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1화] 비디오강의 만들기

작성일
2002-02-10 08:37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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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비디오강의 만들기

세상이 무엇이거나 다 그렇겠지만, 참 호락호락한 것이 없다고 해야 하겠다. 이번에 비디오로 녹화를 해서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그에 대한 관련 작업을 추진하면서 느낀 것이 그것이라고 해야 하겠다. 그 과정을 간략히 정리해 볼 참이다.

1. 계획 세우기

계획이야 언제나 생각이 일어나면 바로 시행에 옮기는 것이 낭월의 천성이니 구체적이랄 것도 없다. 그냥 해보도록 하자는 마음이 일어나기만 하면 그것이 계획이다. 그 다음의 문제는 다음에 차차로 생각하자는 것이 늘 겪는 일이라고 해야 하겠다. 우선 비디오로 강의를 녹화해서 독자들에게 특히 감로사에 와서 공부를 하고 싶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서 그렇게 못하신 벗님들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계획을 세우게 된 것이라고 해야 하겠다. 그리고 가능하면 품값(?)이라도 나온다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마도 임오년(壬午年)의 정재(正財) 성분이 작용을 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정리하기를.....

(1). 강의는 이미 진행 중이다.
(2) 비디오에 담기만 하면 된다.
(3) 녹화한 강의를 복사해서 배포하면 된다.
(4) 적당한 금액을 부여하도록 하면 된다.

이러한 계획이니 얼마나 간단하고도 단순하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생각이 나면 바로 시행에 옮기는 것이 시간(時干)에 편재(偏財)가 붙어 있는 낭월이니 망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에 구체적인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겠는데, 다음과 같은 정리가 필요했다.

(1) 촬영기는 소니 8mm캠코더가 있으니 완료.
(2) 복사기는 비디오가 두 대 있으니 완료.
(3) 테이프에 라벨을 붙여야 하니 인쇄를 하면 됨.
(4) 만든 제품은 포장을 해야 하는데, 겉 케이스도 필요함.

대략 이 정도의 구체적인 결정을 내리고서 우선 인쇄소를 찾기로 했다. 대전에 나가는 길에 알아봐도 되겠지만, 생각이 나면 바로 실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부러 대전으로 나갔다.

2. 인쇄물의 견적서

우선 라벨인쇄를 알아보니 천매짜리가 한 단위라고 한다. 그리고 그 가격은 약 5~6만원 정도 된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칼라로 인쇄를 하게 되면 보기는 좋을지 몰라도 만지는 과정에서 접착력이 약해서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므로 권하지 않는다는 정보도 얻게 되었고, 그래서 일반 종이에 인쇄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다음은 테이프를 담을 케이스가 필요했는데, 두어 군데 들려봤더니 기본 단위가 약 4000개 정도 된다는데 대략 잡아본 단가는 80만원 정도 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넉넉하게 잡아서 100만원이면 되지 않겠느냐는 결론을 내려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실제로 인쇄를 하는 문제는 서울학당의 1층에 대유기획이라고 하는 인쇄소가 있음을 늘 봤기 때문에 가서 이야기를 나눈 결과 110만원 정도에 포장과 라벨을 모두 완료할 수가 있는데, 포장케이스는 6000매 정도가 나온다고 하니까 따져보니 대전에서의 견적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겠다. 그렇게 하라고 맡겼는데, 포장을 하게 되니 디자인이 또 필요했다.

그래서 곰곰 생각을 한 끝에 왕초보사주학의 표지에 있는 승용화상도(乘龍和尙圖)(하하~)를 사용하기로 하고 동학사에 전화를 했더니 사장님이 기꺼이 사용하셔도 된다면서 한술 더 떠서 원판을 빌려드리겠다는 말씀도 하기에 그럴 필요는 없겠다고 하고 다음에 필요하면 말씀드리겠노라고 했다.

