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5화] 삼합을 폭파하라~!

작성일
2003-06-11 07:5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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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삼합을 폭파하라~!



육충(六沖)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한담에 글을 올린지도 95일이 되었다. 그 사이

에도 여전히 오행의 이치로 즐거움을 누리고 있는 어린 소년이다. 그러다가 이

제는 삼합에 대해서도 뭔가 정리를 해야 할 때가 된 것으로 생각이 되어서 좀 거

창해 보이는 제목으로 글을 시작한다. 그만큼 워낙 큰 쇳덩어리라고 이해를 하

셔도 되겠다. 미리 말씀을 드릴 것은 공부를 하지 않으신 일반 방문자께서는 읽

으시지 말라는 권유를 드린다. 전문적인 용어로 도배를 할 참이기 때문이다.



1. 오래 전부터 혐의를 받은 삼합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을 수정한다는 것은 여간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운 일이 아

니다. 단지 인기를 얻기 위해서 던지는 애드립이라면 그래도 쉬울 것이다. 학문

을 연구한다는 입장에서 오래도록 믿어온 존재이면서 그래서 오히려 실체인 것

으로까지 인식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 부정을 해야 하지 않을 수가 없겠다는 생

각을 하게 되었을 적에 느끼는 부담감을 벗님이 헤아리실는지 는 모를 일이다.

그리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여기에서 언급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여기

는 것은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로 적지 않은 고통을 받았거나 앞으로 받

게 될 후학들을 생각해서이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또 혼자만 잘났다고 빈정

댈 벗님도 당연히 계실 것이다. 그러한 점을 고려하면서도 이렇게 나름대로의

생각을 전해 드리는 것은 이미 낭월은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있음을 말씀드리

는 것이고, 혹 벗님께서도 자평명리학의 연구에 도움이나 하다못해 참고라도 된

다면 그만한 보람이 충분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점을 잘 헤아려 주시고 참

고 되시기 바란다.



2. 도표적인 냄새가 난다



삼합의 표를 보고 있노라면 또한 도표적으로 나타난 현상이 아닐까 하는 혐의

가 발생하게 된다. 동그랗게 지지를 적어 놓고 서로 짝을 지어보면 정삼각으로

연결이 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명을 봐도 크

게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면서도 언제부턴가 어색하다는 생각을 자꾸만 하

게 되는데, 그 첫 번째는 도표적인 냄새로 인한 거부감이다. 그렇거나 말거나 이

치적으로 그럴싸하고 다시 현상적으로 확인이 된다면 별로문제를 삼을 필요가

없다고 하겠다. 왜냐면 역운(逆運)의 구조에 대해서는 이론적으로 바탕이 없지

만 그대로 수용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도 그 한 예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까 병인 다음에는 정묘가 오는 것은 만고의 흐름인데, 음남양녀의 경우에는 반

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냥 수용을

하는 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명쾌한 대입이 되지 않으니 뭐라고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단지 이치적으로 부합이 되지 않음을 탓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 점도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



3. 사유축도 여전히 의심스럽다



합충변화에서 언급을 드렸겠지만, 억지로 합을 하고 있는 외인부대의 느낌을 지

울 수가 없는 사유축의 삼합니다. 금을 극하는 사화에서 금이 생을 받는다는 것

은 다른 것에 비해서 도무지 어색하기만 한 이유이다. 지장간의 경금으로 인해

서 생을 받는다고는 이해를 하겠지만, 실제로 그러한 이치가 다른 곳에는 없다

는 것이 가장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여기에서 금과 화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야

할 부분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다른 역학관련 서적에서 언급이 되는 부분도 있으나 자평명리학에서의 입장을

고려해 본다면 삼합은 여전히 의문이 많은 부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평

과 다른 학문의 차이점을 고려하지 않고서 모두를 수용하기로 든다면 그야말로

비빔밥이 될 것이고, 그 결과는 애매모호로 갈 가능성이 더 많지 않겠느냐는 생

각을 하게 되면서 생극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생극의 이치에서 벗

어난 사유축의 합은 그래서 매우 의심스러운 대상이 되는 것이고, 그래서 늘 주

시를 하면서 확인을 해가게 되는데, 합화의 의미가 점차로 퇴색해가는 것을 생

각하면서 이제는 뭔가 정리의 획을 그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4. 亥卯는 수목상생이고 卯未는 목극토이다



해묘미를 놓고 생각을 해보면, 해묘는 목생화일 뿐이고, 합이어야 할 이유가 없

다. 그리고 묘미는 목극토일 뿐이지 합이 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여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합을 하고 말고 할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것인데, 그렇거나 말거나 반드시 작용을 한다면 달리 이유를 붙일 필요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실은 합이라고 하기 보다는 회(會)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

겠다. 고전에서는 방합을 회라고 하고 삼합은 합으로 대입을 했는데, 다시 곰곰

생각을 해보면 합보다는 회라는 글자가 더 어울리지 않은가 싶다. 여기에서의

회에 대한 의미는 모인다는 정도이다.



