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계절적(季節的)인 의미 (大雪~冬至)

작성일
2007-09-10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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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적으로는 한겨울이다. 子月은 밤도 가장 길고 춥다. 이렇게 추운 겨울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냥 화롯가에서 밤을 구워먹으면서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이 상책이 아닌가 싶다. 즉 삼라만상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시기에는 인간도 휴식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계절의 감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기껏 농촌에 계시는 분들 정도이겠으나, 요즘은 농촌에서도 계절감각이 변형되고 있는 실정이기는 하다. 즉 하우스 재배라고 하는 것을 함으로써 추운 겨울에도 그냥 일을 하고 있다. 특히 논산지역은 딸기를 많이 재배하는데, 겨울에는 더욱 바쁘다고들 한다. 그래서 역시 시대가 계절을 잊어가니까 도시와 농촌의 구별이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겨울에는 쉴 수 있는 자연인들이 있기는 하다.

휴식을 취하는 것은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단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오느라고 지쳐버린 심신의 긴장을 풀고 세포 하나하나에 새로운 정기를 불어넣으면서 나아가서는 다시 새로운 활동을 힘차게 하기 위해서 충분한 충전을 해두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동짓달이 아닌가 싶다. 지장간을 봤지만, 100%가 물로만 되어있는 상황이다. 3분의 1은 壬水이고 3부의 2는 癸水이다. 그래서 전체가 물이 되는 달이다. 이러한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하루로 치면 한밤중에 해당한다는 의미도 되겠다. 한밤중에 우리가 할 일은 휴식을 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된다. 적어도 밤 11시부터 새벽 2시 까지는 잠 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장 생체리듬에 좋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봤는데, 일리가 있다고 본다. 밤에 잠을 자지 않으면 하루종일 멍~하게 되는 현상을 느껴보신 벗님이라면 무슨 의미인지 더욱 명확하게 느껴지실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미 체질이 야행성으로 변해버린 통신족(通信族)65)에게는 이 말이 해당되지 않을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후유증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개의 통신족들은 실업자가 많다는 이야기이다. 즉 세상에서 열심히 살아가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공간으로 숨어버리는 특성이 살아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실제로 낮에 세상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밤을 새워서 통신을 할 도리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것을 보면서 밤에 활동하는 동물들은 낮에 비실대면서 잠이나 자고 있다는 점에 생각이 미치면서 아무래도 직장에서 견디는 체질이 못되는 것은 이러한 야행성이 발동을 해서일 것이라는 생각을 혼자서 해보고는 웃었다. 실제로 하이텔의 역학동호회에서도 보면 밤 12시가 가까워지면 슬슬 접속을 하는 친구들이 상당히 많았다. 요즘은 밤에 접속을 하지 않으니까 잘 모르겠는데, 처음에는 밤새워서 대화를 나누는 친구들이 많았었다. 그들은 내가 통신을 그만두고 자려고 하는 시간에 속속 들어오는 것이다. 그래서 가끔은 붙잡혀서 나가지도 못하고 이야기를 나눴던 적도 있는데, 이러한 친구들도 취직을 하게되면 야행성의 기질이 좀 빠질 것으로 생각된다.

어쨌거나 밤에는 잠을 자야 하듯이 겨울에는 휴식을 취하는 것이 상책이다. 실제로 겨울도 없이 일만 하던 사람의 몸은 그야말로 지치게끔 되어있다. 인간이 가장 자연에 민감하게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동물이라고 했는데, 겨울에 쉴 수가 없이 계속 일만 한다면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이 된다. 자연이 모두 쉬고 있는 시간에 인간은 쉬지 못한다면 결국 지쳐서 쓰러지게 되고 말 것이다.

격무(激務)에 시달리다가 쓰러지는 공무원을 순직(殉職)했다고 말하던가? 이 말은 무슨 대단한 칭찬의 말이 아닐 것이다. 일을 다하고서 죽어야지 일하다 말고 죽는 것은 결코 누구를 위해서나 자랑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오히려 나머지 가족들에게 막중한 짐을 떠넘기고서 떠나게 되니 가는 이는 가더라도 마음이야 어찌 편안하랴 싶다. 그래서 마음이 불편하다면 역시 구천을 맴돌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밤에는 잠을 자고 낮에 일하라고 권하고 싶은 것이다. 자월의 의미는 이렇게 다가온다. 에너지를 충전하라고 말이다.




★ 卦象의 관점으로 보는 子月




자월이 되면 一陽이 시생(始生)한다고 하는 말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여기에서 一陽이라고 하는 것은 순음(純陰)의 바탕에서 비로소 하나의 양 기운(氣運)이 싹튼다는 이야기가 되는 셈이다. 그리고 앞의 지장간 도표 중에서 이미 이러한 힌트가 있었다. 즉 역설(易楔)에서 나왔다는 도표를 보면 여기에 대한 힌트가 들어있는 것이 보인다. 다시 한번 그 부분을 살펴보면, 복자(復子)라고 하는 말이 보인다. 이 도표에서 地支의 앞부분에 붙어있는 것은 모두 주역(周易) 64괘에서 발췌한 것들이다. 그 중에서 子月에 해당하는 부분에다가는 지뢰복(地雷復)괘를 집어넣었던 것이다. 혹 명리학의 입문이 처음이신 벗님은 잘 모르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괘상을 그림으로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上卦는 地가 되고


땅 속에서 양이 생하여 회복하기 시작하는 의미로 復이라고 했다. 가장 추운 동짓달 괘가 된다.


下卦는 雷가 되어


합해서 地雷復이다








괘의 생김새를 보면 맨 아래에 있는 양효(陽爻)가 서서히 힘을 얻으면서 위로 차 오르려고 움직이는 형상이라고 설명되어있다. 엄청나게 추운 계절인데도 불구하고 고인들께서는 이렇게 그 가운데에서 뭔가 움직이는 양의 기운을 읽으셨던 모양이다. 참으로 대단하신 통찰력이라고 생각된다. 혹 이러한 설명을 보면서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실 런지도 모르겠으나, 미리 겁을 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모양만 이해를 해두고 그냥 막대기의 생김새에 대해서만 눈여겨보면 충분하고, 이것은 초등학교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능히 이해를 할 수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므로 괘의 이름 등에 현혹되어서 어렵다는 생각을 하실 것은 없다. 괘 이름은 몰라도 상관없으므로 그냥 모양만 그림 보듯이 감상하시기 바란다.

다만 주역학자도 아닌 낭월이가 횡설수설하는 것에 대해서 과연 믿을만 한가? 하는 의심을 하신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안심을 하셔도 좋다. 비록 주역에는 초보지만, 참고를 하는 책은 대산 선생님의 주역강해를 참고하고 있으니까 잘못 인도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