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 사진 공부하는 낭월

작성일
2007-06-0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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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60화 사진공부하는 낭월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이제 학교 봄 강의도 보름 남았고, 감로사에는 1달이 남았습니다. 이쯤이 되면 낭월도 어느 정도 체력이 바닥으로 떨어 지기 시작하고, 감로사에서는 학생들 간에 한 바탕의 마찰이 일어나기 마련인데, 어제저녁이 바로 그 날이었던가 싶습니다. 그리고 태풍이 지나간 다음의 고요를 생각하면서 또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입니다. 단체로 공부를 한다는 것에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는데, 좋은 점은 서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의논하고 이해를 돕는 것이고, 나쁜 점은 그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갈등을 일으킬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여하튼 그렇게 힘들어하면서 공부하는 마음이 고맙기도 합니다.


낭월한담 옆의 습작감상실에는 좀 더 큰 이미지를 올렸습니다.







5월31일 오후에 광주의 조선대학교 장미원에 놀러 갔습니다. 아름다운 사진을 찍어보자고 나들이를 했습니다. 갖가지의 모양을 한 꽃들을 많이 볼 수가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수고를 많이 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일이 이름은 모르지만 이름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아서 꽃만 몇 장 골라서 올려봅니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해서 찍어보는 사진들은 낭월한담 옆의 사진보기에 담을 예정입니다.










위의 3장의 사진들은 조금 작품 같나요? 사실은 어느 노학자께서 카메라 값도 못한다 싶으셨는지 몇 말씀의 가르침을 내리셨습니다. 그 결과물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노력하는 곳에는 스승님이 나타나기 마련인가 봅니다. 이름도 모르는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사람보다 더 예쁜 꽃은 없는가 싶기도 합니다. 함께 동행을 했던 여인들입니다.






요즘 사진을 찍는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필름을 사 나르다가 혼이 많이 나기도 했는데, 요즘은 디카가 있어서 필름 걱정은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바람에 셔터 누르기를 좋아하는 편재(偏財)의 특성으로 무한정 눌러댑니다. 그래서 더욱 신나는 취미생활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게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는군요. 하나 둘 배워가면서 다시 돈을 쓸 궁리를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아무렇게 놀아도 편재는 물건을 구입하는데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 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려야 할까 봅니다. 하하~


 


1. 디지탈 렌즈교환 카메라 구입


지난봄에 대전의 단골가게에 나갔다가 멋진 카메라가 있어서 하나 들고 왔습니다. 소위 말하는 ‘렌즈 교환식 수동카메라’지요. 명칭은 ‘소니알파100’이라고 합니다. 즉 소니에서 만든 카메라로 줄여서 하는 전문 용어는 ‘DSLR’이라고 합니다. 구입가격은 100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비싼 카메라는 따로따로 구입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기본형으로 끼워주는 렌즈도 없습니다. 동호회에 가보면 줄여서 ‘알백’이라고도 부르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셔터 누르는 감촉이 좋아서 어디를 가거나 둘러메고 나서게 됩니다. 그리고는 보통 200장에서 300장 정도는 찍어봅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뭐든지 보기만 하면 눌러대는 거지요. 그런데 많이 찍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도 하네요. 경험은 창조의 능력을 키운답니다.



그리고는 컴퓨터에 옮겨다 놓고 보면서 또 즐기는 것이지요. 어쩌면 장비를 구입하는 것 말고는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적어서 그런대로 괜찮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카메라를 구입한지는 서너 달이 되었는데, 사진의 번호는 5천장정도 되어가네요. 그런데 전문가들의 말씀으로는 2만컽 정도는 찍어봐야 카메라를 이해한다고도 합니다. 그래서 아직도 초보자의 수준으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을 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과정이라고 하겠네요. 서너 권의 관련 책을 보고 있습니다.


 



 


2. 편재본색(偏財本色)


두어 달을 카메라와 놀아보니까 처음에는 자동모드가 그렇게도 편안하더니만 서서히 수동모드에 관심이 가기 시작하네요. 무엇보다도 카메라에 붙어있는 조작법을 내 마음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는 것이 용서가 되지 않아서 설명서를 보기도 하고, 전문가의 의견도 들어가면서 조금씩 익혀가는 과정에서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하나하나 찾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아마추어사진가’라고 해야 할 모양입니다.



카메라의 기능을 다루는 장치입니다. 처음에는 오토(AUTO)로 놓고 마구마구 찍었습니다만, 이제는 조리개우선(A)모드나 셔터우선(P)모드도 하다가 때로는 완전수동(M)으로도 실험을 해 가면서 잘 찍는 방법을 시도하게 되네요.


