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전 어느 날....
작성일
2019-05-19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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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전 어느 날....
문득 생각이 났다. 어제 저녁에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노무현서거 10주년 기념모임」의 영상이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어서 왠지 낯익어서였나 보다..... 데자뷰였을 것이라는 생각에 기억을 깨우는 찬물 한 방울이 떨어진다....
그러니까..... 10년 전.....
그날도 햇살이 무지하게 따가웠던 모양이다. 삼삼오오 모여드는 국민들의 모습.... '어?'로 시작해서 '분노와 슬픔의 범벅의 결과는 아픔이구나...'를 느끼면서.... 시청앞의 그 자리에 낭월도 서 있었다.
2019년 5월 29일 12시 16분.... 시간은 기록되지 않으면 바로 왜곡이 된다. 당시에 사용한 카메라는 소니알파900이었구나. 참 좋은 친구였지... 풀프레임... 노이즈가 심하거나 말거나 사랑했던 카메라였으니깐....
아무리 허접한 사진이라도 100년이 지나면 보물이 된다고 했던가? 이렇게 10년이 지나고 보니 보물은 몰라도 기념은 충분히 되고도 남는구나....
시간은 흘렀지만 기억은 그대로인 이치는 뭘까? 시간은 양(陽)이고, 공간은 음(陰)인 까닭인가? 그날 그 시간에 그 공간에 있었다는 것.... 함께... 하고자 함이었을까.....
화인도 더위에 지쳤나보다. 아니면 마음 깊은 곳의 슬픔을 누르고 있을지도.... 지친 모습도 역사니깐. 그래서 한 장 남긴 사진이 또 이렇게 역사의 강물에 함께 흘러가는 구나. ㅎㅎ
삶의 이전....
삶의 이후....
바라보는 마음...
염주알을 꿰듯이....
화인이 담아 준 그 날의 모습이구나....
염주알이 자꾸만 길어지나 보다.....
참여한다는 것은....
추억을 함께 하는 것인가 보다....
작은 한 사람의 힘....
많은 사람들의 아쉬움....
희망이 꺾일 때....
노란 풍선이 날아오른다.....
못다 이룬 꿈이 날아오른다.....
언젠간 다시 돌아올 풍선이다.
돌아올 수밖에 없는 꿈이다...
남...녀....노....소...
때론 재미없는 모임도 있는 법이다.
그것이 음양이려니.....
흐느낀다는 건.....
벅차오른다는 것.....
사진은...
그 공간, 그 느낌으로 데려다 준다.
선의로 살아도 뜻대로 안 되고...
악의로 살아도 맘대로 되는 것...
그것이 사바세계려니...
낭월 : 부처님, 인과는 있는 것입니까?
부처 : 아무렴~!
낭월 : 선인선과(善人善果)가 맞습니까?
부처 : 아무렴, 맞고 말고.
낭월 : 그런데 악인은 왜 천벌을 받지 않습니까?
부처 : 악의 열매도 익어야 결과가 되거등~!
낭월 : 나중으로 미루는 교묘한 핑계이십니까?
부처 : 이놈아~! 세월의 시간은 공간에 비하면 순간이니라.
낭월 : 지금 당장 그 결과를 보고 싶습니다.....
부처 : 악인은 점점 추악한 모습으로 변해 갈 것이니라. 허허~!
낭월 : 그...럴...까...요...?
부처 : 아무렴~!
누구는 일하고....(리포터인듯...)
누구는 느낀다....
누구는 불려서 나오고..(취재기자들)
누구는 자발로 나온다....
안다....
그냥 형식인 것을...
형식으로 진행하는 영결식이라는 것을...
형식에 의미를 담으면 마음이 되고,
형식에 의미를 안 담으면 놀이가 된다는 걸....
인파가 두 줄로 나뉘고.....
인파를 타고 떠나는 이의 배가 흐른다....
아마도....
앞으로도 이렇게 흐르는 만장행렬을 보긴 쉽지 않을 게다...
영화처럼 살다가 바람처럼 떠난 이야기는....
다시는 보고 싶지 않기에...
흐르는 만장기를 움켜쥔 사내의 손.....
그 손에 낭월의 마음을 얹어본다.
그렇게....
그렇게....
이승의 인연과...
저승의 인연으로 갈라진다....
와도 옴이 없고...
가도 감이 없단다....
맞는 말인가.... 싶다.
이렇게 남은 이와 떠난이가 분명한데....
그래. 대한문 앞이었구나...
어허~!
기억의 왜곡이라니.... ㅎㅎ
짜장면 집이 아니었구나....
우린, 그렇게 우리의 길을 걷는다...
그로 부터 다시 10년이 지난 어제 저녁....
문득, 어젯밤에 광화문에서 새로운 노무현 행사를 보면서
'떠나도... 떠난 것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싶은
한 생각이 떠올라서 묵은 사진첩을 뒤적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