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시어머니 - 偏財

작성일
2007-09-1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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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는 어떻게 나오게 되는가 하면 남편(正官)을 낳아준 사람(正官의 正印)에 해당하게 되어서 등장을 하게 되었다. 가령 日干이 甲木이라고 한다면 갑목의 正官은 辛金이고 辛金의 정인은 戊土이다. 즉 무토가 바로 남편의 어머니가 되는 것이다. 이 무토는 다시 甲木에게는 偏財가 되므로 결국은 시어머니는 편재가 되는 이치이다.

이러한 관계라고 한다면 시어머니에 대해서 약간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편재라고 하는 것은 내가 가장 만만하게 다스릴 수가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째서 시어머니가 무서운 존재가 된 것일까? 여기에 대해서 의문을 갖어보셨는지 모르겠다. 낭월이는 이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명리학의 육친대입의 이치가 과연 합당한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지고 따져봤는데 결국은 십성론은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제 그 이유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 고부(姑婦)간의 갈등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사이를 고부간의 갈등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것은 대단히 심각한 것으로 사회적으로도 상당한 문제가 된다. 그러면 이 고부간에 타이틀매치를 한다면 과연 승부가 어떻게 날것인지를 한번 상상해 보도록 하자.

우선 시어머니는 며느리보다 늙었다. 그래서 애초에 싸움은 결정이 나버린거나 다름없다. 이렇게 말씀을 드린다면 아마도 ‘낭월이가 돌았나... 무슨 망발을 그렇게 하냐???’ 라고 생각하실 벗님도 계실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해놓고 생각해보니까 역시 허술한 해설이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다시 생각해보자.

우선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상대가 되지를 않는다. 일단 며느리는 칼자루를 잡고 있기 때문에 백그라운드가 든든한 셈이다. 적어도 남편을 등에 업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남편이 없다. 아니 있다고는 해도 이미 그 남편인 시아버지는 며느리에게 맛이 가버린 상태이다. 예로부터 ‘며느리사랑은 시아버지사랑’ 이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짐작이 되는 터이다. 참고로 시아버지는 십성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따져보자. 갑목의 며느리에게 시아버지는 시어머니인 偏財의 正官이 된다. 그러면 편재인 무토의 정관이라고 한다면 乙木이 된다. 을목은 갑목에게 겁재가 되는 관계가 되니까 일단 며느리와 마누라가 싸운다면 을목은 같은 갑목의 편을 들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즉 ‘가재는 게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아버지는 며느리와 친구의 사이가 되어버리는 상황에서 며느리는 유리한 싸움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니까 시어머니의 입장에서는 아들도 빼앗기고, 남편도 적으로 변하려고 하고, 도무지 즐거운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처한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시어머니는 천상 아들을 의지해야 하는데, 아들은 이미 결혼식장에 세우는 순간부터 내아들이 아니다. 그녀의 남편인 것이다. 그래서 에미가 하는 말은 모조리 되받아치고, 며느리가 하는 이야기는 모조리 이쁘다고 하니까 역시 믿을 놈이 못된다. 그래서 외로워진 시어머니는 성질만 남는다. 그래서 며느리를 깔쥐어 뜯고 야단을 피운다. 그래봐야 본전이다. 물론 싸움을 잘했을 경우에 본전이 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해서 일패를 안게되는 시어머니는 작전을 바꾼다. 눈물작전이다. 홀짝홀짝 울어대면 아들이 묻는다.

“엄니 우째 운다요?”

“에고~~~ 훌쩍!”

“그러지 말로 말로 허시오. 답답헝게...”

“내가 너무 서러워서 그런다... 훌쩍!”

이런식으로 아들의 마음을 건드려서 며느리 험담을 늘어놓는다. 이나저나 싸움은 시작되었으니까 철저하게 인신공격을 해서 며느리를 파멸로 몰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군살을 붙여서 하소연을 하면 아들도 마음이 동한다. 그래서 각시에게 다가가서 호통을 친다. 이렇게 해서 시어머니는 일승(一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며느리가 작전을 짜야 할 상황이 된다. 보따리를 싸가지고는 온다간다 말도 없이 친정으로 날아가버린다. 그러면 신랑은 부랴부랴 각시를 찾아오게 되어있고, 그 자리에서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최대한으로 살려서 남편에게 서러움을 받았던 시집살이에 대해서 눈물콧물의 범벅타령을 늘어놓는다. 그러면 아들은 다시 속이 뒤집혀서는 어머니에게 따지고, 결국 젊은 놈들끼리 뱃장이 맞아서는 어머니를 따돌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의 싸움은 며느리의 승리로 돌아가게 되어있다. 원래가 자식을 이기는 어머니가 없다는 말은 이렇게 며느리를 보고난 다음에 실감이 나는 이야기가 된다.




이것이 고부전쟁의 일막삼장이다. 애초에 싸움은 되지도 않는 일이었는데, 괜히 시어머니가 기득권을 한번 살려보려고 하다가는 완전히 신세를 망친 꼴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영원한 종(?)으로 전락을 하게 된다. 며느리는 전리품으로 시어머니를 차지하게 된다.

“어머니 오늘 볼일이 있는데 나갔다 올테니까, 놀면서 이불이나 좀 빨아 놓으세요. 아이가 오줌을 쌌는데... 냄새가 나거든요.”

요런 못된 것, 아무리 그렇다고해도 그래 남편의 어머니에게 그게 무슨 망발인고? 라는 말이 목까지 치밀어 오르지만 삼켜버린다. 다시 덤벼봐야 참패를 당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며느리는 신나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항상 고부간의 문제가 심각하게 등장을 하는 것일까? 그것은 간단하다. 시어머니의 집념에 의해서이다. 결국은 아들을 사이에 놓고서 계속 밀고 당기기를 하려고 드는 것이다. 특히 혼자서 아들을 키웠을 경우에는 이것이 더욱 심하다. 그래서 홀시어머니가 계시는 곳으로 갈적에는 신중하게 작전을 짜야한다는 이야기도 있는 것이다.

홀시어머니를 모시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말을 우리 주변에서 어르신들이 늘상 하고있는 이야기중에 하나이다. 그만큼 자신의 의지처나 다름이 없는 아들의 관심이 자기 각시에게로 옮겨가게 됨으로써 느끼는 소외감은 본인의 입장이 되어보기 전에는 공감을 하기 어려울 것 같다. 더구나 남자인 낭월이가 이해를 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할 가능성이 높겠다. 다만 미뤄서 짐작은 된다. 심리적으로 어떤 상태에 처하게 되리라는 짐작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시어머니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으면 며느리 골탕먹이기는 누워서 떡먹기다. 그 비장의 무기가 무엇일까? 벗님이 눈치가 빠르다고 생각되시면 어디 한번 맞춰보시기 바란다. 낭월이는 여기에서 일단 줄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