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6화] 꿈에 대해서 한 말씀.

작성일
2001-10-25 09:5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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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꿈에 대해서 한 말씀.

오늘 아침에 사주사전(四柱辭典)의 항목(項目)을 정리하다가 사주(四柱)와는 필요가 없지만, 때로는 필요가 없는 것도 하나 정도 있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 꿈의 해석(解釋)에 대한 것을 넣기로 하고 정리를 했는데, 혹 궁금하신 벗님이 계실 것도 같아서 다시 약간의 정리를 해서 한담으로 올려 드릴 요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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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꿈의 사전적인 해석

꿈에 대한 사전적(辭典的)인 해석(解釋)은 어떻게 되어 있나 싶어서 사전을 찾아봤다. 내용을 보니까, '잠을 자는 동안에 생시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현상을 느끼는 착각이나 환각'이라고 되어 있다. 과연 그럴까?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환각(幻覺)이니 착각(錯覺)이니 해서 꼭 매도하는 기분이 드는 것처럼 쓰여져 있다는 것이 또한 혹세무민(惑世誣民)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문득 든다. 왜냐면 다들 꿈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생각을 갖고 있는데, 꿈에 조상이 자신을 살렸다는 사람에게 이러한 말을 한다면 아마도 욕을 먹게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낭월이 다시 해석을 한다면 다음과 같이 하겠다.

'잠을 자는 동안에 얻어진 영상(映像)이 잠을 깨고 나서도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것을 해석(解釋)하여 길흉(吉凶)을 판단(判斷)하는 것을 해몽(解夢)이라고 한다.'

2. 꿈의 종류와 의미(意味)

꿈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자료가 없다고 하겠다. 다만 낭월의 소견으로는 몇 가지의 형태가 있는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대략 다음과 같다고 본다.

(1) 현몽(現夢): 조상(祖上)이나 신령(神靈)의 암시로 뭔가 발원(發願)하는 바가 있을 경우에 꿈에 나타나서 계시(啓示)를 준다는 것을 말하는데, 해석(解釋)을 할 필요도 없이 그대로 명명백백(明明白白)한 것으로 누구라도 혼동이 없이 수용(收用)이 바로 되는 꿈이다.

(2) 상징몽(象徵夢): 직접적(直接的)인 설명(說明)을 하는 것이 아니고 우회(迂廻)적인 의미(意味)를 갖게 되는 꿈이다. 가령 재물(財物)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분(人糞)의 꿈을 꾼다거나, 재수(財數)를 의미하는 것으로 돼지의 꿈을 꾼다거나 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한데, 바로 대입을 해야 할 꿈도 있고, 또는 돌려서 풀어야 할 꿈도 있으니 해독(解讀)하는 과정에서 많은 오류를 범할 수가 있고, 그래서 전문가(專門家)의 조언(助言)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 이러한 꿈을 얻게 되면 잠시 생각을 해보고 바로 잊어버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을 한다. 어차피 돈이 되려면 될 것이고, 되지 않으려면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3) 희망몽(希望夢): 평소에 소원(所願)하는 것이 있어서 꿈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가령 어머니가 집을 나갔는데 계속 어머니를 생각하다가 꿈에서 보는 것 등에 해당하겠다. 이러한 꿈은 해석을 할 의미가 없다고 하겠는데, 상상을 해서 얻은 꿈이기 때문이다.

(4) 신체몽(身體夢): 자기 몸의 상황에 따라서 얻는 꿈이 있다. 가령 소변이 마려울 경우에는 꿈에 화재(火災)의 현장(現場)에 처해서 소변으로 불을 끄려고 시도하는 것 등을 말한다. 그리고 질병이 있을 경우에 그 통증이나 증세로 인해서 꿈을 꾸기도 하는데, 특히 신경계통(神經系統)에 고장이 나면 꿈으로 많은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물론 꿈을 깨는 것으로 모든 것은 해결이 되니 해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몸이 아픈 것은 꿈으로 해석을 해봐야 소용이 없으니 병원을 가보는 것이 현명하겠기 때문이다.

