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보이차 구매요령-익명인(펌)

작성일
2011-03-12 10:27
조회
3764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다음카페에 '차연구소'라는 카페가 있음을 알게 되어서 찾아가봤더니 재미있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경험이 배어나오는 글이 있어서 퍼왔습니다. 읽어서 유익한 글이니 이름모를 작성인도 너그러이 수용을 하시리라 믿습니다. 혹 보이차에 관심이 있으셨다면 일독을 권합니다.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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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차인들께서 참고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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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보이차 구매 요령과 카페 선택 요령에 대해 나름대로 느낀 바를 정리해 봤습니다. 보이차를 알기 시작하고, 빠져들기 시작하면 욕심을 냅니다. 모든 차가 좋아보이고, 모든 차를 수장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어떤 것을, 어떤 곳에서 사야할지 막막한 분들을 위한 매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합니다. 어떤 생차, 어떤 숙차, 어떤 노차를, 어떤 카페에서 구입해야 하는지 짧은 글로나마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미 공부를 많이 하시고 시행착오를 거치신 분에게는 우습고 유치한 내용이겠지만, 처음 접하는 한분에게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웬만하면 해당 카페를 직접 평가하는 일은 삼가하겠습니다. 익명게시판에 올라오기 때문에, 특정 카페 운영자가 악용한다는 오해받을 여지가 충분합니다. 저는 순수한 의도에서 작성했지만 필연적으로 시비에 휩쓸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시끄럽게 사는 걸 원하지는 않습니다. 품위는 스스로 지켜야 하니까요. 대신 일반적인 의미에서 좋은 카페와 그렇지 않은 카페에 대해 몇 마디 적겠습니다. 판단은 각자가 잘 하시리라 믿습니다. 훗날 구매대행 카페를 평가하는 소비자그룹이 만들어지면 좋겠지만, 그 전에 자정작용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구매대행 카페 상인들께서 좋은 품질을 적당한 가격에 공급해 주시면 가장 좋겠습니다. 많은 카페 운영자께서는 양심적으로 잘 하고 계십니다. 소비자를 우롱하는 일부 카페가 걱정될 뿐입니다.


카페 운영자들에게도 한 말씀 드립니다. 이 글은 소비자와 카페 운영자가 윈윈하려는 목적에서 쓰여졌습니다. 구매에서 소비자가 실수를 하게 되면, 자칫 그 실수가 카페 운영자에게 전가되어 비난을 받고, 결국에는 서로 원망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일은 없어야 하겠다는 의도에서 이 글을 썼습니다. 소비자는 현명하게 구입하고, 카페 운영자들은 좋은 제품을 적절한 마진으로 공급하면 좋을 것입니다. 소비자들도 카페 운영자들을 너무 적대시 하기 보다는 함께 나아가야 할 동반자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대안 없는 비난을 하기보다는 적절한 비판과 격려를 동시에 해야 할 것입니다. 카페 운영자도 소비자들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 밥벌이를 도와 주는 소중한 존재라고 여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로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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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보이차 일반 구매 개론

 
1. 충동 구매를 하지 마라. 적어도 1일, 길면 1주일은 유예 기간을 둬라.
- 카페 상인들은 한정기간이며 지금 구매하지 않으면, 가격을 올린다고 광고합니다. 하지만 지금 사지 않아도 후회할 일 없습니다. 좋은 물건은 항상 있습니다. 장사꾼은 지금 당장 팔아야 돈 벌지만, 소비자는 지금 당장 안 사도 됩니다. 한번 유심히 보십시오. 놓쳤던 차를 기다리면 그 차가 다시 풀리거나, 더 좋은 기회가 옵니다. 뒤에 설명하겠지만, 특히 신차들은 그렇게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으니 충분히 생각해보시고 웬만하면 참으세요.



2. 구입할 양과 비용을 미리 정해두라.
- 5g씩 하루 2회 차를 마실 경우, 350g짜리 병차로 한 달 이상을 마십니다. 대략 병차 10편이면 1년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입니다. 매일 하루 2번 꾸준히 마셔도 1달에 1편이니, 빠지는 날이 있다고 생각하면 1년에 1통이면 충분합니다. 봄 가을로 철관음과 무이암차, 겨울에는 홍차나 흑차를 즐긴다면 3~4편을 소모하기도 벅찹니다. 이미 여러분이 보이차 50통을 가지고 있다면 적어도 70~100년 동안 마실 수 있습니다. 2통을 산다면 적어도 5년 동안 그 차만 마셔야 합니다. 잘 생각해 보시고 구입하세요. 차 소비량이 많은 분이라 할지라도 지출할 비용을 미리 정해두고 어떤 일이 있어도 그 범위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3. 구입하기 전에 타오바오에서 검색해보라.
- 타오바오에서 검색해보면 중국 내부에서 가격이 얼마인지 알 수 있습니다. 타오바오는 소매가이니, 여기에 따이공비를 더해서 대략 얼마인지 셈해 보세요. 따이공비는 1kg 당 4000~5000원 입니다. 구매대행 카페를 운영하는 상인과 차 전문가 출신의 상인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가격에 상관없이 믿고 살 수 있거나, 내공을 갖춘 전문가에게는 그 노하우에 대한 비용을 더 지불해야 될 것입니다. 내공을 갖춘 척 하는 상인만 조심하시면 됩니다. 잘 가리십시오. 왜냐하면 내공을 갖춘 전문가는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 반면, 내공을 갖춘 척 하는 구매대행 상인은 시행착오에 대한 비용을 감하고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타오바오 주소
(http://list.taobao.com/browse/50002766-50003862/n-0------95----2048--------------------2---------40--commend-0-all-50003862.htm)


4. 다른 카페를 검색해보라.
- 같은 차라도 가격이 거의 3배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비싼 쪽은 물건이 다르고 보관도 다르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접해 본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별 차이가 없다고 하기도 합니다. 직접 주문해 보면 알일이지만, 시행착오에 의한 수고료가 너무 큽니다. 절대 충동구매하지 마시고 동일 상품을 적어도 3개 이상 카페에서 검색해 보시고, 구매평도 보시고, 구매한 분에게 쪽지를 보내 물어보기도 하세요.


