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중국①] 칭다오로 출발

작성일
2019-12-24 08:5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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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는 말씀입니다. 본 여행은 2004년에 가족들끼리 배낭여행을 떠났던 중국의 북부여행입니다. 낭월한담의 목록을 만들다가 번호가 빠진 여행기가 있어서 사진기행으로 옮기면서 당시의 컴퓨터 환경을 생각해서 작은 사진으로 올렸던 것을 필름을 스캔한 이미지로 바꿨습니다. 당시의 분위기나 느껴보는 용도로 참고하면 되겠습니다. 사진정보는 스캔을 한 날짜이니 고려하지 말라는 말씀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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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중국①] 칭다오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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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에 중국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런저런 생각으로 뒤로 미루고 말았는데, 여름이 되면서 급기야 3일 만에 서둘러서 여행길에 오르게 되었다. 처음에는 몇몇 지부장님들의 동행을 고려하기도 했는데, 낭월이 워낙 급하게 몰아치는 바람에 인천지부장 도향선생님만 동행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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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6명의 간단소개: 낭월, 연지(낭월각시), 경덕(차남), 금휘(막내딸), 화인(연지님 막내동생), 도향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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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여권이야 봄에 만들어 뒀으니까 문제가 없었는데, 비자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3일 전에야 알게 되었다. 그래서 급하게 명동으로 달려간 것은 중국대사관을 찾아가기 위해서이고, 이른 아침에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다가 너무 조용한 입구여서 기웃거리다가 보니까 비자는 교보빌딩에서 발급한다는 참으로 허술한 쪽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교보빌딩 9층으로 가서 시간을 기다린 다음에 신청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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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을 써 넣으라는 항목이 있기에 佛敎人(불교인)이라고 쓴 것이 조금 후에 후회스러웠다. 왜냐면 중국에서 포교활동을 하지 않고 오로지 여행만 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도장도 아닌 지장을 찍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혹시라도 종교관련 직업에 종사하신다면 이것도 참고로 알아두시기 바란다.

비용은 급행으로 하게 되므로 당일 오후 3시에 발급되는 것으로 기본 35000원에 급행비 20000원이 추가되었다. 그래도 그게 아니라면 일을 망칠 뻔 했다. 그 바람에 평소 차근차근 준비하시는 도향선생님도 덩달아 분주하게 되셨으니 일행을 잘못 만나신 것에 대해서 아마도 후회 하셨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팔자려니 하셨겠지만 하하~

왜냐면 돌아오는 배는 威海(웨이하이)에서 타기로 했고, 예약을 전화로 한 다음에 표를 찾아 놓으시라고 했더니 엄청 많이 줄을 서서 기다리셨던 모양이니 그 과정에서도 정말 대책이 서지 않는 낭월에 대해서 원망을 하지 않으셨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외국여행을 삼일 전에 준비하는 사람은 세상에 낭월사부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셨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여행 내내 겪으신 과정에서 더욱 절감하셨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점에 대해서 많이 미안한 낭월이다. 그래도 천성인 것을 우짜노 하면서 얼버무린다.

여행계획이야 늘 세우지만 맘대로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북경으로 가려고 하니까 비행기가 없다. 알아보니 탈 만한 비행기는 靑島(칭따오)행이 있었다. 그래서 예약을 하고, 항공료는 25만원 지불했다. 여행사를 끼고 구입하려고 했는데 마땅하지 않아서 직접 대한항공으로 화인이 카드를 긁었다. 칭따오로 방향을 잡는 것은 그 곳에 동천선생님이 계시기 때문이기도 했다.

적어도 사업을 하고 있으니 한번 정도는 들려봐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되어서이다. 동천선생은 태국에 계실 적에도 인연이 있어서 신세를 많이 진 분인데, 왠지 신세라고 생각이 되지 않고 언젠가 갚으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편안한 분이다. 그래서 전화를 했더니 직원이 받아서는 전달 해 주겠노라고 하여 그런가보다 했는데 소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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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출발 시간은 8월 8일 오전 9시이다. 그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토요일 점심 먹고 출발해서 대전학당에서 주말반 강의를 마치고는 안산으로 향하려고 하는데 동천선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올커니 연락이 되었나보다 했다. 그런데 웬걸, 천안에서 공주로 가는 고속도로로 탔다는 거다. 이게 무슨 청천날벼락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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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랴부랴 공주터미날 부근에서 만나기로 하고 한 시간 뒤에 봤더니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벌써 한국에 온지 3일이 되었단다. 낭월을 만나서 옥계닭(감로사 부근에 그런 곳이 있다)이나 먹으려고 아들 덕규와 동행해서 내려오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니 서로가 황당스러울 밖에,

