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財星이 많아서 신약한 경우

작성일
2007-09-11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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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9



[12] 財重用劫格 (또는 得比利財格)



1) 상황 설명


재중용겁격의 경우에는 재성이 많아서 겁재를 용신으로 삼은 경우라고 보면 되겠다. 그리고 득비리재격은 이름에서 의미하는 뜻을 보면 비견을 얻으면 재성을 감당 할 수가 있으므로 유리하다는 것으로 보면 되겠다. 여하튼 중요한 것은 재성이 많다는 것이고, 그 많은 정도가 지나치다는 것으로 이해를 하면 되겠다. 그리고 또 재성이 많으므로 재성을 극하는 比肩이나 劫財를 용신으로 삼게 된다는 의미가 포함이 되고, 이것은 財星이 많은 경우에 있어서의 올바른 용신법이라고 하겠다.

득비리재는 좀 멋을 부려서 지은 이름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니까 어느 격을 사용하던지 그 상황은 똑 같다. 그런데 이렇게 두 가지의 이름을 써 놓으면 또 혼동스럽게 해놨다고 낭월이에게 원성이 돌아올는지도 모르겠다. 낭월이는 가능하면 항상 선택권을 벗님에게 드리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도리 없이 절대적인 상황이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어쩔 수가 없겠지만, 일단 두 갈래의 선택권을 드릴 수만 있다면 어느 것을 사용해도 같은 결과가 난다는 것만 알고 계신다면 충분히 자신의 맘에 드는 것을 고를 수가 있는 방법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2) 실제 상황







時 日 月 年

丙 壬 丁 癸

午 午 巳 酉



이 사주는 그야말로 得比利財格의 맛이 나는 형상을 하고 있다. 巳月의 壬水가 5화를 거느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정도라면 아무래도 물이 증발될 지경이라고 하겠다. 이렇게 긴급한 상황에서 金生水를 할 것이라고 印星을 찾는다는 것은 일의 완급(緩急)을 구분할 줄 모르는 선생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시급하게 劫財나 比肩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서 年干의 癸水를 만난 것에 대해서 대단히 다행스럽게 생각을 할 참이다. 그리고 이렇게 겁재를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財重用劫格이 제격이다. 그러나 식신도 많으면 상관이라고 해서 비하(卑下)를 시키듯이 겁재도 요긴하게 쓰이면 비견이라고 격상(?)시키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 것이 고전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그러니까 비록 癸水가 겁재이지만, 用神이 되었으므로 비견이라고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즉 득비리재격이라고 하는 말에서의 比는 비견을 말하는 것인데, 여기에서는 반드시 비견이어야만 이 이름을 쓸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時 日 月 年

甲 辛 己 乙

午 酉 卯 卯



이 사주도 역시 得比利財格이다. 月干의 기토는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이 없고, 木旺節에 태어난 辛金으로써는 오로지 앉은자리의 酉金이 천금의 가치가 있는 보물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午時에 태어난 것은 불리하다. 이미 용신이 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로 인해서 용신을 할 수 없다고 고집을 부리면 곤란하다. 극을 받은 것은 또 그 다음의 일이라고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우선은 財星過多에 걸렸으므로 比肩 劫財가 용신이 된다는 점만 중요하게 생각을 하는 것이 좋다.







時 日 月 年

戊 甲 己 戊

辰 寅 未 戌



이 사주도 역시 得比利財格이다. 그런데 이 사주는 대단히 고민스러운 장면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하겠는데, 그 이유는 甲木은 己土와 합하게 되면 웬만하면 化土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비록 寅木이 있다고는 하지만 일단 화토를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확인을 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그냥 水木운을 기다리고 있는 사주라고 하는 것을 확인 한 다음에야 비로소 正格으로 보고서 財重用劫格이 된다는 확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으로서야 寅木만 없다면 그냥 從財格이 될 수가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는 것이 더욱 높은 격이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사주는 인목이 없으면 격이 높아지니까 종재를 하도록 하라는 판결을 내릴 수는 없는 것이 감명하는 사람이 주의를 해야 할 사항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 財多身弱格은 용신격이라고 할 수가 없다


