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깨어진 가정에 대한 소감

작성일
2000-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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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깨어진 가정에 대한 소감


 

지난가을인가... 언젠가 방문을 한 상담객 중에서 문득 생각이 나는 경우가 있어서 잠시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나눴는데, 혹 벗님의 상담 기준이나 요령에 대해서 참고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1. 결혼의 파경

時 日 月 年
庚 己 丁 庚
午 亥 亥 戌

52 42 32 22 12 02
辛 壬 癸 甲 乙 丙
巳 午 未 申 酉 戌

甲木대운에 남편을 만나서 결혼을 하였다. 정관이 들어왔으니 당연하다고 하겠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구조라고 하겠다. 그리고 이제는 헤어질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사이에 여러 해가 흘러갔고, 처음에 좋았던 인연은 점차로 증오심으로 변해 가는 과정을 겪게 되었는데,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려고 낭월을 찾은 것은 가을도 깊어 가는 계절이었던 것이다. 다만 낭월이의 기억력은 늘 그렇듯이 신통치 못하므로 다 믿지는 말아야 하겠는데,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므로 그냥 참고만 하시기 바란다. 우선 본인의 사주에는 어떤 인연이 나타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하겠다.

2. 자신의 사주에 나타난 남편의 암시

용신의 구조를 보면 매우 신약한 月干의 丁火를 의지해야 한다는 것은 두 번 설명을 할 필요가 없겠다. 의지를 할 곳이라고는 時支의 午火가 되겠는데, 아쉽게도 午火는 자신을 돌볼 겨를도 없는 상황이다. 年支의 술토는 이미 庚金이 차지하고 있으니 또한 丁火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용신이 참으로 고립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고, 그 결과 희신은 木으로 정하게 되는데, 그 목이 다시 亥水 속에 암장되어서 정화는 먹으려고 해도 먹을 수가 없는 현실에 원망을 해야 하는 지경이라고 해야 하겠다. 참 딱한 상황임이 틀림없겠다.

그래도 남편이 희신이 아니냐고 하는 것도 일리가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실로 더 중요한 것은 남편은 희신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해석을 하게 되고 다시 말하면 전생에 남편의 인연은 별로 좋게 맺지 못했다는 것으로 정리를 해야 할 모양이다.

2. 남편과의 궁합

時 日 月 年
庚 乙 甲 丙
辰 卯 午 午

궁합을 볼 적에는 구태여 남편이 될 사람의 대운은 적지 않는다. 사실 인간적으로 서로 배합이 되면 운이 불리해도 서로 의지하고 살아갈 정도의 노력은 해야지 상대방의 운까지 살펴서 결혼의 조건으로 삼는다면 너무나 영악하다고 하는 생각이 들고, 그렇게 영리한 사람은 자신의 꾀에 스스로 넘어가게 될 가능성도 많다는 말씀으로 경계를 하고 싶다. 실로 중요한 것은 사람의 바탕일 뿐이지 상대의 운까지는 고려하지 말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물론 참으로 운이 중요하고 특히 남편의 운이 중요한 한국의 현실을 생각하노라면 전혀 무리라고 할 수도 없는 것도 사실임을 인정해야 하겠다. 그래서 방문자가 묻는다면 답변은 해 드리지만 실로 그런 것은 묻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은 낭월이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이 사주의 궁합은 30점이다. 남자는 乙木이고 여자는 己土라고 하는 점에서 더 이상은 배정이 곤란하겠는데 혹 남녀의 일간이 바뀌었다면 아마도 20점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미 어딘가에서 설명을 드렸지만 이 배합은 정확히 말해서 오래도록 해로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밖에 볼 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겠다. 그래서 별 문제가 없을 적에는 그럭저럭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일단 문제가 생겨서 상담실을 찾아 올 정도라고 한다면 정리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점을 참고하도록 한다. 물론 잘 살고 있는데 헤어지기를 권장할 선생은 없을 것이고, 혹 그런 사람이 있다면 아무래도 문제가 크다고 해야 할 모양이다. 묻지 않으면 말하지 말자는 것이 낭월이의 평소 생각이다. 그리고 이 여인도 이미 나름대로 참을 만큼 참고 난 나머지 방문을 한 것이라고 하는 점을 고려해서 정리를 권해야 할 판이다.

3. "자식을 버릴 수가 없는데요....."

주로 울먹이는 내용에는 이 문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자녀가 있을 경우에 어쩔 수가 없다고 하겠다. 이런 경우에 벗님은 어떻게 할 참인가? 과연 자식의 문제에 대해서 운명적으로 어떤 조언을 해 드려야 할까? 고민되는 장면임은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그냥 자식을 보면서 희망을 갖고 참아보라고 해야 할까? 그 또한 어려운 문제임이 분명하다. 그래서 나름대로 조언을 하게 되는데, 낭월인 이렇게 말을 하였다. 잘했다는 것이 아니고 참고 삼으시라는 말씀 정도가 되지 않을까 본다.

