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화] 윤달이 뭐길래....

작성일
2001-06-0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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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윤달이 뭐길래....

辛巳년에는 음력 4월이 윤달이다. 아시는 대로 윤달은 해와 달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 만들어진 인위적인 것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윤달이 없으면 음력은 형편없이 빨리 달아나 버리고 양력은 뒤를 쫓느라고 정신 없이 바쁠 참인데, 지혜로우신 선현들께서는 미리 자손들의 그러한 어려움을 미연에 방지를 하시려고 연구에 궁리를 하신 나머지 만들어 낸 역작(?)이라고 해야 하겠다. 실로 음력으로 달을 보내면서 늘 고민되는 장면이 양력과의 오차였을 것이라고 하는 것을 우리는 생각할 필요가 없었는지 몰라고 예전의 조상님들은 너무나 큰 문제였을 것이고, 이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 온갖 연구와 실험을 다 동원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에 과히 어렵지 않겠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윤달이다. 아마도 이 윤달은 음력이 사용되는 한은 없어질 수가 없을 것이며 양력을 사용하는 지역에서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잠시만 생각을 하면 알 수가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오늘 낭월이 언급을 해 볼 것은 윤달의 정체를 좀 살펴보고 그와 더불어서 몇 가지의 상황에 대한 해석을 해보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시는 벗님들께서도 보다 정확하게 윤달의 실체를 파악하시는데 참고가 되시기를 바라는 것도 포함이 된다. 그럼.....

1. 윤달엔 월건(月建)이 없다?

만세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대한민력을 보면 윤달에는 월건-월의 干支이 없다. 그리고 음력이 표시되는 달력에서도 윤달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역시 월건이 없다. 그렇다면 과연 윤달에는 월건이 없는 것일까? 낭월이 누구인가? 천하의 명리학자(흐흐~)가 아닌가 말이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은 바로 윤달에 태어난 아이에게는 월건을 어떻게 부여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누군가 한다면 당연히 뭐라고 말씀을 해드려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생각을 해보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어르신들은 윤달을 일러서 공달(空月)이라고 하신 모양이다. 그러나 윤달과 월건 사이에는 무슨 연관이 있을까? 벗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아래를 보시기 전에 곰곰 생각을 하신 다음에 아래를 살펴봐 주시는 것이 좋겠다. 과연 윤달에는 월건이 없는 것인가?

(1) 월건의 출처는 달이 아니다.

이러한 간단한 의미를 생각하지 못한다면 윤달에는 아이도 낳지 않으려고 하는 마음을 측은하게 바라볼 엄두가 나지 않을 것이다. 월건의 정체는 어디에서 왔는지를 살펴보면 이내 답이 나오는 것을 쓸데없는 고민으로 머리를 복잡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씀드려야 하겠다. 월건의 본래 의미는 24절기 중에서 12절기가 시작되는 것에 부여를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정해진 것이 월건이다. 이것은 간단한 것으로 입춘에는 인월의 월건이 붙고 경칩에는 묘월의 월건이 붙는 것을 보면 바로 알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월건은 절기에서 나온 것이고 절기는 태양력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은 벗님도 알고 계실 것이다. 태양의 순환이 음력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기준을 잡을 수가 없어서 만들어진 것이 절기라고 이해하시면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간단해진다. 윤달이 드는 해에는 태양도 한 달이 더 붙어난다면 또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당연히 윤달은 부여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여전히 달력이나 대한민력에서 월건을 표시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백성을 속이는 결과라고 밖에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이것은 틀림이 없다고 말씀을 드린다. 그러니까 누군가는 속임수를 사용하더라도 벗님은 속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으로 낭월의 몫은 충분하다고 말씀을 드려야 하겠다. 이제 월건이 없어질 이유는 전혀 없다는 것을 충분히 파악하셨을 것이다. 그렇다면......

2. 월건이 윤달에서 사라진 이유는?

그야 누가 알겠는가? 처음에 만들어진 각본에 의해서 진행이 되었으니 그 창안자에게 묻지 않는 다음에야 알 방법이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드리는 말씀은 순전히 낭월의 상상력을 동원한 것이라는 점을 참고 하셔야 하겠다.

윤달의 월건이 없어진 것은 양력과 음력의 용법에 대한 혼란의 무지(無知)가 만들어낸 걸작이다. 그야말로 웃기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코메디를 하는 속에도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의미를 곰곰 생각해본다. 다음은 낭월이 내린 가장 유력한 가능성이다. 함께 생각을 해보시기 바란다.

