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방울꽃이 피었다.

작성일
2019-05-17 18:41
조회
762

은방울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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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에 낙성대 공원에서 은방울꽃을 봤다. 초록초록한 이파리 속에서 새하얗게 피어있는 은방울꽃의 모습이 흡사 아기의 입안에서 앞니가 솟아나는 것처럼 어찌나 귀엽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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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이 만발했으니 작고도 어두침침한 나무 그늘에 있는 은방울은 보이지도 않는다. 그 자리에서 자라고 있음을 알지 않았다면 그냥 잊혀지고 말 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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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해마다 기대를 한다. 올해는 은방울꽃을 볼 수 있을랑강.... 그렇게 3~4년이 흘러갔지 싶다. 어쩐 일인지 꽃이 피지 않거나... 피지도 못하고 고대 말라버리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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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마음이란 참 묘해서 때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꽃으로 마음이 기울기도 한다. 방문하시는 손님들도 휴대폰을 꺼내들고 작약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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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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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로 독일붓꽃도 하나씩 피어오른다. 보랏빛 치마에 하얀 블라우스를 입은 듯 새참하고도 우아한 독일붓꽃이다. 그 안쪽엔 빠알간 넝쿨장미도 피었구나.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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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가 피는 것을 보니 전남대학교의 장미원이 떠오른다. 여기에 추가해서 곡성의 꽃밭도 화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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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향기라면 둘째가기 서러운 해당화도 한창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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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속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는 은방울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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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그제 너무 메말라서 물을 몇 바가지 퍼다 줬더니 오늘은 제법 꽃다운 모습을 보여 준다. 아마도 올해의 은방울은 이것이 마지막이지 싶지만 실은 처음으로 제대로 핀 꽃을 보는 셈이기도 하다. 그러니 반가울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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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면 예쁘기만 한 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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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보면 그 과정에서도 시련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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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존재가 이렇게도 예쁜 꽃을 갉아먹고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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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겠다는 것을 두고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바라보는 낭월은 맘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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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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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딱걸렸다. 요녀석~~!!
노린재? 풍뎅이? 온통 꽃가루를 뒤집어 쓴채로 주린 배를 채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차마 쫓아버릴 수가 없는 것은.... 또한 자연의 한 모습이기 때문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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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먹으면서도 남겨놓은 꽃은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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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먹은 꽃이 있으면 또 한쪽에는 온전한 꽃도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꽃을 많이 심어야 한다. 그 중에 몇몇은 포기를 하면 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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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쯤은 비가 오려나....
외떡잎의 나란히 엽맥을 보면서 고마운 마음을 전해 본다.

"고마워~ 은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