5. 샘플을 달라고 하라.
- 국내에 있는 카페는 매장이 있기 때문에 방문 시음 가능합니다. 하지만 중국에만 상점을 가진 카페는 시음을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차가 부패되거나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맛이 없다는 이유로 반품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특히 차 마시는 분들은 그런 이야기를 잘 못 합니다. 그런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드시고 싶은 차가 있으면 샘플을 달라고 하십시오. 너무 과도하게 요구하는 것은 미안하고 민망한 일이므로, 물건을 구입할 때 마음에 둔 차의 샘플을 조금만 끼워달라고 하십시오. 정 안 되면 유료로 사서 시음이라도 하시고, 그것도 안 되면 한편만 사서 시음하십시오. 한 통 사고 나서 허탈해 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6. 가격만이 모든 것은 아니다.
- 가격만 놓고 따지면 안 됩니다. 가격이 싸더라도 보관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일부 장사치들이 보통 물건을 가지고 자기 물건만 보관이 잘 되었다고 악용해서 오히려 신뢰가 안 갑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일리는 있습니다. 같은 물건이라도 보관이나 유통에 따라서 엄청난 가격 차이가 납니다. 또 너무 저렴한 것은 작업한 차일 수도 있습니다. 뭔가 횡재하려는 욕심을 버리십시오. 제 값을 주고 사야 안전합니다. 폭리를 취한 물건을 사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싼 것만 찾아도 문제입니다. 가격에서 균형감각을 잘 잡으십시오. 노파심으로 당부드리는데, 비싸게 팔면서 자기 물건만 보관 잘 되었다고 하는 곳도 주의하세요.




7. 자신 없으면 6개월은 사지 말고 버텨라.
- 주위에서 차를 동냥해도 6개월은 버팁니다. 오프라인 다회에 빠짐없이 나가서 샘플을 긁어모아 보세요. 기준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상인의 설레발만 믿고 차를 구입한 다음에, 저 차를 다 어찌할꼬, 한숨 쉬지 마세요. 아무리 욕심나도 자신없으면 참으세요. 몸에 맞지 않는 차를 사면 몸도 버리고, 돈도 버립니다. 1통에 10만원이라고 우습게 보지 마세요. 아기 귀저귀 한달 값이고, 웬만한 가정 한달 쌀값입니다. 10만원으로 DVD플레이어 2대를 살 수 있고, 최신형 컴퓨터 본체를 살 수 있습니다.



8. 차연구소에서 과거 기록을 검색해보라.
- 특히 녹차나 오룡차를 마시다가 보이차를 접해, 이 카페에 처음 들어오신 분은 카페의 예전 글을 꼼꼼이 읽으시고 구입하십시오. 덜컥 구입했다가 가슴앓이 하지 않으려면 꼭 하셔야 합니다. 물론 과거에 잘못된 판매 행위를 했더라도 개과천선했다고 판단하실 수 있습니다. 판단은 개인의 몫이니 스스로 하시면 됩니다. 다만 객관적인 정보는 충분히 보유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정 자신이 없으시면 믿을만해 보이는 다른 분에게 쪽지를 보내서 자신이 구입하려는 카페가 어떤지 문의를 해 보십시오.


9. 식품 검역 자료를 살펴보라.
- 최근 농약 보이차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불안을 조금이라도 떨치려면 식품 검역을 받은 제품을 구입하십시오. 그러나 식품 검역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업체도 있습니다. 전체 보이차를 검역 받는 게 아니라 일부만 받고, 나머지도 받았다고 하는 식입니다. 식품 검역서에 해당 차가 표기되어 있는지, 제품마다 스티커가 붙어 있는지 살펴보십시오. 하지만 식품 검역을 받았다고 안심할 것은 아닙니다. 오프라인에서 식품검역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유명한 업체에서도 쓰레기차를 팝니다. 결국 내공을 기르는 수밖에 없습니다.


10. 자기 입맛의 기준을 잡으라
- 자신의 입맛에 기준이 없을 때 누가 좋다고 하면 좋은가보다, 누가 나쁘다고 하면 나쁜가보다 하고 고개를 끄덕이기 마련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계절이나 컨디션에 따라 입맛이 변하는데, 자신이 어떤 맛을 선호하는지 기준을 가지고 있으면 차를 고르고 감별하기 더 쉬워집니다. 자신은 습창차의 어떤 면을 잘 느끼는지, 어떤 향기를 선호하는지 다른 분과 비교하여 자신만의 데이터를 가지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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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구매대행카페 선택요령



 
1. 상인과 차인은 다르다.
- 보이차 카페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의 마인드가 가장 중요합니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차를 파는 '상인'이 있고, 차가 너무 좋아 차를 많이 마시다가 어떻게 하다보니 차를 팔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차가 좋은 사람들은 차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좋은 차를 접대하지 않고, 차맛을 아는 사람에게는 좋은 차를 내놓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이익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차를 좋아하는 차인들이 돈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양심적이기만 하다면 경제적 이익을 위해 차를 파는 상인도 나쁠 것은 없습니다. 상식 차원에서 좋은 차를 제 가격에 공급해 주기만 한다면 괜히 자세잡고 있는 차인보다 나을 수도 있습니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양심을 파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은 붙습니다. 다만 내공이 없는 상인에게 노차나 숙차를 사는 건 위험합니다. 이것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다릅니다. 다른 회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고, 차연구소의 글들을 모니터링하여 믿을만한 카페를 잘 고르십시오.


2. 보이차만 알고 다른 차는 모르는 곳은 주의하라.
- 보이차만 알고 다른 차는 모른다는 건 있을 수 없습니다. 공부차를 마시는 사람이라면 그게 상식입니다. 보이차만 안다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사람은 참 드뭅니다. 예전에 어느 카페 주인장을 찾아갔더니 녹차를 접대했습니다. 일본에서 들어온 야부기다 종의 찻잎이였는데, 그 찻잎의 특징은 너무 뜨거운 물에 우리면 쓴 맛이 강하다는 건데, 그 주인장은 펄펄 끓는 물을 부어 보이차 우려내듯 우려냈습니다. 또 어떤 주인장은 하동 덖음 녹차에 아주 많이 식힌 물을 부었습니다. 그런 녹차는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시는 게 제격입니다. 이 주인장은 차인 행세를 하고 있지만, 3~4년 동안 보이차만 속성으로 공부한 상인입니다. 차인이라면 차에 대한 기본 상식이 있어야 합니다. 암운과 화향이 살아있는 무이암차라고 팔고 있지만 사실은 아닌 것도 많습니다. 상인 자신이 헷갈리고 있을 수도 있고, 소비자를 속일 수도 있는데 둘 다 안 좋은 경우입니다. 저가차이고 병배차라고 솔직하게 말하면 다행이죠. 차에 대한 기본기가 중요한데, 오래 차를 접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여러 차를 마셔볼 수밖에 없습니다. 속성으로 차를 공부해 차인을 가장한 상인과, 차인의 차이는 녹차의 지식에 있습니다. 녹차에서 출발한 차인들은 녹차 상식도 뛰어나지만, 속성으로 공부한 차인들은 녹차에 대해 무지합니다. 녹차에 대한 질문을 해 보세요. 또한 오룡차에 대한 지식도 검증해보세요.


