 스스로만 자신의 사진에 취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으니 그것이 큰일이라는 것이지요. 과연 그럴법도 합니다. 원래 고집이라면 한 고집 하는 낭월이잖아요. 문제는 해결의 방법을 모색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진에게 말을 시키는 것도 아니고 아예 역할을 시키는 꼴이 되고 만 것이지요. 물론 이것은 선생님의 이야기를 종합했을 적에 짐작을 하는 것이고 자신은 아직도 그 의미를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부끄럽지만 말씀드립니다. 왜냐하면 낭월은 여전히 사진이 그렇게 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니 이것이 병이라면 큰 병이라고 해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사진의 숙제는 다섯 장의 사진을 제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진들은 서로 이야기가 되도록 엮여있기를 바라게 되는데, 여기에서도 낭월의 작품(?)은 여지없이 엉터리라고 평가를 받게 됩니다. 첫 번째 사진을 골라 놓으면 그 사진이 다음 사진을 부른답니다. 그러면 또 그 사진이 부르는 사진을 골라서 이어 놓으면 다시 두 번째 사진이 세 번째 사진을 부르고, 그렇게 해서 다섯 장을 연결하는 훈련이 되면 나중에는 열장도 연결이 되고, 백장도 되면 하나의 책이 된다는 것이지요. 참 멋진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그것이 머릿속에서는 뱅뱅도는데 실제로 골라놓으면 그렇지가 못하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여지없이 호통이 날아옵니다. “낭월샘 바쁘세요?” 사실 바쁘기야 한정없이 바쁘지요. 그렇지만 사진을 준비하기 위해서 소요되는 시간도 적지 않다는 것을 모르시진 않겠지만 사진이 제대로 골라지지 않으면 시간을 덜 썼다고 판단을 하시는 모양입니다.


더 들여다보고 사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이 천성의 못 말릴 편재가 사진에게 강요를 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렇게 억지로 해서 우격다짐으로 해결이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라도 느낄 쯤이 되니까 공부 시간이 다 지나가 버렸다는 것이 아쉽다고 하겠습니다.


처음에는 내 생각대로 사진을 찍는다고 이해를 했는데, 이제 수업을 받고 나니까 사진이 하는 말을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조금은 이해하겠습니다. 사진의 이야기는 도대체 뭘까요? 내가 맘에 들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것이 내 맘에 들어서 찍은 것이 아니고 사진이 하는 이야기에 공감이 되어서 찍은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므로 찍을 적에 느꼈던 그 마음을 다시 찍힌 사진을 보고 찾아야 하는데, 그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은 사진의 이야기들이 다른 피사체들과 함께 묻혀버렸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즉 내 눈에는 그 피사체만 보였지만 실은 카메라의 눈에는 주변의 모든 것들이 다 담기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카메라의 눈으로 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또 하나 배우게 되었습니다.



4. 내 생각을 찾아내기


사진을 보면서 느낍니다. “응? 사진을 찍을 적에 내가 뭘 본거야? 이것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보통은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쳐박아 두기가 십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진가는 그 이유를 알고 있다는군요. 즉 내가 본 이야기는 사진 속에 분명히 들어있는데 주변의 분위기에 묻혀버렸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사진이 원하는 이야기를 찾아서 잘 보이게 하면 되는 것이랍니다. 이것이 사진을 손보는 것이라고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후보정은 포토샵이 하는 일이기도 하지요. 무엇보다도 어두운 부분을 밝게 하면 숨은 이야기들이 잘 드러나게 됩니다. 그리고 밝은 부분을 어둡게 하면 주변의 이야기들을 정리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지요. 밝아야 할 것은 밝게 하고, 어두워야 할 것은 어둡게 하는 것이 사진을 보정하는 방법이라고 하네요. 물론 그러한 과정에서도 잘못 건드려서 작품을 엉망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밝게 해야 할 것이 실 한 가닥과 같은 것이라도 살려내는 것이 선수라고 한다면 뭉개지게 만들어서 처음보다도 더 망친 사진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지요.


겨우 방법을 알들말듯 한 상태가 요즈음인가 봅니다. 물론 아직도 사진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 정확하게 손질을 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느끼고 있습니다. 참으로 중요한 것은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보이지 않고, 보이지 않으니 손을 댈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 점입니다.


이렇게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대상과 대화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 대상은 다시 나에게 말을 걸기까지 한다는 것도 머리로만 이해를 했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자연과의 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조금은 이해를 할 것 같네요. 자연과 대화하는 것을 사진으로 담는다고 해도 되겠습니다.



