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화] 신용(信用)이 용신운보다 낫다.

작성일
2003-06-27 10:34
조회
7835
[제196화] 신용(信用)이 용신운보다 낫다.



장마가 시작되었다는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빗줄기가 양철지붕을 휘몰아친다.

그래서 조용한 강의실에는 빗소리의 소음으로 인해서 선생과 학생의 목소리는

점점 묻혀져 간다. 오늘 아침 감로사 학당의 풍경이다. 억수로 퍼붜댄다. 에구

지리한 장마면 우짜노......



어느 여성의 상담자료를 놓고 이야기를 진행 하던 중에, 앞으로 운이 20년간 꼬

이고 있음을 살펴보고 뭐라고 말을 해 주겠느냐고 하는 학생이 있어서 곰곰 생

각을 해보고 얻은 답이다. ‘신용이 용신운보다 낫다’는 답이 그것인데, 내친 김

에 조금 생각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1. 운만으로 살 수가 있을까?



흔히 빵만으로 못산다는 말을 한다. 왜냐면 사랑도 있어야 하기 때문일게다. 그

러니까 기본적으로 해결이 되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가장 근본적

인 것이 빵인 것은 틀림이 없는데, 그것만으로는 살지 못한다는 말이 처음에는

배부른 타령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과연 사랑의 마음

은 빵과 견주어서 기울지 않을 정도의 비중이 큰 이야기라고 하는 점을 생각하

지 않을 수가 없겠다. 과연 빵만으로 살 수가 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한다면 벗님

의 생각은 어떻게 드실는지....... 아마도 당연하다고 하는 말씀을 하시지 않을

까 싶은 생각이 드는 낭월이다.



용신의 운을 맞이해서 즐거워하는 사람도 있고, 기신의 운을 맞아서 속이 상하

는 사람도 있는 것은 상담실의 풍경이다. 그리고 비율로 본다면 당연히 흉신이

날뛰는 운을 맞이할 가능성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는데, 유감스럽게

도 반반의 비율을 갖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의 반영인지도 모르겠다. 고통

받는 사람이 안락한 사람보다 훨씬 많은 것과도 무관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서 말이다. 여하튼 용신의 운을 기대하고 상담실을 두드리지만 결과는 늘 그렇

게 안타까운 말만 듣게 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 유감이다.



근데 문제는 용신운이 아닌 사람에게 뭐라고 해줘야 하느냐는 것인데, 실은 있

는 그대로 말을 해주는 것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겠다. 왜

냐면 있는 그대로를 읽어주고 설명해 주는 것이 사주공부인의 본분이기 때문이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있는 그대로의 말을 해주지 못하고 망설이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 사람이 우째 ‘당신은 앞으로 20년

간 운이 없으니 그러려니 하고 고통을 받으면서 살아가시는 수밖에 없소이다’

를 할 수가 있겠느냔 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시 흉운에 대해서 고려를 해보

게 되는 것인데, 여기에서 참으로 중요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2. 용신의 운에서는 몰라도



사람의 운이 좋은 방향으로 진행이 될 경우에는 하는 일이 대체로 어느 방향이

거나 무난하게 진행이 되는 것으로 나타나는 모양이다. 물론 주식이나 도박의

경우에는 해당이 없겠지만, 그 외의 경우에서 국법이 금지하지 않는 내에서는

대체로 운이 좋은 사람의 일이 순조롭다고 봐서 무리가 없으리라고 생각이 된

다. 그래서 운이 중요하기는 중요한가 보다.



그런데 운이 나쁜 경우에는 손을 놓고 쉬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당연히 생

각을 해야 하는 것이 상담실에서 늘 겪는 일이고 보니, 이 부분이 참으로 곤란

한 문제를 많이 갖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게 된다. 물론 권장사항은 일을

하지 않는 것이겠다. 아무래도 운이 약하다는 것은 일을 하기에 적당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이 되어야만 하겠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이 어디 그런가. 일을 하

지 않으면 되지 않을 상황들이 너무도 적나라하게 전개되는 것이 인생의 삶이

아닌가를 생각해 본다면 긴 설명이 필요 없다고 봐도 되겠다.



