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화] 중국어 고급반 소감

작성일
2003-09-02 12:12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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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화] 중국어 고급반 소감



정말로 입추가 지난 분위기는 도처에서 느껴지는가 싶다. 아침저녁의 쌀랑함이

느껴지는 것은 물론이고 길가에 가을꽃이 하나 둘 보이는 것도 또한 세월감을

느끼기에 손색이 없는가 싶다. 그리고 낭월의 중국어 공부도 또한 그렇게 시간

을 보내면서 작년부터 한 것을 따진다면 8개월 정도가 투여되었는데, 그 결과로

중급반을 마치고 이제 어제부터는 고급반이라고 이름을 하여 새로운 선생님과

새로운 분위기의 책을 대하고 보니 뭔가 변화가 느껴지기는 한다는 기분이고,

또 이것이 가을을 느끼는 계절에 와 있기에 더욱 그러한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

도 든다. 그래서 오늘은 이 소감을 적어보려고 생각 해봤다.



1. 중국어(中國語)? 틀렸다네요.



통상 중국 사람이 하는 말은 중국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이

다. 그러니까 한국 사람이 하는 말은 한국어라고 하는 것에서 본다면 별로 문제

라고 할 것도 없다고 해도 되겠다. 그런데, 실은 그게 아니라는 것이 공부를 통

해서 알게 되었는데, 가장 기본적인 명칭에서부터 문제였다는 것을 안 것은 초

기에 얻은 상식이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인가 하면, 실로 중국의 땅덩어리가 워낙 크다는 것에서부

터 시작이 된다. 그래서 각기 다른 민족이 각기 다른 말을 사용하는데, 대략 민

족의 수가 56개라고 하니 그 정도는 이루 말로 할 수가 없을 지경이겠다. 하기

에 제주도만 해도 들어도 모르는 말들, 중국식으로 하면 ‘팅부동’이다. 들어도 무

슨 말인지 모르는 것이다. 마치 명리학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이 용신분석

을 보면서 느끼는 소감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제주도야 멀리 떨어져 있

으니 그렇다고 하기도 하겠지만, 중국대륙도 워낙 많은 나라들이 섰다 망했다

를 하는 과정에서 언어가 다르게 이어진 모양이다. 그리고 현재 중국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자랑하는 민족은 한족(漢族)이라고 한다. 거의 95%를 넘는다는 말

을 하는데, 이러한 비율로 본다면 소수민족은 그야말로 소수에 해당한다고 봐

야 할 모양이다. 그 중에는 조선족도 포함이 되어있다고 봐도 되겠다.



그렇다면 다수의 종족이 사용하는 것이므로 한족의 언어라고 해야 하겠고, 그래

서 줄인 말이 한어(漢語)이다. 한어는 한족의 언어라는 말인데 지금은 그 말이

중국말의 대표가 되었는데, 학원의 선생님이 처음에 한국에 와서 중국어라는 상

호를 보고 기이하게 생각되더란다. 왜냐면 한어, 만어(만주족언어), 묘어(묘족

언어) 등등으로 부르는 것은 있지만, 중국어를 가르친다는 것은 그 모든 언어를

다 가르친다는 말인데 과연 그게 가능하냐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서 참 생각도 가지가지라고 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당연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게 중국인이 관점임은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원에서는 중국어라고

하지 않고, 한어라고 한다. 물론 중국어는 학원에 공부하러 오는 사람을 위해서

써 놓은 것이라는 점도 차제에 알아두시면 되겠다.



