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등려군 누님 니하오~~!!!

작성일
2006-04-10 15:14
조회
7657
 

[제300화] 등려군 누님 니하오~~!!!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모처럼 한 달여의 휴가를 대만에서 즐겁게 보내고 돌아왔는데 여행기를 올려드린다고 생각만 하고서는 감로사 개강이다. 밀린 상담이다 해서 차일피일하다가 이제서야 조금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우선 등려군 누님을 방문했던 이야기를 정리해 봤습니다. 혹 나중에라도 관심이 있으시면 참고하셔서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1. 책 사러 나가다가 만난 택시기사




하루는 오전 일과를 마치고 서점에 책을 사러 나가려고 택시를 탔습니다. 그랬더니 택시기사가 뭐하는 사람이냐고 묻더군요. 대략 40대 초반 정도 되어 보였는데, 말이 어눌했던지 관심을 보이더군요. 타이페이 사람들은 자신들을 닮은 외국인은 거의 일본인이겠거니 합니다. 그래서 한국인이라는 말에 호기심이 생겼는지도 모를 일이네요.


그래서 풍수공부를 하는데 유명한 사람의 산소를 한 번 찾아가 보고 싶다고 했더니만 좋은 곳이 있다는 겁니다. 어디냐고 했더니 바로 등려군의 묘라는 것이지요. 등려군이라고 하면 젊은 세대들이야 또 모르겠습니다만, 나이가 좀 드신 벗님들이라면 관심이 있으실 수도 있겠네요. 특히 낭월이 중국어를 배우면서 늘 접하게 되는 노래이기도 해서 관심이 좀 각별했다고 생각이 되기도 합니다.


반가운 마음에 어디에 있느냐고 했더니 택시로 한 시간 정도만 가면 된다네요. 대략 논산에서 대전을 갈만 하겠다고 판단을 하고 얼마나 받을 거냐고 하니까 1000원은 받아야 하겠다는군요. 천원이면 대략 따져서 3만 원정도 되는가 봅니다. 그 정도로 누님을 뵙는다는 것은 상당히 괜찮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그래서 당장에 차를 돌리자고 했지요. 그렇게 해서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그 기사친구가 사진은 잘 찍어 주겠노라고 약속도 했습니다. 그래서 마음 놓고 택시 여행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2. 위치의 이해




대략적인 위치를 찾아보게 된다면 참고가 되실 것 같습니다. 지도를 스캔해 봤습니다. 잘 보이지는 않겠지만 그냥 참고만 하시는 용도로는 가능할 것으로 생각이 되네요.


 



[아래의 청색 동그라미 부분이 타이페이입니다. 그리고 보래색과 청색이 만나는 지점이 바로 등려군님이 쉬는 금보산(金寶山)입니다. 직선으로 보면 청색선이 가까운데 보라색선이 해안선이라 풍경이 좋았습니다. 비취빛 바다색은 한국의 진청색 바다와는 대조를 이루기도 합니다.]


 



[연두색 동그라미가 묘역입니다. 그리고 지도에서는 금보산 옆에 '균원(筠園)'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는데, 이 균이 등려군의 균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겠느냔 말입니다. 혼자서 지도를 아무리 봐도 모르겠더니만 가서 실제로 보니까 비로소 이해가 되었습니다. 균원이라는 것은 등려군을 위한 묘역동산이라는 의미로 상당히 큰 대접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살펴보시지요. 택시를 타고 한 바퀴 비잉~ 돌은 듯한 기분이 들지 않으시는지요? 지도에 표시한 청색 선을 따라 갔다더라면 훨씬 가깝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만, 실제로 바닷가로 달려간 코스는 훨씬 멀어 보이네요. 그래도 그 길이 경치가 좋기 때문에 산속으로 가는 것보다는 좋다고 주장을 했으므로 특별히 뭐라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어찌보면 이미 결정이 난 금액이므로 기왕이면 경치도 좋은 곳으로 해서 가면 해로울 것이 없다고 하는 것도 되겠고, 워낙이 바다를 좋아하는 낭월인지라 구태여 나중에 이 문제로 탓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야말로 한 시간을 달려서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등려군의 묘지는 맨 끝에 있더군요. 기사도 있다는 장소만 알았지 가보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관리하는 경비들에게 서너 번은 물어서야 겨우 해당하는 목적지에 도착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3. 등려균(鄧麗筠)의 묘




아마도 여기에 오지 않았다면 등려군(鄧麗君)의 이름이 등려균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알기 어렵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본래의 이름은 이와 같았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렇게 알려진 예명을 사용하지 않고 본래의 이름으로 표기한 사람들의 생각도 특이하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그녀의 전신상입니다. 검은 동으로 부조를 만들어놨습니다. 생전의 모습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추억에 잠길 것도 같습니다.]


