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7] 소개 [귀곡자 산명술]
작성일
2009-01-05 10:27
조회
9476

제 397 화 책소개 [귀곡자(鬼谷子) 산명술(算命術)]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오늘은 귀곡자의 산명술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를 해 드릴까 합니다. 제목이야 늘 봐왔던 책입니다만 오늘 새벽에 문득 잠이 깨어서 서가를 뒤적이다가 이 책을 발견하고 펼쳐봤습니다. 내용이 비교적 간단해서 소개를 해 드리면 혹 활용을 하실 벗님들도 계실까 싶네요.


1.저자는 귀곡자


귀곡자라고 하면 소진과 장의가 수학하였던 스승으로 유명하지요. 그리고 처세술에 대해서 많은 가르침을 남겨서 언설로 남을 제압하는 종횡가의 영역에서 평가를 하기도 하나 봅니다. 춘추전국시대에 초나라에서 태어나서 술수와 처세술에 능하였다고 하는데, 옛날 사람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밝힐 방법이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겠습니다. 다만 실제로 존재했던 것만은 사실인 모양입니다.


저서로 전해지는 것은 <<귀곡자>>라는 책이 한 권 전해진다고 하는데, 이것은 고증학자들에 의해서 위작이라고 밝혀졌다고 하므로 본인의 저술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모양입니다만 그것도 학자들 간에 보기에 따라서는 본인이 지은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내용은 처세술에 대한 것이라고 하는데 읽어보지는 않았으니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합니다.


2. 귀곡산명술


저서라고 전해진다는 것이 귀곡자 한 권이라고 한다면 귀곡산명술을 그 선생이 지었느냐는 것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을 남겨야 하겠습니다. 원체가 가탁을 즐겨 하는 중국이고 보니 누군가 자신이 만든 점법을 유명인물 중에서도 행적이 뚜렷하지 않은 사람을 골라서 그 사람이 지은 책을 동굴 석실에서 찾았다고 하면 그럴싸 하니 아마도 그런 부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그런데 그냥 가짜라고 해버리면 그만이라고 하겠는데 왜 또 한 생각을 짚어보게 되었느냐고 한다면, 그것도 인연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자는 것이지요. 만약에 도무지 형편없는 내용이라고 한다면 귀곡자라는 이름을 도용할 수가 있었겠느냐는 식의 생각이 되는 것은, 요즘 짝퉁이 나옵니다만 진짜보다 더 좋은 짝퉁이 있다는 말도 하잖아요. 그래서 대단한 사람의 이름이 붙어있다면 한 번 살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정도의 생각은 괜찮을 것으로 봅니다.


꿩을 잡기만 한다면 검은 매거나 흰 매거나 상관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진짜 귀곡자가 지었거나 다른 사람이 지었거나 상관없이 점술로 활용이 된다면 그만이라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언제 지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아직까지도 그 책이 살아남아 있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 의미로 살펴보셔도 되겠습니다.


3. 책의 구성


책은 여러 종이 나와 있지만 대동소이하네요. 같은 내용을 각기 다른 출판사에서 만들면서 후대인이 설명을 붙여놓은 것도 있고 원본의 형태로 제작된 것도 있어서 그 장단점은 독자의 선택에 달렸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그중에서도 고전의 형태 그대로 만들어진 책이 죽림서국의 귀곡산명술이네요. 내용을 봐도 간결하게 되어 있어서 확인하기에는 편리하다고 하겠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丙癸편을 보겠습니다.



한 쪽에 다 들어가도록 편집이 되어 있네요. 물론 한자로 되어 있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풀이까지 들어가 있는 책을 보겠습니다.



이 책은 홍콩에서 나온 책입니다. 내용을 보면 귀곡산명술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습니다. 같은 항목인 丙癸편을 보겠습니다.



양쪽으로 되어 있어서 나눠봤습니다.




지면이 휘어 보이는 것은 스켄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되었네요. 역자가 원래의 뜻에다가 자신의 의견을 덧붙인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책을 구경했으니 내용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4. 내용 들여다 보기


여기저기에서 천간을 두 개씩 결합하여 나타낸 것을 보면서 어디에 쓰라고 있는 물건인가 했더니만 그 출처가 여기에 있었던가 봅니다. 그러니까 경우의 숫자는 100가지가 되겠습니다. 甲甲부터 癸癸까지 나오게 되겠으니 말이지요. 이러한 구성은 앞의 천간은 연간(年干)을 말하고 뒤의 천간은 시간(時干)의 천간을 말하는 것이랍니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이 병자년, 병인년, 병진년, 병오년, 병신년, 병술년에 태어났고, 그의 출생시간에 계수가 있다면 이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겠습니다. 간단하지요?


문득 예전에 책을 사러 서점에 갔다가 삼공역수사자평이라는 긴 이름의 책을 보고서 구해서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내용이 바로 이와 같은 구성으로 되어있었지 싶군요.


