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 무학대사도 현공을 알았다.

작성일
2005-09-2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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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무학대사도 현공을 알았다.












상쾌한 바람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네요. 이제 낙엽이 지면 산천으로 돌아다니면서 자연 공부를 많이 해야 하겠습니다. 그 동안 현공풍수(玄空風水)에 대해서 많은 풍수 학자들이 생각하기를 ‘현공법은 엇그제 들어온 외래품’정도로 인식을 하고 있는 경우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아무래도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나 학문이다보니 그럴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보수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학자들이라고 한다면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 것도 과언이 아니지요.




낭월도 생각하기를, 얼마나 현공을 하는 학자들이 폐쇄적으로 전승을 했으면 이웃한 한국에서조차도 그러한 것에 대해서 전혀 몰랐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렇게 한국의 풍수학에 새로운 변화의 시도가 너무 늦지 않았느냐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책을 보다가 그렇지만도 않았다는 흔적을 발견하여 벗님께 소개해 올립니다. 참고를 삼은 서적은 정관도 선생이 해설을 한 무학(無學)의 《정음정양론(淨陰淨陽論)》입니다. 책의 이름은 지선당에서 나온 《무학대사 지리전도서》입니다. 여기에서 인용한 일부 내용을 스캐너로 올려 봅니다.




글씨가 잘 보이지 않을 것 같아서 동그라미로 표시를 했습니다. 앞의 페이지는 아니고, 몇 장 뒤에 있는 내용입니다. 그 안에 보면 현공(玄空)이라는 두 글자가 보이게 됩니다. 좀더 확대해서 보겠습니다.


 



 




내용을 보면 여러 풍수학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 중에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어서 적어 봅니다.


 



 


‘현공(玄空) 오행(五行)으로 향상(向上)에 붙여서 좌선(左旋) 우선(右旋)을 나눠서 생왕(生旺)을 논하고, 혹은 물의 생입(生入)과 극입(剋入)은 진신(進神), 생출(生出)과 극출(克出)은 퇴신(退神)으로 논(論)하고....’




라는 구절이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혹자는 이러한 글을 통해서 내용을 보게 되면 과연 그 말이 무학대사의 말인지도 모르겠다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야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것에 대해서는 진위여부를 논하는 것에 대해서 뭐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하필이면 空의 글자를 宮으로 잘못 쓰셔서 수정을 한 것도 시비를 하게 된다면 발단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까지 할 필요야 없지 싶습니다. 있는 그대로 놓고 생각해 보는 것으로 충분하지 싶네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과연 어제 오늘 들어온 새로운 풍수학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고 한다면 여기에 대해서는 크게 부정을 하지 않으실 것으로 생각이 되네요. 낭월의 생각은 이러한 정도 만이라도 이해를 하면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 소개를 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만약 무학대사가 그렇게 풍수의 고수로 이름을 남기셨는데, 이와 같은 공부 속에 분명히 현공학을 수용했다고 한다면 이것은 그야말로 묻혀 있던 자료를 찾아내게 되었다고 해도 되겠습니다.




물론 책의 내용을 봐서는 현공을 위한 책이 아니고 정음정양(淨陰淨陽)에 대한 설명입니다. 그렇다면 정음정양 속에는 현공법도 포함이 된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봐도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물론 간단하게 무엇이 정음정양법인지는 낭월이 모릅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야 하겠습니다만, 오늘의 이야기는 고려시대에도 현공법은 이 땅에 들어와서 연구하는 이들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 정도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또 열심히 공부 해 보십시다.




          2005년 9월 27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