3. 주인장만 보지 말고 회원들을 보라.
- 주인장의 내공을 보려면 그 카페에 어떤 회원들이 있는지 보세요. 그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올린 시음기를 읽어보시면 됩니다. 상당한 수준의 보이차와 차 도구를 보유하고 있는 회원이라도 카페 수준에 따라 자신이 가진 내공을 차별적으로 노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카페 주인장의 수준이 못 미치면, 혼자서 잘 난척 하고 있고 회원들의 시음기는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카페 수준을 보려면 회원들이 올린 글을 보시면 됩니다. 내공이 없는 카페라도 주인장을 무조건 응원한다는 글은 있기 마련입니다. 거기에 속지 말고, 회원들이 활발하게 자기 의견을 개진하고 시음기를 올리고, 차도구 등을 자랑하는지 보세요. 회원들의 마음을 여는 것도 주인장의 능력입니다. 회원들이 많이 참가하지 않고, 이상하게 주인장에게 힘내라는 글이나 주인장을 칭찬하는 글만 있으면 장사를 목적으로 만든 카페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4. 고수일수록 겸손하다.
- 고수일수록 겸손합니다. 회원을 가르치려 든다면 다시 한번 그 주인장을 살펴보세요. 예를 들어 어떤 회원이 해당 카페에서 구입한 차가 맛이 없다고 할 때 진실한 차맛을 몰라서 이해를 못 한다고 하는 주인장도 있습니다. 차라리 자기는 모르겠다고 이실직고하는 카페 주인장도 있는데, 그게 낫습니다. 차에 대해 모른다면 솔직히 자신은 차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으며, 회원 여러분들을 믿는다고 한다면 믿음이 더 갈 것입니다. 겸손하지 않은 주인장은 시장에서 주워들은 지식으로 회원들을 농락하고 능멸하려 듭니다. 그러나 제 생각으로는 어떤 카페 주인장도 회원을 마구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회원 중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내공을 갖춘 분도 있습니다. 진정으로 차에 대한 내공이 높다면 자신의 내공을 과시하려고 하지도 않고, 남을 폄하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먹 싼 종이에 먹이 배듯, 회원도 알 것이기 때문입니다. 회원에게 끊임없이 군림하고 가르치려 든다면, 그 주인장은 정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5. 과장 광고 하는 곳을 경계하라.
- 빈 수레가 요란한 법입니다. 과장하는 곳 치고 제대로 된 곳은 참 드뭅니다. 이런 곳은 대부분 보통 차를 명품이라고 하거나, 맛없는 차를 맛있다고 설레발 칩니다. 반드시 수장해야 할 명품차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가격으로 나왔다고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수장해도 안 해도 상관없는 보통 차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생에 한번 있는 기회라고 하지만 자세히 알아보면 3시간에 한번씩 오는 기회거나 심지어는 바가지인 경우도 있습니다. "반드시 수장해야 할 명품차"는 도저히 믿지 못할 가격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아무리 공장이 망해도 어느 정도 가격은 받습니다. 게다가 이런 차를 수장하려면 하늘의 인연이 닿아야 한다는 둥 이상한 말을 합니다. 하늘의 도움을 받아 좋은 차를 사기 위해 기도하느니, 스스로를 돕고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바가지를 안 쓰고 좋은 차를 삽니다. 이런 카페에서 아무리 솔깃한 말을 해도 속지 말고 절대 구입하지 마세요. 구입하려면 타오바오와 반드시 비교하고, 또 조심하세요.


6. 실수에 대처하는 법을 살펴보라.
- 차를 팔다보면 실수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실수하고 나서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잘못된 물건을 팔았을 때 솔직히 인정하고 모두 반품받는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상황만 모면하려고 하는지 잘 보십시오. 만약 상황만 모면하려고 한다면, 다시는 거래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살충제가 든 보이차를 판매하고도, 해당 차를 직접 수거하지 않고, 다른 싸구려 차를 대납했다는 의심과 소문을 낳은 카페가 있습니다. 이런 카페는 구매하기 전에 아주 꼼꼼이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판단은 여러분이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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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보이차 구매 각론

 
1. 욕심을 버려라.
- 2010년, 가뭄을 빌미로 중국 상인들이 차 가격을 엄청나게 인상했습니다. 그러나 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맹해차창 등 대형차창을 위주로 올랐습니다. 오를 만한 차가 올랐다고 볼 수 있지만, 다른 측면도 있습니다. 대형차창은 이전에 가격 공세로 훼손된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 엄격한 가격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안 팔면 안 팔았지, 예전처럼 싸게 던지지는 않겠다는 배짱입니다. 이는 품질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품질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게 사실입니다. 게다가 품질이 좋은 차는 상승율이 점점 가파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그러니 바뀐 보이차 가격 지형도를 놓고 볼 때 지금부터 보이차를 통으로 수장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비싸게 생각되더라도 2003년 이전 보이차를 한편씩 사다 드시는 게 현명할 듯합니다.


2. 신차에 집착하지 마라.
- 2006~2009년 차는 미친 듯이 오르지 않습니다. 2004년 이전에 생산된 차와는 다릅니다. 사재지 마십시오. 내년에 사도 저장비용만큼 밖에 안 오릅니다. 신차를 사서 묵혀 먹고 싶은 마음이 크겠지만 물건을 끼고 사는 것도 비용입니다. 더 큰 집을 구해야 하고, 자신이 사는 공간 일부를 쪼개야 합니다. 펄프값이나 설탕 값 인상이 뻔히 보이지만 20년치 화장지와 설탕을 끼고 사는 사람은 못 봤습니다. 보이차 생산양이 획기적으로 양이 늘어난 건 2004년부터고 2007년에 고점을 찍었는데 상인들이 물건을 창고에 쳐박아 놓고 풀지 않아 이 기간의 보이차 가격이 비싼 겁니다. 그러나 최근 그 물량이 다시 풀리자 보이차 값이 다시 안정을 찾았습니다. 차상의 입장에서는 늘어난 물량을 팔기 위해 안달이지만, 소비자는 급할 게 없습니다. 그 기간의 물량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2000년 이전, 혹은 2000년 초반 보이차 가격이 인상되듯 2004- 2009년 보이차 가격이 파격적으로 인상되지는 않습니다. 6개월이나 1년 동안 동안 지켜보고 구매해도 늦지 않습니다. 또한 2004~2009년 신차의 경우 농약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아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2010년 차는 가뭄 때문에 품질에 비해 가격대가 높다는 점에 유의하십시오.


3. 2000년 초반 차를 주목하라.
- 보이차 제조에 한족이 대거 개입하면서, 제조 과정 자체가 공업화되는 시점이 2004년 부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2004년 이전 차가 전통기법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많고 수장 가치가 높습니다. 농약으로부터 안전한 경우도 많습니다. 2004년 이전 보이차는 지속적으로 인상될 것입니다. 2004년부터 보이차 가격이 저렴해졌습니다. 그만큼 공급 물량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보이차가 워낙 인기를 끌자 물량이 급증했고, 상인들은 사재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2007년에 보이차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물량을 대지 못 해 2006년 ~2008년에는 오룡차 잎으로 만든 가짜 보이차나 가짜 대익차도 제법 등장했습니다. 2006년이나 2007년에 차를 사신 분 중에, 2009년이 되자 당해 년도 물건이 더 싸게 풀려 황당해 하는 분이 계실 겁니다. 2006~2009년 차를 지금 필사적으로 살 필요 없습니다. 자꾸 통 단위로 사려니 부담이 되는 겁니다. 그냥 2~3편만 사도 됩니다.