3. 촬영에 들어감

여기까지는 좋았다. 연지님에게도 큰 돈이 들지 않으니 부담이 없다고 꼬시고 테이프 200개만 팔면 손해를 볼 일은 없지 않겠느냐는 말로 다스린(혹은 통사정일 수도....)다음, 강의시간에 캠코더를 켜고 강의를 했다. 평소에 하듯이 티셔츠를 입고 그냥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나서 완료가 된 다음에 VHS로 옮기려고 비디오에 연결을 해서 녹화를 해보니...... 차마 눈을 뜨고는 볼 수가 없는 장면이 그 속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혹 조명이 형광등이라서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색상이 푸르스름한 것이 활기가 없어 보이고 등장인물(인물이래야 낭월이겠지만...)의 모습도 올바로 보이지가 않는 것이 아무래도 이대로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대전을 나갔다. 이른바 ‘할로겐램프’라던가? 300와트가 되는 촬영용 조명을 구해와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결혼식 등에서 촬영하는 사람들이 그러한 불을 들고 다니는 것을 봤다는 기억의 독촉에 의해서이다. 구입하느라고 16000원이 지출되었지만 오래 쓴다는 말에 별로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

다시 기대를 갖고 다음날 강의를 촬영했는데, 별로 크게 개선이 된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어쩔 것인가... 아마도 조명이 약해서 그럴 것이라고 생각을 한 다음에 용산에 가서 쌍라이트(?)를 구해야 하겠다고 결정을 내리고는 구입품목에 적어 넣었다. 그리고 구입하는데 7만원이 투자되었다. 연지님은 낭비라고 하고 낭월은 투자라고 했는데, 결론은 시간이 흘러가야 확인이 될 것이다. 또 원본 촬영용 8mm테이프 50개, 복사용 VHS테이프는 100개를 구입했다. 이것도 궁리를 한 끝에 일반 소매점에서 개당 약 3300원 하는 것을 천안의 SKC 공장에 갔더니 24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그런데 8mm는 같은 가격의 4000원이었다. 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 사이에도 강의테이프를 구입하겠다는 예약은 계속 들어오고 있었다. 이것 참 야단났네........ 하나도 만들어지지 못했는데, 만들겠다고 했으니 그냥 말 수는 도저히 없다는 것을 자신에게 다짐하고 있었다고 해야 할 모양이다.

4. 다시 실패

그렇게 해서 촬영을 한 테이프는 참 가관이었다. 그대로 유령이 앞에서 어른거리는 정도라고 해야 하겠고, 백보드판(칠판)에는 터널을 통과하는 차량의 불빛이 반사되어 대단한 위세를 나타냈다. 더욱 악화 되었다는 것을 대번에 짐작 할 수가 있었다. 깨끗한 실패라고 해야 할 모양이었다. 말소리는 잘 들렸다. 그러나 어디 상품이라고 내어 놓을 정도가 되어야 말이지..... 소리만 들을 바에는 비디오테이프를 구해서 왜 봐. 그냥 녹음테이프를 듣지 말이다. 그래서 이대로는 진행을 할 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다음으로 문제를 파악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칠판을 갈아야 하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예전에 분필용 녹색 칠판을 사둔 것이 있어서 바로 바꿔서 달고 강의를 했다. 백판보다는 훨씬 나았지만 여전히 볼 수가 없었는데, 그래도 며칠 강의를 진행해서 대략 6편 정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복사를 하면서 여전히 문제가 크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분필가루의 자국으로 인해서 뿌옅게 보인다는 것을 생각하고는 물 백묵을 사용하는 검정칠판을 구입하면 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예전에 어느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써본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공장으로 갔는데, 그 공장은 대전을 나가다가 있는 곳이고 이전에 청색 칠판을 구입한 곳이기도 하다.

찾아갔더니 원하는 물건이 있었고, 가격은 12만원이란다. 당장 갖다 달라고 하고는 돌아 왔는데, 일이 잘 되느라고(?) 마침 49재를 위해서 방문했던 도향선생 사모님께서 시주를 하시겠다면서 그야말로 옷핀으로 꽂아서 보관중인 특별비자금으로 보이는 돈을 15만원 내어 놓으셨다. 그래서 12만원이라고 했더니 3만원은 백묵을 사라는 말씀도 하신다. 거참 인연은 이렇게 되어서 만들어지나 보다. 그래서 감사히 받았다. 문제는 이렇게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한 대로의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지만 확실히 물백묵의 칠판은 깨끗했고, 부산을 피운 보람이 있었다고 해야 하겠다. 그럼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지......?

