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화] 甲戌은 死木인가 生木인가

작성일
2001-08-05 22:23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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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甲戌은 死木인가 生木인가

干支의 특성을 생각하면서도 세월이 흘러가면서 관찰하는 모양새가 수시로 달라지기도 한다. 어제의 관찰이 오늘의 관찰에서는 또 달리 보인다는 것이 늘 연구하는 사람의 즐거움이기도 하고, 또 목적이기도 하겠는데, 그래도 때로는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는 말대로 혹 너무 고민을 한 나머지 엉뚱한 발상을 하지는 않았는지도 다시 점검하게 되는 것도 늘 겪어야 하는 과정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본다.

1. 甲戌의 정체를 밝히자

甲木이 나무라고 전제를 하고 설명을 하는 경우는 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이런 형상을 상정해 놓고 궁리하는 도구로 사용하게 되는데, 실은 甲木이 단독으로 이해되는 경우보다는 복합적으로 地支와 연관이 되었을 경우에 그 변화는 더욱 흥미롭다고 해야 하겠다. 그리고 甲戌의 경우에는 甲木이 戌土에 앉아 있다는 것으로 이해를 하게 되는데, 그 술토와 갑목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겠느냐는 고민을 오늘 해결 본 것으로 생각이 되어서 모처럼 비가 내리면서 시원해지는 여름 날에 벗님께 그 소식을 전해 드린다.

2. 여태까지의 생각-사막에 마른 나무

사막의 메마른 땅 위에서 바싹 말라서 죽어버린 형상을 떠올린 것이 그 동안의 甲戌을 대입한 형상이었다. 그리고 특별히 오류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는데, 왜냐면 戌土 속에는 수분이라고는 전혀 없으니 아무래도 생명을 유지하고 있겠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이다. 그래서 4甲戌의 사주에서는 4辛卯와 마찬가지로 재다신약으로 해석을 하기도 하는데, 또한 마찬가지의 의미가 된다고 하겠다. 이것이 그 동안 생각으 해 온 甲戌의 형상이었던 것이다.

3. 오늘의 생각-사막의 선인장

오늘 TV를 보다가 사막에서 생존하는 동물들이 살아가는 장면을 보게 되었는데, 그 중에 선인장에 구멍을 뚫고 둥지를 틀고 사는 딱따구리 부부가 등장을 하는 것을 봤다. 그리고 그 선인장을 톱으로 한 토막 잘라보니까 속에는 저장된 수분이 상당히 많이 있었던 것을 보게 되었다. 그러한 장면을 보는 순간,

'甲戌을 잘못 생각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다시 정리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생각을 해야 하겠다. 그러니까 선인장은 죽은 나무라고 아무도 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겠는데, 이렇게 되면 生木과 死木을 구분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어진다고 해야 하겠다. 그래서 말라죽은 나무 대신 그 자리에는 통통하게 물을 저장한 선인장으로 대체를 시켜야 했다는 생각을 전해 드리게 되었다.

4. 고정관념-나무는 뿌리에 물이 필요하다

이러한 생각이 갑술에 대해서 좀더 근접한 사고력을 차단했던 모양이다. 실로 뿌리가 아닌 것에서 수분을 흡수할 수도 있음을 오늘의 사막 선인장을 보면서 너무도 명확하게 느꼈다고 해야 하겠기 때문이다. 물론 일상적인 관점에서는 뿌리와 물을 생각하는 것이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다만 특수한 경우에서의 甲木에게는 일상적인 기준으로 저울질을 해서는 곤란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물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겠지만 실로 그렇게 말라죽은 고목의 형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왜 이제야 했는지 모르겠다.
또 다른 경우를 생각한다면 난초를 떠올릴 수가 있겠다. 난초는 뿌리에 물을 저장하고 있다. 그래서 가뭄이 지속되더라도 그 물을 먹으면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한다고 알고 있는데, 선인장은 반대로 줄기에 물을 저장했다는 것이 서로 대비가 된다고 하겠다.

