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 공부에 시간이 필요한 이유

작성일
2005-10-1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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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공부에 시간이 필요한 이유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한담은 한가할 적에 써야 한다는 핑계로 좀 늦었네요. 주변의 얽히고설킨 일들을 정리하고 비로소 마음의 여유를 얻어서 간단하게나마 한담을 써 보려고 마음을 일으킵니다. 마침 일요일이라는 핑계도 있네요. 원래 자유업에 일요일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스스로 마음에 그렇게라도 여유를 가져보겠다고 하는 것인가 싶습니다.




바쁜 중에 10월부터는 다시 중국어 학원에 등록을 했습니다. 시간이 되면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게으른 학생의 핑계로 생각이 되어서 만사를 뒤로 미루고 일단 등록을 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반 달 정도를 다녔네요. 비록 집에서는 책을 볼 시간도 없지만 그래도 학원에 가서 재잘대는 시간이 즐거워서 뭔가 채워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설마 학원 중독은 아니겠지요?




며칠 전에는 어느 화교(華僑)를 만났습니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잘 하는 사람인데, 이야기를 하다가 대만의 거래처와 전화를 하더군요. 영업적인 문제로 낭월의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한 전화였습니다. 당연히 중국어로 통화를 하는데, 신기하게도 그 사람의 말이 다 귀에 들어오는 것입니다. 물론 뜻도 함께 해석이 되어서 말이지요. 순간적으로 너무 신기했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귀를 칭찬하다가 문득 그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뭐냐면 바로 시간과 공부의 함수관계에 대해서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무슨 말씀이냐면, 비록 얼른 이해가 되지 않고,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는 못하더라도 꾸준하게 노력을 하면 결국은 해결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만사는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것이 더 정확하겠습니다.




예전에는 무슨 말인지 다 못 알아 들어서 갑갑한 기분이 많이 들었는데, 지난 여름은 벗님도 아시다시피 책을 쓴다, 자료조사를 한다 등등의 일들로 어학 공부는 전혀 못했거든요. 그러니까 다 잊어버리고 그나마 배웠던 것도 다시 배워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그의 말들이 귀에 쏙쏙 들어오니 얼마나 반가웠겠어요. 이해되시지요?




그런데 어찌 말을 배우는 일에만 이렇겠느냐고 하는 것이 덤으로 깨달은 부분입니다. 사주공부도 마찬가지지요. 처음에는 전혀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어디에 떨어지는지도 모르고 어벙벙하게 시간만 보내는 것을 자책해서 자신은 아예 소질이 없다고 스스로 체념하거나 포기하는 마음을 갖게 되실 벗님들도 적지 않으실텐데 이러한 소식을 전해 드리면 이 가을에 더욱 열심히 공부하시지는 않을까 싶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아울러서 낭월도 머리로만 알던 것을 실제로 느끼고 보니까 과연 뜻이 있는 곳에는 길이 있다는 말이 실감나기도 하네요. 그래서 현공풍수 공부에도 자신감이 생깁니다. 비록 우둔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 점점 하나씩 보이기 시작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다시 떠오르는 속담은 ‘시작이 반이다’라는 것입니다. 무엇이든지 일단 시작을 해 놓고 보면 꾸준함만 남는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최상의 연장을 사용해서 좋은 방법에 좋은 선생에 노력까지 한다면 더욱 앞당기겠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해도 포기를 하는 것은 참으로 서둘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계룡산에도 산상(山上)에는 초록색이 많이 변했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서 단풍이 들겠네요. 그래봐야 별 멋은 없겠지만 사실은 자연 그대로의 가을을 느끼게 해주는 것만으로도 즐겁겠습니다.




그리고 한담(閑談)에 여담(餘談)입니다만, 수박을 따 먹었습니다. 무슨 말씀이냐고요? 마당가에 집을 지으면서 봄에 버린 수박씨앗이 열매를 맺었지 뭡니까 사진을 보여드려야 하겠네요.


 



[낭월의 작업실 바로 앞의 축대 끝에 수박이 나서 자랐습니다. 세력도 무성하네요. 숨어있는 수박이 보이시나요?]




[얼마나 싱싱해 보이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노랗게 핀 꽃은 또 얼마나 소박한지요. 이러한 것도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가 싶습니다.]


 


원래 수박 한 통 따먹으려면 얼마나 많은 거름과 노력을 해야 하는데, 마당 구석에서 동글동글하게 자라서 익어준 수박이 얼마나 고마운지 차마 따먹지 못하고 오며가며 보기만 했는데, 4살짜리 조카 녀석이 오더니만 뚝 따버린 겁니다. 그래서 미리 사진이라도 찍어 두기를 잘 했다고 생각이 되었네요. 이것도 좋은 명당의 영향이라고 혼자 생각하면서 흐뭇해하고 있습니다. 하하~




아침 저녁으로 쌀랑한 기분이 참 좋네요. 이제 책을 많이 읽어야 하겠습니다. 언제나 읽는 책입니다만, 가을에 읽으면 더욱 알차게 느껴지는 것은 계절의 영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벗님도 많은 수확 거두시기 바랍니다.




        2005년 10월 16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