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 관재구설이 무섭습니다

작성일
2005-12-0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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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관재구설(官災口說)이 무서운 이유


 


 


 


겨울의 함박눈이 소리없이 내리는 12월의 밤이네요. 저녁에 KBS스페셜을 봤습니다. 어느 사람이 온갖 고문을 겪으면서 선량한 국민에서 간첩으로 변해가는 과정과, 그렇게 되도록 진행되어가는 과정에서 고문하는 사람과, 그 고문상황을 묵인해야만 하는 판사와 검사의 고뇌가 모두 함께 묻어있는 역사의 슬픈 장면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특히 정치적으로 무슨 일만 있을라치면 반드시 간첩단이 나오던 기억도 떠올려 봤습니다. 어른들은 간첩단 소식이 나오면 늘 그러셨지요. '또 무슨 사건이 터질 모양이구만....'이라고 말이지요. 어려서 배운 것은 충성과 정의와 올바른 사회의 민주주의에 대한 것이었습니다만, 그러한 것을 가르치던 어른들은 과연 어떻게 살아갔는지 그 면면을 살펴볼 한 단면이 된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것이 과거의 일이기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아무도 모른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요. 그래도 총칼과 권력 앞에서 무명의 민초들은 그야말로 하루살이에 불과할 수 밖에 없는 시대가 또 오지 말라는 법이 있겠느냐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그야말로 인권(人權)이라는 것은 잠꼬대에 불과하다는 것도 생각하게 됩니다.


아는 놈이 더 무섭다는 어르신들의 말이 떠오릅니다. 필시 중세시대의 한 역사인 줄만 알고 있었던 '마녀사냥'은 오늘 이 시대에도 그대로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왜냐면 자유시대라고는 하는데, 여전히 양반과 종이 함께 공존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니 말이지요. 과연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요? 그러한 것이 있기는 할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그러면서 습관적으로 생각의 연결고리를 찾기도 합니다. 사주팔자에서 관살이 기신이고 흉한 운이 오면 그러한 과정에서 희생물이 될 수도 있겠느냐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제서야 누명이 풀렸다는 어르신의 사주팔자도 좀 봤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팔자와 유관할 것이냐는 것이 사주전문가의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낭월의 소견으로는 아마도 팔자와 무관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왜냐면 국가기관은 개인의 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인의 운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그야말로 재수가 없으면 당하게 된다고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어딘가 있겠습니다만, 그러한 것이 순수한 팔자의 영향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벗님은 괜한 일로 남의 마음을 상하게 하시는 일은 없으신지 생각을 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하다 못해 게시판의 글들에 대해서도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적은 없는지도 생각해 보실 일입니다. 추적하고 추적해서 어떻게라도 원한을 갚고자 한다면 과연 무사할 것으로 확신을 할 수가 있겠느냐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원기은중사불회(怨起恩中死不灰)라고 했습니다. 여하튼 웃으면서 즐거운 하루가 되도록 그래서 항상 두 다리를 편안하게 뻗고 휴식을 취할 수가 있도록 늘 자신의 언행에 조심하는 것이 구시화문(口是禍門)이 되지 않도록 하는 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은 표현의 길이 입에서도 가능하지만 손에서도 가능합니다. 다 같은 말이겠습니다.


구설에 휘말려서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한번 정도는 더 생각을 해봐야 하겠습니다. 어른들은 늘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관재구설이 없도록 늘 조심하고 지혜롭게 살피라는 말씀이셨지요. 그리고 이렇게 험난한 세상을 살아오신 경험에서 나온 진정한 지혜의 말씀이라는 것을 또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때로는 뒤도 살피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나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 일요일 저녁어었습니다. 벗님의 나날에서도 관재구설을 만나지 않고, 자유를 만끽하시는 나날이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05년 12월 4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