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0-2] 앞에서 이어집니다.

작성일
2010-09-16 14:29
조회
5755

 


- 글이 자꾸만 잘려서 나눠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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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에는 어느 상담을 하러 온 무속인께서 사주를 풀이하는 것과 오주괘의 조짐을 설명하는 것을 들으면서 긴가민가 하였습니다. 그래서 점대를 하나 뽑으시라고 통을 내밀었지요. 그래서 하나를 뽑았는데, 아예 본인보고 읽으시라고 예의 그 프린트된 백수점단을 펴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비로소 사주와 오주괘의 내용을 믿게 된다고 하네요. 참으로 묘한 공감대를 만드는 백수점대가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이것을 준비하느라고 많이 궁리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점대를 만드는 것이 그리 간단하지가 않았습니다. 수년 전부터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대나무를 구해다가 어른께 부탁을 했는데, 작업을 하시는 과정에서 세상의 인연이 다 되어서 떠나시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흘러갔네요. 올해가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뭔가 쓸만한 도구를 만들어 보자고 준비를 한 것이 이제서야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동남서북으로 뛰어다니면서 준비를 하고 상담을 하면서 이렇게나마 그럴싸 한 모양을 얻게 되었으니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말이 믿을만 하다고 하겠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뭔가 무에서 유를 이루는 과정은 공부가 없이는 되는 법이 없나 봅니다.



  사진을 보면 마치 무슨 예술품을 전시해 놓은 것 같기도 하네요. 이것은 점대를 마무리 하는 과정에서 페인트칠을 하여 말리고 있는 과정입니다. 처음에는 페인트를 적당히 희석해서 점대를 퐁당퐁당 담그면 될 것으로 생각하고 간단히 될 줄로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웬걸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바로 알게 되었습니다. 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번지고, 덩어리지고, 그래서 도저히 상품이라고 할 수가 없다는 것을 알고서는 도리없이 일일이 붓으로 정리를 하면서 다듬어야만 했습니다. 이렇게 손길이 많이 가게 되는 것은 예정에 없었던 변수였던 셈이지요.


  그래도 끝까지 만들지 못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것까지도 만들려고 백방으로 알아봤습니다만 모두 고개를 가로 젓기만 하네요. 그래서 나중으로 미뤄두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성격이 급한 한국사람에게는 이것이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기로 했습니다.


   


  이 할머니도 점괘를 얻기 위해서 열심히 기도를 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절을 몇 번 하고는 다시 이 빨간 물건을 바닥에 던지곤 합니다. 왜 그러는지를 눈여겨 봐야만 알 수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대만 말로 뭐라고 했는데 잊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삼명쇼핑몰에서는 득괘패(得卦牌)라고 하는 이름으로 상품을 올렸습니다.


      


  자세히 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 패는 행천궁에서 찍은 것이네요. 이름을 넣어서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을 보면 그만큼 많이 소요된다는 이야기도 되는군요. 그런데 나무로 된 것은 대만에서도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이것을 살 필요를 못 느껴서 많지 않은 것으로 생각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가까운 절이나 도궁에 가면 언제든지 던져서 사용을 할 수가 있는데, 누가 일부러 그것을 사느냐고 하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것을 던져서 음양으로 나오기를 연달아서 세번을 해야만 점대를 뽑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것이 성질 급한 사람은 돌아가실 수도 있다는 것을 직접 해 보시면 알게 됩니다.


  음양으로 나온다는 말은 하나는 뒤집어져야 하는데 사진에서처럼 이렇게 되면 실패가 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6개월을 던져도 신의 허락을 받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냥 뽑아버리지 무슨 절차가 그리 복잡한가...'라고 말이지요. 중국 사람들은 역시 느긋한 모양입니다. 달려들어서 뽑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올바른 계시를 받아서 뽑아야 한다는 것인가 봅니다. 얼마나 간절한지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엄숙해 지거든요.



  이렇게 통에 가득 담겨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필요한 사람은 집으로 가져가도 될 것 같기도 합니다. 하도 가져가니까 아예 많이 찍어놓았을 수도 있겠습니다. 외국인들도 기념으로 가져가기도 하겠고 말이지요.



  이렇게 가져다가 열심히 던져서 점괘를 뽑으라는 허락을 받을 때까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 향을 사루고 기도를 하고 절을 합니다. 간절한 염원을 하면서 그렇게 하다가 세번의 음양패가 나오게 되면 비로소 점대를 뽑게 되지요.



  점대를 뽑은 할머니는 기대감으로 긴장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오른쪽에 하늘색 옷을 입고 손을 모으고 있는 여성의 손에도 득괘패가 들려져 있군요. 부디 점괘를 허락해 달라는 듯 간절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이렇게 제각기 자신의 소원을 담아서 기도를 하고 점괘를 봅니다. 맘에 드는 점괘가 나온 것은 절하는 몸이 가벼워진 것을 보면 알 수가 있지요.


  그런데 만약에 점괘가 불리하게 나오면 어떻게 할까요? 그냥 뒷날을 기약하면서 갈까요? 아니면 다시 절을 하면서 경을 외우고 기도를 한 다음에 다시 득괘패를 던질까요? 물론 정답은 다시 도전한다는 것입니다. 즉 기도가 잘 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용도로도 이 점대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소원이 이뤄진다는 점괘가 나올때까지 기도를 하는 셈이네요. 참 대단한 사람들이고 집념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어제오늘 시작이 된 것이 아니고 이미 수천년을 그렇게 전해지고 또 전해진 결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던 것이겠지요. 여기에 남녀노소가 없더군요. 그래서 생각을 해 봤습니다.


  만약에 이것이 쓸데없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이렇게들 간절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낭월도 그들이 하는 그대로 따라서 해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재미있었으니까 관심을 갖는 것이고 말이지요. 그냥 웃어넘어가거나 심심풀이로 해보는 그런 차원이 아닌 것을 느끼면서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기도 합니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교차하는 마음에 추억을 떠올려 봤습니다만, 이렇게 해서 점통과 점대가 마련되었습니다. 한 번 갖춰 놓으면 두고두고 활용을 할 수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우리나라는 대만이 아니라서 지나가다가 들어가서 절하고 괘를 뽑아 볼 분위기가 아니잖아요. 그러니 스스로 갖춰놓고 필요할 적에 뽑아보도록 하는 것이 아마도 편리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영업을 하는 경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풀이가 된 내용이 없어서 활용을 못했던 경우에는 이제 백수점단을 이용해서 내용을 살펴보면 되겠기에 영감을 활용하는 방편이 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여하튼 중요한 것은 답을 얻어서 옆도 뒤도 보지말고 앞으로 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즐거운 나날을 살자는 것이 이러한 모든 도구의 목적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 보면서 이만 소개 말씀을 줄입니다.


 


                    "자, 한 대 뽑으시지요~~!"


 


                2010년 9월 16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