흔히 재다신약격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리고 보통 자연스럽게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상황에 대한 설명은 되겠지만, 용신에 대한 언급이 없다. ‘재성이 많아서 신약한 상황’일 뿐이다. 그래서 비겁을 용신으로 삼았다는 이야기인지, 그냥 인성을 용신으로 한다든지, 아니면 종재를 한다는 이야기가 없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用神格에는 해당이 되지 않는 것으로 정리를 했다. 다만 이 상황은 財重用劫格의 상황과 완전히 일치를 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약간의 언급을 드린다. 아울러서 富屋貧人格도 같은 의미에서 격으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그냥 하나의 형상으로써만 그 용도를 한정시키는 것이 올바르지 않을까 싶다.



[13] 財重用印格



1) 상황 설명


재성이 너무 많은데 比劫이 없으면 인성을 용신으로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일단 재성이 많은 경우에는 比劫을 용신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 정수(正數)이다. 가장 올바른 방법이라는 이야기이다. 여기에서 정수라고 하는 말은 바둑을 공부 할 적에 나오는 용어이다. 즉 수순(手順)이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돌을 놓아야 하는 순서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순서를 올바르게 밟아 간 것이 정수이다. 그러니까 올바른 수순이라는 이야기가 되는데, 올바른 수순을 쓸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하면 편법(便法)이 동원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것을 일명 묘수(妙手)라는 말로 극찬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바둑 한판에 묘수 세 번 나오면 진 바둑이다.’ 라고 하는 속담의 의미를 생각 해봐야 한다. 묘수는 그야말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쥐어 짜낸 편법의 극치인 것이다.

이와 같이 사주를 연구하는 과정에서도 정법(正法)이 통하지 않으면 편법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고 있는 財重用印格도 그러한 묘수의 일종이라고 봐야 하니까 참으로 궁색한 상황인 셈이다.


2) 실제 상황







時 日 月 年

癸 乙 癸 庚

未 未 未 辰



그럼 이 사주를 살펴보도록 하자. 상황을 보니까 지지에 모두 財星으로 깔려 있는 상황이다. 未土가 木庫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제나 뿌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경우에는 뿌리보다는 더욱 갈증을 강화시키는 작용만 하고 있는 형상이다. 그래서 財多身弱의 구조를 하고 있다고 이해를 하면 되겠다. 그리고 재성이 많을 적에는 比劫을 찾아야 하는데, 일단 비겁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지지의 藏干에는 있지만, 미약한 목을 의지하기에는 토의 성분이 너무 왕성하다고 봐야 하겠다. 그래서 印星인 癸水를 용신으로 삼게 된다. 이름하여 財重用印格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재성이 많은 경우에는 인성보다는 겁재가 우선 순위를 차지한다는 말씀을 드렸지만 이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다를 수도 있다는 사례가 여기에서 나타난다고 봐야 하겠다. 여기의 乙木 입장에서는 겁재인 木보다도 목마른 상황이 급하기 때문에 印星이 더욱 유력하다는 결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서 단지 재성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겁재가 없는 사주라고 괄시를 하게 되면 실수라고 해야 할 판이다. 이렇게 사주 하나 하나마다의 상황이 구체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항상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調候의 개념이 추가되면서 인성의 가치가 한 단계 상승한다고 보면 되겠다. 그리고 未月의 火旺節의 계수는 무력하기 짝이 없는데, 다행히도 年干의 庚金은 계수의 수원지(水源地)가 되어서 마르지 않도록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 이 사주는 바라는 바가 모두 이뤄진 형상이다. 책의 설명으로 봐서는 일품의 삶을 살았던 모양이다.







時 日 月 年

甲 丙 甲 庚

午 辰 申 申



이 사주도 또한 財重用劫格에 해당하는 사주이다. 사주에 금기운이 대단히 왕성한 상황에서 時支의 午火는 辰土만 생조 해주는 형상이어서 金을 극하는 기분이 전혀 아니다. 그래서 용신으로 삼기에는 상당히 아쉬운 면이 있다. 그래서 時干의 甲木을 용신으로 삼게 되는데, 이렇게 되니까 財重用印格이 되는 것이다. 역시 재성이 많은 상황에서 인성을 쓰고 있다 보니까 상황이 부드럽지 못한 형국이다. 인성을 용신으로 하게 되지만, 월간의 甲木은 경금인 재성에게 깨어지고 무용지물이 되었다.