5. 이제 시작입니다


항상 그렇군요. 마지막의 순간에서야 비로소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말입니다. 처음에 사주공부를 할 적에 천간지지를 알게 되면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용신을 알면 마무리가 될 줄로 생각했는데 정작 용신을 알고 나면 다시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벗님이 깨달으신 과정과 조금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항상 시작이 마무리로 이어지고 그 마무리는 다시 시작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낭월입니다. 천간지지는 사주공부의 시작이고 용신분석은 사주풀이의 시작이라는 것을 잘 알게 되었듯이 사진도 이제 사진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해야 할 듯 싶네요. 겨우 용신을 찾아내는 방법을 얻고 수료를 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그러다보니 낭월도 강의실에서 용신공부를 마치고 나면 늘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치는 하나라는 것을 다시금 떠올리게 됩니다.


이제부터는 반복적으로 익히는 과정을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시간은 노력에 따라서 또 얼마가 걸릴지는 알 수가 없지요. 다만 사진학과에서 4년간 배울 내용을 6개월에 마친 것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은 허풍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리고 학습의 끝은 스스로 혼자 공부를 할 수가 있을 때까지만 하면 된다는 것도 생각해 봤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함께 공부를 했던 도반들과의 대화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겨봅니다. 이제는 다시 사진의 이야기에 기울여봐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은 흡사 상담을 하러 온 방문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과도 서로 통하지 않을까 싶네요. 방문자가 찾아왔을 적에 손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노라면 그 안에서 모든 답이 나오기 마련이니까 말이지요.


그런데 어떤 선생님들은 방문자는 입도 열지 못하게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해서 보낸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선생님도 사진 공부를 좀 하셔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혼자 웃었습니다. 과연 상담이라는 것과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둘이 아닌 것이 맞는 듯 싶습니다.



6. 스승 복


낭월은 언제나 스승복이 많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대만에서도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귀한 가르침을 얻어서 행복해진 낭월입니다만 사진공부를 하는 과정에서도 제대로 된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사진을 보는 방법을 전해들을 수가 있었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다행이라고 하겠고 앞으로의 나날에서 큰 길동무가 될 것 같은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사진이 하는 이야기가 아리송하면 스승님께 메일을 보내서 귀찮게 할 일만 남았습니다. 그 동안에는 쫓아가느라고 정신이 없었지만 이제부터는 조금이나마 여유가 얻어질 것이고, 그러한 마음으로 자연을 바라보면 뭔가 듣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자연의 이야기가 카메라에 담긴다면 그 기쁜 소식을 제일 먼저 스승님께 알려드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지요.


그것은 마치 선객이 공부하다가 한 소식을 얻으면 스승님께 알려서 올바른 깨침인지 허접한 망상인지를 한 칼에 담금질 받는 과정과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해 봅니다. 앞으로 얼마간의 시간이야 걸리겠지만 본업을 하는 틈틈이 사진에 대해서 생각하고 사진을 이해하려고 노력해 봐야 하겠다는 것으로 6개월 수업의 마무리를 정리해 봤습니다.



7. 취미생활로 권합니다.


공부를 해보니까 생각을 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취미생활은 살아가는 여가에 즐거움을 더 크게 할 수가 있다는 것은 확실하게 얻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벗님께서도 혹 카메라가 있으시다면 들고 마음이 내키는 곳으로 나가보시기 바랍니다. 무엇이라도 좋으니까 셔터를 눌러다가 컴퓨터로 들여다보면서 무엇에 끌려서 사진을 찍게 되었는지 생각을 해 보노라면 사진과의 대화가 시작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그렇게 해서 어제보다 오늘이 더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그래서 권해 드리겠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한 서울의 사진공부 도반들과 보낸 시간이 행복했습니다. 이제 각자 자신의 본업에 종사하시겠지만 여전히 사진의 이야기는 깊이를 더할 것이 틀림없다고 봅니다. 그만한 열정들이 있었기에 이 과정을 함께 마칠 수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낭월도 이 정도로 정리를 하고 긴 침묵의 여행으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그 도중에 눈에 띄는 사진이 나타난다면 다시 사진이야기로 소개를 하기로 하지요. 간간히 들려드린 이야기들을 살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 좀 쉬어야 하겠습니다. 알찬 연말의 나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08년 12월 19일 아침에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