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 인신사해의 중기에 대한 의견

작성일
2004-12-13 15:30
조회
8552
 

[제237화] 寅申巳亥의 中氣에 대한 의견




요즘 낭월의 연구가 지지부진하다고 생각하셨는지 어느 열성제자께서 스스로 연구하다가는 막힌다고 하시면서 메일을 한통 보내 주셨다. 내용을 살펴보니 과연 연구를 하는 모습이 예전의 낭월을 보는 듯해서 기껍기도 하거니와, 벗님들이 낭월한담을 들여다보러 왔다가 그냥 ‘에잉~’하고 가시는 것보다는 생각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여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어디 함께 생각을 해보시면서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또 의견 주시기 바란다. 아울러서 亥中戊土에 대해서 나눈 이야기도 정리를 할 참이므로 차근차근 설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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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안녕하세요. 대안입니다.




寅申巳亥의 지장간에 있는 중기에 대해서 또 다른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인신사해에 중기가 있는 이유가 사생지이기 때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냥 사생지로 보기에는 巳중에 庚金이 거슬립니다. 그래서 巳중에 庚金이 있어야하는 이유에 대해서 나름대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사생지에 중기가 있는 이유를, 生을 받기 위함이 아니고, 미래에 대한 정보를 각인시켜서 본능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게 하는 인자(因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찾아뵙고 가르침을 받아야 옳은 줄은 알면서도 메일로 말씀을 올립니다. 가르침을 청합니다.




스님 건강하십시오.


大安이 삼배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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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은 木. 火. 土. 金. 水입니다. 오행의 生은, 木은 火를 生하고, 火는 土를 生하고, 土는 金을 生하며, 金은 水를 生하고, 水는 다시 木을 생하면서 하나의 원을 그리며 순환하는 이치는 불변의 진리입니다.




天干에는, 木(甲乙) 火(丙丁) 土(戊己) 金(庚辛) 水(壬癸)의 오행이 하늘의 이치를 밝히는 원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地支에는, 木(寅卯) 土(辰) 火(巳午) 土(未) 金(申酉) 土(戌) 水(亥子) 土(丑)의 오행이 땅의 도리를 가르치는 원을 그리고 있습니다. 땅은 중앙에 위치한 土가 주관하여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고, 이에 따라서 만물이 생장수장(生長收藏)을하고 있습니다.




寅巳申亥 지장간에 丙庚壬甲이 있습니다. 木은 水에서 生을 받으므로 亥水에서 生을 받고, 火는 木에서 生을 받으니 寅木에서 生을 받을 수 있고, 水는 金에서 生을 받으니 申金에서 生을 받는 다는 것은 충분하지는 않지만 이치에는 맞습니다. 그러나 金은 火에서 극을 받는데, 巳火에서 生을 받는다는 말은 이치에 맞지가 않습니다. 그러므로 寅巳申亥 지장간에 丙庚壬甲이 있는 이유가 生을 받기 때문이라는 四生地라는 말은 오행의 이치에 맞지가 않으니 허구라고 생각합니다.




