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주문(呪文)의 효과

작성일
1999-12-01 00:0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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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주문(呪文)의 효과



TV에서 마술사가 나와서 뭔가 신통방통한 것을 보여 주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다. 그 중에서 빠지면 안 되는 것은 콧기름과 주문이다. 근데
요즘에는 콧기름을 사용하는 마술사가 좀 줄어든 것으로 보이고, 또 주문에도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선지 마술의 적대적인 지위가 흔들흔들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호기심천국에서 그 원리를 자꾸 파헤치니까 말이다. 여하튼
그 장면에서 나오는 주문은 어김없이.



"수리수리 마하수리~!"



이다. 이것을 하지 않으면 아무 마술도 효력이 없을 것으로
인식이 될 정도로 많이 사용하는 주문인 셈이고 그래서 이 정도는 누구라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실체에 대해서는 아마도 가짜일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마술사가 만들어 낸 엉뚱한 소리일 것으로 보자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이 주문은 존재한다.


불자들의 경전에 천수경(千手經)이라고 하는 경이 있는데,
그 경의 맨 앞에 나오는 주문이 이렇다.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이렇게 분명히 그 주문은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의미를
보면 입으로 지은 행위에 대해서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물론 제목에서 해석되는 것뿐이다. 내용이야 어찌 알겠는가 싶다. 온갖 험구(險口)를
일삼다가 경전을 읽으려면 우선 입부터 양치질을 하고서 시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음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하긴... 마술사는 맨날 거짓말만 하니까 늘 입으로 죄업을
만드는 셈이므로 수리수리를 많이 하지 않으면 곤란할지도 모를 일이다만... 하하~


그리고 어떤 글줄이나 읽어 봤다는 사람은 이 주문의 내용을
이렇게 해석한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라는 말은 닦고닦자(修理修理)
크게닦자(摩訶修理) 닦고 또 닦자(修修理) 빨리 이뤄지기를...(沙婆訶)"



이렇게 해석을 하기도 하는데, 한자로 음역을 해 놓은 것에
대해서 또 그것을 뜻으로 풀이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모양이다. 물론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이다. 여하튼 불경에서는 주문의 뜻을 해석하지 말라고 했으니까 그대로
두고 읽기만 하라고 하는 이야기를 반드시 하는 것을 보면 한자로 해석을 해서 될
일은 아닌 모양이다.



여기에서 낭월이의 궁금한 것은 과연 해석을 하면 안 되는
것이냐는 점이다. 뜻도 모르고 중얼중얼하고 있는 것이 무슨 효과가 더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면서 실제로 옴마니반메훔 주문 같은 경우에는 그 뜻을 해석한 곳도 있다.
그렇다면 또 이율배반이 아닌가 말이다. 어떤 주문은 해석도 하면서 또 뜻을 해석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무슨 속셈인지 모르겠다. 그 이유를 혼자 생각 해보기도 했는데....



1. 주문을 해석하면 신비감이 없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해석을 하지 말고 그대로 외우기만
하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하는 것으로 밀고 가는 모양이다. 그리고 그 말은 대체로
인도의 옛날 말이다. 그러니까 지금은 인도 사람도 사용하지 않는 범어(梵語)라고
하는 어구로 되어있는 말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지금은 세계 어디에서도 그
뜻을 알고 있는 인간이 없다는 말도 된다. 그렇거나 말거나 그대로 열심히 외우라고
해야 할 모양인데 낭월이는 이러한 점이 뭔가 석연치 않게 느껴져서 드리는 말씀이다.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해석을 해서 그 뜻을 알고 주문을 외우자는 것이다. 이런 가정을
해보자.



(가) 입을 깨끗이 하는 주문


오늘까지 입으로 온갖 허물을 범했으니 지금 이 시간을
빌어서 모두 뉘우치고 다시는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으리...



앞의 정구업진언을 이렇게 생각해 본 것이다. 이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신비하며 어느 것이 더 알기 쉬운지는 명확하게 알겠다. 역시 이렇게
해도 주문이 되지 않을 이유는 없지만 신비한 감은 없다고 해야 하겠다. 그런데 다시
생각을 해보면 그 신비감이라고 하는 것이 혹세무민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면서 역시 신비감을 만든다는 명분아래에 무수히 많은 사기꾼을 양성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뭐든지 명명백백하면 그 내부에서 다른 것은 발을
붙일 수가 없을 텐데, 아리송한 내용으로 인해서 온갖 변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을 해보고 있는 낭월이다.