4. 숙차는 저장용인지 당장 음용할 것인지 정하고 구입하라.
- 숙차는 제조 기법 상 "2~3년 지나서 마셔서 좋은 숙차" '계속 묵혀서 마시면 더 좋은 숙차"가 있습니다. 저온 장시간 경발효된 맹해 숙차는 오래 묵힐수록 맛있습니다. 최근에 만들어진 급속 발효차는 몇년 놔두면 숙미는 빠지자만 더 맛있어 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마실 숙차를 구입할 것인지, 묵혀서 드실 것인지를 미리 결정하고 구입하십시오. 이건 개인적인 경험입니다만 잎이 많이 으깨질 정도로 많이 발효된 숙차는 2~3년 묵혀서 숙미가 빠질 때 마시면 좋고, 잎이 살아있을 정도로 살짝 발효시킨 숙차는 세월이 오래될수록 생차의 느낌이 강하게 났습니다.


5. 생차- 숙차- 노차 포트폴리오를 짜라.
- 당장은 숙차 위주로 마시고, 2004년 정도 생차를 저장하겠다든지, 90년대 차 몇 편을 사서 마시면서 신차를 저장하겠다든지, 숙차 위주로 구매하겠다든지, 대략 윤곽을 그려놓고 구매하십시오. 그러면 실패할 확률이 낮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은 주로 2003~2004 생차와 숙차를 6대 4 비율로 모으고, 그 와중에 90년대 후반 차와 2000년 초반 차를 틈나는 대로 한편씩 구입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예전에 구입해 두었던 90년대 초중반 차를 마시고 있습니다. 90년대 초중반 차가 다 떨어질 때쯤 90년대 후반차와 숙차를 동시에 마시겠다는 포트폴리오입니다. 대량 구매를 하지 않으니 건당으로 신차 사는 비용보다 훨씬 저렴하더군요. 또 다른 분은 일단 지금 마실 것은 숙차 위주로 사고, 생차를 비축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또 어떤 분은 그때 그때 두어편 씩 사 드십니다. 어떻게 보면 그게 가장 경제적입니다.


6. 저렴하다고 구매하지 마라.
- 1통에 몇 만원 짜리 차가 나왔다고 덥썩 사다가는 나중에 쌓인 보이차를 보고 한숨 쉬게 될지도 모릅니다. 저렴한 보이차를 사면 좋은 보이차 살 기회를 놓칩니다. 급하다고 아무 여자나 결혼하면 예쁜 여자가 나타나도 결혼 못 합니다. 중국에는 한편에 1,000원짜리 보이차부터 한편에 수십만원 하는 보이차까지 다양하게 있습니다. 저렴한 차를 사서 보관하더라도 나중에 명품이 되지 않습니다. 저렴한 보이차는 이번 주에도 나오고, 다음 주에도 나오고, 이번 달에 안 나오면 다음 달에 또 나옵니다. 조바심 낼 필요 없습니다. 저렴한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유 없이 저렴한 건 세상에 없습니다. 품질이 좋다고 말하겠지만, 가격에 비해서 좋은 것에 불과합니다. 한편에 1000원짜리 보이차가 가격에 비해 좋아봐야, 2000원 짜리 품질 밖에 안 납니다. 지금까지 사시면서 세상에 공짜가 있던가요? 차는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잘못 사면 건강을 해칠 수도 있으니까요. 후회하지 말고 충분히 생각하세요.


7. 공부차에도 눈을 돌려라
- 쌀 대신 보이차를 끓여 먹을 수는 없지 않겠어요? 자꾸 사재기 하지 마시고, 필요한 양 몇 편만 사고, 나머지는 좋은 공부차를 드셔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보이차 신차가 꽃향기가 나고 어쩌고 하는데, 꽃향기 나는 차를 마시려고 보이차를 삽니까? 그건 말도 안 됩니다. 봄 가을로 철관음 향이 좋고, 무이암차도 얼마나 맛있습니까? 대만 포종차를 마시는 것도 좋습니다. 홍차에 빠져 평생 홍차만 마시는 사람도 있습니다. 백차나 황차도 맛있죠. 흑차류도 별미입니다. 굳이 보이차에만 빠져 사재기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8. 보관할 장소를 보고 구매하라.
- 보관할 장소도 중요합니다. 항아리에 넣어 베란다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은데, 좋지 않습니다. 여름에는 직사광선을 받고 겨울에는 너무 건조한 상태에서 꽁꽁 업니다. 한번 얼고나면 맛이 없어집니다. 생차와 숙차를 함께 두면 몇 년 후 생차에서 젓갈 맛이 납니다. 실험해 보세요. 거실에 차를 두고 담배를 피우는 분도 계신데, 몇년 후에 담배맛 보이차를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방을 따로 두면 좋지만, 보통은 그럴 환경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바람이 잘 통하는 서재에 보관하면 좋습니다. 종이가 습기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보관할 장소가 여의치 않다면, 통으로 사지 말고 그냥 두어편 씩 사다 드십시오.


9. 보이차 구입 일지를 적어라.
- 엑셀 파일로 날짜, 구입처, 차종(보이차, 흑차, 오룡차, 백차, 녹차, 황차, 홍차), 기타차, 차도구, 수령일, 비고 난을 만들어 숫자를 기입하면 내가 한달에 얼마를 구매하며, 일년에는 얼마를 구매하는지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습니다. 멋모르고 구매하던 지인은 그런 식으로 계산해보니 일년에 2천 5백만원 어치나 구매하고 있어,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차 업종에서 일하거나 차 상인도 아닌데, 그렇게 구매하는 분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계부 형식의 구입 일지를 반드시 적으실 것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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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 자사호 구매 요령


