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계수(癸水)

작성일
2007-08-2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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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수(癸水)는 그야말로 물이다. 수질(水質)이라고 해도 같은 의미이다. 순수한 성분의 물은 만물의 생명에 대한 원천이라고 하게 된다. 그리고 정화(淨化)하는 능력(能力)도 있다. 계수는 수질이기 때문에 공중을 날아다닐 수가 없다. 그러한 경우에는 양수(陽水)인 임수(壬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양수는 다시 정화(丁火)의 열(熱)기구를 타야 하는데, 이것을 보면 십간(十干)의 오묘한 조화는 변화가 무궁무진하다고 하겠다.

 

【하건충설(何建忠說)】

본질(本質)이 모여 있는 것을 가리키는데 형식은 유동적(流動的)이며 전체적으로 보게 되면 모여서 응결(凝結)하는 성분이니 이것은 액체(液體)이다.

 

-해석-

계수(癸水)가 액체(液體)가 되면 기체(氣體)와 액체(液體)는 같은 뿌리인 수(水)에서 발생된 것으로 관찰을 하게 된다. 그리고 계수는 응결하는 성분으로 뭉치게 되니까 결국은 얼음과 같은 형태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임수(壬水)인 양수(陽水)로 인해서 유동적으로 분해를 하여 부드럽게 하는 것으로 해석을 하게 된다. 사실 물속의 성분에는 수소와 산소가 함께 있는 것으로, 여기에서의 산소도 임수(壬水)가 계수(癸水)와 함께 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을 하게 된다. 물에는 이미 기체가 포함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滴天髓-癸水論】

계수지약(癸水至弱)이나 달어천진(達於天津)하고,

득룡이윤(得龍而潤)하면 공화사신(功化斯神)이니라.

불수화토(不愁火土)요 불론경신(不論庚辛)이며,

합무견화(合戊見火)하면 화상사진(化象斯眞)이니라.

 

【뜻풀이】

계수(癸水)는 약한 중에도 약한 성분이나

천진에 도달하는 끈기가 있다.

용을 만나 비를 내리게 되면 윤택해지니

그 공이야말로 과연 신이라고 할만하다.

토가 많아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경신금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는다.

무토와 합하여 다시 불을 보게 되면,

조화를 이루게 되어 형상이 참되다고 한다.

 

【풀이】

‘계수(癸水)가 약하다’는 말은 음중지음(陰中之陰)이라는 의미일 뿐이다. 실제로 약하다는 말로 이해를 하게 되면 세력이나 힘의 차원에서 관찰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또한 오해가 발생한다. 여하튼 음중에서도 최고로 음적(陰的)인 성분이다. 그래서 자꾸 응고(凝固)하는 성분이고, 이미 응고의 극에 달해있는 상태로 관찰을 하게 된다. 더 이상은 응고될 수 없는 최저(最低)의 상태에 처해 있는 것으로 이해를 하면 적당하다. 그리고 극(極)은 극(極)으로 통한다는 것을 살피는 것은 연구를 하는 학자의 눈에만 보이게 된다. 응축(凝縮)의 끝에는 더 이상의 응축이 없으므로 발산(發散)의 기미(幾微)까지 내재하고 있다고 관찰을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응축하고 있음’과‘응축이 완료되었음’의 차이를 이해하면 된다. 그런데 이러한 성분이‘천진까지 도달 한다’는 말은 또 뭘까? 그야말로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그 묘한 맛에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서 천진(天津)은 동네이름일 까닭은 없다고 해야 하겠다. 그렇다면 이것을 다시 풀어서‘하늘로 통하는 나루터’라는 말로 관찰을 해야 하겠는데, 그러한 곳이 과연 어디일까를 생각하다가 오묘한 관점을 얻게 되었다.

하늘은 남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남자를 만나는 나루터란 말인가? 하는 생각을 하다가 남녀의 음양교합에 도달하게 된다. 그렇다면 남자를 만나는 곳, 즉 하늘을 만나는 곳은 자궁(子宮)이다. 그렇다면 자궁이 천진(天津)? 그렇다. 이러한 관점을 생각해 낸 이정환 선생의 관점은 감탄을 하게 된다. 여기에 완전히 동의를 하게 되었으며, 이보다 더 명확한 계수에 대한 설명이 없다고 하는 것을 확신하게 되기도 한다. 물론 더욱 멋진 이론적인 힌트를 얻기 전까지이다.