그래서 이제는 갑술을 죽은 나무로 볼 것이 아니라 사막에서 물을 머금고 있는 선인장으로 생각을 해야 할 작정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뿌리에만 반드시 물을 머금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변경을 하기로 했는데, 그렇다면 선인장말고는 뿌리에 의지하지 않는 것이 또 없겠는지도 생각을 해봐야 하겠는데, 아무리 머리를 두드려봐도 선인장 류 말고는 떠오르는 형상이 없을 모양이다. 그래서 오늘은 일단 이렇게 정리를 하는 것이 좋겠다.

5. 甲辰과의 비교

갑진은 습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라고 하겠고, 그야말로 뿌리에 의지하고서 안정을 취한다고 하겠다. 갑술은 여태 생각을 한 대로 그렇게 줄기에 수분을 저장하고 뿌리는 단지 서있는 의미로만 생각을 하면 되겠다는 것으로 정리를 하겠는데, 두 나무 중에서 어느 것이 더 활기가 넘치겠느냐고 한다면 물론 갑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다시 떠오르는 점이 하나 있다.

6. 辰戌沖을 당한다면?

진술충이 되었을 경우에 甲辰과 甲戌 중에서 어느 천간이 더 고통을 당하겠느냐는 생각을 해보자는 것이다. 벗님의 생각은 어떻실까? 그러니까 뿌리의 견고성을 논한다면 甲辰이 되겠지만 만약 진술충이 된다면 의존도가 많은 입장에서의 타격이 더 심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보자는 것이다. 그러니까 甲戌에서의 진술충은 부담이 되기는 하겠지만 생각보다 덜 치명적일 것이라는 해석을 하게 되고, 반대로 甲辰의 진술충은 오히려 의존도가 높은 뿌리에 충이 되었으므로 오히려 그 피해가 더 크다고 하는 방식으로 이해를 하면 더욱 타당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봤다.
마치 온실에서 자란 화초가 비바람에 더 약하다고 하는 논리로 이해를 해도 무난하겠다. 사막의 선인장은 뿌리가 좀 흔들리는 정도에는 끄떡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이렇게 甲戌의 구조에 대해서 이해를 하는 것으로 생각을 해보시라고 권유를 드리는 것이다. 아마도 갑술과 연관이 있는 벗님이 이 글을 읽으시면 상당히 기분이 좋아지실 수도 있겠다. 그래봐야 결국은 사막의 선인장이 아니냐고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말라죽은 고목과 살아있는 선인장의 대입은 큰 차이라고 하는 점을 생각하시라고 할 참이다. 약간의 참고가 되셨으면 고맙겠다.

7. 여담.......

그나저나 감로사의 낭월학당은 방학을 시작했다. 그래서 상당히 여유로운 마음으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해야 하겠는데, 대통령께서는 겨우 4일 간의 휴가를 보내시고 다시 귀가를 하셨다는 뉴스가 저녁에 나온다. 참 부지런한 어른이시다. 그런데 쉬시는 동안에도 편안히 못 쉰 모양이다. 경제의 회생에 대해서 심사숙고를 하셨다고 한다. 아무래도 쉬는 공부는 잘 못하셨을 것이다. 쉴 때는 푸욱 쉬셔야 다시 새로운 에너지가 충전이 될 터인데, 여러 가지로 고민을 하시느라고 편안하지 못하셨던 모양이다. 일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할텐데, 스스로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다 잘 하시려고 하는 것이 아무래도 걱정이다. 그렇게 마음을 못 놔서야 어찌 큰 일을 하겠느냐는 걱정이라고 생각이 되기도 하고.... 말이다.

여하튼 올 여름에 북경여행이라도 좀 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연지님의 결재가 떨어지지 않을 모양이다. 아이들 교육 어쩌고 하면서 얼르고 달래도 꿈쩍도 하지 않으니 천상 내년으로 미루고 그냥 잠이나 더 자둬야 할 모양이다. 허허~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