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9] 영하 2~30도 체감의 타이샨

작성일
2006-03-28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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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영하 2~30도 체감의 타이샨








태안의 꽤 그럴싸한 호텔에 방을 잡았습니다. 태안은 태산의 아랫마을입니다. 푸욱 쉬고서 아침에 식당으로 내려갔더니 꽤 깔끔한 아침을 준비했더군요. 든든하게 먹고 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뉴스를 보니까 영하 8도라는 겁니다. 물론 한국도 한파가 오락가락했지만, 태산은 좀 심하더군요. 그리고 산에 올라가니까 볼을 떼어가려고 하더군요. 영하 30도는 될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무척 추웠습니다. 바람은 또 왜 그리 강하던지요.


 



[아침을 먹는데 밖이 떠들썩해서 내다 봤습니다. 그렇게 차가운 날인데도 직원들을 밖에서 모아놓고 조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먹고 살기 참 힘들어 보였습니다. 하하~]


 



[태산입구의 안내판입니다. 이렇게 조감도에서 대략적인 지형과 산세의 흐름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자료라고 하겠습니다.]


 


날이 너무 추워서 삭도의 끝에 있는 중천문에 도달하니까 너무 추운 겁니다. 그래서 길가의 국수집에 들어가서 뜨거운 국물로 속을 좀 데웠습니다. 여하튼 추운 곳에서는 따뜻한 조후가 최고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 바람으로 정상인 옥황정까지 올라갈 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싸매고 앉은 폼들이 북극난민들 같습니다. 맛이 문제가 아니고 뜨거운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엄청 추운 날이었습니다.]




불과 일 년 반전에 들렸던 태산이지만 눈이 가는 장면은 달랐습니다. 산천의 기운이 어떻게 생겼을지를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던 것 같아서 말이지요. 여하튼 자연은 아는 만큼만 보여주는 것인가 싶습니다. 많이 이해를 해야 하겠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산에 올랐습니다.


 



[산에 오르다가 뒤를 돌아다 봤습니다. 준령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서 산세들의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네요. 위의 사진과 비교해 보세요. 훨씬 부드럽게 느껴지는 능선입니다.]


 



[저 아래로 흐르는 강물도 보입니다. 태산에서 가장 큰 도관의 모습입니다. 눈이 간간히 뿌려서 분위기를 더욱 냉랭하게 만들었지요.]


 



[저 멀리로 산동평야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날씨가 화창했더라면 시야가 더욱 많이 확보가 되었을텐데 흐린 것이 아쉬웠습니다.]


 



[옥황정의 앞에서도 강력한 기운이 잡혔습니다. 그리고 중국인들도 그 장면을 보면서 신기해 하기에 엘로드를 빌려줘 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디카가 자꾸 꺼집니다. 건전지가 맥을 못쓰나보다 싶었는데, 추우니까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은 모양이네요. 새로 사서 갈은 건전지도 바로 꺼져서 속은 것이라고 했더니만 내려와서 다시 넣으니까 그대로 작동이 하는 겁니다. 디카 밧데리가 맥을 못 쓸 정도의 추위였습니다. 대략 짐작이 되시지요?


 



[당신의 작은 한 걸음 다가서는 것은 문명으로 나아가는 큰 걸음]




그렇게 태산을 둘러보고 여러 가지로 기의 상태를 관찰하고는 다시 칭다오로 차를 돌렸습니다. 그런데 귀가하는 도중에 폭설을 만났습니다. 그렇게도 춥더지만 결국은 폭설까지 고속도로에 뿌리는 악천후였습니다. 물론 기사의 침착한 운전으로 폭설구간을 벗어나서 무사히 귀가는 했습니다만, 그 바람에 차 안에서 기사(한족)와 직원(조선족)을 상대로 음양오행론을 펼쳤습니다.


지루한 길에서는 적당한 양념이지요. 기사도 알아듣도록 한국말과 중국말을 섞어서 푸짐하게 설명을 해 줬습니다. 음양과 오행의 관찰력은 깊을수록 자연을 쉽게 설명을 할 수가 있겠다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그렇게 웃으며 떠드는 사이에 칭다오에 도착해서 여정을 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은 짝퉁시장에서 모조품 구찌랑 그 흔한 참깨, 호도, 잣을 사주셔서 들고 왔는데, 인천에서 그만 호두는 두고 가라고 하는 바람에 못 들고 나왔습니다. 호두는 휴대품에서 제외되어 있다네요. 혹 모르시고 사오지 말고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해서 일주일 정도의 여정을 잘 마쳤습니다. 여러 가지로 마음을 써주신 동천선생님께 감사드리고 많은 가르침 주신 금산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좋은 인연으로 유익하신 시간이 되었습니다.




       2006년 3월 28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