만약 시간의 갑목이 없었더라면 깨어진 용신을 의지해야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을 텐데, 다행히도 시간에 용신을 삼을 수 있는 인성이 있어서 안도의 한숨을 쉴 수가 있는 것이다. 물론 겁재도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원국에서는 겁재보다 인성의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을 하기 때문에 용신으로는 인성이 사용되는 것이다.



[14] 貪財壞印格


1) 상황 설명


이번에는 재중용인격보다 한단계 떨어지는 상황을 생각 해보도록 하겠다. 이른바 탐재괴인격이다. 글자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면, ‘재물을 탐하다가 체면이 깨어지는 격’ 이라고 하면 적절할 듯 싶다. 실제로 세간에는 이러한 사람도 수월찮게 많은 것이 현실이기는 하지만, 이런 사람들의 사주가 모두 탐재괴인격인지는 확인을 할 길이 없다. 여하튼 사주의 형상으로 봐서는 이렇게 해석을 하면 딱 어울리는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은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말이다. 일단 사주를 한번 살펴보고 나면 무슨 의미인지 그대로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2) 실제 상황







時 日 月 年

辛 丙 庚 戊

卯 辰 申 午



이 사주를 보자 약간 貪財壞印格의 상황으로 활용을 하기에 흡족한 상황은 아니라고 봐야하겠다. 그러나 이 정도면 충분히 납득이 되실 것으로 생각되어서 보여드리도록 한다. 그리고 재성이 많아서 신약하다고 하는 조건에도 충분 하지는 않다고 생각이 된다. 그러나 이 정도의 형상이라고 하면 식상과 재성이 함께 섞여 있는 상황으로 신약한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보여드리도록 한다. 가을의 丙辰 일주가 약하기 때문에 인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하는 것은 누가 봐도 틀림이 없다. 금이 강하기 때문에 불로써 제어를 한다면 財重用劫格이 될 것이지만, 年支의 오화는 무토를 생해 주고 있는 상황이어서 무토가 다시 生金한다는 점에서 볼 적에 너무 멀고 조건도 불만스럽다고 하겠다.

그래서 일단 시지의 旺木인 卯木 정인을 용신으로 삼아 본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상황인가? 일간인 병화는 인성이 와서 생기운을 불어넣어 주기를 고대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辛金과 연애를 하느라고 정신이 나가버린지 이미 오래다. 이렇게 생긴 상황이 바로 탐재괴인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재성은 또 인성을 깨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 자리에 끼어들게 된 것이다. 이제 납득이 되실 것이다. 재성으로 인해서 인성을 찾지 않는 사람은 보통 비난을 받는다. 즉 여자가 들어와서 집구석을 망치게 되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것이다. 과연 사주의 상황과 인생이 살아가는 도중에 발생하는 상황들이 서로 딱 맞아떨어지는 경우도 왕왕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추측컨대 이 사주의 주인공도 괜히 어머니 말씀을 거역하고, 주색에 빠져서 신세를 망치지나 않았을는지 걱정이 약간 된다. 다만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서 그 정황은 알 수가 없다.







時 日 月 年

辛 丙 辛 癸

卯 辰 酉 卯



이 사주를 살펴보면 酉月의 丙辰 일주가 신약한 것은 당연하고, 그래서 인성을 용신으로 삼아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年支의 卯木을 생각해보도록 하자. 다행히 癸水가 水生木을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목은 불을 도와주려고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그 목을 酉金이 충돌하여 깨뜨리고 있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재성이다. 그런데 丙火는 그 위의 辛金과 결합이 되어서는 재성에 푹 빠져있는 상황이다. 인성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야말로 貪財壞印格의 맛이 나는 형상을 하고 있다. 다시 時支의 卯木을 살펴보지만, 역시 앞의 상황과 완전히 동일한 경우가 되기 때문에 이 사주는 오리지널 탐재괴인격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이런 사례를 보면서 용신격을 이해 한다면 충분히 납득을 하실 것으로 생각하고 이 정도로 줄이도록 한다. 중요한 것은 용신인 印星을 의지하지 않고, 재성과 합을 하고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일간의 형상을 이해하면 이 격에 대해서는 공부를 다한 것으로 봐도 되겠다.