정자(精子)도 계수(癸水)이고 난자(卵子)도 계수이다. 그야말로 음양(陰陽)의 정(精)이라고 하겠으니 이러한 성분이 서로 만나서 결합하는 장소가 바로 자궁(子宮)이라고 하게 된다. 여기에서 갑자기 왜 잉태 문제를 거론하겠느냐고 의아하실 수도 있겠는데, 글의 내용을 음미하게 되면 이렇게 쓰인 것이라고 밖에 달리 볼 수가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다시 정리를 하게 되면, ‘난자는 지극하게 약하지만 나팔관을 타고 흘러 흘러서 자궁에 도달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용을 얻어 윤택하면’이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앞의 문장과 이어서 보게 되면 간단하게 답이 나온다. 용을 얻는다는 말은 정자(精子)를 만나는 것으로 해석하면 너무도 간단하게 답이 나온다. 정자의 생김새가 용처럼 생겼다고 하면 억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예전부터 용에 비유가 되었던 많은 흔적들도 있으니 그렇게 봐도 무방하다. 윤(潤)은 수태(受胎)가 이뤄질 조건으로 보면 되겠다. 그러니까 결합을 하여 자궁에 착상을 하는 과정을 말하는 것으로 이해를 하면 간단하다. 이러한 뜻을 몰라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두고 계수(癸水)와 천진(天津)과 득룡(得龍)의 사이에서 방황을 했던지⋯⋯

그렇다면 윤택하지 못하면? 그러면 유산이 되거나 불임이 되는 것이다. 즉 다음 단계로의 진행에서 중단을 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관찰하면 된다. 여기에서 다시‘공화사신(功化斯神)’까지 가게 되면 그 의미는 더욱 명백해진다. 조화(造化)의 공을 이룬다는 말이니 이것은 수정(受精)하여 태아로 변화(變化)하는 것이므로 비로소 결합이 되고 나서야 세포분열(細胞分裂)이 이뤄지면서 본래의 모습은 사라지기 때문에 이러한 것을 일러서 화학반응(化學反應)이라고 하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일어나는 일이야말로 사신(斯神), 즉 신이라고 할 만하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서의 신(神)은 바로 창조주(創造主)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냔 말이다. 이러한 재미로 인해서 글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나 아닌지 모를 일이다.

이렇게 하나의 생명의 잉태를 논하는 장면과 계수(癸水)를 씨앗으로 보겠다는 이전의 낭월 관점이 서로 하나로 융화(融和)되는 것을 스스로 느끼면서, 이러한 뜻을 모르고 생짜배기로 해석을 해보려고 아무리 애를 써 봐도 도무지 어색하기만 했던 나날들에 대해서 혼자만 아는 미소를 지어본다.

다음의 장면도 살펴봐야 하겠다. 우선 토가 많아도 근심하지 않는다는 말은 강약(强弱)으로 논하는 의미가 아니다. 그 의미는 계수(癸水)는 어차피 토가 있어야만 흐름의 길을 타게 되는 것이므로 땅위에서는 기토가 많고 적음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허공에서도 마찬가지로 무토(戊土)의 힘에 의해서 계수(癸水)가 분해되어서 대기의 습도(濕度)를 유지하고 있으니 이것도 또한 무토가 있음으로 이루어지는 일이기에 왜 근심을 해야 하는지 조차도 모른다고 해야 하겠다.

경신(庚辛)을 논하지 않는다는 말은 금(金)이 생조를 해줘야 한다는 의미는 논할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판단을 해봐도 되겠다. 일반적으로 이 대목을 이해하기에는 ‘계수는 너무 약한 성분이어서 금이 생조를 해주면 도리어 탁해진다.’는 설로 이해를 하기도 하는데, 이것 또한 말이 되지 않는 어색한 견강부회(牽强附會)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그냥‘금이 생조(生助)한다’고 보지 말고 수는 수라고 보면 그만이라는 뜻으로 이해를 하면 되겠다.

