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 소리오행의 혼란 ‘아’와 ‘마’

작성일
2005-05-1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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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2화] 소리오행의 혼란 ‘아’와 ‘마’
















내일이 을유년 부처님 오신날입니다. 그래서 대략 준비를 하느라고 분주한 가운데에서 잠시 한 생각이 일어나서 정리하고 있습니다. 사실 소리오행은 이름을 지을 적에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고, 그래서 틀리지 않으려고 노력을 합니다만, 자료가 원류에서 무슨 일인지 하나로 통일이 되지 못하는 비극이 발생했군요. 어느 지부장께서도 이 문제와 연관해서 훈민정음에 대한 자료를 보내 주셔서 살펴보기도 했습니다만, 산골 촌부가 결론을 내리기에는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전제를 하고 그냥 혼자 생각이나 적어보려고 마음을 일으킨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1. 궁상각치우와 소리의 오행




일반적으로 현재의 소리오행은 모두 신경준 선생의 훈민정음운해(訓民正音韻解)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계시는 대로입니다. 그리고 후에 등장한 숨어있었던 자료인 훈민정음해례(訓民正音解例)가 나오면서 비로소 뭔가 문제가 있음을 살피게 되었던가 봅니다. 물론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깊이 토론하고 연구를 거쳐서 올바르게 규명하는 것은 한글학자 님들이 해야 할 일이지만, 아직 여기에 대한 뚜렷한 발표가 없었는가 봅니다.




2. 구조의 차이




木:해례본(어금니소리)-가,카, 운해본-가,카, (같음)


火:해례본(혀끝소리)-나,다,라,타, 운해본-나,다,라,타, (같음)


土:해례본(입술소리)-마,바,파, 운해본(목안소리)-아,하, (서로 다름)


金:해례본(이뿌리소리)-사,자,차, 운해본-사,자,차, (같음)


水:해례본(목안소리)-아,하, 운해본(입술소리)-마,바,파, (서로 다름)




3. 역시 문제는 土! 土! 土!!!




뭐가 문제인지를 살펴보니까 바로 토가 걸려 있었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참으로 어려운 것은 예나 지금이나 토에 해당하는 부분인가 싶습니다. 과연 토의 소리가 목에서 나는 소리인가, 아니면 입술에서 나는 소리인가를 생각해 봐야 하겠는데, 여기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보는 것이야 누구나 자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정답은 없다고 전제를 합니다. 누가 그것에 대해서 완벽하게 정답을 논할 수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해 봅니다. 비록 훈민정음은 세종대왕이 했으니까 권위고 있고, 운해는 일개 선비가 했으니 권위가 없으므로 고려를 할 의미가 없다고 한다면 또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진리의 모습이란 산천초목도 느끼는 것이고, 무명필부도 깨달을 수가 있는 것이니까 권위적인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훈민정음에서 논하는 土와 水에 대한 부분을 발췌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종국지음 세종대왕과 훈민정음 중에서>


-(전략) 목구멍은 깊숙하고 윤택하니, 오행의 물이다. 소리가 비고 거침없음은 물이 비고 맑으며 흘러 통함과 같은 것이다. 때로는 겨울이 되고 음악소리는 羽가 된다. (후략)




-(전략) 입술은 모나고 붙으니(합해지니) 오행의 흙이다. 소리가 머금고 넓음은 흙이 만물을 합축하고 광대함과 같다. 때로는 늦여름이고, 음악소리는 宮이 된다. (후략)




아깝게도 신경준님의 운해본은 구할 수가 없으니 후일 서점을 다시 기웃거려서 찾아볼 요량입니다. 비교하지 못함을 양해 바랍니다.


 


[망상 한생각] 문득 생각을 해보니, 토가 떨어졌다가 모아지는 것이 흙이라고 하기 보다는 물이 떨어졌다가 만나면서 소리가 난다고 하면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떨어지고 모이는 것은 물이라고 하는 것이 흙이라고 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낭월생각




이렇게 주인이 없는 영역에서 혼자 분탕질을 치고 놀아도 누가 탓을 하겠느냐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여기에 대해서 명쾌한 답을 주신다면 또 개안(開眼)이 되는 기회를 얻는 셈이니 감사할 일이지요. 벗님도 함께 생각해 보시지요.




土는 모든 五行의 중심입니다. 그리고 辰戌丑未에 대해서도 살펴보게 되면 모든 계절마다 토가 있어서 열고 닫아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모든 오행은 토가 그 중심에서 숨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것뿐인가요. 인간의 五常을 말 할 적에도 土는 信을 나타내게 됨으로 해서 가장 중심에서 존재하는 성분으로 관찰이 되고 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결론은 소리의 한 중심에 있는 것이야말로 土에 해당할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주장을 하고 싶어서 이런 생각들로 정리를 해보는 것이랍니다.




5. 소리의 핵심은 목안인가? 입술인가?




이것으로 기준을 삼아서 본다면 어떻게 되겠는지를 생각해 봤습니다. 과연 오행의 본질이 土라고 한다면(어쩌면 ‘전제한다면’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 소리의 출처를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소리가 목에서 나오나요? 입술에서 나오나요?




입술은 소리가 나오다가 부딧치는 곳이라고 한다면 억지라고는 하지 않으실 것으로 봅니다. 당연히 소리는 목에서 나오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다른 소리의 모든 출처도 마찬가지로 목이 될 것이고, 후(喉)를 土라고 보는 것은 과히 무리가 없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소리의 중심인 목은 바로 토의 소리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보자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어쩌면 신경준님도 이러한 점을 관찰한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감히 몽둥이를 맞을지도 모르는데, 훈민정음에 나온 오행을 바꿀 생각을 했다면 그만한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점을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권위에 굽히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적을 수가 있다면 그는 분명히 선비였을 것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6. 요즘 성명학계에서는......




특히 신생아의 이름을 지어야 하는 성명학을 연구하시는 분들 사이에서 이 문제가 심각하게 노출되고 있는가 싶습니다. 그래서 과연 낭월도 신생아 이름을 지어줘야 하는데 어느 기준으로 해야 할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몇 달을 두고 이 문제에 대해서 곰곰 생각을 해본 결과, 이렇게 보는 것이 타당하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훈민정음해례가 옳은지, 아니면 훈민정음운해가 옳은지는 알 수가 없는 일입니다. 낭월의 생각으로는 아,하,를 토로 봐야 할 이유가 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임을 밝히는 것이기도 하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작명을 할 적에는 정말로 분명한 이유가 드러난 경우가 아니라고 한다면 이 생각은 바꾸지 않을 요량입니다. 왜냐면 만물의 이치는 하나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7. 결론은 마음 다스리는 것이겠지요.




항상 결론은 그렇습니다. 목소리가 토이거나, 입술소리가 토이거나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결국은 소리일 뿐이지요. 자연의 이치를 생각하고 사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다가 보니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을 또 한 생각이 일어나서 잠시 정리를 해 봤습니다. 고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낭월은 또 등줄 달러 갑니다.




휘리릭~~~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