[15] 從財格


1) 상황 설명


이제 재성이 많아서 신약인 경우의 상황들을 다 살펴가는 모양이다. 항상 살펴볼 만큼 연구를 한 다음에 마지막으로 나타나는 格에는 ‘從’이라고 하는 글자가 붙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즉 이번에는 外格의 상황으로써 종재격을 생각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財星이 많아서 印劫을 찾아야 하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인겁은 보이지 않고, 의지할 곳이 전혀 없다면 그냥 세력을 따라서 흐름에 맡겨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종재격은 그러한 현실에 대한 설명이라고 하면 적절할 것이다.


2) 실제 상황







時 日 月 年

辛 丁 辛 癸

丑 丑 酉 丑



아무데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사주는 아니다. 酉月의 丁丑 일주가 천지사방을 둘러봐도 의지를 할 곳이라고는 전혀 없다. 그리고 사주에는 財星의 힘이 엄청나게 강한 상황인데, 木火의 기운이 없기 때문에 버티고 있을 상황이 아닌 것이다. 이렇게 되면 종재를 하게 되는데, 특히 食傷이 있어서 흐름을 부채질 하는 것이 매우 좋은 징조이다. 그 이유는 그냥 어거지로 따라가는 것보다는 식상이 있어서 권유를 하는 것이 그래도 핑계꺼리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도 ‘울고싶자 뺨맞는다.’는 말이 있다. 이 사정은 바로 여기에 적절하게 어울리는 것이다.

그냥 버티기에는 너무 힘이 무력한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자존심이 있는데, 그냥 내가 항복을 한다고 백기(白旗)를 들기에는 망설여지는 상황이다. 그런데 다행히 식상이 옆에서 자꾸 권유를 하면 못이기는 척 하고서 끌려가는 것이 편한 것이다.


※ 책과 현실 사이에서...







時 日 月 年

辛 丁 丁 辛

丑 酉 酉 巳



이 사주를 滴天髓徵義에서는 從財格이라고 표시했다. 그리고 살아간 상황을 볼 적에도 그렇게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게 되는 것이 보통 공부를 하는 사람의 입장이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책에서 설명하는 것이 충분히 납득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이 문제이다.

실제로 사주를 상담하면서 교과서에서 본 이론대로 대입을 시키게 되는 것이 책을 통해서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일 것이다. 낭월이도 주로 독학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책에서 본대로 대입을 시킬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이와 유사한 사주를 만났다면 종재격으로 보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가 못한 것이 큰 문제이다.

실제로 감정을 해보면 이렇게 생긴 사주는 從財格이 아니라 得比利財格이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즉 책에서 나온 外格들은 실제로 사주를 접해 보면서 응용을 해보면 거의가 빗나가게 된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이 문제로 상당한 혼란을 겪게 되었다. 과연 책의 이론을 어느 정도 받아 들여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갈등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이 유일한 스승인데, 스승이 일러준 대로 응용을 했는데 결과는 반대가 되어버린다면 이것은 과연 어디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이냐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는 것이다.

그런데 어디에서나 답은 나오기 마련이다. 누구나 그렇게 혼란의 터널을 겪고 지나간다고 하는 ‘적천수 외격병(滴天髓 外格病)’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던 것이다. 사실 적천수를 보게 되면 외격에 대한 사주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을 한다. 그리고 그들 나름대로의 설득력 있는 이론들도 포함이 되어있다. 그래서 실제로 사주를 보게 되면 외격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공부를 한 사람은 필히 건너야 되는 강이 기다리고 있다. 이른바 외격병이다. 이 병에 걸리면 몇 개월은 고생을 해야할 각오가 필요하다. 그래서 스스로 극복을 하고 나면 뭔가 새로운 깨달음이 열린다고 나 할까? 그런 기분이 든다. 모든 사주들이 새롭게 보인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난 학자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웬만하면 정격으로 놓고 보시게나~~~!”