 



[43년을 살다가 떠난 흔적인가 봅니다. 어떻게 사느냐는 것은 얼마나 사느냐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가 싶기도 합니다.]


 



[연상의 여인을 사랑할 수도 있지요뭐...... 차가운 대리석이 왠지 부드러울 것만 같았습니다.]


 



[실제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남겨진 소리만은 익숙하게 지금도 듣고 있는 있는 어쩌면 외로울 영혼께 향을 사뤄 공양했습니다.]


 



[저승의 맛이 어떠신교? 그 이바구를 좀 해 주시소......]


 



[특별히 등려군을 위한 묘역임을 나타내는 균원입니다. 참고로 다른 구역은 수원, 복원 하는 식으로 상투적인 구역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여기만 균원으로 되어 있다는 것도 말씀을 해 드려야 아시지요.]


 



[시간이 여유로우면 천천히 음미를 하겠는데, 택시기사를 세워놓고 여유를 부리는 것도 신경이 쓰여서 사진으로 담아서 나중에 풀어보기로 했습니다.]


 



[한가로우신 벗님은 비명을 읽어 보시면서 음미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나중에 살펴 볼 요량입니다.]


 


우선 방문자로써의 인사를 올렸습니다. 방금 다녀 간 일본인 팬들의 생화가 그대로 향기를 내뿜고 있었습니다. 과연 일본에서 활약을 한 흔적이 대단하다고 해야 하겠네요. 꽃을 사들고 찾아와주는 사람들이 끊이지를 않으니 비록 육신은 벗었지만 영혼은 늘 행복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도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아서 벽에 똥을 칠하면서 버티는 것과, 죽어서 오래도록 묘소에 향기로운 꽃을 들고 오는 사람들을 맞이하는 마음과는 무엇이 더 좋을지........


물론 여기에 답은 없지요. 다만 각자의 운명의 사슬에 이끌려서 각기 자신의 길을 가고 있을 뿐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배회했습니다. 그리고 택시기사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도 하면서 그렇게 잠시나마 등누님과의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누님께서 저승의 이야기를 들려 주실랑가.... 하여 잠시 춘몽에 들어 봤습니다만, 묵묵부담이네요. 그냥 '쉬었다가 가시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4. 등려군의 사주팔자




時 日 月 年


丁 庚 甲 癸


丑 戌 子 巳


75 65 55 45 35 25 15 05


壬 辛 庚 己 戊 丁 丙 乙


申 未 午 巳 辰 卯 寅 丑




겨울의 庚金이네요. 금이 의지할 곳이 약하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五行에서 土의 성분이 된다고 하겠습니다. 아울러서 조후의 관계는 크게 비중이 없는 것으로 봐도 되겠습니다. 일지의 술토를 용신으로 보고 싶습니다. 비록 조토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자월임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따스한 아랫목이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용신을 토에 두고 희신은 화로 본다면 무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1세에 중화텔리비젼음악대회에서 1등을 하고 그 후로 음악을 배워서 19세에 이름을 떨쳤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축토대운에 기틀을 잡았다고 하겠는데 중간의 木火운은 용신을 살려줘서 도움이 되었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많이 힘들었겠다는 것은 寅木대운이 용신을 극하기 때문으로도 보겠습니다. 28세에는 중국대륙까지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고 하네요.


보기에 따라서는 겨울의 금이라서 관살을 용신으로 삼을 수도 있겠다고 하겠습니다. 그야 아무렇거나 그리 중요하지 않겠습니다. 어떻게 살았는지가 궁금할 뿐이네요. 사실 겉으로 얻어진 명성이나 결과물은 남들의 관점일 뿐이거든요. 개인적인 행복과 불행은 본인만 알고 있다고 이해를 하는 것이 정확할 것입니다.




5. 묘지는 申坐寅向




풍수 공부를 조금 했다고 산소의 좌향도 살펴보고, 엉성하지만 엘로드로 지맥도 살펴봤습니다. 다만 이것은 다 믿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여하튼 나름대로 할 수가 있는 것은 조금 해 봤다고 하면 되겠습니다. 사진의 설명을 보시면서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뒤의 모습입니다. 워낙 숲이 우거져서 형세가 보이지는 않네요. 용이 좋은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생략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전경입니다. 큰 마을처럼 보이시지요? 모두가 다 으리으리하게 꾸며진 대리석의 있는자들의(혹은 있었던 자들의) 뒷모습입니다. 대만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공원묘지랍니다.]