"폐하~!"
"오, 영상 어서오시오."
"기체후일향만강하옵소서 마마~!"
"근데 무슨 일이오?"
"신이 긴히 드릴 말씀이 있아옵니다...."
"그런 것 같구려 말해 보시오."
"백성들을 위해서 약간의 속임수가 필요하겠아옵니다."
"속임수라니요? 무슨 망발을 하시오?"
"근래에 착한 백성들이 각자의 생업에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렇겠지....."
"그런데 조상을 섬기는 일에도 열심입니다."
"그래요. 효성스런 자손들이구랴..."
""
"그런데 산소가 허물어져도 손질을 못해서 고통을 받습니다."
"그건 무슨 소리요?"
"조상의 산소를 함부로 건드릴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그야 함부로 건드리면 안되지요. 왜 당연한 말을....?"
"그래서 그러한 일로 고민을 하는 백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요? 무슨 까닭이오?"
"산소를 합장을 하려고 할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래요."
"부친의 묘 옆에 모친을 모시려고 할 경우에 음택을 봅니다.
"그렇겠지...."
"그리고 가족의 묘지를 마련할 적에도 음택을 보지요."
"그럴게요. 우리 나라는 풍수학이 발달했으니까 말이오."
"근데 이 산소는 올해 만져도 되지만 저 산소는 3년 후에 만져야 하고, 또 다른 산소는 5년 후에 만져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겠구랴... 한꺼번에 하면 여러 가지로 편리할텐데 말이오."
"그러나 현재 백성들이 사용하는 음택법에는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소?"
"그래서 드리는 말씀이온데..."
"그래 어서 말을 해보오 영상."
"실은 백성을 속이는 일이라서 좀....."
"그게 무슨 말이오? 백성을 속여야 하다니?"
"물론 작은 속임으로 큰 편안함을 얻게 하고자 함입니다."
"그렇다면 어디 들어 봅시다."
"대략 3~4년에 한 번씩 윤달이 들어옵니다."
"그렇지. 그래서요?"
"그 윤달을 이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폐하."
"어떻게?"
"윤달에는 월건을 붙이지 말라고 선포를 하시면 됩니다."
"윤달에는 월건이 없다니? 무슨 망발이오?"
"실은 모든 음택의 기준들이 월건에서 비롯됩니다. 그런데 윤달을 핑계삼아서 월건을 없애버리게 되면 백성들은 월건이 없으니 길도 흉도 없다는 것으로 알게 된다는 말이지요."
"그래서요?"
"그렇게 되면 조상의 무덤이 100기가 된다고 하더라도 윤달에 그 일을 하게 되면 방향과 상관없이 시행을 할 수가 있으니 여러 가지로 봐서 실보다는 득이 많을 것이라고 사료되옵니다. 폐하."
"으음..... 말이 되네...."
"윤허하여 주옵소서 폐하."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시오."
"그런데 문제가 있아옵니다."
"그건 또 뭐요?"
"실은 백성을 속였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옵니다."
"아니, 누가 그런단 말이오?"
"낭월이 같은 녀석은 아마도 틀렸다고 할 겁니다."
"그럼 잡아 들이도록 하시오."
"근데 그 녀석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그럼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담근단 말이오?"
"그래도 조상이 실수를 했다고 비난을......"
"원 쓸데없는 소리~!"
"후환이 없겠아옵니까?"
"아, 그놈이 그렇게 잘 안다면 그렇게 된 사정도 알텐데 무슨 걱정을 한단 말이오. 그리고 조금만 지혜로운 백성은 조상 산소를 이전하는데 비오지 않는 날이면 되지 월건과는 상관이 없다는 것을 잘도 알고 있을 것이니 이미 이러한 법을 만들거나 말거나 간여하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어리석은 백성이 문제인데, 그들은 어리석기 때문에 아마도 우리의 이러한 계획의 오류는 발견하지 못할 것이오. 염려말고 시행하도록 하시오. 잔작에 했어야 할걸 너무 늦었소이다."
"그럼 그렇게 공표를 하겠사옵니다."