"자식은 웬수입니다. 그냥 빚쟁이 정도가 아니고 전생에 원수가 태어난 것으로 봐야 하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허약한 자신을 붙잡고 늘어지고 있는데도 훌훌 털어 버릴 수가 없는 것은 아직도 갚아야 할 빚이 남아있기 때문이지요. 판단은 스스로 하실 일입니다."

이렇게 쓰고 나니 누군가는 비난을 하고 싶으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스님이라는 사람이 그래 가정을 아끼고 보살펴야 한다는 말은 못할 망정 자식을 버리라고 말을 한다는 것이 있을 수가 있느냐~!"

물론 그렇게 말씀하시는 의도는 잘 헤아리고도 남는다. 당연히 그래야 할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음은 당연하다. 그런데 말이다. 그렇게만 생각을 하실 일도 아니라고 하는 점도 좀 헤아려 주시라는 권유의 말씀을 드리게 되는 것을 변명이라고 하시겠지만 그래도 조금만 인내심을 갖고 다음의 말씀에 대해서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

※ 염력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아신다면....

이게 낭월이가 염려하는 점이다. 자식을 위해서 희생하고 살았다면 말이다. 그 여인의 마음에는 과연 어떤 마음이 발생하게 될까? 남편은 볼 때마다 증오심이 가중될 것이다. 왜냐면 잦은 외도와 구박과 구타를 견디면서도 하늘같은 내 낭군이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수용을 할 여인은 그리 흔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 사람이 자기 자신이라고 하는 것을 생각하고 곰곰 생각 해보시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 입장이 달라지면 결론도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그 염력은 남편을 죽게 만들 것이다. 밥을 하면서도 반찬을 만들면서도 남편이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품게 될 것이다. 그 여인이 보살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렇게 된 음식을 먹는 남편은 결국 죽고 말 것이다. 혹은 죽지 않는다면 병에라도 걸릴 것이다. 여하튼 뭔가 상당한 장애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한다. 기운의 존재가 현실로 인정된다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편을 위해서라도 빨리 헤어져서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는 말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식의 입장에서도 그렇다. 남편이 미운 만큼의 자식에 대한 불평도 생겨나기 마련이다. 이나 저나 열을 받은 상태라면 자식에게도 말이 곱게 나가기는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역시 보살이 아니고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그러한 어머니의 심리적인 느낌을 받고 자란 아이가 행복하겠느냐는 점도 곰곰 생각해보면 반드시 좋겠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결국은 자식도 원망을 할 것이고 자신의 자유를 막은 악당으로 정리가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겠다. 적어도 집을 떠나서 멀리서나마 자식의 행복을 빌어주고 미안해 하는 마음에 비한다면 틀림없이 좋지 않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 점에 대해서 벗님은 어떻게 생각을 하실지 모르겠다. 여하튼 낭월이는 이렇게 판단을 내리고서 정리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

4. 필연적인 흐름

결국은 시어머니에게 미움을 받았고, 그 시어머니의 암시가 이미 곱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이 여인의 사주를 통해서 대략 짐작이 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이렇게도 팔자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느냐는 점에서 참으로 무서울 뿐이다.

그래서 온갖 험담으로 자신을 아들로부터 떼어놓으려고 노력을 하게 되고 그 방법에 대해서는 일일이 다 설명을 하지 않을 참이다. 중요한 것은 시어머니가 그렇게 변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급기야 시가의 얼굴은 보기가 두렵고 혐오스럽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정리를 해야 하는 필연이 자꾸만 다가온다고 했다.

5. "결혼할 때는 궁합이 좋다고 하고...."

이러한 원망을 듣게 된다면 벗님의 기분은 어떻실까? 아마도 씁쓰레 할 것이다. 그런데 깨어지는 가정을 두고 하는 넉두리 중에서 그렇게 드물지 않을 정도의 이러한 원망도 들리는 것은 적은 일이 아니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어째서 이렇게 사주쟁이를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는 것일까?

"시어머니는 30년 이상 남의 운명을 상담해준 사람이예요. 친정 어머니가 다니는 절의 스님도 역시 설마하니 신도 댁의 자녀가 잘못되라고 궁합이 나쁜 것을 좋다고 했겠어요? 자신의 아들이 궁합이 나쁜 인연으로 장가들 들도록 할 어머니는 없겠지요? 그런데 처음에는 인연이 기가 막힌다고 하면서 결혼을 그렇게도 강요하다시피 해서 이 지경에 도달하고 나서는 또 자신을 쫓아내려고 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요. 과연 사주팔자가 있기는 있는 건가요. 그리고 만날 적에는 궁합이 좋다고 하고 헤어지려고 찾아가서 물어보면 나쁘다고 하는 건가요?"