그런데 한족도 또한 중국 전역에 걸쳐서 생활하고 있으니 말이 같을 리가 없다

고 보는 것은 다음 단계라고 해야 하겠다. 그래서 통일방안을 내어 놓은 것이 바

로 보통어(普通語)이다. 그리고 지금 중국의 교육에서 배우는 언어는 100%의 보

통어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보통어라는 것은 북경 지방 사람들이 사용하는 방

언이라는 것도 주의해서 참고해야 할 일인지 모르겠다. 우리말로 하면 서울 지

방의 지식인들이 사용하는 말을 한국의 표준말로 정했듯이 중국에서는 북경이

서울이다 보니까 그렇게 된 모양이다. 그리고 중국이든 대만이든 중국인들의 교

과서는 모두 이 보통어로 쓰여지게 되었다는 것인데, 이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

라고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고서는 중국의 한 나라로 통일한다는 계획은

불가능하겠기 때문이다. 다만 대만에서는 보통어를 국어(國語)라고 한다는 점

이 차이라면 차이가 되겠다.



그러니까 정리를 한다면 낭월은 그 동안 중국인들의 표준말인 보통어를 배우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모든 외국인들도 이 보통어를 배우게 되고, 우

리가 중국어라고 말하는 것도 이 보통어에 해당한다는 의미가 포함 되었음을 짐

작하면 되겠다.



2. 중국말인데 왜 틀려?



왜 틀린 것이 아니라 서로 못 알아듣게 된다는 것을 안다면 참 난감하지 않을까

싶다. 교재에 나온 이야기인데, 벗님들께 참고삼아 들려 드린다면 이런 이야기

이다.



‘나’를 보통어로는 ‘워’라고 하고 글자는 我로 쓴다. 잘 아시는 대로 ‘나아’이니 전

혀 문제가 없다고 해도 되겠다. 발음이야 배우면 되는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발

음을 몰라도 필담을 한다면 이렇게 我자를 쓰면 나를 의미하는 것으로 다들 안

다는 것인데, 문제는 상하이에서 사용하는 말이다. 상하이에서는 나를 ‘아라’라

고 하고 글자는 ‘阿拉’으로 써야 한단다. 이게 말이 되느냐고 하실는지도 모르지

만, 그렇다니까 그런 줄로 알아야 할 모양이다. 또 있다. 너를 보통어로는 ‘니’라

고 하고, 글자는 '你'로 쓴다. 그런데 상하이에서는 너를 일러서 ‘농’이라고 말하

고 쓰기는 ‘侬'으로 써야 한다. 아무래도 다른 나라의 말로 들리지 않을까 싶은

염려가 되실게다. 이것이 중국어이다. 그러니 보통어 밖에 모르는 외국인은 들

어도 몰라요, 읽어도 모르겠으니 속이 탈 밖에 달리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

까 올바른 상식이라고 하면 중국어라고 하기 보다는 한어라고 하는 것이 옳다

는 점을 참고하셔도 되겠다.



참, 홍콩영화를 보면 또 다른 사정이 느껴질 정도라면 이미 중국어 공부를 많이

한 입장이라고 해야 하겠다. 처음에는 모두 중국어겠거니 했는데, 요즘은 스카

이라이프에서 영화가 나와도 보통어면 보고, 광동어면 보지 않는다. 공부에 도

움을 받으면서 영화도 봐야 하기 때문이다. 홍콩쪽에서 사용하는 중국어는 광동

어(廣東語)라는 말을 하는데, 그 말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

단은 보통어를 배우고 나서의 일이다.



3. 한어(漢語)와 한어(韓語)



중국말을 대표하는 것이 한어이듯이 한국말은 한어라고 한다. 유감스럽게도(혹

은 다정스럽게도) 한국말로는 모두 같은 한어이다. 이것도 참 혼란스러운 장면

임은 틀림이 없다. 중국어 발음기호를 사용하면 차이가 날까 싶은데, 그것도 같

은 ‘hanyu’이다. 그러니 참 난감한데 중국어에는 그래서 성조라고 하는 억양이

필수라고 하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중국어를 의미하는 한어에서의 억양은 한에서 끝에 힘을 줘서 짧게 말

하는 한이고, 한국의 한은 끝을 길게 하면서 올려야 하는 한이다. 통상 중국어

표기법으로는 중국어의 한어는 4성이고, 한국어의 한어는 2성이라고 하는데, 처

음에 공부를 하는 입장에서는 분간이 잘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 한참 하고 보니

까 어느 정도 구분이 된다. 그리고 이 점은 선생님도 늘 주의를 하는 모양이다.