 
1. 너무 저렴한 자사호를 구입하지 마라.
- 자사 니료의 기본 가격이 있기 때문에 너무 저렴한 것은 일반 흙에다 공업물질과 염료를 섞어 만든 것도 있습니다. 전문가도 식별하기 힘든 것도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렴하다고 해서 다 가짜는 아닙니다. 어느 정도 감식안이 생길 때까지 너무 저렴한 것은 자제해야 하겠지만, 감식안이 생긴다면 오히려 저렴한 것 중에서 좋은 것도 있습니다. 이름값이 별로 없는 무명작가가 좋은 흙을 써서 만든 것도 가끔씩 있습니다. 처음에 싼 맛에 이것저것 사다가, 자사호에 웬만큼 눈이 뜨이면 후회하기 시작합니다. 저렴하다고 이것 저것 사놓았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손이 가지 않는다는 것을 느낍니다. 싸다고 여러 개 구입한 돈을 합치면 좋은 것을 살 수 있었을텐데, 하고 후회합니다. 닭갈비처럼 버리지도 못하고, 쓰지도 않고, 장식용으로 놔두기에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2. 웬만큼 알고나서 본격적으로 구입하라.
- 제대로 알지 못 하면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자사호는 종처럼 맑고 높은 고음이 나면 좋다며 자사호를 두드려보는 경우가 있는데, 일부 주니호의 경우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이고, 이것을 자사호 선택의 기준으로 삼아서는 곤란합니다. 소결화가 많이 진행되어 거의 유리화가 되어 기공이 조밀해진 경우, 이런 소리가 나는 수도 있습니다. 또한 다른 공업물질을 섞어서 만든 경우 그런 소리가 나기도 합니다. 홍니와 주니는 색깔이 비슷하지만, 소성온도부터 다릅니다. 어떤 카페 주인장은 홍니와 주니가 같은 계열이고, 홍니를 양호하면 주니가 된다고 써 놓았다가 최근에 수정하기도 했더군요. 하지만 사실이 아니니 어설픈 상인의 설레발에 녹아나지 마시고, 진짜 고수를 찾아다니며 배우십시오. 자사호 내공이 뛰어난 카페 주인장도 있습니다만, 초보의 경우 선택하기 어렵습니다 누가 고수인지 스스로 잘 찾는 수밖에 없습니다.



3. 너무 비싼 자사호를 구입하지 마라.
- 니료가 비싼 것도 있지만, 이름값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거품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본인이 직접 자사호를 만든다고 100% 장담할 수도 없고, 방품도 많습니다. 300~500만원이면 조선시대 백자를 살 수 있는 가격이고, 김정옥 선생이나 신정희 선생의 백자를 살 수 있는 가격이죠. 조선시대 백자나 김정옥, 신정희 선생의 백자를 알아 볼 안목이 있는 사람이면, 그만한 가격의 자사호를 사도 좋습니다. 하지만 필자가 만나 본 자사호 마니아 중 그 정도 감식안을 갖춘 사람들은 드물었습니다. 이름에 혹하지 마세요. 사 두면 값이 오를 것이라고, 자사호 대사나 명인의 호를 권하는 상인도 있지만, 더 떨어질지 올라갈지는 지켜봐야 압니다. 실용적인 견지에서 구입하세요.



4. 믿을 수 있는 곳에서 구입하라.
- 니료나 공예 모두 잘 아는 고수가 취급하는 자사호를 구입하십시오. 자사호 공부는 단 기간에 절대 할 수 없습니다. 아예 너무 어려우면 자사호를 사지 말고 유리다관이나 백자다관, 아니면 개완에 드세요. 차를 배울 때는 오히려 투기성이 낮은 자기가 차 맛을 그대로 뿜어주기 때문에 더 좋습니다. 자사호는 차맛을 미세하게 바꿉니다. 그러니까 오프라인에서 차를 구입할 때 자사호에 우려주려고 하면, 개완에 우려달라고 하세요. 믿을 수 있는 곳은 니료를 보는 눈이 매우 섬세하고, 미술품을 보는 안목 또한 뛰어납니다. 단기간에 속성으로 자사호를 공부한 상인들은 오로지 자사호만 알고, 특히 자기가 취급하는 자사호만 압니다. 속지 마세요. 정말 당부드립니다.


5. 차를 염두에 두고 구입하라.
- 어떤 차를 어떤 자사호에 우려 마실지 생각하고 구입하세요. 자사호는 형태와 니료에 따라 궁합이 맞는 차가 따로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 가지 호에 여러 가지 차를 우리면 차의 향기가 섞여 좋지 않습니다. 자사호에는 한 종류의 차만 우리는 게 좋습니다. 여러 종류를 한번에 쓰기에 좋은 것은 자사호가 아니라 개완이나 백자호입니다. 한가지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같은 주니라도 밀도와 형태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주니는 향기가 좋은 차에 적합합니다. 입자가 작고 밀도가 강해 향을 모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향을 위해서는 사정호와 같이 약간 길쭉한 게 좋습니다.


6. 수집 용도를 분명히 하라.
- 니료 위주로 실제로 사용할 자사호를 수집할 것인지, 감상 위주로 수집할 것인지 정하십시오. 니료를 위주로 할 때는 공예가 약간 떨어지더라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게 있습니다. 물론 니료가 좋고 공예도 좋으면 금상첨화지만, 그럴 경우 저렴한 비용으로 구입할 수 없습니다. 니료 위주로 실제로 사용할 자사호를 수집하려면, 여러 형태를 구입하는 게 좋습니다. 차의 종류에 따라 자사호를 바꾸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각이 없는 것을 수집하는 분이 있고, 각이 있는 것만 찾아서 하는 분도 있습니다. 명 청대 방품 위주로 수집하는 분도 계신데, 권장하고 싶지 않습니다. 진품에 비해 미세하게 질이 떨어지는 데, 거기에 눈높이가 맞추어져 자신도 모르게 안목이 저렴해집니다. 게다가 일부러 때를 묻힌 게, 도대체 뭘로 작업을 했는지 미심쩍습니다.



7.자사호 양호는 청결이 기본이다.
- 이름을 대면 알만한 제가 아는 차의 고수는 3달에 한번씩 자사호를 삶습니다. 미세한 찻잎이 자사호의 기공을 막기 때문이라는군요. 차 찌꺼기가 남아 산화되면 우리는 차의 맛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자사호의 양호는 청결이 기본입니다. 차를 우린 후에 계속 찻물을 발라주거나 찻잎을 함께 넣고 삶으면 곧 오래된 차호처럼 보이지만, 꼭 좋다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단기간에 오래된 자사호처럼 보이게 하는 건 단지 기술일 뿐입니다. 자사호의 양호는 오랜 세월 자사호를 쓰면서 자연스럽게 차호가 길들여져, 차맛이 잘 우러나고 손때가 묻는 것이지, 억지로 오래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자사호를 쓰고 나면 아주 꼼꼼하게 뜨거운 물로 헹구고 깨끗하게 잘 닦는 게 중요합니다.


8.냄새가 나거나 기름이 끼면 사용을 중지하라.
- 자사호를 잘 사야 되는 이유는 바로 공업물질의 첨가 때문입니다. 착색을 잘 하려면 중금속의 첨가가 필수적입니다. 중금속이 첨가돼야 염료와 자사흙의 밀착도가 높아집니다. 또한 특정 색을 내기 위해 해당 색깔이 나는 중금속을 섞기도 합니다. 자연스러운 색상이 아니라 뭔가 인위적으로 화려한 색이라면 조심해야 합니다. 차를 우릴 때마다 중금속이 미세하게 배어나올텐데, 중금속의 무서운 점은 몸에 축적되고 잘 빠져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좋지 않은 냄새가 나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계속 기름기가 낀다면 자사호가 아깝더라도 사용하지 마십시오. 말라 있을 때는 괜찮은데 물만 부으면 기름기가 끼거나 냄새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역시 사용하지 마시고 구입처에 잘 말해 반품하십시오. 그런 물건을 판 상인은 다른 물건도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현금으로 교환하십시오. 문제 있는 자사호를 구입하여 사용하느니 차라리 일반 물컵에 찻잎을 띄워 마시는 게 낫습니다.