이 한마디 속에는 자신이 그렇게 헤매고 다녔던 외격의 터널에 대한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일러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천수를 보고 나면 외격병으로 시달리게 된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점이다. 그래서 생각을 해보니까, 아마도 홍역(紅疫)을 앓는 것과 서로 통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홍역은 성장을 하기 위해서 거쳐가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외격병은 高手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하는 생각을 해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과정을 겪어 보지 못한 학자는 아무래도 힘이 딸린다는 말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 한번은 겪어보고 나서야 비로소 내면의 功力이 증진된다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 외격병은 왜 생길까?


여기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결론을 내린 것은 너무나 간단하다. 시대가 달라져 있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적어도 임철초 님의 시대)에는 이렇게 봐야만 사주가 맞았다. 그래서 임철초님도 그렇게 간절하게 사주의 상황을 설명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또 많은 세월이 흘러갔다. 예전에는 100년을 한 세기라고 했지만, 요즘은 10년을 한 세기로 표시해야 할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이렇게 외양적으로 변화를 하고 있다면 그 내부에 흐르는 에너지도 분명히 변화를 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물론 명리학의 이론이 허술해서 틀리는 것은 아니겠느냐는 생각도 해봤지만, 당시에 철초님이 연구했던 것도 바로 이 명리학이라고 볼 적에, 이것은 해당이 없다고 생각이 된다.

그 중요한 예 중에 하나가 요즘의 사주를 보면 극명하게 드러나는 점이 있다. 이러한 사례를 보면서 命理學의 敎科書는 적어도 50년에 한번씩은 갱신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400여 년 전의 교과서의 이론을 그대로 현실에 대입시킨다는 것에는 이미 상당한 거리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점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렇게 두드러진 점일까? 우선 생각을 하는 틀이 달라져있다.


예전에는 가장 출세를 하는 길은 벼슬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과거를 보기 위해서 과거시험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선비를 제외하고는 모두 하천한 것으로 봐버린 당시의 풍조를 볼 적에 이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과거장으로 몰려들었고, 그래서 최대의 목적이 벼슬을 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시기에 써진 명리서에서는 그 당시의 상황이 그대로 반영이 되어있다. 그 결과로 나타난 부산물은 ‘웬만하면 正官을 용신’으로 삼았던 것이다. 다소 신약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신약하면 보약을 먹으면 되니까 관성만 있으면 그대로 용신을 삼았던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식상은 써봐야 ‘쟁이’라고 하는 말밖에 들을 수가 없으므로 아무도 하려고 들지를 않았던 것이다. 그 결과로 많은 당시의 사주들은 관성을 용신으로 볼 수밖에 없었던 명리학의 현실이 발생하게 되었던 것이다. 실제로 당시의 책들을 보면 관성이 무력한데에도 그냥 쓰고, 또 신약한 상황에서도 그대로 관살을 용신으로 삼은 흔적이 도처에서 발견이 된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 이제는 관살보다는 식상이 대우를 받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높은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 사람들은 모두 식상 쪽으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요즘 가장 돈을 잘 벌고 있는 사람들은 탈렌트이다. 이들을 일러서 스타라고 하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야말로 하늘의 별이라고 대우를 해주는 것이다. 예전 같으면 생각도 못한 일이지만 현실은 이렇게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의 상황을 생각해 볼 적에 요즘은 ‘웬만하면 食傷을 용신으로’ 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사주를 풀어보면서 그러한 점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다시 말하면 요즘이야말로 조건에 구애를 받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면 정답일 것이다.