한 달 전에는 망원렌즈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비용은 25만원정도 들었습니다. 흔히 망원렌즈는 무척이나 비싼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생각보다 헐하다고 느껴지신다면 잠시 후에 그 진실을 말씀해 올리겠습니다. 기본적으로 달려있는 렌즈의 능력으로 할 수가 있는 것과 할 수가 없는 것에 대해서 이해를 하고나서 처음으로 추가비용을 들이게 되었네요. 혹 낭월보다도 더 모르시는 벗님이 계실 수도 있겠다 싶어서 간단하게 렌즈의 능력을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3. 번들로 산 처음의 렌즈에 대해서


번들이란 기본적인 몸체(다들 바디라고 하더군요)를 구입하게 되면 끼워주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은 오해이고, 기본형의 렌즈를 구입하는 것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내가 원하지 않으면 기본형의 렌즈를 사지 않고 본체만 살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여하튼 낭월에게는 본체만 사와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기 때문에 기본형의 렌즈를 구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기본형의 렌즈는 몇 만 원 정도의 가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일이 제품별로 가격을 알아보지 않는 낭월이라서 구체적으로 얼마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십여만원을 넘기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렌즈의 이름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소니DT 18-70mm F3.5-5.6



이러한 이름을 보시고 바로 렌즈가 갖고 있는 능력을 파악하신다면 적어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낭월도 근래에서야 이러한 숫자의 의미를 조금 이해한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겉모양으로만 봐서 굵직하고 주욱 빠져나와서 그럴싸했다는 느낌을 말씀드린다면 웃으시는 벗님도 계시겠네요. 그리고 아직도 정확한 의미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이것은 숫자맹의 적성이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한 가지는 알았습니다. 이름에서 ‘18-70’이 있으면 줌이 된다는 것이지요.


숫자가 18에서 70까지 되어있으므로 그 중간을 모두 감당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mm인 것은 거리를 말하는 모양입니다. 그 숫자가 의미하는 바를 좀 자세히 이해해 보려고 여기저기 동호회의 글들을 읽어 봤습니다만 절대적인 의미는 모르겠고, 상대적으로만 이해를 조금 한 상태입니다. 즉 숫자가 낮으면 그만큼 가까이에 있는 물체를 찍을 수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18mm만큼에 초점이 맺히게 되므로 그 정도의 가까이에 있는 물체를 찍을 수도 있지만 멀리는 70mm까지도 찍을 수가 있으므로 능력이 상당하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물체를 찍을 수가 있는 렌즈는 10mm도 있다고 하는데 이것이 물체의 거리는 분명 아닙니다. 카메라 내부에서 나름대로 계산을 하는 것으로만 이해를 하면 되겠습니다. 자로 재어봐도 낭월의 생각은 아닌 모양이네요.


그리고 F로 시작하는 숫자도 문제입니다. ‘3.5-5.6’으로 되어있는데, 이것도 또한 중간에 들어간 ‘-’로 봐서 줌에 의한 표시라고는 생각을 할 수가 있겠습니다만, 숫자에 대한 정확한 의미는 알 수가 없습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의미는 이해를 할 수가 있습니다. 숫자가 낮을수록 빛을 많이 받아들인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F8보다 F5가 훨씬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이므로 밝게 된다는 것으로 이해를 하면 틀림이 없겠습니다.


그리고 최소의 숫자는 3.5이고 최대는 36도 나오네요. 그러므로 이 표기는 최대한으로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17mm에서는 3,5정도의 조리개 열림이 되고, 70mm에서는 5.6정도의 조리개 열림이 된다는 것으로 이해를 한 것이 전부입니다. 아마도 뭔 말인지 모르시겠다고 한다면 낭월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만큼 카메라 공부는 어렵네요. 누가 하라면 못하지요. 하하~


 


4. 망원렌즈 4.5-5.6 75-300


앞에서 드린 설명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셨다면 이번에는 훨씬 알아보시기가 좋겠습니다. 거리가 좀 더 멀어졌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조리개는 좀 어두워졌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상대적으로 비교를 하면 이해가 쉬운데 기계적으로 이해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고 하겠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망원렌즈는 비싸다고 하는데, 실제로 구입한 가격은 20여만원이 들었으니까 생각보다 헐하다고 생각을 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래서 이게 웬 떡이냐고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생각의 자유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여하튼 이 렌즈를 달고 광주의 조선대학교에 가서 장미원의 아름다운 꽃들을 마음껏 찍었습니다. 그래서 또 행복한 하루가 될 수 있었지요. 그러면 되었지 뭐가 또 필요하겠느냐고 한다면 이것은 식신(食神)의 본능을 몰라서 하시는 말씀으로 봐야 하겠습니다.


