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 감로사 수강생 맞을 준비

작성일
2006-09-25 08:16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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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감로사 수강생 맞을 준비












코스모스가 상쾌한 아침의 분위기를 해맑게 밝혀주고 있는 시간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한담 한 편은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잠시 일을 멈추고 키보드를 당겨 놨습니다. 마침 향기로운 커피가 있어서 아침 분위기는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네요. 극락세계인가 싶습니다. 하하~


 





1. 병술년의 공사




병술년이라고 해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지요. 아무래도 학생들이 공부하러 오시는데 방이 부족해서 그냥 가신 작년을 생각해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이번에는 기왕에 있는 방을 비우기만 하면 적어도 몇 분은 더 함께 공부를 하실 수가 있겠다는 판단으로 궁리를 했습니다.




그 결과 살림살이가 차지하고 있는 방을 비워서 공간을 넓히는 것이 좋겠다는 구상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 다시 15평 정도의 살림살이를 저장할 공간을 만들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집이야 조립식으로 '후다닥 뚝딱~!' 간단하게 끝이 나기 때문에 문제가 없습니다만, 자재비에 품값은 마련을 해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지요. 조립식으로 15평을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 이번에는 약 1천만원정도 되었던 모양입니다. 비용은 수강료를 선불로 받아서 충당했습니다. 그 바람에 많은 도움을 주신 입산회원들께 감사드리고요. 아울러서 할인도 해 드렸으니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일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공부하러 오시는 벗님들이 방이 없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할 요량으로 지출을 했습니다.




화인이 말에 의하면 맨 날 집만 짓느냐고 하는데, 난들 집만 짓고 싶겠느냐는 이야기지요. 형편에 따라서 하는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하다가 보니 그렇게 되었던 모양입니다.




2. 하필이면 이삿날이 을묘일.......




아시지요? 을묘(乙卯)일이 뭔 날인지를요. 바로 낭월의 기미(己未)일이 꼼짝을 못하는 날이라는 것 아닙니까. 서울에 강의 다녀와서 힘드니까 목요일은 쉬어야 하겠고, 그래서 시간을 조정한 끝에 이사를 하기로 한 날이 나왔는데, 그것이 바로 9월 22일, 금요일이었다는 것이지요. 아이들도 아무도 없지요. 일을 할 사람이라고는 연지님과 화인, 그리고 낭월이었다는 것인데, 세 사람이서 부지런히 짐을 옮기는데, 웬 놈의 짐은 또 그리도 많은지, 몸살이 나는 줄 알았습니다.




오후에 일하는 표정들을 보니까 화인과 낭월은 지쳐서 기진맥진하는데, 연지님만 쌩쌩하더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왜 그런가를 생각하다가 일진을 살펴보니 바로 문제의 을묘일이었다는 것입니다.




화인-임인(壬寅)일주에 신약하니까 목은 기운이 빠져나가는 날이라고 하겠고, 그래서 을묘일은 무척이나 힘이 들지만 그렇다고 도망을 갈 수도 없는 것이니 이것도 팔자려니.......




낭월-기미(己未)가 을묘를 만나서 극을 받으니 일은 부지런히 하지만 힘은 두 배로 들게 되는데, 그렇다고 명색이 주인이 되어서 꾀를 부리고 있을 처지도 아니라고 하겠으니 또한 도망을 갈 수가 없는 현실.......




연지님-정미(丁未)일주이고 신약하니 목은 무엇보다도 반가운 글자임에는 틀림이 없고, 일을 하면 할수록 신이 난다고 하겠으니 혼자만 신이 났다는 것에 대한 설명으로 부족함이 없을 터.........




이렇게 짐 보따리를 옮기면서도 평소의 습관을 어쩌지 못하고 일진의 사나움과, 그것을 피할 수가 없음에 대한 푸념으로 팔자타령을 했더랬습니다. 여하튼 오늘까지도 해야 마무리가 될 모양인데, 오늘은 적당히 땡땡이를 좀 부려야 하겠습니다. 혹시 내일 강의를 하러 가야 하는데, 강의시간에 힘들어한다면 공부하시는 학생님들의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라는 정관(正官)적인 발상으로 인해서입니다. 그리고 대략 잔챙이만 남았으므로 크게 할 일은 없기도 하겠지만, 정사(丁巳)일에 해당하므로 농땡이를 좀 부려도 되겠습니다. 원래 인성(印星)은 게으름이거든요. 하하~




3. 일간(日干)과 일진(日辰)의 사이




연구하고 임상을 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입니다만, 편관일(偏官日)은 뭔가 어렵고 힘든 일이 생길 가능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벗님도 이미 임상을 해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아니라면 앞으로라도 해보시기 바랍니다. 힘든 일이 생기거나 기분 나쁜 일이 생긴 다음에 달력의 일진을 보시면 영락없는 편관일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일이 성사가 되고 말고의 의미와는 다르다고 하는 것을 생각하셔도 되겠습니다. 오로지 개인적인 심리현상이라고 이해를 하면 되겠네요. 즉 편관이 용신이라고 하더라도 힘든 것은 피할 수가 없겠다는 생각을 해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진이 작용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태세(太歲)가 작용을 하여 일년의 운을 만들고, 월건(月建)이 작용을 하여 매월의 상황을 만들게 되듯이, 일진(日辰)이 작용을 하여 하루의 길흉을 만들게 된다고 하겠네요. 시각(時刻)까지야 고려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일진만이라도 관찰하면서 이해를 한다면 오행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아마도 좋은 경험이 되실 것으로 봅니다.