그러니까 병년에 태어난 사람이 계시가 된다면 이와 같으니라 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좀 더 들어가면 계의 아래에 무슨 지지가 있느냐에 따라서 그 길함이나 흉함의 정도가 달라진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계축시는 중간으로 무난하고
계묘시도 중간으로 무난하고
계사시도 마찬가지로 그와 같고
계미시도 또한 중평으로 무난하고
계유시는 길하다고 해석하고
계해시도 길하다고 해석을 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홍콩의 책에는 신해시라고 되어있네요. 이것은 오타라고 봐야 하겠습니다. 원본서에는 계해시로 되어 있으니 참고를 할 수가 있겠네요.


다시 구체적인 풀이에서는 사업, 형제인연, 운세보기, 결혼인연, 자식의 후대까지 세부적으로 설명이 되어 있는 것으로 봐서 상당수의 사람들이 이 방법을 의지해서 운명을 예측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 만드는데, 구성의 방법은 매우 합리적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습니다.


물론 지금의 관점으로 본다면 이것으로 사주풀이를 하기에는 그야말로 원시적이라고 해야 하지 싶습니다. 월주나 일주가 고려되지 않은 상황에서 년간과 시주만 놓고 뭐라고 한다는 것은 얼마나 초기에 발생한 운명학이겠느냐는 짐작을 하고도 남겠지요?


이렇게 시대가 흐른 다음에 다시 고전을 보면서 그 시대에는 어떤 방식으로 운명을 예측했는지 짐작을 하는 것이 재미있다고 하겠습니다. 마치 승용차로 천하를 누비는 시대이지만 잠시 말이나 가마를 타고 여행을 하는 것도 그 맛이 새롭다고 하는 것이지요. 다만 이것은 재미로 할 일이지 일삼아서 말을 타고 도심을 다닌다고 하면 아마도 고충이 한 두가지가 아닐 것은 짐작을 하고도 남겠습니다. 하하~


5. 이 방법의 활용성


그렇습니다. 처음에 만든 것은 운명을 풀이하는 것으로 만들어졌지만 나중에 활용을 하는 것은 또한 능력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광부를 위해서 만들어진 다이나마이트가 전쟁터에서 사람 죽이는 용도로 사용되는 것도 같은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주를 풀기 위해서 만들어진 원시적인 방법이지만 이것이 다른 방법으로 전용이 된다면 또 다른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 보면서 다양하게 시도하는 것이 후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미 중국에서는 그렇게 활용이 되고 있었다는 것이 점술관련 서적을 뒤적이면서 이해를 하게 됩니다. 다음의 책을 보면 뭔가 공감이 되실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점치는 책입니다. 내용을 보면 감이 잡히실 겁니다.



자, 이 책의 내용에서 오른 쪽을 차지하고 있는 내용들이 비로소 생소하지 않으실 것 같네요. 어떠신가요? 30이라는 숫자의 출처도 갑을병에서의 3과 계의 10에서 나와서 30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고, 병과 계가 나온 것도 같은 의미라는 것을 알 수가 있겠습니다. 심지어 중길까지도 그 범주 안에서 나온다는 것을 이해하고 나서야 비로소 이 백수첨시라는 것이 귀곡산명술에 그 뿌리를 두고 개량되어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되는군요.


물론 각자의 용도에 맞게 변형이 된 것은 필요에 따라서 고쳐진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사주의 년간과 시간을 찾기 보다는 질문을 받은 시각에 점대를 뽑아서 나온 결과물로 해당 항목을 찾아서 읽으면서 천지의 조짐을 짐작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현재의 산명술 활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얼마나 이해가 쉬우세요?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혹 관심이 있으시면 더 깊이 연구를 하시는 것은 벗님의 뜻에 달렸다고 하겠고, 적당한 방법으로 활용하여 질문에 답을 구할 수가 있다면 사용하지 못할 것이 뭐가 있겠느냐는 유연한 관법으로 생각을 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예전에는 적중률이 높은 점법이 무엇이냐에 대해서 관심이 없지 않았습니다만, 요즘에는 그것은 아무래도 좋다고 하겠고, 심지어는 맞지 않는 점법이 어디 있겠느냐는 생각도 해 보게 되네요. 세상에는 온통 조짐들로 이뤄져서 엉켜있는 '조짐DNA'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한 마음이 일어났을 적에 조짐도 함께 동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는 태퐁이 나비날개에서 일어나듯이, 유심적으로는 한 생각이 일어나서 윤회가 시작되었다는 것으로 생각을 해 볼 수 있겠다는 것이지요.


귀곡산명술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 정도의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모르고 있었다면 참고가 되셨을 것 같습니다. 역학의 세계에는 온갖 기기묘묘한 비술들이 난무하는 것이고 보면 귀곡산명술은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어느 용도로 사용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 가치는 다시 재평가 되겠다는 것으로 한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어느 사이에 해가 바뀌었네요. 분주했던 지난 해의 결실이 행복했다면 다가올 새해도 행복한 나날이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그리고 운에는 길운과 흉운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공부운과 활용운으로 나눠지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다소 현재의 운이 불리하더라도 마음은 편안하실 것 같습니다.


유심으로 바라보면, 길운(吉運)과 흉운(凶運)이요
무심으로 바라보면, 학운(學運)과 용운(用運)이라


이렇게 생각하고 많은 정진과 성취가 이뤄지는 기축년이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09년 1월 5일 아침에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