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화] 빚 보증을 설 때의 운에 대해서

작성일
2001-04-29 20:50
조회
7064
[제114화] 빚 보증을 설 때의 운에 대해서

한국 사람에게 가장 약한 점이 될지도 모르는 것이 인정이다. 그 인정 때문에 여러 사람 신세 망치기도 한다. 그리고 대표적인 것으로는 바로 빚보증이라고 해서 무리가 없겠다. 오늘 이 문제를 생각해 보기로 한다.

1. 내 운이 좋으면 빚보증을 서도 상관없겠지....

라는 생각을 하신다면 참으로 위험천만이다. 이러한 것은 너무 자신을 위주로 해서 생각했다고 봐야 하겠기 때문이다. 왜냐면 조금 생각을 해보시면 이내 알 수가 있는 일인데....

빚을 내는 사람은 뭔가 부족함이 있어서 도움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남의 협조를 얻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그 도움을 나에게 요청하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그 주체는 내가 아니고 상대방 즉 보증을 요청하는, 부탁하는 사람의 운과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을 잊으면 큰 낭패를 당할 수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다시 말하면 내 운과 전혀 상관이 없이 그 사람의 운에 의해서 보증을 선 일이 문제가 생길지 그냥 무사히 넘어갈 지에 대해서 걱정을 하지 않으면 큰일 난다고 하는 말씀을 잘 새겨보셔야 하겠다.

2. 전적으로 내 운과는 무관하다.

상대방의 운이 좋아서 보증을 서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경우도 있으므로 결과는 두 가지로 구분이 되겠다. '물어주느냐' '술을 얻어먹느냐' 하는 것 말이다. 그 외에는 다른 것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겠느냐는 질문을 하신다면 뻔히 아시면서 뭘 물으시느냐고 되받아야 할 모양이다. 절대로 보증은 서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는 것이다. 자신의 운이 아무리 좋아도 상대방의 운에 따라서 결정이 날 일이라고 한다면 그 감당을 할 자신이 있는지를 미리 판단하고 자신이 갚아줄 작정을 한다면 비로소 보증서에 도장을 찍으시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망해서 대신 갚아준다고 해도 그 사람과는 원수가 될 가능성이 더욱 많으므로 인연은 끝난다고 생각을 하고 보증을 서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하는 점도 차제에 말씀을 드린다. 생각해 보시라. 그의 부탁으로 인연을 끊지 못해서 보증 서주고 그는 도망가고 그 빚을 대신 갚아주면서도 그 사람과 좋은 관계가 유지될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참으로 보살이라고 해야 하겠다. 여태 여러 가지의 경우를 봤지만 보증선 빚을 갚아주고 좋은 사이로 유지하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기에 신중히 생각하시라는 말씀을 드린다.

3. 무조건 사양하고 돈을 차라리 드려라

이것이 정답이다. 술 살테니 보증을 서 달라고 하면 내가 술을 산다고 하시는 것이 현명하겠다. 여하튼 어떤 방법을 동원하시던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시고 사람 잃고 돈 잃지 말라는 말씀을 해 드린다. 그러면서도 실은 낭월도 그렇게 박절(?)하게 거절을 할 수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래서 또 열심히 연습을 해야 하겠다. 어슬픈 인정은 결코 공덕이 될 수가 없다는 생각으로 다부지게 생각을 해야 할 참이다.

어느 스님이 불사를 하시는데 인부 품값을 못 주고 있다고 해서 돈을 좀 빌려드렸다. 물론 받을 생각을 하지 않고 빌려드린 것은 틀림이 없다. 그런데 역시 돈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늘 확인하게 되는데, 그 스님도 약속을 한 사람이 제때에 돈을 보내주지 않으니까 또한 낭월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뭔가 물어 볼 것이 있어서 전화를 했더니 대뜸 '빌린 것을 갚지 못해서 미안허요~!'라고 말씀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 낭월도 전화를 하기가 부담이 되고 그래서 괜히 서로 걸음이 뜸해지는 현상이 발생하더라는 것인데, 아마도 누구나 같은 현상일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그러니 당장은 서운하더라도 다부지게 마음을 먹고 가능하면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경우에는 이미 받지 않을 생각을 했으면서도 상대방이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으니까 또한 서로의 거리가 멀어지는 것을 어떻게 막겠느냐는 것이다. 아마도 만나면 또 미안하니까 방문하는 것이 꺼려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4. 실제의 상황

며칠 전에 전화로 상담을 했는데, 다음과 같은 명식의 사나이였다.

時 日 月 年
丙 己 戊 戊
子 未 午 申
46 36 26 16 06
癸 壬 辛 庚 己
亥 戌 酉 申 未

너무 강하니 용신은 수가되거나 금이 되거나 둘 다 필요한 것은 현실이라고 해야 하겠다. 여하튼 약 3년 전에 보증을 선 일로 해서 그 빚을 갚느라고 정신이 없다고 한다. 운은 여전히 금운으로 용신의 운이라고 하겠는데 이렇게 엉뚱한 일을 당해서 고통을 받으니 이게 말이 되느냔 말이다. 그래서 곰곰 생각을 해본 결과 보증은 상대방의 운에서 작용을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데, 크게 무리가 없는 해석이라고 생각이 된다.

특히 지난해인 庚辰년에도 고통이 많았다고 하기에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아서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묻는 과정에서 보증으로 인한 고충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런 장면에서 명리학의 기준이 확고하지 않다면 아마도 용신이 틀린 모양이라고 하면서 스스로 木을 찾으러 땅을 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목이 용신이라야 금운에 고통을 받겠기 때문이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러나 그럴 필요는 전혀 없다. 개인적으로 하는 일은 모두 순탄하게 잘 되었다고 하니까 말이다. 다만 그렇게 해서 수입을 모두 빚을 갚는 곳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으로 인해서 헛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고통을 받았다고 봐야 하겠기 때문이다. 다만 그 빚으로 인해서 가정이 파탄이 되고 감옥이라고 갔다면 이때에는 자신의 운도 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그런 사람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 상담을 하다가 보면 참으로 온갖 일에 얽혀서 신세 망치고 한탄하는 사람 많기도 하다.

각설하고 이 사람의 사례를 통해서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은 절대로 보증은 내 운과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이점만 잘 생각하신다면 참으로 팔자에 없는 고통을 사서 받지는 않을 수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5. 인과는 팔자의 위에 존재한다

그렇게 생각이 된다. 운이 좋아도 자신이 벌려 놓은 일에 대한 책임은 별도로 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게 되는 자료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빚을 다 갚을 때가지 운이 머물러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나마도 위로를 드릴 수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러니 벗님께서도 혹 이러한 인과를 미리 만들지 마시고 절대로 인감도장은 주머니에 넣고 다니지 말라는 당부의 말씀을 드릴 참이다. 깊고 깊은 장롱 바닥에 감춰두고 어디에 둔지도 잊어버리시기 바란다. 그리고 이 문제만큼은 아내와도 깊은 상의를 거친 다음에 시행해야 할 것이며, 그렇게 상의를 했더라도 결국은 도장을 찍지 말라는 말씀을 마지막으로 드린다. 부디 이 글을 읽으신 가치가 있으시기 바란다.

추신: 그러나 만약 남의 어려움을 돌보는 것이 내가 고통받는 것보다도 훨씬 행복한 마음이시라면 또한 보증을 서는 것이 즐거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