학생들에게 너의 한어는 참 좋구나. 라는 말을 가르칠 적마다 손가락으로 올림

과 내림의 표시를 해줘야 하니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 학생들은 중국어인

한어로 모두 알아들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 웃기도 한다.



그리고 모든 글자마다 이 성조가 붙어 있다. 그리고 같은 글자라도 성조가 다르

면 다른 의미가 된다. 더구나 한자 조금 안다고 생각하는 낭월의 입장에서는 도

저히 해석이 안 되는 글자들이 있어서 뭔가 잘못 인쇄된 것은 아닌가 싶은 경우

도 적지 않다. 그러나 실은 그렇게 써야 맞는단다. 그러니 어설프게 글자 좀 안

다고 큰소리 칠 일은 더욱 아닌 모양이다. 그래서 중국어 공부가 어렵다고 하는

데, 어느 정도만 극복이 된다면 그렇게 어려운 언어는 아닌 것으로 생각이 된

다. 적어도 중국어 선생님이 한국어를 배우는 것보다는 쉽다는 뜻이다. 그렇게

다양한 표현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질려버리는 경우를 종종 본다.



4. 한어수평고시



이게 참 사람 욕심인 모양이다. 고급반에 들고 보니 또 욕심이 나는 낭월이다.

기왕이면 한어수평고시를 봐서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싶다고나 할까? 아니면 보

다 객관적으로 얼마나 이해를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는 욕심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번 달부터는 수평고시반도 하나 듣기로 한 것이다. 중급수평고시이

다. 8급까지가 목표란다. 그런데 그 진도의 상황은 보통이 아니다. 엄청나게 속

도감이 느껴진다. 마치 40키로로 달리던 사람이 120키로 구간에 들어간 것과 같

다는 느낌이다. 고급반의 내용도 스피드가 상당한데 고급반을 마치고서야 가능

하다는 수평고시 공부를 당장 시작했으니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다.



여하튼 담당 선생님이 왜 수평고시를 보느냐고 하는 말에, 중국사람 사주 봐 줄

라고 한다고 했더니 당장 자신의 생년월일시를 적는다. 정말 못 말리는 기자출

신의 선생님이다. 그래도 이야기가 되는 것이 재미있어서 비록 5만원을 날리더

라도 사주를 봐주기로 했다. 왜냐면 공짜는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낭월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본전을 뽑아 먹어야지. 흐흐~



혹 벗님께서 이 공부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번 맘을 일으키시라고 권해 드린

다. 그 동안 공부를 한 것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느냐면 이전에 대만의 명리서적

들에서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그대로 풀린다는 경험이 벌써 생긴다는 말

씀으로 대신할 수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앞으로 여러 가지 면에서 필요할

수가 있으리라고 생각이 된다. 무엇보다도 한자를 좀 안다면 더욱 유리한 것은

틀림이 없는 모양이다. 중문과 학생들과 붙어서 유지하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한자 실력이 아니면 아마도 중간에 탈락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기 때

문이다.



이상 공부하여 가면서 느낀 약간의 소감을 적어 봤다. 그리고 고급반은 약 4개월

이라고 하는데, 이제 고급반이 문제가 아니라 중국으로 쳐들어가야 할 시기를

노리고 있어야 하겠다. 내년쯤에서는 아무래도 한번 나서봐야 할 모양이다. 올

해에 가고 싶었지만, 형편이 여의치 못해서 차마 마음을 일으키지 못했는데, 내

년에는 무슨 핑계라도 대봐야 하겠다. 실로 올해 학당을 새로 마련한다고 적지

않은 지출을 과다하게 했기 때문이다. 더욱 정진해야 하겠고, 말을 배우다 보니

말뿐이 아니라 마음도 배우게 된다는 생각도 해보는 요즘이다.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