9.자사호, 부담되면 나중에 시작하라.
- 자사호가 부담되면 포기하셔도 됩니다. 자사호가 최고인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사실 별 거 아닙니다. 중국차 문화와 함께 들어온 중국 공부차 문화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자사호의 계보를 외우지만, 당나라는 물론 명, 청대 미술품에 대해 무지한 분들도 계십니다. 특히 단기 속성으로 공부한 차 카페 상인들이 대체로 그렇습니다. 그러면 속기 딱 좋습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미술품 일반에 대한 감식안이 없는데, 자사호만 달달 외운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좋은 자사호를 쓰면 차맛이 한결 부드러워지거나, 향기가 살아나기도 합니다. 바꾸어 말하면 차맛을 미세하게 변화시키기 때문에, 섬세하게 궁합을 맞추지 않으면 안 됩니다. 따라서 차에 맞추어 좋은 자사호를 일일이 갖추려면 경제적으로 부담이 많이 되고, 그렇게 공부하는 것도 쉬운 일도 아닙니다. 미련을 버리고 개완에 우려마셔도 잘 우리면 맛있습니다. 오히려 개완으로 차를 잘 우리는 방법을 연습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 중 공부차의 고수가 꽤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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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 숙차 구매 요령


 
1. 대형 차창 숙차 위주로 구입하라.
- 숙차는 미생물이 찻잎을 갉아먹고 분해하여, 화학적 물리적 변화를 일으키는 점을 이용한 발효차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일반적인 숙차는 조수악퇴발효를 합니다. 찻잎을 쌓아놓고 물을 뿌린 후 내부 온도가 일정 정도에 이르면 뒤집어 주어, 적당한 시점에서 건조한 후 증기를 쪼여 긴압합니다. 보이차에서 옥수수알이나 시멘트덩이, 비닐 노끈이 들어있는 경우를 많이 보셨을 겁니다. 대형차창은 위생에 신경을 상대적으로 더 쓰는 편이지만, 소형차창은 통제하는 이가 없어 좀 불안합니다. 어떤 물을 쓸지 알 수 없습니다. 특히 미생물이 관여하기 때문에 환경이 아주 중요합니다. 또한 악퇴공법이 표준화 되어있다고는 하지만 차창마다 노하우가 있어, 나름의 방법으로 악퇴를 하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대형차창에서 생산한 것을 드시는 게 좋습니다. 맹해, 하관, 해만, 용생, 맹고, 창태, 봉황, 봉경, 쌍강, 원년 등 많이 들어본 차창의 제품을 구입하세요.



2. 많이 팔리는 숙차가 무난하다.
- 숙차는 대중적으로 많이 팔리는 게 무난합니다. 보이차의 약리 효과는 대부분 숙차를 통해 검증된 것입니다. 따라서 제대로 만든 숙차가 건강에 많은 도움을 주듯이, 잘못된 숙차의 경우에 독성도 더 크다고 봐야 합니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생차는 작업차를 가려내기 쉽지만, 숙차는 상대적으로 더 어렵습니다. 그러니 많은 사람이 먹고 안전함이 검증된 차를 구입하면 별로 뒷탈이 없습니다. 어느 대형 차창 최고 기술자가 야심을 품고 나와서 설립한 소형차창에서 나온 숙차이기 때문에, 그 대형차창보다 낫다더라 하는 카드라 통신을 과신하지 마세요. 대형 차창 최고 기술자가 실제로 나온 경우도 있으나, 대형 차창에서 개 키우던 사람이 나와서 만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숙차는 작업 환경과 물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3. 비싸다고 좋다는 선입관은 버려라.
- 좋은 숙차는 비싸지만, 비싸다고 좋은 숙차는 아닙니다. 저렴한 숙차가 좋은 점은 사기당할 가능성이 낮다는 겁니다. 보통 작업차로 사기를 칠 때는 기왕이면 비싼 차로 둔갑을 시키기 마련입니다. 저렴한 숙차로 사기를 칠 확률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봐야 합니다. 명품 숙차라며 마니아들이 즐기는 숙차 중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그냥 저렴하고 대중적이어서 이미 많은 분들이 장복하시고도 건강함이 입증된 숙차를 드시면 무난합니다. 예를 들어 저렴하게 팔렸던 90년대 후반 맹해 소타차는 2000년대 병차보다 훨씬 좋습니다. 보이차붐이 일기 전에는 소타차에도 제대로 된 보이차잎을 사용했기 때문이죠. 요즘은 숙차의 질이 좋아져서 저렴하고 좋은 것이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생차가 너무 강해 당장 편하게 마시기 위해 숙차를 만들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세요.



4. 입맛에 따라 발효도를 골라라.
- 원래 숙차 전통 기법은 저온 장시간 발효입니다. 그래서 좋은 숙차 중 하나인 맹해지성은 발효도가 매우 낮습니다. 발효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숙차도 있습니다. 해당 차창별로 발효도가 다르기도 하고, 심지어는 같은 차창이라도 발효도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차맛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어야, 쌓아둔 차를 보고 한숨 쉬는 일이 덜 합니다. 어린 잎으로 만들어서 연향과 단맛이 나는 궁정보이차를 좋아한다면, 단맛이 잘 나는 숙차를 고르면 될 것입니다. 숙미가 매우 거슬린다면 발효도가 낮은 차를 구입하면 됩니다. 일부러 숙미가 나는 차를 찾는 분도 계십니다. 노차두처럼 구수한 맛을 즐긴다면, 그런 계열의 차를 찾으면 됩니다. 차를 구입할 때 시음기를 잘 살펴보고 어떤 맛인지 보고 구입해야 시행착오를 줄입니다. 그 전에 먼저 자신의 입맛부터 유심히 느껴보세요.




5. 몸에 거부반응이 오면 반품하라.
- 숙차를 마실 때 혀가 따끔거리거나, 담배맛이 나거나, 목이 아프거나, 머리가 띵하거나, 속이 거북하여 토할 듯한 느낌이 들면 식사를 한 후 다시 시음해 보세요. 계속 그러면 그 차는 좋지 않은 미생물의 영향을 받은 차이니 즉시 반품하세요. 카페에서 반품을 받아줄 겁니다. 정 안 되면 다음카페 관리자에게 문의하세요. 카페판매표준약관에 따라 처리해 주고, 해당 카페에 징계를 할 겁니다. 그런 차를 판매한 카페가 있다면, " XXX카페에서 산 습창차, 교재로 드립니다."라고 공개적으로 올려 버리세요. 매장시켜버려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일을 할 때는 신중해야 합니다. 해당 카페가 억울한 일을 당할 수도 있으니까요. 보이차가 몸에 맞지 않는 사람도 있으니,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것인지 정말로 차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고수를 불러 판별해 달라고 하세요. 신맛이 나거나 잡맛이 있는 숙차도 좋은 숙차가 아닙니다.




