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정화(丁火)

작성일
2007-08-2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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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화(丙火)를 빛이라고 하면, 정화(丁火)는 열(熱)로 본다. 화질(火質)이 되기도 한다. 사방으로 분산되는 빛을 따라서 함께 움직이기도 한다. 그래서 빛과 열은 분리가 될 수 없다. 정화는 물속에도 들어갈 수가 있어서 따끈한 커피를 마실 수도 있다. 병화가 물속에 들어갈 경우에는 물이 맑아야 한다. 정화는 맑지 않아도 들어가지만 병화는 뭔가 장애물이 있으면 침투할 수가 없는 것이 정화와 다른 점이다.

 

【하건충설(何建忠說)】

본질(本質)은 생장적(生長的)이며 형식(形式)은 주동적(主動的)이다. 전체적(全體的)인 상태는 모여서 응결(凝結)하는 형상이니 이것은 심령(心靈)이다.

 

-해석-

심령(心靈)은 신령(神靈)과 대비가 되는데, 신령이 외부의 거대한 힘으로 다가온다고 하면, 심령은 내부에서 일어나는 영적(靈的)인 현상이라고 이해를 할 수가 있겠다. 흔히 감정(感情)이 일어나는 것으로 이해를 하거나, 마음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하는 것으로 양심(良心)이나 자아(自我)가 모두 여기에 해당하는 것이다. 양심은 도덕성(道德性)과도 연결이 된다. 그래서 가장 합리적(合理的)인 사고력(思考力)을 갖고 있는 성분이기도 하다. 마음은 밝은 것이 그 본질(本質)이라고 하겠고, 뜨거운 것이 그야말로 심장(心臟)의 열기(熱氣)라고 하겠으니 심령(心靈)은 이러한 의미로 이해를 하게 된다.

 

【滴天髓-丁火論】

정화유중(丁火柔中)하고 내성소융(內性昭融)하며,

포을이효(抱乙而孝)하고 합임이충(合壬而忠)이니라.

왕이불열(旺而不烈)이요 쇠이불궁(衰而不窮)이며,

여유적모(如有嫡母)하면 가추가동(可秋可冬)이니라.

 

【뜻풀이】

정화(丁火)는 음의 성분이면서도 중심이 있고,

그 속의 성품은 쇠를 녹일 수가 있다.

을목(乙木)을 감싸서 효도하고,

임수(壬水)와 합하여 충성한다.

왕성(旺盛)하여도 맹렬하지 않으며,

쇠약(衰弱)해도 다하여 소진함이 없으며,

적모(嫡母)가 곁에 있다면,

가을이나 겨울이 모두 좋다.

 

【풀이】

정화(丁火)가 부드러운 이유는 곡선(曲線)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병화(丙火)는 직선인가? 그렇다 병화는 직선이다. 빛은 직진하는 성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화(丁火)가 곡선이라는 논리는 있는가? 그렇다 온천장(溫泉場)의 마크를 보여드리고 싶다. 그 모양은 욕탕(浴湯)의 물이 덥다는 것을 의미하기 위해서 꼬불꼬불한 선으로 나타내고 있는데 그것이 열이 곡선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라고 해도 되겠다. 만약에 그 마크에 열이 직선으로 표시되어 있었다면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까? 아마도 그릇에서 빛이 방광(放光)을 하는 것으로 이해를 할 것이고, 조명기구를 표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해를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정화는 열이고 곡선이라고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 앞에서 을목(乙木)은 왜 유(柔)하다고 하였는가를 다시 생각해 보면, 그 이유는 을목의 성분도 또한 굽어지는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갑목의 직진성과 을목의 유연성을 생각하면서 병화의 직진성과 정화의 유연성이 서로 다른 이야기가 아님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부드러우면 부드럽지 또 중(中)은 무엇인가? 유중(柔中)이라고 하니 말이다. 여기에서 바로 정화의 오묘한 해석이 깃들어있는 것이라고 해야 하겠다. 정화의 성분은 바로 중심(中心)에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中央)이기도 하고, 중심(中心)이기도 하다.

‘정화(丁火)와 중심(中心)’의 연결 관계에서는 지구(地球)의 핵(核)을 떠올리게 되면 좋겠다. 지구의 핵은 뜨겁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미 적천수에서 그러한 소식을 알았다는 말일까? 여하튼 여기에서의 중은 그렇게 해석을 할 수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불이 중심을 잡고 있다고 하는 말을 더 멋진 해석으로 답변을 찾아보시기 바란다. 아마도 못 찾으실 것이다. 이보다 더 정확한 중심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네 글자 속에 이렇게 많은 정보가 들어있는 것이라는 걸 예전엔 미처 몰랐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 깨달아 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와 경전의 깨달음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역시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인가 보다. 그렇게 유중의 의미를 깨닫고 혼자 기뻐하는 것은 학문하는 사람의 즐거움이다.

