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7화] 달라진 농심-마을총회 소감

작성일
2004-02-0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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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달라진 농심-마을총회 소감




오늘은 마을에서 운영공개를 한다고 해서 다녀왔다. 낭월같이 농사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 왜 참석을 했겠느냐는 생각도 드시겠지만 그래도 명색이 상도리2구 재무역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반강제로 맡겨진 일인지라 싫다고 말도 못하고 계룡산 아래 물을 먹고 살아가는 인연으로 맡았는데, 처음에는 일년만 하면 되는 것인 줄로 알고 ‘떫기로..... 고욤하나 쯤이야....’ 했던 것이 충청도식 덧에 걸린 모양이다. ‘그냥 좀 더 허~슈~’ 하는데 또 달리 뭐라고 하기도 그래서 그냥 거절도 찬성도 못하고 엉거주춤하고 수용을 했는데, 이제 이장님이 총회를 해야 한다고 나오라는 거다. 그래서 도리 없이 나가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는데......




문제는 드리고 싶은 말씀이 이것이 아니고 다른 곳에 있었다. 농협에서 운영공개를 하러 오면서 아마도 전단지를 나눠주려고 갖고 왔던 모양이다. 그 전단지는 이**모 의원의 정치공적과 앞으로 잘 하겠다는 홍보물이었다. 그것을 보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농촌에는 여전히 그렇구나....’




그런데 잠시 후에 그 생각을 접어야 했다. 다들 표지를 보더니만 인상을 찌푸린다.




“낙천자 명단에 있는 사람 아녀~”


“오늘 이**반상회인가 이게 왜 나왔디야?”


“이거 집어 치우지 않으면 난 그냥 갈라네”




라고까지 하는 말들이 나오는 것을 보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을 보면서 참 많이도 달라졌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는 다들 소중하게 한 부씩 꾸겨 넣고 가져갔던 것이 그것이었는데, 이렇게 달라졌다는 것이 못내 신기하기도 하였다.




그러고 보면 농심은 달라졌는데(정확히 말하면 발전했는데) 정심(정치인의 마음 혹은 관점)은 그대로인 모양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구태의연한 모습을 하고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기에 과히 어렵지 않았다.




시골 사람들이라고 해서 고무신선거 밀가루선거의 시대를 생각했다가는 큰일을 겪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농심이 원래 그랬던 것은 아닌데, 수십년을 속고 또 속다가 보니 이제는 본능적으로 속지 않아야 하겠다는 마음이 생긴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인과법은 아무래도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해야 옳을 모양이다.




그래서 느낀 것은 이번 총선에서는 뭔가 큰 변화가 생길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정말로 말만으로 당선이 되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좀 더 구체적으로 그야말로 민초들의 정치개혁이 이뤄지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조그만 감동이랄까...... 정말 말로만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것만 같은, 어쩌면 충청도에 산다는 것만으로 김**당을 찍을 것이라는 생각은 이제 못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결과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적어도 이러한 장면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변화는 시작된 것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하면서 돌아왔다.




        2004년 2월 7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