겨울동안의 추위 속에서 봄날을 기다리며 땅속에 머물다가 봄이 되면 싹을 틔우는 것은 삼라만상이 모두 같습니다. 식물은 땅속에서 水의 수축을 받으며, 태아는 자궁 속에서 羊水의 도움을 받으며 생명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水의 수축을 받으며 깊은 잠에 빠져있는 씨앗에게 봄(生)이 왔음을 알리고, 수축한 씨앗이 생명의 싹을 틔우기 위해서 굳게 다져진 흙을 밀고 나오게 하고, 태아가 좁은 산도(産道)를 나오게 하는 것은 본능입니다. 水에서 木으로, 藏에서 生으로 가는 길목에 자기보존의 본능을 일깨워 주는 인자(因子)가 없다면, 씨앗은 힘들여서 굳은 땅을 헤치고 나오는 수고를 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태아는 좁고 어두운 산도(産道)를 나오는 진통을 겪지 않을 겁니다. 甲木은 生을 받기 위해서 亥水에 있는 것이 아니고, 子水에게 자기보존의 본능을 각인(刻印)시켜 주기 위해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巳火 중에 있는 庚金의 존재를 살펴보겠습니다. 火가 金을 극한다는 이치는 진리입니다. 火의 극을 당하면서도 巳火 지장간 중기에는 庚金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庚金이 없으면 안 되는 깊은 이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이치는 가을이라는 수확의 계절인 收의 계절이 있음을 火에게 인식시켜서 종족보존의 본능을 발휘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이성을 만나서 결혼을 하고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 스스로 피운 꽃을 떨어뜨리는 아픔을 겪기도 합니다. 寅申巳亥의 여기가 亥寅申에서는 본기의 도움을 받는데 유독 巳에서는 본기의 극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生의 계절을 지나고 長의 계절로 들어서는 만물에게는 庚金의 경고가 제대로 인식되지 않아서 젊은이는 방종으로 흐르기 쉽고, 나무는 열매가 부실한 쭉정이를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巳火 중에 庚金이 있는 이유는, 火에게 종족보존의 본능을 각인시키기 위한 因子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연어나 송어는 가을이 되면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와서 산란을 합니다. 귀소본능(歸巢本能)이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그렇게 하게 합니다. 만물에게는 자기보존과 종족보존에 대한 본능, 그리고 생명본능, 죽음본능, 귀소본능, 방어본능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본능은 배워서 익힌 것이 아니고 스스로 갖고 있는 본능인자(本能因子)의 영향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본능적인 사고와 행동은 寅申巳亥에 있는 중기가 子午卯酉에 각인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寅申巳亥에 있는 중기는 寅申巳亥에서 生을 받기 위함이 아니고, 개체(個體)에게 미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본능적인 사고와 행동을 발생하게 하는 인자(因子)의 역할을 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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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입니다.]


사실 답변이라기보다는 함께 생각을 한다고 해야 어울리겠습니다. 선생님의 궁리는 색다른 산뜻함이 배어나오고 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과연 양수(羊水)의 의미와 각인(刻印)에 대한 정보(情報)를 생각하시면서 이 가을을 사색의 나날로 보내시는 모습을 생각해 봤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巳中의 경금(庚金)에 대한 관찰은 새롭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물론 계속 연구를 하시노라면 더욱더 발전된 혹은 다른 각도에서 바라다보게 되는 간지(干支)의 모습이 나타날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글을 읽으면서 문득 생각이 들어서 한 말씀 추가해 드리고자 합니다. 실은 이미 힌트를 다 주셨기 때문에 도용(盜用)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한 말씀 드려서 연구에 약간이나마 힌트를 드리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해중(亥中)의 무토(戊土)는 태아포인가?




나름대로 언젠가 한담(212)으로 생각을 해보기도 했는데, 다시 언뜻 스치는 생각이 있어서 좀 살펴보니 난자(卵子)의 겉 부분이 변해서 태아를 감싸는 막으로 형성되었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렇다면 해수(亥水)는 양수(羊水)요, 갑목(甲木)은 태아(胎兒)가 된다고 볼 적에 과연 무토의 역할에 대해서도 뭔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으로 관찰이 시작됩니다. 그 결과 아무래도 가장 미미한 작용을 하지만 가장 소중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태아를 감싸는 양수의 막을 생각해 봤습니다. 실제로 직접적인 일은 하는 것이 없으니 무토의 역할이 미미하다고 보는 해수의 구조와도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리고 있는듯 없는듯 하면서도 실제로 없어서는 되지 않을 일이라고 한다면 과연 무토의 작용으로 무리가 없겠군요.




다시 관찰을 해보면 무토는 인력(引力)이고, 대기(大氣)라는 관점으로 봐서도 또한 잘 어울린다고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삼라만상(森羅萬象)이 고루고루 자신의 개성대로 살아갈 수가 있도록 배려하는 성분임을 고려한다면 아기가 모태와 잘 어우러지도록 경계를 지어주면서도 편안하도록 한다고 보면, 중용을 이루고 있는 토기(土氣)에 가깝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출산(出産)을 하는 시점이 되면 산도와 아기가 다치지 않도록 미리 터져서 사라질 줄도 아는 것은 그대로 만물의 생명을 안전하게 보존한다는 만물사명(萬物司命)의 원리에서도 조금도 벗어나지 않고 있음을 생각하게 되네요.




이러한 관점에서 문득 해수 가운데에서 별 볼일도 없이 존재하는 것 같은 무토의 역할이 다시 새로운 관점으로 보이도록 힌트를 주신 선생님께 감사를 드려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더욱 멋진 궁리가 발생되시거든 또 연락 주셔서 함께 나누시는 기회를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오늘이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04년 12월 13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