6. 당장 마실 차와 보관할 차를 구분하라.
- 흔히 보관한다고 할 때는 그냥 쟁여두시는 분이 많은데, 얼마나 보관할지를 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마냥 쟁여두면 되지, 하는 심정으로 사다보면 어느 새 한방 가득 보이차가 쌓입니다. 나는 몇년 동안, 이 차를 보관했다가 언제 마시겠다는 계획을 세우세요. 그리고 당장 마실 숙차는 잘게 부수어 자사 항아리나 옹기에 넣어두면 맛이 한결 부드러워집니다. 보관할 차는 직사광선에 노출되지 않고 통풍이 어느 정도 되는 곳에 보관해야 합니다. 위에서 말한 발효도에 따라 구분하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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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부 - 생차 구매 요령


 
1. 노차를 마셔보라.
- 좋은 생차를 판별하려면 노차를 마셔보는 게 중요합니다. 보통 생차를 소장하는 이유는 묵혀서 맛있게 먹으려고 하는 이유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녹차 대용으로 마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이 차가 변하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해 보려면 노차에서 다양한 맛을 느껴보고, 그 맛이 신차에서 어떻게 구현되어 있는지 비교해 보는 게 중요합니다. 노차를 마셔보는 건, 숙차를 고를 때도 아주 유용합니다. "누구는 몰라서 안 마시냐, 비싸서 그렇지"라고 하는 분들은 각 카페들이 주최하는 오프라인 다회에 반드시 참가해서 노차를 마실 기회가 있으면 맛 보십시오. 노차는 취급하는 상인마다 특징이 있으니 한 군데에서 마셔보고, 노차맛을 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최대한 많이 참가하십시오. 하지만 뒤에서 기술하겠지만, 노차를 구입할 때는 신중해야 합니다.



2. 2007~2010년 신차에 집착하지 마라.
- 이 시기의 신차를 구입하는 이유는 일단 저렴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앞에서 길게 설명한 바와 같이 이 시기는 보이차 투기 붐이 불어 생산된 양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그러니 저렴하다고 생각하지만 품질에 비해 저렴하지 않습니다. 2009년 조정기간을 거치고 있고 2010년에는 가뭄 때문에 신차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이 시기의 보이차를 사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몇 통이나 몇 건씩 살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사려면 천천히 시간을 두고 잘 골라서 정말 가격에 비해 품질이 좋고 수장 가치가 있는 것으로 몇 편 사든지, 1~2통만 사십시오. 심지어는 안 사도 나중에 별로 후회하지는 않을 겁니다. 20년을 보관했다가 노차로 만들어서 먹겠다는 건 너무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미리 시음하고 사라.
-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여러 경로나 방법을 통해 미리 시음하는 게 중요합니다. 생차는 찻잎에 윤기가 흘러야 하고, 잎이 두터워야 하며, 탕색이 등황색이어야 합니다. 기름을 마시는 듯 점성이 풍부하고 고미(쓴맛)와 삽미(떫은 맛)이 있으되, 오래 남지 않고 단맛으로 바뀌는 게 좋은 생차입니다. 맛이 너무 단순한 생차는 피해야 하고 오미(五味)가 조화를 이룬 차가 좋습니다. 기감이 예민한 분은 차의 기를 잘 느껴보는 것도 좋습니다. 숙차와 마찬가지로 신맛이 많이 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차 상인이 엄청 좋은 차라고 하는 선입관에 휘둘리지 말고 그냥 자신이 느끼는 대로 선택하십시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어떤 차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3. 생차 맛의 기준을 잡으라.
- 보이차의 가장 큰 특징은 일광 쇄청과 증기 긴압, 그리고 음지 저온 건조입니다. 이것을 하지 않으면 보이차라고 할 수 없으며, 이 과정을 통해 우리가 마시는 맛있는 맛이 생성됩니다. 햇볕 맛과 뜨거운 물 맛입니다. 이 맛을 안다면 정말 보이차 마니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고사리를 삶았을 때 나는 향긋한 맛이 있는데, 그 고사리를 햇볕에 말렸을 때 맛이 더 좋아지는 것과 같습니다. 일반 고사리와 한번 찐 후 햇볕에 말린 고사리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햇볕에 말리고 증기에 쪘을 때만 나는 특이한 좋은 향기가 있습니다. 좋은 생차를 얻어 어떤 게 좋은 생차인지 기준을 잡는 게 중요합니다. 고수차와 대지차가 다르고, 고수차도 산지에 따라 다릅니다. 반드시 주위에 있는 고수의 도움을 받으세요. 몇번 맛을 보고 좋은 생차가 어떤 것인지 알면 다음부터 판별하기 쉬워집니다.



4. 보이 녹차에 속지 마라.
- 일광 쇄청, 증기 긴압, 음지 저온 건조를 지키지 않은 보이차가 2005년부터 많이 생산되어 나돌고 있습니다. 보이차를 가장한 보이 녹차의 특징은 잎이 너무 파래서 녹차 같고, 향기가 아주 좋으며, 탕색에 옅은 푸른 색이 돕니다. 보이찻잎을 따서 고온 살청을 하고, 지나치게 과한 온도에서 홍배를 하며, 고온에서 급속 건조하면 이런 특징을 띠게 됩니다. 어떤 상인들은 자기가 운남에 직접 가 보니까 거기 소수민족이 전통적으로 고온살청을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제법은 그 지역에 들어온 한족이 전파한 것입니다. 한두번 가 보고, 보이차의 전통 제법까지 논하면 안 됩니다. 이런 차는 당장 마시기에 향도 좋고 단맛이 돌지만, 시간이 지나도 맛이 비슷하고 향이 점점 옅어집니다. 특히 소형차창의 제품이 이런 경향이 많습니다.여러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이런 차를 여러 해 보관해 본 저의 경험이니, 판단은 본인이 하시면 되겠습니다.

5. 끓여서 마셔보라
원래 보이차 원산지의 소수민족들은 보이차를 끓여서 마십니다. 생차를 감별할 때 끓여서 마셔 보면 그냥 잠깐 우려서 마실 때보다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잘 만든 생차는 끓여서 마셨을 때 첫맛은 쓰지만 뒷맛이 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이건 상대적인 평가이기 때문에 비교하고 싶은 두 개의 차를 동시에 끓여서 맛을 보시면 확연하게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끓였을 때 쓴맛이 많이 우러나오는 차이면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끓일 때는 가능한 한 알루미늄 주전자를 피하시고, 유리남비나 도자기 혹은 무쇠솥에 끓이십시오. 만약 끓이는 게 여의치 않으면 5분 정도 우려서 맛을 보시면 더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끓인 보이차는 감별로만 사용하시고 많이 드시지는 마세요. 좋지 않은 성분이 들어있을 수 있습니다.


