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 동국대학교 강의 소감

작성일
2006-09-1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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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동국대학교 강의 소감










알찬가을을 보내고 계시는지요. 낭월입니다. 지난주에 시작이 된 동국대학교의 사회교육원 명리학과 강의로 인해서 분주하게 서울 나들이를 했습니다. 어제까지 2주간의 강의를 하고 나니 조금은 적응이 되기도 하네요. 궁금하신 벗님도 계실 것 같아서 약간의 소감을 적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1. 초급과정




화요일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초급과정에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감로사에서는 늦어도 새벽 7시에 출발을 해야 한다. 비록 분주하기는 하지만 시간을 넉넉하게 여유를 두고 도착을 해 보면, 무엇보다도 배움의 터에서 공부하고자 아침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많은 젊은이들이 등에는 배낭을 짊어지고, 새로운 지식을 얻고자 모여드는 모습을 보면서 잠시 특별히 마련해 준 공간에서 3시간동안 무슨 지식을 전해 드릴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 여유로움도 좋다.




강의를 듣고자 등록을 하신 학생들이 거의 정원에 가까운지 강의실에는 빈자리가 몇 보이지 않으니 또한 시간을 맡은 낭월에게는 짐짓 묵직한 압력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과연 그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답을 전할 수가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조심조심 시작을 하는 강의이다.




그 학생들 중에는 나름대로 공부를 많이 하신 다음에 정리를 하려고 등록을 하신 분도 계시겠고, 혹은 그야말로 전혀 처음으로 뭔가.... 싶어서 얼떨결에 등록을 하신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어떤 분은 친구 따라 놀러 왔다가 뭔 말인지도 모르고 낭월의 수다(!)가 재미있어서 등록을 했다는 말씀도 해 주시는 것으로 봐서 그야말로 초급반의 실력은 천차만별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느 학생이 질문을 했다.


“그러니까 간지(干支)를 결합시킨다는 이야기지요?”


“그렇습니다. 천간(天干)과 지지(地支)가 한 조가 됩니다.”


“그러면 갑자(甲子), 갑축(甲丑), 하는 식으로 이해를 하면 되나요?”


“예? 아, 무슨 말씀인가 했네요.”


“짝을 지으려면 그렇게 될 것 같은데요?”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과연 처음으로 입문을 하신 학생 분임을 능히 알고도 남겠다. 적어도 갑자(甲子) 다음에 을축(乙丑)이 온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할 정도라고 하면 그야말로 ‘완전초보자’라고 해야 하겠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질문을 들으니 갑자기 마음이 푸근해지는 것은 무슨 소식일까? 너무나 반가운 마음이 드는 것은 다른 물이 전혀 들지 않았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의 할 일이 있음을 동시에 느꼈던 것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질문은 아무나 할 수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연 무슨 마음으로 등록을 하여 자평명리학(子平命理學)을 공부하시고자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물러남이 없이 꾸준하게 간지(干支)의 이치를 궁구해 주실 것이라고 하는 믿음이 생기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라고 해야 하겠다.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본 입문자의 생각을 보면서 초급과정에 너무 잘 어울리는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시간에는 사주작성법(四柱作成法)을 강의했더니만 어느 분이 이야기를 한다.


“스님의 강의는 참 특이하게 시작하시네요.”


“그런가요?”


“보통은 자평명리학의 틀을 설명하는 것이 첫시간의 풍경인데, 스님은 첫시간에 사주작성법을 가르치니 참 특이하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 그럴 만도 하겠습니다. 우선 자신의 사주를 적는 방법을 알고 나서 천천히 음양부터 대입을 하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


“저는 자평명리학의 윤곽에 대해서 설명을 좀 들어보려나 해서 왔는데, 의외였습니다.”


“그것은 다음 시간에 말씀드리지요. 그렇지만 그러한 역사야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우선 오늘 배워서 저녁에 활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관점으로 강의를 할 생각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번 주에는 간단한 자평명리학의 흐름에 대해서 언급을 하고는 바로 음양론(陰陽論)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켰다. 언제나 즐거운 대목이라서 음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그냥 흥이 나는 낭월이다.