 



[엘로드가 벌어지면 좋은 기운이라고 합니다. 다만 실제로 그런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않습니다. 편안한 자리에 누워게신 것으로 믿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눈여겨 바라보는 빨간 점퍼의 타이완 여성은 집에 가서 별난 놈을 봤다고 할 뉴스를 장만하고 있지 싶습니다.]


 





6. 생전의 일이나, 사후의 일이나.....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생전에도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던 그 목소리로, 저 세상에서도 영혼들을 위해서 노래를 부르고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등려군 님의 묘 앞에는 피아노 형상의 구조물이 있고, 여기에서는 항상 쉬임없이 그녀의 노랫소리가 흘러나옵니다. 그리고 지대가 비교적 낮은 곳에 임하고 있으니 다른 분들의 산소에서 영혼들이 내려다보면서 노래를 청취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래를 부르던 장면을 조각으로 남긴 것 같습니다. 그리고 노랫소리는 끊이지 않고 울려 퍼집니다. 저 많은 영혼들은 그 노래소리를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대형피아노는 그녀를 위해서 준비한 것입니다.]


 



 


7. 돌아오는 길




문제는 돌아오는 귀로(歸路)였습니다. 갈 적에는 1000원에 흥정을 했는데, 막상 가서 보니까 타고 간 택시가 아니고서는 달리 방법이 없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다시 귀로를 흥정하게 되었는데, 약간이나마 절약을 하기 위해서 전철이 닿는 곳까지만 택시를 타기로 했더니 700원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300원을 절약했습니다. 그 곳은 담수(淡水)라고 하는 곳으로 전철의 종점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나들이가 즐거웠습니다. 이제 음악을 들어도 그냥 추상적인 생각만이 아니고, 그 화려한 모역도 떠오르네요. 그리고 주변의 묘들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호화판입니다. 기사의 말로는 자신도 들었는데, 이곳에 묻히는 사람들은 모두 엄청난 부자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잘 꾸며진 모역은 한화 30억에서 50억이 든다던가요? 물론 엄청나게 많이 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적어도 이 묘역에 묻히는 사람은 세상에서 한 가락들 하고 돌아와서 쉰다고 해도 되겠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느끼시겠지만 얼마나 화려하고 부티가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자손들도 벌초를 할 필요가 없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 또 특이한 구조라고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매년 죽은 조상 머리를 깎아 드리느라고 자손들이 시달릴 필요가 없겠는데 이것이 좋은 것인지 힘든 것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지기를 가득 담아서 자손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면 대리석으로 덮어두는 것도 좋지 않겠나 싶습니다. 좀 가난한 사람들의 산소도 봤어야 하는데, 우찌우찌하다가 보니 그렇게 하지 못해서 조금은 아쉽습니다. 죽은 조상을 위해서 화끈하게 돈을 쓰는 대만 사람들의 모습을 봤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등려군의 가장 가까운 이웃집을 방문해 봤습니다. 검은 대리석에 금장글씨가 돋보이네요.]


 



[이름을 보니 발해에서 족보가 시작된 고씨가 아닌가 싶습니다. 왠지 익숙한 지명이지요?]


 



[언뜻 보면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자세히 봤더니 이렇게 표지가 각을 이루고 틀어져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연두색의 길이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이기법의 풍수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가 있으 것 같습니다.]


 



[이 곳의 묘지는 전부 이와 같은 호화분묘입니다. 면적도 넓직합니다. 생전에 부유한 사람은 사후에도 여유를 즐기는 것 같습니다. 떠난 이의 치장에 총력을 기울인다고 합니다. 또한 대만 사람들의 특징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 이웃에 있는 또 다른 묘지입니다. 가족묘지도 있고, 개인묘지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에는 합장인 듯 하네요. 그리고 대체로 지맥을 잘 찾아서 쓴 것으로 감지는 되었습니다만 또한 다 믿을 수는 없겠습니다.]


 



[사진으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만, 바다가 멀리 보였습니다. 경치 좋고 명당이라고 소문이 난 자리일 것으로 생각을 해 봤습니다.]   


    8. 마무리



풍수에 대해서 관찰을 한답시고, 먼 걸음을 했는데, 막상 감상에 젖어서 이런저런 생각만 하다가 온 것도 같습니다. 이 정도의 방문감상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즐거운 하루(실은 한나절)였습니다.


늘 즐거우신 나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2006년 4월 10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