이렇게 시대의 변화에 발을 맞추는 것이 살아있는 명리학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목숨은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데 이미 옛적의 목숨해석법을 가지고 구태의연하게 대입시킨다는 것은 너무나 생각이 부족한 것으로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또 다른 이치가 등장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도 미뤄서 짐작을 할 수가 있겠다. 그리고 그 문제는 그때 가서 해결을 해볼 일이라고 하는 점도 인정을 한다. 지금은 지금의 실제상황이 중요할 뿐이라는 말씀이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지금시대에는 웬만하면 정격으로 봐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아무리 적은 힘이라고 의지를 할 곳이 있으면 그대로 의지를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적천수징의가 써졌을 시기의 상황은 참고는 하지만, 그대로 응용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임상을 해보면 웬만하면 정격이다. 이런 사주가 어떻게 종을 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납득이 되지 않지만 실제로는 어김없이 그냥 버티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하나의 사례를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時 日 月 年

丁 壬 己 乙

未 辰 卯 未



이렇게 생긴 사주를 접하고서 갈등에 빠지는 것은 보통 있는 일이다. 참으로 의지를 할만 한 것이 없다. 겨우 앉은자리에 있는 계수 하나 뿐인데, 이것도 卯辰으로 합되고 卯未로 합되고 丁壬으로 합이 되어버린 상황을 생각해 본다면 아무래도 종재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강력하게 드는 사주인 것이다. 그런데도 그냥 癸水를 의지하고 버티고 있다.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대운의 흐름이다. 북방의 水運에서 돈벌이를 크게 한 것이 아무도 부정을 할 수가 없는 현실인 것이다. 그러나 적천수를 보고 나서 이런 사주를 접하게 된다면 한 눈에 정임합을 따라서 그대로 종을 해버리는 것으로 의심 없이 봐버리게 된다. 이것이 현실과 이론의 차이라고 하는 것이다. 만약 벗님의 눈에 이 사주는 볼 것도 없이 계수가 용신이라고 한다면 아마도 외격병의 터널을 무사히 빠져 나오신 것으로 생각을 해본다.


그러면 이런 사주를 만났을 적에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용신을 어떻게 잡아야 실수를 하지 않고, 그 사람에게 엉터리라고 하는 의심을 받지 않을 것인가? 이런 고민이 되는 것은 프로만이 느끼는 고통이다. 아마추어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주가 나타나면 무조건 정격으로 놓고 봐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이유는 여기에서 쓰라린 실패가 쌓인 까닭이다. 한두 번 실패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벗님은 낭월이의 이러한 경험담을 그대로 믿으시고 일단 정격으로 놓고 용신을 잡으시기 바란다.

이렇게 하는 것이 외격으로 보고 시작을 하는 것에 비해서 엄청난 적중률을 보이게 되므로 이번 시대에서는 이렇게 보시기 바란다. 앞으로 30여 년이 지나간 다음에는 또 그에 따른 방식이 등장을 할 것이다. 일단 이 시대에는 웬만하면 정격이라고 하는 말을 의지하고서 임상을 하시는 것이 여러모로 유익하다고 하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란다.







時 日 月 年

戊 庚 壬 壬

寅 寅 寅 寅



이 사주도 종재격이다. 요즘에 만나면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時干의 戊土가 있으니까 경금이 그냥 버티고 있을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사주의 시대(청나라)에는 종재격이다. 그리고 지금 생각을 해봐도 시간의 무토는 이미 무력해서 의지처가 없으므로 경금 입장에서는 의지를 할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경금은 임수를 생해주고, 임수는 다시 목으로 흘러가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식상을 따라서 종하게 되는 형상이 성립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도 이 정도의 사주라면 종재격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해서 사주에 재성이 많은 경우에 대한 자료들을 정리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현장에서는 한가지의 五行만 모여있는 것은 아니다. 대개는 서로 어지럽게 섞여 있는 것이 보통이므로 이렇게 단순화 시켜서 정리를 하는 것이 때로는 쓸모가 없을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해서 또 그 많은 사주의 예들을 일일이 열거를 할 수도 없는 것도 현실이다. 그래서 이렇게 부분적이나마 정리를 해서 이해를 하도록 하고,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본(基本)이 되는 것이라는 점을 헤아려서 실제로 사주를 만났을 경우에는 또한 기본적인 바탕에서 추가되는 것과 감소되는 것을 고려한 다음에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할 수 있도록 그 능력을 키우는 것이 명리공부인 것이다. 배운 대로만 써먹는 것은 오히려 컴퓨터가 잘 하는 영역이다. 그리고 사람의 머리는 미쳐 입력이 되지 않은 자료라도 가공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니까 이 점을 잘 헤아려서 최대한으로 활용을 해주시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