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계절적(季節的)인 의미 (小寒~大寒)

작성일
2007-09-1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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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月에서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하루 중에서 丑時와의 연관성을 생각하면서 丑月이라고 하는 계절의 상황을 음미 해보도록 하겠다. 축시라고 하면 새벽 1시 30분부터 3시 30분으로 되어있다. 현재의 표준시간으로 그렇다는 말씀을 이제는 더 하지 않더라도 잘 아실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축시의 상황은 어떤가를 생각해보자.

대개는 이 시간이 되면 잠자리에 들어있을 시간이라고 생각된다. 특별히 야간(夜間) 작업을 하는 직장인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휴식을 취하고 있을 시간인데, 이것은 원칙적으로 축월의 의미와 동격이다. 오죽하면 방송국에서도 이 시간에는 전파발송을 중지하고 텔레비전을 먹통으로 만들어 버리겠는가를 생각해보면 능히 알 일이다. 그러면 丑時라고 하는 상황은 이렇게 온 천지가 암흑으로 가리어져서 곤하게 잠을 자는 것이 분명하겠다.

子時만 해도 더러는 잠을 자지 않고 영화를 본다고 앉아있고, 술 마신다고 앉아있기도 하겠지만, 축시가 되면 모두 내일(실은 오늘)의 일이 염려가 되어서 어디 가서 눈을 좀 붙여야 되겠다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이러한 것을 보면서 참으로 月의 배정이나 시의 배정이 적절하게 되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丑 이라는 글자가 의미하는 것이 서로 통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동양역학은 어느 한가지만 잘 터득하면 나머지와는 자연스럽게 연결이 된다고 했나보다. 그래서 직접 씨름을 해서 결론이 나지 않으면 우회해서 다른 것을 잡고서 해결을 보고와도 어느 사이에 자신의 고민이 해결되어 있는 것을 자주 발견하게 되는 경우를 가끔 본다. 

그런데 축시가 고민스러운 분들도 상당히 많다. 일찌감치 하루의 일과로 인해서 피로감으로 잠자리에 들었던 아낙이 한 잠을 푸욱 자고 난 다음에 눈을 뜨면 어김없는 축시이다. 아직 날이 새려면 멀었다. 그래서 잠을 더 자야 하는데 이게 도무지 마음대로 되지를 않는 것이다. 밤이 길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는가? 아마도 그러한 경험이 없다면 행복한 편에 들것이다.

특히 긴긴 밤이 지겨운 섣달의 丑時는 더욱 더 고통스럽다. 커다란 방이 더욱더 커 보이고 홀로 지새우는 잠자리는 얼음장처럼 썰렁하다. 남들은 사랑하는 님의 품에 안겨서 곤하게도 잠을 자고 있을 그 시간에 자신은 잠을 깨어서는 홀로 뒤척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노라면 없던 눈물도 절로 나오게 마련이다. 이렇게 축토의 시간에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 고통스러운 모양이다. 요즘이야 무슨 인연으로든지 짝을 잃으면 되는대로 대강대강 새로운 짝을 찾겠지만 예전에야 어디 그렇게 마음대로 짝을 찾을 수가 있었는가... 웬만하면 그냥 수절(守節)을 하고 일생을 홀로 쓸쓸하게 살아가는 것이 보통 여인네들이 겪는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丑月이라는 것은 휴식을 취하는 사람에게는 달콤하고,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외로운 시간이라고 정의를 내려보자. 축월은 이러한 계절인가보다.




★ 卦象의 관점으로 보는 丑月




丑月의 괘상(卦象)에 대해서 역설(易楔)에서는 임축(臨 丑)이라고 적혀있는 것으로 봐서 아마도 지택임(地澤臨)괘에 해당할 모양이다. 그래서 다시 부지런히 이 항목에 해당하는 부분을 주역(周易)에서 찾아보고 있다. 진작에 열심히 공부를 해 뒀으면 이렇게 부산을 피지 않아도 될 것을 항상 게으르다가 막상 목전에 부딪치면 부산을 피는 것이 아마도 특색인 모양이다.













上卦는 地가 되고


臨은 모체 속에서 陽이 자라나서 나올 때가 임박한 괘상이다. 즉 부모님의 정기를 받아서 세상에 곧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下卦는 澤이 되어


합해서 地澤臨이다








아하! 임이라고 하는 말이 그래서 생긴 것이로구만... 그러한 것을 모르고 그냥 디립다 외우려고만 하니 공부가 될 턱이 없지... 그렇다면 임박했다는 상황이로구나. 아마도 임신으로 따지면 9개월 정도는 되는 모양이다. 이렇게 하나씩 배워가면 되는 것이다. 그것은 그렇다고 치고, 오행학자는 괘상의 음양이나 관찰해보자. 子月에는 양이 하나 뿐이었는데, 축월이 되니까 양이 둘이로구나. 하나가 더 생겼다고 봐야 할건지, 아니면 음이 양으로 변했다고 봐야 할건지가 아리송~한데 그냥 변한 것으로 생각을 해보도록 하자. 원래가 易의 의미가 변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二陽이 생긴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그렇게도 날씨의 변화가 없이 오히려 섣달의 수은주는 더욱 웅크려 들기조차 하는데, 천지자연의 이치에는 이미 상당한 양의 기운이 자라나고 있다는 의미인 모양이다. 그러나 아직 활동을 할 시기는 아닌 모양이다. 임박했다는 주역의 괘상 풀이를 봐도 그러한 의미를 알겠다. 아직은 아니지만 머지않아서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가 들어있다. 그리고 또 다른 의미로는 땅의 문이 열리는 암시도 포함이 된다. 우선 땅의 문이 열려야 만물이 생동을 할 것이 아니냐는 당위성을 주장해보기도 한다. 산모(産母)도 9개월쯤 되면 그럴려나... 싶어서 경험자에게 알아봤더니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그야말로 내부에서 준비만 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긴... 미리 문이 열리면 쏟아져 버리게 될는지도 모르지...

이것이 역경에서 가르치는 간단한 丑月 관찰법(觀察法)이다. 실제의 의미야 이미 상당히 많지만, 가장 기본적인 내용만 그렇다는 것이니까 혹 벗님도 이러한 것에 대해서 한 수 배웠다고 해서 64괘 중에 하나인 임괘에 대해서는 다 알았다고 단정을 하시진 말기를 당부 드린다. 맛만  보신 것으로 생각하신다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