(5) 환경몽(環境夢): 잠을 자는 동안에 주변의 환경에 따라서 얻어지는 꿈이다. 가령 일찍 일어나려고 자명종(自鳴鍾) 시계를 켜고 자는 중에 종이 울리면 꿈속에서는 누가 자전거를 타고 옆을 지나가는 꿈으로 변환이 되는 것 등을 말한다. 물론 환경으로부터 잠이 방해를 받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므로 수면상태를 보호하고자 하는 회로가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종종 속기도 한다.

(6) 회상몽(回想夢): 지나간 일을 꿈으로 보는 것을 말한다. 가령 며칠 전에 누구를 만났는데, 꿈에서도 다시 만나는 것 등을 말한다. 아마도 저장된 기억이 꿈으로 정리되는 과정에서 언뜻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무롤해석을 할 필요는 없는 꿈이다.

(7) 예보몽(豫報夢): 어떤 일이 일어나기 며칠 전이나 혹은 몇 달 전에 꿈을 꾸는 것을 말한다. 꿈을 깨고는 잊어 버렸는데, 얼마 후에 그 상황이 재연됨으로 해서 꿈을 떠올리게 되는 경우를 말하는데, 심지어는 몇 년 전에 꿈을 꾸기도 한다. 주로 영감(靈感)이 뛰어난 사람에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가 싶기는 한데, 이러한 꿈은 해석이 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므로 그냥 잊어버리고 무시하게 되면 점차로 희미해져서 나중에는 잘 꾸지 않는 것으로 판단이 된다.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는 꿈이다.

(8) 잡몽(雜夢): 위에 설명한 이유와 무관한 것은 모두 잡몽(雜夢)으로 봐서 깨고 나면 잊어버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하겠다. 그야말로 개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쩌면 모든 꿈을 개꿈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할지도 모르겠다. 꿈에 돼지가 떼로 집안에 들어와서 소란을 피우는 것을 보고 복권을 20만원어치 구입해서 꽝을 맞은 사람도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여하튼 꿈은 꿈일 뿐이라고 하는 생각을 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하겠다.

3. 결론(結論)

이상의 종류를 생각해 봤지만, 꿈을 꾸고 나서 바로 해석이 되면 그만이고 그렇지 않으면 잊어버리면 된다고 보면 된다. 그 이상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하겠다. 그러나 무의미한 것은 아니므로 해석이 명확하게 된다면 참고를 하는 것은 무방할 것이다.

4. 또 다른 꿈이 있으니

이름하여 '생존몽(生存夢)'이라고 하고자 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과연 성현(聖賢)의 말씀을 빌리니, 일생 살아가는 것이 일장춘몽(一場春夢)이라고 하는 것을 과연 타당하다고 생각이 된다. 벗님이 오늘 꿈에는 낭월학당(朗月學堂)에 들려서 한담(閑談)을 읽으시고, 또 친구의 전화를 받고 나가는 것이 모두 꿈이라고 하는 이야기이다. 그렇게 되면, 참으로 꿈을 깬 사람이 보게 되면 꿈속에서 다시 꿈 이야기를 하는 우스운 이야기가 생기게 된다. 물론 인생이 그렇게 우스운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꿈은 언젠가 깨일 것이다. 만약 깨이지 않는다면 누가 그것을 꿈이라고 했겠느냐는 말을 철석같이 믿는다.

그렇다면 그 꿈을 언제 깨게 될까? 가능하면 죽기 전에 꿈이 꿈인 줄을 알면 좋겠는데, 죽을 때까지도 꿈인 줄도 모르고 허둥대면서 좋은 일을 했느니 나쁜 짓을 했느니 하다가 그렇게 마친다면 또한 억울한 일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어느 도인이 읊었다는 오도송(悟道頌).

"주객(主客)이 마주 앉아 어젯밤의 꿈 이야기를 하는데, 뜨락에 복사꽃은 절로 만발하였더라."

벗님도 언제 깨달은 이와 마주 앉아서 꿈 이야기를 하면서 너털웃음을 웃게 되시기 바란다. 단 이미 꿈을 깨신 도인은 제외하고 드리는 말씀이다.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