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8화] 걱정두 참 많은 넘이제....

작성일
2003-02-15 20:10
조회
6692
[제188화] 걱정두 참 많은 넘이제....



오늘은 정월 보름날이다. 이제 급한 행사는 대략 마무리 하고, 18일에 오대산으

로 방생만 다녀오면 정월달의 행사는 모두 마무리가 된다고 하겠다. 그래서 초

저녁 모처럼 마음으로나마 한가한 기분이 들어서 전에 읽다가 만 여섯 가지의

물리이야기라고 하는 파인만 선생의 강의 책을 보고 있는 중에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컴퓨터를 켜고 수다를 떨어볼 요량이다. 말이 되고 말고는 그리 신

경쓰지 않을 요량이므로 여기에 언급된 내용에 대해서 구태여 왈가나 왈부를 하

시지는 말고 그냥 생각이나 조금 해주시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

린다.



1. 사주의 배치는 과연 어떨까?



물론 오늘 만의 생각은 아니다. 늘 생각을 하던 부분인데 물리에서 원자의 배열

에 대해서 설명을 읽다가 다시 이 문제가 의문으로 떠오른다. 물론 우리는 습관

적으로 종이 위에다가 간지(干支)를 일정하게 배치된 순서대로 만세력에서 찾

아 적고 그것을 해석하고 있는 입장이며, 이것은 벗님도 크게 다르지 않으실 것

으로 짐작을 한다. 그런데 당연한 것 가운데에서도 늘 의문이 개입하게 되는데,

사주의 배치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질 가능성이 매우 많은 것을 고려한다면 이것

이 또한 사소한 문제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년월의 충은 일에서 합으로 푼다’

‘합이 먼저이고 충이 나중이면 합은 무효가 된다’



이런 공식이 자평진전에 보인다. 그리고 대체로 이러한 공식은 일리가 있는 것

으로 이해를 하기도 한다. 물론 낭월의 생각으로는 이것도 엉성한 공식이 될 가

능성이 매우 높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는 하다. 왜냐면 사주에 존재하는 것은 그

것이 합이든 충이든 혹은 합이 먼저이고 충이 나중이거나, 충이 먼저이고 합이

나중이거나 간에 상관이 없이 엄연히 존재하는 그 사주의 특징이라고 결론을 내

리고 있는 입장이므로 약간의 견해를 달리한다고 해도 무리라고는 하지 않을 것

이다.



근데 만약에 말이다. 먼저와 나중이라는 개념이 없다면 과연 어떤 해석이 될 것

인지를 흥미롭게 생각해보곤 하는 낭월이다. 만약에 사주 명식의 간지들을 각각

의 구슬이라고 생각을 해보자. 이것은 원자론과 연결시켜서 떠올려본 생각이니

갑자기 웬 구슬이냐고 하지 않으셔도 되겠다. 그 구슬을 우리는 올록볼록한 판

박지에 일정하게 천간과 지지를 나눠서 배열하고 그것을 해석하는 것이라고 이

해를 한다면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겠다. 물론 여기에 동의를 해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다음으로 그 구슬을 판지에 넣지 않고 그냥 손에 움켜쥐었을 상황을 생

각해 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오늘 문득 생각을 해본 부분이다. 그렇다면

천간도 지지도 앞도 뒤도 전혀 없이 그냥 네 개의 천간과 네 개의 지지가 동시

에 아무렇게나 모여 있는 셈이 되는데, 이런 모델을 생각해 본다면 앞에서 인용

한 자평진전의 의미는 허구에 가깝게 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

론 이런 일이 사실이 아니기를 빌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에 만에 하나라도

이것이 진실이고 판박이를 동원해서 설명한 것이 허구라고 한다면 또 어떻게

될 것인지.... 참 난감한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 아닌가 말이다. 그것참......쩝쩝

~!



2. 갑(甲)과 기(己)가 만나면 무슨 일이 생길까?



이것도 늘 궁금하기만 한 부분이다. 왜냐면 이론적으로는 뭐가 어떻고 뭐가 어

떻다고 말들을 하곤 하는데, 과연 실제로 그렇겠느냐는 의문에 대해서는 아무

도 답을 해주지 않으니 그 점이 갑갑하기만 하다고 한다면 낭월은 참 걱정도 팔

자라고 하실지 모르겠다. 그래도 걱정이 되는걸 우짜노 말이다.(긁적긁적....)



서로 유정(有情)하다는 것으로 본다면 당기는 전기가 발생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겠다. 근데 이것도 확실하지 않으니 고민을 하자면 적잖게 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무슨 망상을 했느냐고 하시겠지만....



실은 갑목이 기토를 만나면 와락 달려들어서 이빨이 뿌서지게 받아버리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보자는 것이다. 아니면 갑목이 기토에게 달려들어서 그렇

게 하다가 나무가 부러졌다고 해도 상관은 없다. 여하커나간에 뭔가 이러한 현

상으로 한번 장면을 상상해봐도 상관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물론 이렇

게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내일부터 사주를 보는 방법이 달라진다는 것은 아니

다. 그냥 잠시 망상의 여울들을 글에 실어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서로 유정하다는 것을 왜 그런 황당한 생각을 하게 되었느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실은 이렇게 유정한 사람이 만나서는 왕창 깨어져서 웬수니 악수

니 하는 경우도 있으니 과연 친밀한 합이 확실한지 무엇으로 증명을 하겠느냐

는 것이다. 아마도 낭월의 망상에 전혀 아니라고 하시진 못할 것이다. 만약 실제

로 그렇게 한다면 이러한 것을 모두 증명해야 하는데, 그 문제는 더욱 골아프실

것이기 때문에 아예 시도를 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만 드리고 넘어간

다.



여하튼 기본을 뒤집는 것은 이만기의 전성기에 뒤치기 한판보다도 더 통쾌한 맛

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 지금은 이렇게 농담처럼 생각을 하곤 하지만 언젠가 물

리학의 그것처럼 간지의 비밀이 규명된다면....... 그날이 엄청 기다려진다.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