생왕묘(生旺墓)의 의미는 그대로 가능성이 있겠다. 해묘미와 인오술, 그리고 신

자진은 그렇게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사유축도 달리 연결을 할 방법이 없어

서 그냥 그렇게 둬도 그만이겠다. 문제는 셋이 합해서 다른 오행으로 변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야 오행의 관계를 바로 이해하겠더라는 말씀을 드리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합화(合化)가 아니고 회합(會合)이 되는 것이다. 이것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크다고 해야 하겠다. 왜냐면 회합은 그냥 모여있는 비슷한 형상

들이기 때문이다. 합화는 묶여서 다른 것으로 변화를 하는 의미가 포함되는 까

닭이다.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인식하는 것은 신기루를 보고 있을 경우에 해당

한다고 봐도 되겠다. 바라다 볼 적에는 분명히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이 되는데,

막상 찾아가 보면 실체가 없고 허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직

접 보진 않았지만 실제로 그러한 경험을 한 여행자들이 적어놓은 것이니 그대

로 인정을 할 참이다.



합으로 인해서 단결이 된다고 이해를 했는데, 실은 단결의 의미 보다는 ‘모여 있

음’을 생각하는 것으로 충분하겠다는 의견을 드리고자 하는 것이 낭월의 소견이

다. 그러므로 삼합이 화한다는 것을 생각하기에는 너무도 거리가 멀다는 생각

을 하게 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이기도 하다.



5. 화기격(化氣格)이 의심스러울 때부터



실로 합화에 대해서 의심스러운 것은 적천수징의에서의 화기격이 실제로는 나

타나지 않음을 보면서부터였다. 아무래도 진화격이든 가화격이든 실제로 보이

질 않으니 의심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종격은 아무 드물게지만 존재하

는 것이 분명하다고 한다면 화기격에 대해서는 거의 보이지 않으니 어떻게 확인

을 하고 믿을 방법이 없는 셈이다.



그렇게 된다면 천간의 오합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져볼 수밖에 없겠다. 그러나

그보다 우선 정리를 해야 할 것은 지지의 삼합이 허구에 가까울 가능성이 많겠

다는 말씀부터이다. 다만 간합에 대해서는 황제내경부터 언급이 되는 것으로 봐

서 오랜 시간을 유지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하겠다. 그에 비하면 삼합은 후에

발생한 것으로 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여하튼 벗님의 자평명리학 연구에 약간

의 참고가 되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여긴다.



6. 다시 생각해봐야 할 化의 의미



합충변화에서의 화가 화하는 의미가 없다고 한다면 그 화는 어떤 의미일지를 생

각해봐야 하겠다. 곰곰 생각을 한 결론은 유통으로 化한다고 보면 무리가 없겠

다는 생각이다. 마치 교화(敎化)한다는 의미도 되겠고, 순화(純化)한다는 의미

도 되겠다. 다른 오행으로 변화한다고 보는 것이 무리라고 하는 것이지 화의 의

미를 모두 버릴 것은 아니라고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해묘미의 경우를 본다

면 해수가 묘목을 만나면 생조로 化한다고 말해도 되겠다. 그리고 묘목이 미토

와 만날 경우에는 극제로 化한다고 봐서 무리가 없을 것이다. 미토가 묘목을 만

나 같은 목이 되었다고 보는 시각에 대해서 의심을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관찰

을 할 여유를 얻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오술도 그렇다. 인목이 오화를 만나면 목생화로 生化한다. 그리고 오화가 술

토를 만나면 화생토로 生化한다. 오술은 생화하고 묘미는 극화하는데 이 차이

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뭔가 어색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억부의 저울질이 미묘할 경우에 크게 획을 긋게 되는 간편함을

제공할 것이다. 많은 아마추어 벗님들이 혼란스러워하시는 부분을 정리해 드리

는 의미도 포함이 된다. 일단 생극으로만 대입을 하시는 것으로 오류가 없음을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이다.



7. 임상자료는 생략한다



‘임상자료를 좀 보자’고 하실 벗님이 계실 수도 있겠다 싶어서 드리는 말씀이다.

그러나 임상자료는 생략함을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 이점은 육충에 대해서 언급

을 드릴 적에도 마찬가지의 의미이다. 왜냐면 하나의 명식을 놓고 이러쿵 저러

쿵 하게 되면 또 다른 이유에 대해서 설명과 해명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너

무 많은 힘이 소모된다. 그래서 각자의 확인을 요망하는 바이며, 확인이 되어서

사용을 하지 않으시거나 확인이 되지 않아서 그대로 사용하신다고 해도 낭월은

아무런 불만을 갖지 않을 참이다. 그냥 한번 그렇게 생각을 하고 보시는 것으로

많은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점이 큰 희망사항이기 때문이다. 낭월학당

을 방문하신 인연으로 드리는 조그마한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낭월의

바램이다.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