‘내성(內性)은 소융(昭融)하다.’고 했는데, 소융의 의미를 찾아보면, ‘밝고 뜨겁다’의 의미가 된다. 융(融)은 고체를 액체로 녹이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야말로 지구의 내부에 있는 성분으로 봐야 하는 결정적인 단서라고 해서 무리가 없을 것이다. 아마도 땅 속에 불이 들어있다는 것을 용암이 끓어 넘치는 것을 보고 알아냈을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화의 작용을 읽어 냈다고 하는 것이다. 여하튼 속으로 속으로 가지고 있는 열이라고 하는 것이 결국에는 밝음과 뜨거움으로 녹이는 두 가지의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하겠다.

‘을목을 감싸고 효도한다.’는 것은 또 뭔 말인가? 그야말로 예전에 생각했던 대로‘금이 와서 극하는 것을 지켜준다’는 의미 외에는 다른 뜻이 없는 것인지도 생각을 해봐야 할 일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살펴보게 되면 열기를 포함하여 목의 뿌리를 데워준다는 것으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니까 만약에 정화가 없으면 목은 성장을 할 수가 없는 것이고, 을목은 인성(印星)이므로 어머니라고 봐서 효도(孝道)를 하는 것이라고 풀이한 것이다. 그리고 더욱 묘한 것은 갑목(甲木)은 논하지 않고 을목(乙木)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실로 갑목(甲木)을 같은 나무로 본다면 당연히 갑목도 정화가 필요하겠는데, 여기에서 갑목이 아닌 을목을 논한 것을 보면 갑목은 추진하는 에너지라고 본 것이 더욱 분명해진다. 목질(木質)은 온기(溫氣)가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으므로 이와 같은 글귀로 표현된 것이 틀림없다.

그럼‘임수와 합하여 충성한다’는 것은 또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까? 계속 자문자답(自問自答)이다. 임수는 정화에게 정관(正官)이므로 임금이기도 하다. 그래서 뭔가 베풀게 되면 충성을 한다는 말로 대신할 수가 있겠는데, 정화(丁火)가 임수에게 뭘 베풀어서 충성을 한다는 말인가? 이전의 해석대로‘임수와 합하여 목이 되므로 임수의 쓸 곳을 찾아줘서 충성이라고 하는 것’이 전부일까?

우선 임수(壬水)의 성분을 미리 엿보게 되면 한정(限定)없는 냉기이다. 온도로 치면 영하273도이다. 더 이상 추울 수가 없는 절대온도이다. 이러한 성분으로 할 수가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 그대로는 소용이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성분을 갖고 있는 임금이라고 한다면 그 마음은 꽁꽁 얼어붙어서 살아남을 백성이 하나도 없을 것이니 정화의 입장에서는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겠다. 그래서 열기를 불어 넣어서 임수로 하여금 활동을 하도록 만들어야 할 임무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문득 한 겨울의 북극(北極)을 생각하실 수가 있겠다.

남극(南極)이나 북극(北極)의 겨울은 무척 춥다. 최대 추위는 영하 100도 정도 된다고 한다. 그러한 정도의 혹독(酷毒)한 추위가 넘치는 곳에서는 정화(丁火)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정환 선생의 의견에는 만약 어느 지점의 온도가 영하 270도라고 한다면 그 곳에는 3도 만큼의 정화(丁火)로 인한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부분은 다시 뒤에서 언급이 된다. 과학적이라고 한다면 이보다 더 과학적일 수는 없겠다.

물론 병화(丙火)도 이렇게 임계수(壬癸水)의 냉기에 도움을 줄 수가 있다 그래서‘기상모설(欺霜侮雪)하고, 수창현절(水猖顯節)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렇지만 정화가 하는 일과는 또 차원이 다르다. 즉 병화의 빛은 신금(辛金)의 철벽(鐵壁)에 막히면 달리 어떻게 도움을 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정화(丁火)는 어떤가? 그대로 철벽을 관통해서 임수(壬水)에게 열기를 전달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보면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차이를 느끼게 된다. 디지털은 빛과 같은 것이라고 하다면 아날로그는 열과 같은 성분이라는 것으로 이해를 하면 되겠다. 이것이 바로 임수와 합하여 충성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합은 무엇인가? 그야말로 서로 섞이는 것이다. 임수의 속에 정화가 섞이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정임(丁壬)이 합하여 목이 된다는 것은 너무 난센스에 가까울 수도 있다. 임수는 임수이고 정화는 정화일 뿐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너무 확대하실 필요 없이 그냥 정화가 임수를 만나서 임수가 얼어붙는 것을 풀어주고 만물이 소생하게 만든다고 이해를 하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다시 무토(戊土)로부터 임수(壬水)를 보호한다는 의미를 관찰해 볼 필요가 있겠다. 과연 정임합목(丁壬合木)하여 무토(戊土)를 극하는 것일까? 그보다는 무토의 중력(重力)을 떠올려 보면 어떨까? 정화(丁火)가 임수(壬水)와 합을 하게 되면 수증기(水蒸氣)가 되는데, 그 수증기로 인해서 대기에 습기(濕氣)가 존재하게 되고, 습기로 인해서 만물이 생명을 이어갈 수가 있는 것이니 이렇게 되지 않으면 무토(戊土)의 극을 받아서 임수(壬水)는 그냥 얼어붙어버릴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임(丁壬)이 합한다는 말도 그렇다. 이렇게 하여 대기에 습기를 유통시키게 되면 비로소 삼라만상이 성장하는 것이야 말로 화목(化木)의 현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겠느냐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왕성해도 맹렬하지 않다는 것은 뭘 의미하는 것인가? 땅 속의 열기가 아무리 강렬해도 우리가 거주하는 지표의 온도는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왕성해도 맹렬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을 해 본다. 이어서‘쇠이불궁(衰而不窮)’을 이해하고 나면 더욱 쉬워진다.