이렇게 눈물반 콧물반으로 울먹이면서 항의를 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면 참담한 마음이 절로 되면서 괜히 미안한 마음까지 드는 것이야 사람이라면 당연하리라고 생각이 된다. 그렇지만 억울한 누명을 쓸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해명을 해야 하겠는데, 과연 어떻게 누명을 벗을지 다음을 보시기 전에 잠시라도 좋으니까 한번 그 방법을 생각 해보시라고 권한다.

6. 가지가지의 궁합보는 공식들

이 여인의 시어머니 되는 사람이나 친정어머니가 다니는 절의 스님이나 무슨 방법으로 궁합을 봤는지를 먼저 규명해야 한다. 그래서 대한민력을 펴서 궁합에 대한 항목을 보여 줬다. 그 곳에는 분명히 납음오행표가 있고 이어서 남녀궁합법이 잘 나와 있었다.

丙午丁未天河水(병오년과 정미년에 나면 물이다.)
庚戌辛亥琳釧金(경술년과 신해년에 나면 금이다.)

설명에 볼라치면

【男水女金】금생수하니 부귀 겸비하고 자손이 창성한다. 생애가 즐겁고 친척이 화목하며, 노비전답이 많으리라.

어느 누가 있어서 이렇게 나온 배합을 보고서 결혼을 하지 말라고 하겠느냐는 말을 하게 된다. 결국은 이 부부의 궁합은 바로 납음오행으로 맺어졌던 것이다. 당사주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니 이러한 것으로 인해서 궁합이 좋다고 말을 하고는 잘 살면 물론 그만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사주학을 비난하게 되니 참으로 씁쓰레한 기분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낭월이 생각 같아서는 우선 대한민력에서 남녀궁합에 대한 항목은 삭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이 되지만 아마도 책의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으므로 적어도 그 끝에다가는 《※주의사항 : 본 내용은 참고만 하기를 권하며 실제로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사주를 봐서 판단해야 함》정도의 주의사항이라도 좀 첨부를 했으면 어떻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드리는 말씀이다. 여하튼 납음에서는 잘 산다고 했지만 이 여인은 헤어지기 일보 직전이고 아마도 지금은 헤어졌을 것이다. 믿을 수가 없는 것은 믿지 않아야 한다는 점 다시 이 기회에 강조를 드린다. 물론 결국은 자신의 팔자대로 가는 것이니 또한 낭월이가 영양가 없는 일에 열을 올리는 모양이다. 각설하고...

7. 각자의 갈 길로....

아마도 그것이 상책일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혼자 살라는 말을 해주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하겠는데, 혹여 애인이나 두고 살라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하겠다. 강의하는 과정에서 '결혼은 하지 말고 애인이나 두는 것이 좋겠다'고 했더니 어느 학생이 매우 위험한 이야기이며 그 나이에 애인을 둔다면 결국은 가정이 있는 남자가 될 것이니 그로 인해서 또다른 가정이 연쇄적으로 악의 사슬에 엮일 것이므로 절대로 그러한 조언은 하면 안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하기에 참 옳으신 말씀이라고 동의를 하면서 좀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행여 벗님께서도 이러한 점은 잘 살펴서 조언하시기 바란다.

여러 말을 하더라도 결국은 자신의 운명으로 가겠지만 중요한 것은 적어도 상담자로 인해서 혼란을 겪지는 않아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참고로 알아두실 것은 방문자의 사주를 봐서 주체성이 강한 구조라면 스스로 알아서 판단을 하도록 유도하겠지만 주체성이 이 여인처럼 약하게 나타나고 있으면 그렇게 해서는 아무런 결정도 못하게 된다. 그래서 명확하게 말을 해줘야 할 경우도 있음을 참고하시는 것이 좋겠다.

이 여인이 당부하는 말은 '되면 되고 말면 말고를 정확하게 이야기 해줘야지 다른 곳에서처럼 두리뭉실하게 이야기를 해주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다짐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를 하면 되겠다.

이제 산천의 만물이 소생하여 연록색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이좋은 시절에 가정의 불화로 마음이 괴로운 벗님이 계신다면 이 상담 내용을 참고 하셔서 보다 행복하고 즐거운 내일이 되는 길에 최선이 무엇인지를 곰곰 생각해보실 수도 있겠다는 말씀으로 이야기를 줄인다.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