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 식신춤 상관춤

작성일
2006-12-27 23:29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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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식신춤 상관춤








날씨가 갑자기 싸늘~해 지네요. 내일부터 추워진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건강을 챙기셔야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감로사에서는 내일 하루 답산을 가서 풍수에 대한 감상을 할 예정인데 눈이 온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택일을 잘 못한 모양입니다. 두고 봐야 하겠습니다만, 눈이 온다면 아무래도 위험할 테니 뒤로 미뤄야겠네요. 그야 내일 일이니 내일로 미뤄둬야지요.




1. 황진이 드라마를 봤습니다.




드라마 황진이는 금휘가 열심히 보는 바람에 두어 번 들여 다 봤습니다만 뭔가 어수선하고 치정사연들이 얽혀있는 분위기라서 별로 흥미를 갖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녁에는 좀 다르네요. 전개되는 이야기를 보면서 한 생각이 일어나서 잠자기 전에 한담 한 편 쓰자고 컴퓨터를 켰습니다.




내용을 봐서는 아마도 춤 경연대회를 할 모양이네요. 그래서 우두머리를 뽑을 모양인데, 그 후보 중에 하나가 황진이네요. 아, 명월이라고 하던가요? 그리고 상대는 매향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맞는지 모르겠네요. 그냥 생각이 나는 대로 이야기를 해 드려 볼랍니다.




2. 매향의 생각




매향은 새로운 최고의 춤을 만들겠다고 작정을 하고 춤의 교범을 열심히 살피고 있네요. 그리고 조선의 최고 춤이라고 하는 ‘학춤’과 ‘북춤’을 놓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두 춤을 엮어서 하나로 만들어내면 조선 최고의 춤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지요. 물론 이러한 것이 사주쟁이의 레이더에는 ‘상관춤’으로 걸려드네요. 왜냐면 합작하는 수단과 이미 정평이 나 있는 것을 약간 수정해서 새로운 상품으로 내어 놓겠다는 생각을 보면 이것은 창조라고 하기 보다는 유통에 가까운 것으로 봐도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자신의 것을 만들기는 하는데 그 내용물은 짜깁기라고 하는 것으로 작가의 의도가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이 되며 그것은 사주말로 ‘상관’의 성분에 가깝다고 이해를 하면 되겠습니다.




3. 명월의 생각




인상적인 장면은 아무런 그림도 없는 책을 펴고 넘기면서 머리 속에서 뭔가를 그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 정도가 되니까 그냥 지나치던 장면들이 눈에 들어오네요. 그래서 잠시 앉아서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작가의 의도는 ‘창작(創作)과 모방(模倣)’에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러니까 어디에선가 본 듯한 그림이 아니고 전혀 생소한 그림을 그려보겠다는 것이겠지요. 물론 이러한 고민을 하는 것은 전형적인 ‘식신’의 성분에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남들이 아무리 아름다운 춤이라고 추켜세워도 자신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용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면서 작가의 의도하는 바가 대략 느낌으로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4. 서화담의 생각




서화담 선생이 어째서 나오지 않는가 했더니 오늘 처음으로 둘이 상면을 한 모양이네요. 그리고 시작은 그런대로 모양이 나는 것 같습니다. 다만 명월의 길거리 춤을 보면서 혹평을 하는 것은 군자의 모습으로는 좀 아쉬움이 남는 풍경으로 처리가 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낭월이라면 이러한 장면에서는 다음과 같이 처리를 했지 싶습니다.




-저만치에서 화담이 명월의 춤을 기대감으로 바라다보고 있다. 그러다가 춤의 내용에서 자신의 재능에 대한 자부심으로 남이 안중에 없는 듯한 우쭐대는 춤사위를 보면서 실망을 한다. 그리고는 혼자 중얼거린다.


‘아니야..... 소문에 듣던 만큼은 아니야.......’


그리고는 고개를 흔들면서 조용히 돌아서서 가버린다. 그러한 장면을 춤을 추는 명월이 순간적으로 발견하고는 관중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던지고는 바로 뒤를 쫓아가서 인사를 한다.


“선비께서는 존호를 어떻게 부르시는지요?”


“그야 아무렴 어떻소.”


“저의 춤을 보시고 왜 그냥 돌아서셨습니까?”


“아, 춤 구경 잘 했소이다. 허허허~(허탈한 듯한 웃음)”


“한 말씀 듣고자 간청을 올리옵니다.”


“한 말씀은 무슨...... 멋진 춤인 걸.”


“대단히 당돌한 말씀이오나 꼭 한 말씀을 청하고자 합니다. 뿌리치지 말고 귀한 말씀을 한 마디만 해 주시옵소서.”


“재능은 탁월하나.......... 에구 무슨 헛소리를...”


“오늘 명월이가 제대로 스승님을 뵙습니다.”




뭐,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되었더라면 더 감칠맛이 있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을 하면서 아쉬움이 들기는 했습니다만 그야 생각의 차이니까요. 여하튼 군자의 직설적인 표현에는 질려버렸습니다. 하하~


 



[사진출처] 다음미디어




우야던둥.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고, 자신의 내면세계를 찾고자 하는 노력이겠습니다. 그녀는 아마도 전무후무한 자신의 명작(名作)을, 그야말로 ‘불후의 명작’을 만들어 내지 싶네요. 기대가 됩니다. 다만 역할을 맡은 여성이 얼마나 충실하게 소화를 할런지는 모르겠지만 작가의 의도는 그만하면 좋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재미있었습니다. 내일 저녁에도 한다면서요? 무슨 작품이 나오는지 시간이 되면 지켜봐야 하겠네요. 편히 쉬시지요.




        2006년 12월 27일 밤에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





[사진출처] 다음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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