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9] 기묘한 눈먼 점쟁이

작성일
2007-05-2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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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41

제 359화 기묘한 눈먼 점쟁이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정해년(丁亥年)의 나날은 여느때 보다도 더 분주한 것 같네요. 학교 강의와 감로사 강의를 함께 진행하느라고 그야말로 숨을 돌릴 겨를도 없는 셈이네요. 그래서 한담을 올리는 시간도 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말하자면 핑계를 대고 있는 낭월입니다. 하하~


 


오늘은 위천리(韋千里) 선생의 경험담을 하나 소개해 드릴까 싶습니다. 책의 제목은 무릉출판사의 명상고사집(命相故事集)1권에 실린 내용입니다. 잠시 시간을 내어 읽어보니 참 대단한 사람도 있구나 싶네요.


[참고]참고로 할자(目害 子)는 애꾸눈이라는 뜻으로 주로 쓰입니다만 맹인(盲人)으로도 쓰입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에 나오는 사람이 애꾸(한 눈이 없는 사람)인지 아니면 맹인인지 정확하지는 않으나 내용으로 봐서는 맹인으로 봐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애꾸점쟁이라고 했으나 눈먼점쟁이로 바꾸도록 합니다.


 


[제목] 瞎子談命 奇奇怪怪


 


청일전쟁이 나기 전에 남경(南京)에는 두 장님 점쟁이가 이었는데, 그 들의 점괘는 기묘하게 잘 맞아서 매우 유명했는데, 한 사람은 부자묘 부근에서 영업을 했고, 또 한 사람은 신가구 부근에 있었다.


남경의 운명을 알아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남경에 왔다고 한다면 이 두 사람을 보지 않고는 돌아가지 못했다.


하루는 저녁 늦게 우리들(위천리선생의 일행) 몇몇 친구와 같이 신가구로 갔다. 본래 저녁에는 사주를 봐주지 않는다. 그런데 친구 가운데 남경의 관공서에 근무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평소에 항상 친구들을 데리고 찾아가서 사주를 봤기 때문에 특별히 융통성을 발휘하여 저녁에 영업을 하도록 부탁을 한 것이다.


다만 두 사람이 낮에는 손님과 시달리느라고 힘들기 때문에 저녁에는 쉬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우리는 본래 4명을 봐야 하지만 급하지 않은 사람은 다음에 보기로 하고 내일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 두 사람만 보기로 결정을 해야 했다.


팔자를 하나 알려 준 다음에 우리는 외눈 점장이에게 질문을 했는데,


“이 분이 현재 호남성의 장사에 있는데 남경에서 일을 무척 하고 싶어한다. 다만 올해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지, 남경으로 올 수는 있는지, 일을 한다면 성사가 될 것인지 말 것인지요?”


이와 같은 질문을 했다. 점쟁이가 사주를 적어 놓고 육친을 살피면서 궁리를 하다가는 이렇게 말했다.


“부친이 먼저 돌아가셨군요. 어머니는 건재한데 형제는 4명이고 그대의 몸은 막내에 해당하며 처는 어리고.....”


여기까지 말을 하더니만 갑자기 말을 멈췄다. 그리고는 바로 우리들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다.


“당신들은 알고 있는 거요? 모르고 있는 거요? 이분이 작년에 집안에서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 말이오.”


우리들 중에 누군가가 말했다.


“모릅니다.”


그리자 일행중의 누군가 끼여들어서 말했다.


“있었습니다. 내가 알기에 그는 작년에 확실하게 반갑지 않은 일이 있었습니다. 다만 그는 다른 사람들이 알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도 구태여 말을 하지 않는 것이랍니다. 다만 당신에게 말하는 것은 괜찮을 것 같은데 그 사람이 작년에 확실히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점쟁이는 계속 이어서 말을 했다.


“이 양반이 작년에 부부간에 기쁘지 않은 일이 있었던거요. 그리고 올해에는 이미 집을 나온 지가 몇 달이 되었으니 집에 있을 사람이 아니오. 더구나 그는 이미 높은 자리에 취직이 되어서 벼슬도 과장급은 되었을 것입니다.”


여기까지 말을 하는 중에 그는 우리를 보고 웃으면서 말했다.


“당신들이 방금 말하기를 ‘지금 장사에 있다고 했는데 팔자를 보면 이미 4개월 전에 집을 떠났고, 또 남에서 북으로 이동을 한 것이 아니라 그 반대란 말이오. 이 사람은 북에서 남으로 이동을 한 것이므로 내가 감히 단정(斷定)을 하건데 이 양반은 4개월 전에 남경으로 온 것이지. 장사에서 서남향에 서 남경으로 온 것이 아닙니다.”


그가 이렇게 말하니 우리는 모두 그럴 속인 것에 대해서 무척 미안했다. 그래서 모두 인정을 하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모두 완전히 들어맞습니다~!”


이 사람은 분명히 4개월 전에 서주에서 왔고, 현재는 남경정부의 사회국에서 과장으로 일을 보고 있었다. 이어서 우리는 바로 계속해서 해석을 해 주기를 부탁했다.


“내가 보는 바에 의하면 이 양반은 눈앞에 기쁘기도 하고 근심스럽기도 한 일을 만났는데 해결이 불가능하겠소.”


그는 미미하게 웃으면서 말하기를


“금년에 그에게는 두 여자가 한 남자를 빼앗으려고 하는 형국이라서 그는 현재 두 여자들 사이에서 어느 여자를 골라야 할지를 놓고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오. 나는 이 사람이 당신들 사이에 있는지 물어보고 싶소. 그렇다면 내가 그에게 조용히 물어봐야 할 일이 있으니 그렇게 해야만 결정이 날 것이오.”