전직 법무장관이 공식적으로 자신의 조직을 위해서 무슨
말인가는 할 수가 없다고 하는 말을 봤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끼는 점은 '또
온갖 억측이 난무하겠군...'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법무부 장관도 어쩌면 일개 조직의
일원일 뿐이고 자신의 의지력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으로
딱하다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만서도... 여하튼 문득 이러한 생각도 든다. 참 아리송한
말들을 잘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리...



2. 우리말로 주문을 외우면 효과가 없을까?



당연히 효과가 있다. 주문에서 중요한 것은 글도 되지만
또 그 내부에 있는 염력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말은 아무래도
좋다고 하겠다.



"넌 언젠가 내 손으로 죽일거야... "



이 말이 주문의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판단을 할 참이다. 이것은 아주 대단한 주문이 되는 것이다. 순 우리말인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구태여 인도의 범어가 주문이 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삼라만상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언어는 주문이 될 수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래야 한다. 염력의
위력은 언어의 영역 그 위에 있는 것이다. 생각이 말로 나오는 것은 가능하지만 말이
생각을 부른다는 말은 좀 허술하다. 여하튼 생각이 먼저라는 이야기인데, 이러한
점에서 본다면 구태여 알기 어려운 말로 신비감을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 또한
낭월이의 생각이다.



3. 그래도 알 수 없는 신비



일본의 어느 병원에서 있었던 일이라고 한다. 경봉 스님께
들은 이야기니까 약 백여 년 이상이 된 것이 아닌가 모르겠다. 여하튼 그 병원의
원장이 늘 금강경(金剛經)을 애송했다고 한다. 그리고 간호사도 오며가며 그 경을
늘 들었을 것이고, 어느 날은 한가한 틈에 간호사가 물었다.



"원장님 왜 그 경을 외우세요?"


"응. 이 경을 읽으면 지혜가 생기고 소원이 이뤄져."


"정말요?"


"그러니까 간호사도 읽어봐"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경과한 다음에 일이다. 긴급한 환자가
들어왔는데 마침 원장은 왕진을 가고 계시지 않았다. 간호사는 걱정이 되어서 우선
아프다고 울부짖는 환자의 배에 손을 대고는 원장이 열심히 하던 경의 주문을 외웠다.



"이무기고무기이소다싱"


"이무기고무기이소다싱"


"이무기고무기이소다싱"



이 뜻에 대해서는 낭월이도 일본말을 배우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경봉스님의 해석에는 곡식의 이름과 수량에 해당하는 내용이라고 한다. 예를 든다면
'콩두되 밀서홉'이라시던가.... 이렇게 이해를 하도록 하자.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벗님 중에 이와 유사한 발음이 나는 일본말이 있다면 낭월이에게 메일로 일러주시기
바란다. 여하튼 그러한 주문을 계속해서 외우는데, 그만 환자의 통증이 사라져버린
것이고 그래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 것을 본 아가씨는 너무나 신기하고 자신이 대견해서
원장님이 들어오신 다음에 자랑을 늘어 놨다.



"원장님 오늘 금강경 덕을 봤어요."


"왜?"


"응급환자가 와서 급한 김에 경을 읽었더니 나았어요."


"그래?"


"그래서 고맙다고 하고 갔어요."


"어떻게 했는데...?"


"이무기 고무기이소다싱을 열심히 했지요."


"그래....?"


"왜요?"


"금강경에는 그런 말이 없는데...."


"저도 오다가다 원장님에게 듣고 외운 건데요...?"


"그래....? 이상하다....."


"역시 원장님 말씀대로 금강경은 대단해요."


"그렇구나.. 수고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와서 긴급할 적에는 늘 그 주문을 외우고
그래서 환자는 효과를 보고 돌아가곤 했던 것이다. 실화라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원장이 금강경을 읽고 있는데, 간호사가 옆에서 듣고 있다가는 바로 거기라고 하면서
끼여든다. 그래서 그 대목을 다시 살펴보니까


'응무소주 이생기심'이라는 구절이었다. 그 발음이 비슷하니까
자기 생각대로 그냥 외운 모양이다. '박카스'를 시골 할머니는 '바께쓰'라고 하는
것과 다를 이유가 없었다고 이해가 된다. 비슷한 어휘를 자신이 알고 있는 단어에
연결시켜 버리는 것이다. 그제서야 원장은 간호사가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을 판단하고
바로 잡아 줬다. 그리고 그 아가씨도 경의 한 구절을 바로 읽었는데, 그 후로는 응급환자에게
바로 된 주문을 외웠음에도 효과가 없더란다. 그래서 다시 원래대로 콩두되밀서홉을
하니까 비로소 효과가 나타나더라는 이야기가 전한다.