“아니, 내일 청도로 가려는데 오늘 여기 오시면 어떻해요?”
“아, 고향 가시려고요..”
“고향은 무신 칭따오 말입니다.”
“예? 아니 그럼 여행 가시려고요?”
“그렇다니까요. 청도에서 전화를 하신 걸로 알았거든요. 참내...”
“우째 일이 그래 됩니까 아이고 참말로....”
“중국은 언제 가시려고요?”
“며칠 뒤에 갈라캅니다.”
"그럼 그냥 가면 되지요뭐 나중에 시간 되면 뵙시다.”
“그래도 내가 있어야 하는데.... 전화나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칭따오에서 태산으로 가려고 하니까 전화가 되거든 기차표를 좀 부탁합시다. 아마 7~8시간 걸릴 모양이던데”
“근데 우째 겁도 없이 여행을 나서실라고요? 가이드는 있습니까?”
“가이드는 낭월이 담당입니다. 문제 없을 겁니다. 하하~”
“정말 미리 연락을 주시고 하실 일이지 너무 갑자기....”
“다들 그래 말을 합디다 만서도 일이 맘대로 되능교 하하”

전화연락을 하셔서 직원에게 태산가는 기차를 알아보라고 하시더만은 표가 없다는 연락이 왔다. 그래서 濟南(지난)으로 가는 버스표도 좋다고 했다. 지난에서는 태산까지 한 시간 정도면 된다고 안내서에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비행기 도착시간을 고려해서 2시버스로 예약이 확인되었다. 그것만 해도 얼마나 고마운지 모를 일이다. 워낙 차를 차는 것에서는 힘이 든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미리 표를 구할 수가 있다는 것은 더없이 안정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모님(동천선생 부인)에게 전화를 해서 마중 나오도록 했다고 하는 말도 저녁에 전화로 해 주셨다. 안 그래도 되는데 마음을 써 주시는 것이 여간 고마운 것이 아니었다.

동천선생에게는 대천을 가보라고 안내해 드리고 우리는 안산으로 갔다. 안산에는 마음 착한 셋째처제(셋째 딸은 선도 보지 않고 그냥 데려간다는 말이 실감남)가 있어서 하루 신세를 지고, 새벽 6시에 출발을 했다. 차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제부 성희부친께서 수고를 하셨다. 그리고 다섯 사람의 출국신고서와 입국신고서를 작성해 주시느라고 많은 시간 수고하신 것도 고마운 일이다. 그것이 자주 다니는 사람에게는 별 것이 아니겠지만 4년 만에 여행길에 오르는 낭월에게는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일요일을 망치셨을 것이라고 짐작을 한다. 그래도 필요한 곳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를 일이다. 출발 두 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해야 차질이 없다는 것은 해외여행을 해보신 벗님은 다 아실 것이다. 그러니 아침 7시에 도착하기 위해서 많이 바빴던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휴대폰 로밍을 권해 드린다. 받는 것은 아무 곳에서나 되지 않겠지만 걸기만 할 수가 있다는 것도 얼마나 든든한지 모른다. 나중에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드릴 말씀이지만 순서가 비행기를 타기 전에 수속을 해야 하므로 참고하시라고 말씀 드린다. 거는 것은 1500원 받는 것은 1400원(1분당)이라고 하지만 외국에서는 그게 문제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휴대폰을 로밍해서 들고 갔다. 그리고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이다.

일행인 도향선생님은 이미 나와서 기다리고 계셨다. 함께 수속을 밟고 준비를 완료한 다음에 비로고 출국신고서를 제출하고 비행 대기실에서 30분 전에 비행기에 오를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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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준비에 긴장이 되셨는지 연지님이 어깨가 결린다는 말씀에 동행인 도향 선생님이 지압을 해 주신다. 앞으로 여정을 같이 할 인연이다.

 

1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