그런데 참으로 중요한 것은 운보다도 신용이라는 점이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또한 해결이 되는 서광이 비치기도 한다. 운이 아무리 좋아도 신용이 없다면 결

국 그 가게는 문을 닫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대로 그렇다면 운이 나빠도

신용으로 차근차근 내실일 기한 사람이라면 비록 흉운이 들어온다고 해도 찾아

오던 손님은 여전히 찾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낭월도 일정 가게를

이용하게 되면 그 사람의 운과는 관계없이 내가 필요하면 그 가게를 찾게 되는

경험을 여러 해 해보면서 느낀 생각이다. 운이라는 것이 왔다가는 가는 것인데,

처음 일순간은 운의 힘으로 견딜지도 모르겠지만 운은 잠시 머물다가 가버린

다. 그 다음에는 신용으로 버텨야 하는 것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그리고 이러

한 것은 상업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게다.



학력의 힘으로 취직이 되었다고 한다면 처음 한 동안은 그 힘으로 버틸 것이다.

그러나 실력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정리해고의 우선순위를 차지하게 될 것은 너

무도 당연하다고 해야 할 모양이 아닌가 말이다.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의 빛나

는 졸업장은 이내 빛바랜 졸업장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경쟁사회에서의 현실이

기 때문이다. 그래서 곰곰 생각을 해보니 과연 사람은 용신운으로 살아가는 것

이 아니라 신용의 힘으로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절로 드는 것이다. 벗님의

생각은 어떠실까?



3. 신용만으로 살아갈 수가 있을까



당연히 가능하다고 본다. 모든 사람의 거래는 믿음이 최우선으로 작용한다고 보

면 신용이 있는 사람은 버티게 될 가능성이 훨씬 많은 것은 당연하겠다. 그리고

우리 어르신들께서도 말씀하신 대목이기도 하다. ‘사람은 신용이 밑천이라는 말’

말이다. 과연 신용이 그렇게도 중요하다면 이제부터는 운이 좋은지를 묻지 말

고, 자신의 신용관리가 어떠한지를 스스로 살피는 것이 훨씬 지혜롭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하시는 것도 좋겠다. 그래서 실로 자신이 정도(正道)로 살아가고 있

다면 운의 변화에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리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얼른 부

자가 되고 싶은 마음에 온갖 편법을 동원하고자 하는 욕심이 겹치면서 결과적으

로는 고해(苦海)의 항해자가 되고 마는 것이라고 하는 생각을 넌지시 해보는 낭

월이다.



신용 하나면 살아간다고 하겠는데, 과연 신용만 갖고 되지는 않을게다. 왜냐면

그 신용에 어울리는 기술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전에 어려서 본 간판들에

서 문득 떠오르는 문구가 있다.



신용본위

친절봉사



위와 같은 문구는 이미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버렸다고 해야 하겠다. 요즘은 전

혀 그러한 것이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왠지 향수를 느끼게 하는 주인의 마음이

보이는 것도 같은데, 신용보다는 또 다른 의미가 상가에 감돌고 있는 것은 아닐

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리고 친절봉사 보다는 기술봉사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학교

를 오가던 중간에 이발소가 있었는데 늘 읽을거리에 가물었던 마음에 매일 두

번씩 읽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신용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던 예전의 장인들이

가끔은 생각나기도 한다. 조금 하다가 여의치 못하면 즉시로 그만두고 다른 일

을 찾고자 상담실을 두드리는 사람보다는 좀더 버텨보려고 노력하는 신용을 중

시하는 사람의 마음이 점차로 미련하게 느껴지는 시절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렇게 운과의 첨예한 경계선을 늘 판단해야 하는 운명상담가의 눈에 비치는 신

용은 또한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도 하는데, 실로 상담을 하는 사람이야말로 신

용으로 세상을 버텨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이제 서서히 더워지는 계절이 도래한 모양이다. 계절의 신용도 참으로 못말리겠

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덥지 않아도 되는데, 여지없이 다가와서 한바탕 더위

에 휩싸이게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에 대해서 일단 항복이다. 그래서 겨우 할 수

가 있는 것이, 에어콘이나 하나 들여다 놔야 하지 않겠느냐는 정도의 타협일 뿐

이다. 과연 신용은 사람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 사실인 모양이다. 벗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낭월명리학당이 되어야 한다는 은연중의 무게가 느껴진다. 물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어느 날 아침에 사라지고 말 인터넷의 공간이기

도 하겠기에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다.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