“음양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다 아실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본격적으로 돈을 내고 음양공부를 해 보십시다. 하하~”


“와하하~”


“남과 여에서 양(陽)은 어느 것인가요?”


“남자요~!!!!”


“그렇습니다. 왜 남자가 양인가요?”


“남자는 강하니까요.”


“그런가요? 그렇다면 양은 강하고 음은 약하다는 관점이셨네요?”


“그렇지요.”


“다시 질문입니다. 양과 음이 대립하면 누가 이기나요?”


“그야 음이 이기지요.”


“그렇다면 남자가 강해서 양이라는 말은 어떻게 수정을 해야 하나요?”


“그렇군요.......”




이와 같은 대화를 하면서 과연 음양관에 대해서 먼저 생각한 사람의 의견이 후학에게 유익한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들 진지하게 이야기에 빠져들어서 왜 음이 음이고, 양이 양인지를 생각하는 모습들.......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는 배움터에서만 느낄 수가 있는 희열감이었다.




“다시 질문 드립니다. 도인(道人)과 속인(俗人)입니다. 누가 양인가요?”


“속인이 양입니다.”


“그렇군요. 왜 그런가요?”


“속인은 활발하고 도인은 움직이지 않으니까......”


“정답입니다. 이때에는 동정(動靜)으로 음양을 관찰하셨군요.”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보니 3시간은 너무도 짧기만 하다. 그렇지만 모두들 이야기에 취해서 음양의 바다를 유영하는 모습들이 얼마나 진지하든지 시간이 다 되었다는 말씀을 드리기가 오히려 죄송한 낭월이었다.




“선생님~!! 한 시간만 더 해요. 시간이 너무 짧네요.”


“아이구~ 정말 시간이 짧네요. 그렇지만 사정이 그러하니 어쩔 수가 없네요. 나머지 시간이 주어지실 테니까 일주일동안 음양에 대해서 최대한 구분을 해서 노트에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많이 적을수록 음양에 대해서 고수가 되는 것입니다. 또 다음 시간에 이야기를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 중급과정




화요일 오후에는 3시부터 중급과정의 시간이다. 다행히 점심을 먹고 잠시 쉴 시간이 있어서 에너지충전은 가능하다.




강의실 공간은 한정되어 있고, 강의를 듣고 싶은 사람은 많아서인지 강의실 앞에서 행정실 직원이 일일이 이름을 확인하여 입실시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수강등록을 하지 않고 듣는 것을 방지하기도 하는데, 우선 수강료를 내고 공부하는 학생이 공간이 좁다고 불평을 첫 시간에 한 원인이기도 했다.




처음에 시작을 할 적에는 이미 지난 학기에서 초급을 들으신 경우에는 아마도 내용에서 일관성이 좀 달라서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염려를 했는데, 잘 적응이 될지 모르겠다. 다만 강의를 하는 사람이 바뀌면 내용도 바뀐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인지라, 다들 그러한 정도는 수용을 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기는 했는데, 일종의 과도기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주에는  십성(十星)의 기본형에 대해서 설명을 해 드렸는데, 이번 주에는 배우자의 인연에 대해서 십성으로 관찰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표정을 살피니까 공감이 되기도 하고, 그야말로 ‘움찔’하기도 하는 것을 느끼면서 접수가 잘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렇게 배우자의 십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십성에 대한 이해를 보다 현실적으로 대입해 가면서 이해를 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겠다는 판단에 의해서인데 효과가 좋다고 생각이 되기도 했다.




3. 연구과정




수요일 오전 10시에 전개되는 강의이다. 이름의 순서에 의하면 고급과정이라고 해야 하겠지만 또 다른 이름으로 진행되는 명리학강의가 있어서 연구라고 이름을 정한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연구과정에서는 줄곧 용신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다.




