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화가 토를 만나면 자비심이 생긴다

작성일
2007-09-1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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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토를 만나면 객기(客氣)가 자비(慈悲) 변한다. 셋만 모이면 세상이 시끄럽게 소란을 피우는 불도 일단 토를 만나면 그 본성이 나긋나긋해진다. 그래서 적천수(滴天髓)에서도 ‘불이 토를 만나면 자비심이 생겨난다.(土衆生慈)’고 했던 것이다. 어느 누군들 자신의 자식을 보면서 성질만 낼 사람이 있겠는가마는 특별히 불이라는 성분은 자식에 대해서 애착이 많은 것이다. 자칫 일생을 자식만을 위해서 살아갈 수도 있다. 물론 어머니의 입장이라는 것을 말해야 하겠다.

불에 속하는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서 일생을 살아간다면 불의 아버지는 뭘 위해서 일생을 살아갈 것인가? 하고 의문을 갖을 수도 있겠다. 나중에 나오겠지만, 일단 남자의 입장에서 토에 해당하는 것은 능력-식신(食神)과 상관(傷官)-이라고 본다. 능력을 대단히 중히 여기는 남자는 화의 성분이 많은 사람이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주변에서 조금만 깊은 관찰력을 갖고서 살펴보면 그런 사람이 있다. 별것도 아닌 재주를 가지고 대단한 능력인양 하고 소란스럽게 광고를 하는 사람들 말이다. 이러한 사람은 아마도 불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또 반대로 능력이 있으면서도 자꾸 감추고 스스로 부끄러운 잔재주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은 불이 아니다. 그럼 무엇일까? 하는 문제는 스스로 생각을 해보시기 바란다. 이렇게 궁리를 하다 보면 어느덧 자신의 사고력이 깊은 곳까지 관찰하게 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불이 토를 만나면 인정이 많다. 뭐든지 주고싶어하고 심지어는 간과 쓸개까지도 빼어 줄려고 하는 사람이다. 여기에서 자비심이 생겨난다는 말을 하게 되는 모양이다. 그러면 이러한 현상을 자연계에서는 어떻게 설명을 할 수가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우선 불은 흙 속에 잘 빨려들어간다. 여름날에 땅을 만져보면 알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 따끈따끈하다. 발을 대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흙이 뜨거운 것은 불의 기운을 잘 흡수해서 그런 것이다. 하긴 바위도 뜨겁고 물도 뜨뜻하다고 한다면 말이 되기는 하지만, 물들은 해만 떨어지면 이내 다시 식어지고, 바위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해본다. 다만 흙은 열기를 잘 빨아들여서 이듬 해의 봄까지 그 열기를 보관한다고 하면 너무 지나친 넌센스일까? 그렇지만 사실일 것이다. 여름에 토가 열기를 잘 흡수하고서 보관하기 때문에 겨울에 땅속에서 잠을 자보면 훈훈하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밖이 춥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실제로 온도계로 측정을 해봐도 겨울의 지하는 여름보다 온도가 높다는 것을 확인 할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