이러게 해서 모든 농력에서는 윤달의 월건이 사라졌을 것이라는 추리를 해보는 낭월이다. 그러니까 아는 사람은 알도록 두고 모르는 사람은 그대로 마음이라도 편안하게 조상을 모시는 사업을 하라는 배려에서 나온 결과물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말이 된다면 박수 한번 쳐주셨으면 좋겠다. 하하~

3. 윤달을 핑계로 진행되는 일들

(1.) 산소이전과 사초, 석물하기

조상 산소를 잘못 건드리면 반드시 탈이 나는 것으로 생각을 하는 것은 무속인들이 용하게도 산소를 만졌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다들 산소를 만질 때에는 늘 조심을 하게 된다. 그런데 매년 긴급하게 작업을 해야 하는 것을 위한 날이 있다. 청명과 한식이다. 이 날에는 조상의 산소를 돌봐도 된다. 그리고 제법 큰 일은 윤달로 미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3~4년에 한번 정도의 좋은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냥 넘어갈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윤달이라는 이름으로 마음놓고 이러한 일이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과연 월건이 존재한다는 이야기이고, 그렇게 된다면 아무래도 후환이 두렵지 않겠느냐고 얼굴이 새파래져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왜냐면 어차피 산소와 월건은 무관하기 때문이다.(낭월생각)

그러니까 이나저나 별 문제도 아닌 고로 윤달이라는 핑계 하에 월건을 지워버리고 마음 편히 조상을 모시겠다는데 설마하니 천지신명인들 무슨 감정으로 불벼락을 내리겠느냐고 이해를 하시면 되겠다. 그래서 마음놓고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

(2). 수의를 마련한다.

죽어서 입을 옷을 수의라고 하는데, 수의를 마련하는 것도 아무 날이나 하면 곤란하다. 그래서 윤달을 기해서 마련하는 것이다. 여하튼 찝찝한 것은 모두 윤달로 모아둔 모양이다. 불교관련 신문을 보면 광고가 대단하다. 소위 말하는 '윤달특수'이다. 물론 빙그레 웃어야 하겠지만, 상혼은 틈을 놓치지 않는 모양이다. 그리고 수의를 마련해둔 노인은 마음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니 여하튼 그 마음의 의미를 낭월은 모르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윤달이 아니라도 수의를 마련할 일이 있으면 마련하면 되는 일이라는 점은 분명한 것이다.

(3) 생전예수재(生前豫修齋)를 봉행한다.

아마도 이 방법은 절에서 스님들이 만든 윤달특수인 모양이다. 먹고 살기는 어렵고 일을 벌리기는 해야 하겠는데 윤달이 뭔가 께름칙한 음모가 있는 모양이니 차라리 예수재를 윤달에 지내면 죽어서 극락세계로 간다고 하는 말을 해도 왕궁에서는 아무런 토를 달지 못할 것이니까 그렇게 하자는 음모가 아닌 계략(?)이 생긴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본다. 그런데 자신이 지은 업장을 생전에 참회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허물이 될 것은 아니라고 해야하겠다. 문제는 허물을 뉘우치는 사람보다는 죄를 많이 지었더라도 죽어서는 편안한 극락세계로 갈 수가 있다는 생각으로 동참을 하는 것이 문제지만.....

(4) 절을 세 군데 밟으면 잘 산다.

윤달에는 방생법회를 가지 않으면 신도들의 반란이 극심하다. 그리고 윤달에 특별한 것은 하루에 세 사찰을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역시 절에서 만든 윤달사기극이다. 그러면서도 또한 기도를 하도록 권유하는 것이니 달리 탓을 할 필요는 없지만 문제는 낭월도 그 극본에 놀아나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면 감로사에서도 도리없이 윤달 14일에 지리산으로 순례방생을 가도록 날을 잡아놨기 때문이다. 달리 신도들을 설득할 방법도 없고, 또 기도를 하는 의미에서는 구태여 말릴 일은 아니지만 여하튼 하루를 몸살나게 시달릴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도망을 가고 싶어진다.

4. 그러니까.... 결론은.....

대략 알고 있는 것은 정도이다. 그리고 이 정도면 충분하겠다. 문제는 바로 윤달에 잘하려고 하지말고, 평소에 잘 하려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고, 여하튼 낭월명리학당을 찾아 주시는 벗님은 윤달과 연관된 이 정도의 사정은 바로 이해를 하고 계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몇말씀 드리게 되었다. 그런데 벗님의 가정(또는 집안)에서도 윤달에 산소를 고치지는 않으시는지? 만약 그렇게 되는 스케쥴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르신께 괜히 하나 알았다고 떠버리다가 호통을 당하지 마시고 그냥 속으로 빙그레 미소만 지으시기 바란다. 혹시 나중에라도 낭월땜에 꾸지람만 들었다고 하실까봐 미리 도망갈 구멍을 마련하는 낭월이다. 하하~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