억부용신(抑扶用神)에 대해서 정확한 이해를 한 다음에 조후(調候)와 병약(病弱)의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면서 차근차근 진행을 하려는 계획인데, 연구반은 아마도 나름대로의 공부가 많은 분들이 등록하셨을 것으로 생각하고, 새로운 이론을 듣게 됨으로 인해서, 혼란스럽지 않을 것인가에 대해서 늘 생각을 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하게 되는 것은 또한 처음부터 안내를 한 과정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억부용신을 찾기 위한 전초작업으로 일주(日主)의 강약(强弱)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인데, 그 방법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으로 시도를 해 봤는데, 효과가 있었는지 모를 일이다. 다만 예전의 방법대로 득령(得令), 득지(得地), 득세(得勢)로 논하지 않았던 것은 가능하면 쉽게 강약을 찾도록 하자는 의도에서였는데, 어느 정도 효과는 있었던 것으로 생각이 된다.




사실 용신만 상세하게 이야기를 해도, 한 철이 부족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실제로 임상을 하도록 안내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이 되어서 보다 효과적으로 용신을 찾는 방법을 강구하게 되었는데, 2주간의 6시간 강의로 용신법을 마무리 했으면 참으로 번갯불에 콩을 볶아 먹은 셈이기는 하다. 다만 중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고 활용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나머지 시간에도 많은 연습을 한 다음에 또 다음 시간에서는 용신격(用神格)에 대해서 설명을 해 드리겠노라고 하고 마무리를 지었다.




4. 사주심리학 과정




이번 가을에 신설된 과목이다. 그리고 수강료도 가장 비싸니 아무래도 등록을 하시는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해야 하겠다. 더구나 이야기를 알아들으려면 초보자는 곤란하므로 어느 정도의 기본이 필요한데, 대략 잡기는 십성(十星)의 원리 정도를 이해하면 따라갈 수가 있을 것으로 기준은 잡았지만 그래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대적으로 다른 과목에 비해서 인원은 적었는데, 그렇게라도 시작을 했다는 것이 낭월에게는 하나의 보람이기도 한 과목이다. 정말 오래 전부터 사주심리학에 대해서 강의를 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행정지원실에 수강신청을 하면서 문의하는 내용을 잠시 들어봐도 다들 시주심리학에 굉장한 관심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앞으로 차근차근 공부가 되어가면서 자리를 잡을 것으로 판단이 된다.




첫 주에는 십성(十星)의 기본형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어제는 십성의 기본형을 마친 다음에 십간(十干)의 기본형(基本形)에 대해서 설명을 했는데, 이야기의 내용은 상당히 무거웠지만 나른한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메모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자평명리학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품어보기도 했다.




다음 시간에는 십간(十干)과 십성(十星)의 상호 관계에 대해서 설명을 할 예정인데, 상당히 심도(深度)있는 접근이 되는 바람에 한 동안은 좀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바로바로 활용이 되도록 하는 관점에서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한 주를 두고 활용하노라면 정리가 잘 될 것으로 기대가 되기도 한다.




또한 앞으로 다른 대학에서도 사주심리학이라는 제목으로 많은 명리학자들의 강의가 개설되어서 정말 멋진 명리학의 심리분석이 한국심리학의 기준이 되는 날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인데 그것이 이제서야 첫돌을 놓은 셈인가 싶기도 하다. 시작이 어렵지 시작이 되고 나면 다음에는 점점 수월해 질 것으로 생각이 된다. 물론 처음의 강의이기에 다소 고민도 많이 하고 있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방향이 나타날 것이고, 그렇게 되어서 ‘사람의 마음을 읽을 각광받을 학문’으로 자리매김이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는데, 그러한 시작에서 공부의 인연이 되신 사주심리학과의 인연들에 특별한 애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5. 분주하기는 하지만




이상과 같은 소감을 적어 봤습니다. 매주 서울나들이를 하는 것이 분주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최대한의 노력으로 좋은 씨앗을 심는다는 마음으로 자리를 잡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앞서네요. 앞으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비록 바쁘기는 했지만 보람이 있다는 결론으로 자신의 일을 평가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분주했던 시간들을 되짚어 보고 있는 낭월입니다. 또 다음 시간에 강의를 할 자료에 대해서 정리를 해 놓고 쉬어야 하겠습니다. 관심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하루도 행복하신 나날이시기를 기원드립니다.




           2006년 9월 14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