4. 올 가을에는......




항상 새로운 기분이 드는 것으로 봐서 천성이 떠버리 체질인 것은 확실한가 싶기도 합니다. 늘 하던 말을 하는 것이 무슨 재미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낭월의 생각 속에는 항상 그 이야기가 아니고 새로운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어서인가 싶습니다.




올해에는 또 무슨 이야기로 소중한 시간들에 대해서 보답을 해 드리는가를 생각하곤 합니다. 결과로 본다면 십간(十干)과 십이지(十二支)에 불과함에도, 이 글자들을 궁리하고 음미하노라면 천 갈래 만 갈래로 나뉘면서 각기 다른 풍경화로 변신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같은 그림은 전혀 없다고 하는 것을 실감하기도 하네요.




간지를 관찰하는 노력을 모두 열심히 합니다만, 그 성과는 또 사람마다 같지 않음을 생각하곤 합니다. 아마도 전생의 수행력에 의해서 흡수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왜냐면 같은 이야기를 듣고서도 어떤 사람은 바로 소화가 되어서 새로운 화합물을 창조하기까지 하는데, 또 어떤 사람은 가늠이 되지 않아서 멍~청하게 허공만 바라다보고 있기도 하니까 말이지요. 이러한 것을 보면서 ‘시절인연(時節因緣)’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어제까지는 전혀 못알아 듣던 말이 오늘 갑자기 확연하게 깨달아 지면서 환희심으로 온 몸에 전율을 느끼기도 하니까 말이지요.




견성성불(見性成佛)의 순간이 그렇다고도 합니다만, 낭월의 소견으로는 사주공부를 하는 과정에서도 그러한 환희(歡喜)의 순간이 적지 않게 다가온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그래서 공부를 할수록 빠져나갈 수가 없는 길로 몰아가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보니 어느 사이에 사주팔자의 머슴이 된 것처럼 생각이 되기도 하고 말이지요. 물론 어느 순간에 그 모두가 용광로에서 녹아서 한 바가지의 쇳물로 변하여 모두를 잊어버리는 시간도 올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꾸준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가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병술년의 가을에는 입산하시는 학생님들의 지혜학문도 이러한 소식을 많이 접하면서 어제의 벽을 계속해서 무너트리면서 새로운 지혜로 가득가득 담게 되는 나날이라면 낭월의 소망이 달성된다고 하겠네요. 마음껏 굵어져서 벌어지고 있는 마당가의 밤송이를 보면서 또 습관처럼 희망을 갖곤 합니다.


 



 





5. 자기(自己) 울타리?




며칠 전에 약손 아지매(수원의 효천선생) 댁에 놀러 갔다가 무심코 을목(乙木)이 뜬 날은 상담날도 잡지 않고, 찾아온 사람도 만나지 않는다고 했더니만 바라보면서 웃는 것입니다.




“와 웃노?”


“화상아 그런데 걸리면 우짜노....”


“무신 말이고?”


“을목(乙木)이 들어서 힘드네, 계수(癸水)가 들어서 편하네 하는 것이 다 한 마음이 지음이 아니고 뭐겠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아, 그럴지도 모르겠네.......”


“괜히 징크스를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말이오.”


“그럴지도 모르지......”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득 예전에 그 아지매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어느 감각이 뛰어난 풍수가였는데, 수맥에 들어가면 온 몸에 불협화음의 감각이 와서 고통스럽다고 하는 말을 하면서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느끼는 현상을 이야기했는데, 문득 답하는 아지매의 말.




“그런데 매이면 무슨 풍수야, 자유를 얻어야지요.”




그 말을 낭월에게 했던 셈인데, 과연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과연 언제인가는 자신의 울타리(일간울타리가 되겠습니다만)를 벗어나서 일 년 열두 달을 아무런 구애가 없이 살게 될 날도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무릎의 아픈 것을 쫓아서 비가 올지 안 올지를 알고 있는 할아버지가 어느 날, 비가 와도 아프지 않은 자신의 다리를 느끼면서 병은 사라지고 없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듯이, 낭월도 을목일로부터 자유로운 날이 오지 않겠는가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그렇게 되면 비로소 팔자가 맞지 않는다는 말을 해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벗님은 어떠신지요? 이 상쾌한 아침에 팔자가 맞지 않도록 할 계획을 세워보시는 것도 즐겁지 않겠나 싶네요. 그렇게 되어야 비로소 자유인이라고 하겠으니 부디 멋진 결과가 있으시기를 기원드리겠습니다.




        2006년 9월 25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