6. 포토폴리오 구매하라.
- 무서운 가정을 한번 해 봅시다. 2009년이나 2010년 특정 차창의 특정 차가 너무 맛있거나, 수공으로 만들었다는 대수차가 너무 맛있어 다른 차를 사지 않고 그 차만 대량으로 구입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10년 후에 그 차를 맛보았는데, 뭔가 이상하다면 어떨까요? 처음에는 맛있었는데 후발효 후에는 오히려 그에 미치지 못 한다면, 타임머쉰을 개발하여 10년 전으로 가시겠습니까? 그런 차는 '화개장터'에 내놓아도 교환도 안 될 겁니다. 이미 그 차를 경험한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테니까요. 그러니 아무리 좋은 차라도 순간 욕심에 혹해 대량구매하지 마세요. 저렴한 물건이나 비싼 물건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비율을 잘 맞추어 구매하십시오.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됩니다. 분산구매 하셔야 됩니다. 이상하게 저렴하다면 더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최상위급에 해당하는 중국 부자가 4천만입니다. 게다가 대만상인들과 화교도 있는데 제대로 된 물건을 그냥 놔둘리 없습니다. 좋은 차는 제 값을 받습니다. 그게 중국이란 나라입니다. 야금 야금 고양이처럼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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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부 - 노차 구매 요령



 
1. 선입관을 버려라.
- 어느날 후배에게 장난을 친 적이 있습니다. 같은 차를 우려주면서 "이 차는 200년 이상 묵은 고수차에서 딴 잎"으로 만들었다고 하고, "저 차는 대지차이며 싸구려차"라고 말했죠. 후배는 처음 준 차는 맛있다고 했지만, 다음 차는 이상하게 기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둘 다 같은 차라고 말하자 깜짝 놀라더군요. 선입관에 사로 잡히면 스스로가 최면을 걸기 시작합니다. 스스로 썩은 냄새를 진향으로 바꾸고, 쓴 맛을 삽미라고 느끼기 시작합니다. 자기 최면의 효과는 놀랍습니다. 아무리 맛없는 차라도 자기가 맛있다고 느끼면 맛있어집니다. 더구나 누군가가 엄청난 차라고 그럴듯하게 말하면 그렇게 되어버립니다.



2. 혀를 믿지 마라.
- 한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좋은 음식은 감칠맛이 납니다. 하지만 감칠맛이 난다고 모두가 좋은 음식은 아닙니다. 그 감칠맛의 성분을 분석하고 그에 가장 유사하게 화학적으로 만든 게 바로 화학조미료입니다. 좋은 재료만으로 천연조미료를 만들면 그 감칠맛이 나지만, 그럴 경우 많은 비용이 듭니다. 작은 비용을 들이고도, 비싼 재료가 낼 수 있는 맛을 낸다면 환상적이겠죠. 하지만 그 댓가가 따릅니다. 화학 조미료인 L-글루타민산나트륨을 장기간 섭취하면 뇌와 신경 계통이나 위장에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몸에 나쁜 것이지만 혀는 맛있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차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명히 맛있는데, 머리나 배가 아프다면, 몸의 어느 곳이 불편하다면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3. 엽저와 탕색을 살펴라.
- 엽저와 탕색을 살피는 건 기본입니다. 일반적으로 좋은 노차는 탕색이 등황색에 가깝지만, 작업차는 검은색에 가까운 붉은 색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좋은 노차는 엽저가 탱탱하고 탄력이 있고 기름기가 있어야 합니다. 손으로 만졌을 때 금방 짓이겨지거나, 너무 딱딱해 목질화된 엽저라면 습을 많이 먹은 차라는 게 역시 일반적인 이야기입니다. 일반적으로 좋지 않은 노차의 엽저는 끈끈하고 조잡합니다. 마치 풀을 발라놓은 듯 서로 끈끈하게 달라붙어 있습니다. 좋은 노차는 엽저에 기름기가 돌고 탄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작업차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엽저도 탱탱하고 향기가 나는 것도 있습니다. 혀를 믿지 말고 몸을 믿어야 합니다.



4. 몸을 믿으라.
- 병면과 내부에 백상이 가득한 차는 구분할 수 있지만 외관이 멀쩡하면서도 좋지 않은 차가 있습니다. 맛을 보았을 때 뒷맛이 마치 담뱃잎을 씹듯 심한 쓴맛(떫은 맛)이 나며 혀가 마비된다면 일단 주의하십시오. 이는 보이차의 떫은 삽미와는 다른 불쾌한 맛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몸을 믿는 것입니다. 좋은 노차는 몸이 뜨거워지며 기분이 온화해지고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몸이 뜨거워지되, 머리 쪽으로만 열이 오르며 골치가 아픈 차도 조심하십시오. 좋은 차로 기준을 잡아두는 게 중요합니다. 혀가 화학조미료를 좋다고 느끼지만, 몸을 속이지는 못 합니다.


5. 습창, 건창이라는 단어에 집착하지 마라.
- 습창차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고,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광동, 대만, 운남, 북경 등 차 상인 별로 선호하는 맛이 다르고 보관하는 방법도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이는 창고에 들어가 이미 익은 차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익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하며, 또 다른 이는 습창차가 분명히 몸에 해롭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언제 생화학과 생물학을 공부하고 미생물의 기전까지 정확히 공부하고, 우리가 마시는 차를 실험한 후에 마시겠습니까? 습창, 건창, 작업차라는 말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작업 기술이 좋아져 엽저도 믿지 못 합니다. 분명한 사실은 좋은 노차는 탕색이 맑고 속이 편안하고 몸이 따뜻해지며 기분이 좋아집니다. 담배맛이 나듯 혀가 마비되거나 목에 걸리거나 톡 쏘는 느낌이 나거나 엽저가 달라붙어 끈끈하거나 탕색이 너무 흐린 것은 몇번에 걸쳐 시음해보세요. 주관적이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차는 주관적인 개인이 마시는 것이고 과학 기자재를 가지고 다니면서 측정할 수 없으니까요.


6. 시음은 반드시 개완에
- 잘못된 노차에서 나는 잡맛은, 양호가 잘 된 자사호에 우리면 연해집니다. 해당 노차를 파는 상인은 어떻게 해야 그 차의 잡맛을 없애고 좋은 점을 부각시키는지 세상에서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노차를 시음할 떄는 반드시 개완에 우려달라고 하십시오. 또한 샘플을 달라고 해서 집에 와서도 시음을 해 보십시오. 연하게도 우려마셔 보고, 진하게도 우려마셔봐야 합니다. 인사동에서는 한약처럼 진하게 우려줄 것이고, 또 아주 연하게 우려 주는 상인도 있습니다. 집에 와서 개완이나 유리다관에 진하게, 그리고 연하게 모두 우려 보시고 특징을 파악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