5. 원인 분석

문제는 카메라였다. 캠코더의 품질이 문제라고 밖에 달리 해볼 수가 없었던 것은 그 외의 노력은 이미 말씀을 드린대로 할만큼 했기 때문이다. 진작에 그 생각을 왜 못했는지..... 다행히도(?) 지금은 가격이 많이 내린 디지털 캠코더를 하이마트에서 구입하기까지는 연지님도 이미 촬영한 화질을 보신 다음이라 크게 어렵지 않았다. 하기야 이미 투자를 한 금액도 상당하니 그만 두라고 할 수도 없었으리라는 혼자만의 짐작도 해봤다. 그래서 구입한 기계는 샤프 디지털이고 124만원가량 지출했다. 삼성은 140만원짜리도 있었는데, 직원들의 설명이 부실해서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가 없었는데, 하이마트에 갔더니 마침 직원이 이 물건을 사용해보고 또 좋더라는 말을 하기에 사용자의 경험을 살려서 구입을 하기로 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카메라를 구입했는데, 테이프는 6mm를 써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 가격은 개당 1만원이며 길이는 1시간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20개를 주문해야 했던 것은 매장에는 달랑 하나만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사놓은 8mm테이프가 문제였는데, 이것은 구입을 한 공장에서 복사용 테이프로 교환이 된다는 확인을 받고 아예 200개를 주문해뒀다. 전에 공장에 갔을 적에 있는 것 모두가 100개뿐이었고, 더 구입을 하려면 미리 전화로 예약을 하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일단 설을 쇠고 금요일에 서울 강의를 가면서 들리기로 했다.

6. 드디어 1편 출산(出産)

이미 6편을 녹화하면서 나름대로 신경을 써서 진행했고, 심리분석을 위한 시간도 만들어서 준비를 했는데, 모두 못쓰게 되어서 많이 원통했다. 그냥 버리기는 억울해서 원판은 보관을 해야 한다는 위로는 스스로에게 했지만 아무래도 비디오강의라고는 하기 어렵겠어서 다시 찍어야 할 모양이다.

그리고 앞부분에다가는 계룡산의 전경도 좀 넣고, 감로사 풍경도 담았다. 그런데 바람이 억세게 부는 날이었던지 바람소리가 많이 들어갔는데, 그냥 산바람이려니.... 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넘어갔다.

어제 저녁 늦게까지 편집도 하고 다시 녹화도 하면서 부산을 피운 결과 그래도 이 정도라면 물건이라고 할만 하겠다는 나름대로의 만족을 하게 되었다. 내용이야 물론 벗님들이 평가를 해주겠지만, 나름대로 하고자 하는 의도는 잘 살아났다고 봐야 하겠다.

이제부터는 차근차근 강의를 해서 저장만 하면 되겠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지난 시간들을 생각해보니 뭐든지 간단하게 진행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금은 감로사 회원들이 시청할 용도의 테이프를 복사시키면서 이 한담을 정리하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 혹 추가될 비용이라고 하면 비디오데크가 될 것이다. 복사를 많이 하기 위해서는 여러 대를 연결해서 시행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고, 그러기 위해서 용산에서 알아본 것은 복사용 연결앰프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을 구입해서 하게 되면 화질의 손상을 줄이고 여러 개를 생산할 수가 있다는 말도 얻게 되었다. 여하튼 부지런한 낭월이다. 하하~

7. 마무리

이렇게 해서 준비는 완료되었다. 그리고 혹 벗님이 이와 연관해서 비디오를 찍으시려는 계획을 세우신다면 참고도 되실까 하여 구체적으로 설명을 드렸다. 이제 설도 내일 모래이고, 모든 세상은 연휴 상태로 들어간 모양이다. 그리고 낭월도 한 단락을 맺고 휴식을 취할 참이다. 참, 일년 동안 낭월명리학당을 아껴주신 벗님들께 세배를 드려야 하는데......

“벗님의 壬午年은 더욱 풍성한 결실이 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