식신은 끝없는 지식의 욕구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이거나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파고들어야 캐봐야 속이 시원하고 그래서 그만하면 되었다고 해도 도무지 스스로 흡족이 되지 않으면 끝까지라도 물고 늘어지게 되어있지요. 그래서 방향을 잘 잡으면 학자가 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패가망신을 할 수도 있는 것이 또한 식신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진가의 속담에 ‘노름은 한 순간에 거덜나고 사진가는 천천히 거덜난다’는 말이 있다던가요? 이 말이 왜 생겼는지 알 수가 없었지요. 그런데 인터넷을 뒤지다가 그 의미를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5. 망원렌즈 70-200mm F2.8G


이 물건과 위의 낭월이 구입했다는 물건의 차이를 수치로만 비교를 할 수가 있겠습니다. 어느 것이 더 좋을까요? 혹은 어느 것이 더 비쌀까요? 아마도 낭월과 같은 수준의 벗님이라면 당연히 위의 것이 더 비쌀 것이라고 생각을 하실 수 있습니다. 낭월도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좀 알고 계시는 벗님은 혼자 빙그레 웃으실 겁니다. 모르는 것과 아는 것의 차이라고 하겠습니다.


낭월의 망원렌즈는 300mm까지 표시가 되어 있고, 이것은 200mm까지 되어 있는 것을 보면 분명히 낭월의 것이 고성능인 것으로 보이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더 멀리 있는 것을 찍을 수가 있으므로 능력이 좋다고 하는 것을 생각할 수가 있는 것이지요. 뭐가 잘못 되었나요?


이 렌즈는 가격이 270만원정도 하는 것으로 되어있네요. 도대체 몇 개값인건가요? 비교를 할 수도 없는 가격이네요. 왜 이렇게 비싼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또 정보를 찾아서 인터넷을 누볐습니다. 그랬더니 자세한 내용이 있어서 비로소 이해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 가격의 비밀은 바로 F2.8에 있었던 것이지요. 밝기에 대한 값입니다. 그렇다면 이 수치가 그렇게도 중요할까 싶습니다만 많은 거금을 내고서라도 갖고 싶어한다는 것을 보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만 생각합니다. 여하튼 하는 이야기들을 봐서는 서서히 재산이 줄어든다는 말이 일리가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망원렌즈를 구입했으므로 다음에 필요한 렌즈는 광각(넓게 찍히는)렌즈가 된다고 합니다. 이것이 자연스럽게 렌즈3종세트라네요. 그리고 고급으로 조합을 하면 귀족세트가 되고, 낭월의 망원렌즈와 같은저렴한 것으로 구입을 하면 헝거리세트라고 한답니다. 그런데 자신에게 무슨 렌즈가 더 좋으냐고 한다면 일단 카메라를 메고 사진을 찍으러 나가보면 안다네요. 자꾸만 앞으로 다가서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망원렌즈가 필요한 것이고, 자꾸만 뒤로 물러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 광각렌즈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자리에서 잘 찍으면 그야 기본형으로도 충분하다고 보면 된답니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까 참으로 명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낭월은 자꾸 다가가는 것을 보면 망원렌즈가 적성인 모양이네요.


 


6. 카메라공부인지 사진공부인지....


약간의 이해를 하고 나니까 다시 편재본색이 요동을 치네요. 과연 비싼 것으로 찍으면 사진이 더 잘(비싼 만큼의) 찍히겠느냐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는 것이지요. 아마도 이렇게 하다가보면 슬슬 매니아가 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원래부터 사진을 찍는 것은 좋아했는데, 이제는 사진을 찍는 기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즉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기계가 따라주지 않으면 담을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편재본색이거든요. 그러니까 형편이 허락하는 내에서는 좋은 렌즈를 구해야 한다는 것으로 결정을 내리게 될 모양입니다. 그런데 인성본색(印星本色)은 또 다르지요. 기계만 좋으면 좋은 사진을 찍느냐고 반문을 할 것입니다. 즉 기계가 아무리 좋아도 그것을 담는 것은 결국 사람의 직관이므로 스스로 많이 찍어서 기량을 확보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은 인성도 필요하고 재성도 필요하므로 좋은 장비와 탁월한 직관이 필요하다고 합의를 봐야 하겠습니다. 왜냐면 두 의견도 모두 일리가 있으니 말이지요. 사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동호회의 글들을 통해서 느낄 수가 있더군요. 재성파(고가의 장비)와 인성파(느낌을 소중히)의 구분이 드러나는데, 서로 합의를 보는 것은 역시 공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하는 결론이었습니다.


시간이 되는대로 자연을 바라다보는 눈이 사람인지 카메라인지, 아니면 우주의 의식인지를 생각하면서 사색을 하는 것은 좋다고 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순간의 포착으로 오래도록 즐겁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이 어디 있으랴 싶습니다. 예를 들어 마약을 한다면 순간의 즐거움이 오래도록 고통으로 남을 것이니까 사진의 취미는 잘 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다고 할 수가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혹 벗님께서도 사진에 관심이 있으시면 인터넷의 정보를 살펴보시고 보다 즐거운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물론 욕심이 앞서서 어떻게 모든 것을 다 담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겠지만 시간이 흐르노라면 그러다가 어느 만큼 공부가 되어서 그야말로 텅 빈 공간을 찍고 있는 것을 발견하신다면 조금은 발전했구나 하시면 되겠습니다. 하하~


 


                        2007년 6월 2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