일이 이렇게 되자 부득이 우리는 조금 전에 끼어들어서 확실히 그 사람에게 작년에 일이 있었다고 말을 한 사람을 쳐다보지 않을 수가 없었고, 그도 바로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선생님 미안합니다. 내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청하오니 자세히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해석하던 사람이 일행 가운데에서 바로 나요 하고 나타나는 사람을 보면서 얼굴에는 즐거움이 배어나오는 모습으로 득의만면하면서 자신이 이만큼 정확하게 사주를 해석한다는 듯이 자랑을 하고 싶은 표정이 나타났다. 그리고는 바로 말했다.


“무슨 과장님이신지요?”


“석(石)과장입니다. 저의 성이 석입니다.”


“오 석과장~! 양해 해주시기 바랍니다. 내가 좀 전에 말을 한 것은 명리학(命理學)으로 해석을 한 것인데 만약에 틀린 곳이 있으면 말을 해 주시면 또 왜 틀렸는지를 연구하고자 합니다.”


“선생이 말을 한 것은 모두 다 들어맞았습니다. 있는 그대로 말씀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석과장은 얼굴에 쓴 웃음을 지으면서 자리에 앉아 있는 우리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이미 이렇게 팔자 중에 정해진 것이니 친구들이 웃더라도 두렵지 않습니다.”


그는 흡사 자기가 방금 말을 한 ‘다른 사람이 아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라고 한 것에 대해서 바꾸고 있는 것 같았다. 이에 여러 사람들은 조용히 이야기만 듣고 있었다.


“나는 먼저 석과장에게 한 가지의 일에 대해서 권유를 하려고 합니다.”


산명선생(算命先生-사주를 풀고 점을 치는 사람을 부르는 말)은 열굴의 표정이 진지하게 변하면서 말했다.


“이것은 당신의 팔자 속에서 정해진 것으로 재다신약(財多身弱)의 형태인데다가 또 재성(財星)과는 합(合)이 되어서 아내가 불미스러운 일을 하게 되었으니 이것도 다 정해진 것입니다.”


이때에 자리에 앉은 일행들은 무척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흡사 석과장의 집안 사정을 세상에 공포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인데 산명선생은 하던 그대로 솔직하게 말했다.


“당신이 작년에 가버린 어느 부인이 만약에 당신이랑 두 살 차이라고 한다면 아마도 어려운 일을 당하게 될 것을 미리 면하게 되었을 것인데, 아깝게도 당신보다 여자의 나이가 여섯 살이 많다면 팔자와 충돌을 하므로(년주끼리의 충을 말하는 듯) 피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당신은 절대로 양녀탈부(兩女奪夫)를 잘 한 것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여자와의 쟁탈전에서 아름다운 여자는 화려하기는 하지만 결실이 없으니 올해 이전에 만난 여자친구는 결혼이 될 수가 있지만 의지하고 함께 살기는 어렵다.


반드시 내년 입하(立夏)를 지낸 다음에 새로 사귀는 여자라야만 비로소 성공을 할 수가 있으며 더구나 기억을 해야 할 것은 결혼을 할 여자는 당신보다 두 살이나 세 살이 적은 사람이라야 하며, 다시 중요한 것은 상대 여성의 미모를 탐하면 안 되는데 이것은 당신의 팔자에서는 마땅하지 않으니 중요하게 기억하고 또 기억하시오.”


라고 하여 상담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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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또 한 사람의 사주에 대한 상담을 한 내용이 있는데 한 사람의 이야기를 마치므로 다음에 해석을 할까 합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과연 사주풀이를 하는 사람들의 능력도 다양하고 집어 내는 것도 특이한가 보네요. 위천리 선생도 이미 세상을 떠났으니 그러한 명리학자들도 다른 곳으로 갔겠습니다만 이와 같은 비술들이 전수가 되었다고 한다면 또한 어딘가에서 그러한 사람들이 상담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올 여름에 상하이에 여행겸 나들이를 할 예정인데, 한번 눈여겨 보고 귀를 활짝 열고 찾아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리고 학문의 세계에는 끝이 없고, 각자의 능력에 따라서 어떤 학자는 이론적으로 기준을 세우고 어떤 학자는 활용적으로 놀라운 적중을 하는 것을 보면 결국은 자신의 사주에 나타난 암시대로 활약을 하는 것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직관력이 뛰어난 사람은 도사의 영역으로 발전을 하고 이론적으로 발전한 사람은 논리적인 학자의 길로 가는 것이 옳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벗님도 이 공부를 하면서 자신의 능력이나 적성은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를 궁금해 하시겠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을 알고 싶은 마음에 계속해서 공부를 할 수도 있겠네요. 낭월도 늘 연구하는 것입니다만 결과는 아직도 예측을 하지 못하겠네요.


사주심리학의 2권을 쓰고 있습니다만 또 곰곰 생각을 해보면 과연 어디까지 추적을 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지도 궁금해 집니다. 왜냐면 생각을 하면 할수록 또 깊은 경지의 심리구조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여하튼 또 원고를 쓰러 갑니다. 아마도 8월 경에는 결실을 볼 수가 있을 것 같네요.


이해가 되지 않는 하건충 선생님의 전입(傳入), 도입(跳入), 진입(進入)의 심리변화에 대해서 진춘익 선생에게 메일도 보내보면서 답을 구하여 벗님들의 심리구조를 이해하는 공부에 조금이나마 깊은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궁리하고 있습니다.


날이 점점 더워지고 있네요. 늘 연구하시는 나날에 건강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07년 5월 20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