무토와 합하여 화(火)를 본다는 말은 ‘허공중에서 습기로 존재하면서 다시 온기(溫氣)인 볕을 쪼이게 된다면’의 의미로 이해를 하면 되겠다. 그러니까 그냥 공기 중에서 무토를 만나는 것만으로는 만물이 생성되는 환경으로 작용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왜냐면 그 가운데에는 온도(溫度)가 없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얼어붙은 수증기의 상태라고 이해를 해도 되겠다. 비로소 쓸모 있게 되기 위해서는 여기에 병정화(丙丁火)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도 개안(開眼)이 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계수(癸水)와 빗물에 대해서 논하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다. 여기에 그러한 소식도 포함이 되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하겠는데, 계수(癸水)의 얼음 알갱이가 무토(戊土)와 만나서 구름이 된다. 만약 무토의 인력(引力)이 없다면 계수는 허공중으로 흩어지고 말 것이고, 그렇게 되면 비가 내릴 가능성이 없어지게 된다고 보면 지구는 이내 죽음의 별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런데 무토가 계수를 잡아준다. 그래서 구름이 되었다가 따스한 온도를 만나게 되면 빗물이 되어 내려온다.

그러기 전에 태평양 상공에서 만들어지는 구름도 열기가 있어야 용이하게 진행이 된다. 그렇다면 이미 무계합이 되는 과정에서는 당연히 화(火)의 협조가 이뤄져야 가능하다고 하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수증기가 올라가는데 열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무토와 합을 해서 화(火)가 되는 것이 아니고, 합을 한 다음에 화를 만나야 하는 것임도 분명히 알 수가 있겠다. 화상(化象)이라고 하는 것은 진정으로 만물을 생육시킬 환경으로 화하는 모습이라고 보면 되겠고, 이것은 진(眞)이라고 할 수 있는 뜻이니 이것은 비가 되어서 산천초목을 적셔주는 계수의 역할을 설명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매우 합당하겠다. 그러니까 앞의 구절은 세상만물의 씨앗인 인간탄생의 신비한 역할을 수행하고 뒤의 구절은 자연만물을 살려주는 역할에 대한 수행을 설명하고 있다고 봐도 되겠다. 과연 이렇게도 분명한 이치가 들어 있음을 생각하면서 적천수(滴天髓)의 십간(十干)이 갖고 있는 의미를 언제나 완전하게 이해를 하게 될지 스스로 도리어 안타까움이 드는 것은 아직도 정확하게 모두가 해결되었다고 생각이 되지 않아서이다. 그래서 또 시간이 나는 대로 살피고 관찰해야 한다는 것만 생각하게 된다.

 

【心理的인 해석-사교(社交)와 유희(遊戱)】

계수의 심리적인 구조는 사교성(社交性)과 유희적(遊戱的)인 것으로 대입을 한다. 사교성이란 남들과의 교제에 비중을 두게 되는 것이고, 유희적이란 것은 육감적(肉感的)으로 향유(享有)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육체적으로 관심을 두게 되는 것과 계수에 대한 적천수의 내용을 연결 지어 보면, 계수가 단독으로 무엇인가를 할 수는 없는 것은 자명(自明)하다. 그러므로 어느 누군가와의 관계가 중요하게 되고, 그래서 사교성이 발전하게 되는 것이며, 유희는 성적(性的)으로 자손의 잉태를 요구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해석을 하게 된다.

다시 임수(壬水)와 함께 생각을 한다면 임수는 식신(食神)이라는 십성(十星)의 명칭(名稱)을 갖고 있는데, 이것을 연결시키면 임수는 먹는 것이고, 계수는 생산하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으니 식욕(食慾)과 성욕(性慾)의 본질로 대입을 해도 무방하겠는데, 계수는 그런 의미에서 향락적(享樂的)인 면으로 작용을 할 수가 있으며 대입을 할 적에도 사교적이라거나 유희적이라고 하는 분야로 해석이 되니 그야말로 축작합작(築着蛤着:딱딱 맞아떨어져서 빈틈이 없는 것)의 경지라고 할 수가 있겠다. 거창하게 국가와 민족을 강요해서 될 일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본질을 이해하고 나서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사주심리학의 내공을 쌓는 과정이다. 참고로 성욕(性慾)을 수(水)로 보는 것도 동양에서는 오래 전부터 그래왔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