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배꽃이라고 해야지....

작성일
2019-04-2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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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배꽃이라고 해야지....


 

아그배(라고 생각한 나무의)꽃을 찍어보니까 배꽃이 궁금해졌다. 배나무를 어디에서 봤느냐고 물었더니 연지님이 이웃마을에서 봤단다. 그래서 일단 우충중한 하늘임에도 불구하고 배꽃을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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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과수원에서는 배나무를 이렇게 키운다. 가지가 위로 뻗지 못하게 묶어서 수확하기에 좋도록 관리하는 모양이다. 늘 지나쳤는데 관심을 두니까 나무도 보이고 꽃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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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10여년의 세월은 살았음직한 나무이다. 좀더 살았을 수도 있겠다. 중요한 것은 현재는 한창 배꽃이 만발하고 있다는 것이고, 구름이 있더라도 지금 담지 않으면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음을 생각한 까닭이다. 다음에 다시 맑은 하늘이 되었을 적에 배꽃이 남아있다면 기회가 주어진 것으로 보면 될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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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날씨가 포근해서 냉해를 입지 않고 배가 풍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쉽게도 벌이 보이지 않는다. 날씨에 민감한 벌들인지라 비가 올 것을 미리 감지하고 둥지에서 날씨정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 아이들도 지금이 대목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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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에 배꽃이 피었다면 더 좋겠지만 주어진 만큼에서 최선을 다 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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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梨花)이다. 새하얀 배꽃이다. 얼마나 몸에 좋으면 이로울리(梨)라고 했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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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수술이 개화했던 꽃은 끝이 검게 변했다. 개화시기에 비가 오면 망치는 것은 수극화(水剋火)의 이치로 인해서라고 보면 되지 싶다. 비가 오면 벌이 오지 않고, 벌이 오지 않으면 수분이 되지 않고, 수분이 되지 않으면 결실을 기대할 수가 없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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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직 핀 꽃과 지금 마악 핀 꽃을 구분하라면 할 수가 있을 것같다. 수술의 색으로 구분이 가능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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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습을 보니 아그배(라고 생각한)꽃과 많이 닮았다는 것을 알겠다. 그런데 그렇게도 지신있게 「아그배꽃」이라고 해 놓고서 이렇게 자신이 없어지는 것이냐면, 배의 종류가 두 가지인 줄만 알았는데, 찾아보니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알아서이다. 알아가는 것이 많을 수록 점점 자신은 그에 반비례해서 떨어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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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배는 가을에 열매를 보고서 다시 판단해야 하겠다는 것으로 보류를 한다. 다만 이것은 확실히 참배라고 해도 되지 싶다. 가을에 크고 탐스러운 배가 달리면 다시 사진을 찍으러 와야 하는 것으로 잠정적 예약을 했다. 그냥 지나쳤었는데..... 그렇게 해야만 배의 한살이가 마무리 될 것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배꽃을 참배꽃이라고 해야 하는 이유는 다른 배꽃이 다수가 있는 까닭임을 알았으니, 참배, 돌배, 산돌배, 아그배, 팥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잘 보고 나면 다음에는 멀리에서 배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 안의 모습까지도 연상이 되는 까닭이다. 그래서 접사렌즈는 하루도 쉴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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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꽃은 절대적으로 하얗다고 우기기 말라는 의미로 이런 핑크빛 물이 든 배꽃도 보여주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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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새하얗지만 모두가 다 그렇다고 하면 안 된다는 뜻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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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왔을 적에 서리가 내리지 않는 것도 하늘의 보살핌이다. 사과고장인 청도에서도 서리에 대해서는 민감한 것을 어려서 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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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배꽃과 인연을 맺었다.
바라보니 인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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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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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술이 2개에서 5개까지 있다더니 이 아이는 다섯인가보다. 아마도 오늘 아침에 피어난 것으로 봐도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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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애써 가꾸는 밭에서는 차마 꽃을 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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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서있는 주인이 없어보이는 배나무에서 몇 송이를 딴 것은 아그배꽃과 비교해 보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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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두배라고 보면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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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고운 배꽃을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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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우(穀雨)의 계절이니 비가 오면 곡식이 풍요로워진다는 뜻인 모양인데, 배나무에게는 그 말이 해당없는 것으로 봐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