‘쇠약해도 다함이 없다.’고 하는 말속에는 영하 100도의 매서운 냉기 속에서 정화는 과연 존재하는가를 묻는 것이다. 당연히 정화는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도 173도의 온도로 존재한다고 할 수 있으며 이 절대온도는 과학자들이 찾아 준 온도이므로, 아무도 틀렸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정도의 관찰은 되어야 쇠이불궁(衰而不窮)이라고 하는 말을 쓸 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여하튼 자연의 구조는 이해를 하는 만큼 보이게 되는 것이라고 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고 해야 하겠다.

‘적모(嫡母)가 있으면 가을이든 겨울이든 다 좋다’고 했다. 적모(嫡母)를 생모(生母)라고 하지 않은 이유를 또 생각해 봐야 하겠다. 즉 생모(生母)는 생모라고 하지 적모라고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적모라는 말은 이미 서자(庶子)라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말이라고 한다면 음양이 다른 어머니를 의미하는 것이 되겠는데, 을목(乙木)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러니까 이번에도 을목이 나오게 된다. 정화는 화(火)의 질이기 때문에 생조를 받아도 목의 질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고 해석을 한다면 타당한 대입이 되는 것으로 보겠다.

그러니까 다시 생모(生母)에 해당하는 정인(正印)의 갑목(甲木)은 정화를 생조할 수가 없다는 말도 된다. 그래서 적모(嫡母)에게 의지해서 힘을 얻게 된다는 것은 사주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와서 해석을 하는 것으로 보면 되겠다. 그렇게 되면 가을에 금이 많은 사주의 상황이라도 걱정을 할 필요가 없고, 겨울에 물이 많은 상황이라도 능히 수용을 할 수가 있는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즉 정화는 을목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心理的인 해석-온화(溫和)와 정직(正直)】

정화의 심리적인 구조는 온화하면서도 정직한 것으로 대입을 한다. 온화한 것은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으로 이해를 하게 되고 정직한 것은 화의 본성으로 관찰을 하게 된다. 다만 마음은 따뜻하고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집행(執行)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엄중(嚴重)하게 처리한다. 이것을 자칫 착각하게 되면‘뇌물이라도 주면 원칙에는 어긋나지만 처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그러한 의미로 대입을 할 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정화의 내심에는 원칙적인 것을 바탕에 두고 있기 때문에 정화(丁火)는 따뜻한 마음을 품고 있으면서도 정직한 성분이라는 점을 이해하게 된다.

정화(丁火)는 심령(心靈)이라고 했는데, 다른 말로 하면‘양심(良心)’이라고 하겠다.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도 된다. 때문에 사람의 내면을 파악하는 능력도 뛰어나다고 하겠고, 매우 사소한 힌트를 통해서 그 사람의 속에 깃든 마음을 읽을 수 있기도 하므로 이러한 것이 좋게 작용을 하면 지혜로운 활용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오히려 적응을 하기 어려운 면으로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마음에 없는 말을 하지 못하여 대인관계가 불리한 현상으로 나타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정화는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좋은 감정을 유지하기도 한다. 그리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평판을 받기도 하는 것은 서양심리학에서 논하는 분류로‘사상파(思想派)’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길에 대해서 조언을 구하고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성분이 될 정도로 따뜻한 조언자가 될 소질을 갖고 있는 것이다. 사실 사주에 대해서 임상을 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조언자로 활동하는 사람 중에는 정화(丁火)에 해당하는 사람도 많음을 보게 된다. 그리고 영적(靈的)인 감각이 뛰어나서 접신(接神)의 인연이 잘 되기도 하므로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린다면 지혜로운 삶을 살아 갈 수가 있는 성분이다. 이러한 구조를 십성(十星)으로는‘정관(正官)’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