이 이야기에서 생각을 해볼 것은 주문은 그 의미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할 것은 틀림이 없는데, 또 반드시 의미를 생각할 필요도 없는 경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어찌 보면 참으로 불가사의하다는 생각이 든다.
의미 없는 말이라도 오래 하면 효과가 발생한다는 말인가...? 하는 점도 있고, 올바르게
하는 것이 반드시 옳다고 하지도 못하겠다는 점도 생각을 해야 하겠다. 그렇다면
왜 그럴까....?



4. 결론은 염력과 믿음이다



그러니까 처음에는 원장의 경 읽는 말을 듣고서 그대로
믿고 열심히 했으므로 그 초능력이 발생한 것이고 후에는 잘못되었다고 하는 마음으로
다시 읽으면서 의식이 분산되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래도 마음에 혼란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 즉 요즘 흔히 하는 말로 '삼매의 경지'가 깨어져버린 것이다.
그러다가 다시 원래의 주문을 외우면서 그 경지에 바로 도달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마도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바른 접근이 아닌가 싶다.



5. 한가지만 열심히 하라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것저것 분별하면서 어떤 것이
더 좋을까 하고 바꿔가면서 하는 것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 내용이다. 오로지 묵묵하게 절절하게 그렇게 한가지만을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다. 내용에 대해서 궁금해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음으로 해서 여전히 인도의 그 알지 못할 말도 효과가 있다고 해야 할 모양이다.


티벳트의 사람들은 일생동안 오로지 한마디로 하는 주문이
옴마니반메훔이다. 이것은 우주적인 깨달음을 원하는 주문이라고 한다. 여하튼 죽으나
사나 오로지 옴마니반메훔이다. 그래서 밀교(密敎)라고 하는 말도 하는데, 여하튼
오로지 한가지만 염하는 것으로 본다면 그보다 대단한 것이 없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신통력을 가진 사람도 상당하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일생동안 오로지 한가지에만
집중하는 효과는 대단하다고 하겠다.


우리 나라에서도 나무아미타불만 하는 사람은 그 염불만
한다. 그리고 관세음보살을 하는 사람은 또 그렇게 한다. 그리고 각자 나름대로의
신통력을 얻었다고 하는 이야기도 듣는다. 과연 대단한 일이 아닌가 싶다.




5. 사주의 주문성은 없는가?



역시 중요한 것은 사주학에서는 이러한 점과 연결을 시킬
일이 없겠느냐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점으로
결론을 내릴 생각이다. 이유는 사주에서 필요한 성분에 대해서 늘 생각을 하면 그
방향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점에서이다. 가령 예를 든다면 어떤 사람이 사주에서 木火가
절대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해보자. 그렇다면 그 사람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늘 목화를
생각할 것이고 이것이 십년의 세월을 쌓아 간다고 본다면 역시 적지 않은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까지 해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주의 용신을 주문으로 외우자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낭월이는 金水가 필요한 사람이니까 이제부터는 약사여래불
대신에 金水 金水 금수 금수를 계속해서 해야 할 모양이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는
약사여래불을 한 것과 비교해서 무슨 차이가 날지 확신은 없지만 아마도 결과는 같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더욱 간절하게 작용을 할 지도 모르겠다. 벗님도 기왕이면 실험을
해보시기 바란다.



예전에 용성 스님께서는 참선을 하더라도 '이뭣고'를 하지
말고 '나무아미타불이 뭣고'를 하라고 했다. 이유는 참선을 하다가  성불을
하지 못해도 아미타불을 염불한 인연으로 극락세계는 갈 수가 있기 때문이라는 말씀인데
물론 큰스님의 깊은 뜻은 알 수가 없지만 보다 효과적으로 공부를 하라는 이야기는
분명하다고 생각이 된다. 그렇다면 간절하지 않은 주문을 외우기  보다는 간절한
염원을 주문으로 만들어서 염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수가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제 이 글을 읽고 나서는 다음과 같은 주문을 하시는 벗님이 많으시지 않을까
싶다.



'돈아' '돈아' 돈아' 돈아' '이노무 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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