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절기(節氣)에 대한 이해

작성일
2007-09-1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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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지장간(支藏干)이 어디서 굴러먹다가 나타난 골칫덩어리 인지부터 생각을 해봐야 하겠다. 어떤 명리서 에서는 크게 부각을 시키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실제로 이것을 모르고서는 지지에 대해서 공부해봐야 말짱 헛일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지장간에 언제 어떠한 경로를 거쳐서 명리학에 등장을 하게 되었는가는 기록을 찾기가 어렵다. 낭월이가 안목이 좁아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명확하게 시작되었던 기원은 보이지 않는 것 같고, 다만 미뤄서 짐작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여기에서도 역사적인 근거를 따지진 말고 그냥 기억해 주시고서 사주를 대할 적에 그만큼 비중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응용하면 결코 실망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만 말씀들 드리겠다.

글자의 해석으로 본다면 간단하다. ‘지지(地)에 숨어있는(藏) 천간(干)’이라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地支라고 하는 글자 속에는 천간이 숨어있다는 이야기란 말인가? 이 말에 대해서 지대한 관심을 갖고서 관찰을 해봤는데, 실은 지지에 숨어있는 것이 아니라, 지지의 자체가 그대로 천간의 결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흔히 전해 내려오는 말로는 지지가 무슨 띠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다. 그리고 좀더 공부를 한 분은 삼합(三合)이나 충(沖)56)에 대한 인식 정도이고, 약간 삐딱한 방향으로 공부가 되어 가는 분들은 여기에다가 온갖 신살(神殺)57)까지 추가해서 참으로 다양한 해석이 되도록 하기도 한다. 그러나 믿을 것은 별로 없다.

남들은 점을 치는 것보다는 사주학문을 따지는 것이 과학적이라고 말도 하는 모양인데, 낭월이가 생각하기에는 사주학으로 따진다고 해서 다 믿을 것도 못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러한 속사정을 속속들이 모르고 있는 일반인들이야 그렇다고 하더라도 명리학을 배워서 일평생 밥벌이 수단으로 삼으려고 하는 사람들조차도 이러한 사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서 자신도 속고 남도 속이는 일을 태연하게 벌이고 있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낭월이가 아무리 그렇게 떠든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그렇게 구태의연한 이론들을 적용하여 활용하고 있으니까 오히려 떠든 놈이 이상해져 버리기도 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스스로 그러한 이론을 실제로 대입해서 궁리를 하다보면 얼마나 허망한 이야기라는 것은 1년 안으로 깨닫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이 책을 읽고 계신 인연으로 다행히도 옆길에서 헤매지 않고, 곧바르게 바른 길을 찾아간다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해본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서 한편으로는 두려운 마음도 없지 않다. 그러한 이유는 혹 틀림없이 쓸모가 없는 신살의 이론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에서 뭔가 영양가가 있는 힌트가 있을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언젠가는 푸른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을 찾아내듯이, 버려진 잡초에서 영약을 찾아내듯이 그렇게 명리학이 발전될 즈음이 되면 아마도 신살에서도 뭔가를 얻어 낼 수 있으라고 생각이 되기는 한다. 그렇더라도 지금으로써는 그러한 영역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에 일단 현재의 생각이 올바른 것으로 보고 그렇게 설명을 드리겠다. 아마도 무슨 변화가 생겨서 신살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배워야 할 상황이 생길는지는 모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그에 앞서서 이러한 정통이론으로 자신의 실력을 닦아둬야 하겠다는 것은 틀림없음을 장담하겠다. 만약 지금 이 시점에서 곁길로 나간다면 다시 되돌아 오는데는 이미 상당한 시간이 흘러가 버린 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잠시 소감을 말씀드렸는데, 다시 본론으로 들어간다.




지장간의 정체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기는 해야 하겠는데, 실제로 정체가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미 앞에서 말씀드린 그대로이다. 그러면서도 이것에 대해서 궁리를 하지 않을 수가 없으니, 그 이유는 이것에 대한 활용 법은 분명히 교과서에 박혀 있는 까닭이다. 그래서 원리는 모르더라도 일단 활용은 하도록 하자는 마음으로 나름대로 정리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어떤 이유에선지 는 모르겠지만, 음식을 먹고서 소화가 되지 않고 속이 더부룩할 적에 양쪽 엄지손톱 아래를 바늘로 찌르면 속이 시원하게 내려가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것은 오래 전부터 민방으로 전해 내려오는 방법이다. 그리고 급체라도 발생하면 이것은 죽을 사람도 살리는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참으로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해서 무시를 할 것이 아닌 것이다. 이와 같이 지장간의 정체에 대해서도 출처는 모르겠지만 그 작용은 분명히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공부해 주시기를 바란다.




낭월이가 생각하기에는 지장간이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은 열 두 개의 지지가 발생하면서 거의 동시라고 생각이 든다. 즉 지지는 천간의 각기 다른 비율로 결합한 결과물의 부호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혹은 너무 지장간에 집착을 해서 그런다는 생각을 하시게 될는지도 모르겠으나, 앞으로 좀더 공부를 하시노라면 왜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가 되실 것이다.

그러면 차근차근 지장간의 생긴 모습과 하는 행동에 대해서 가장 합리적인 판단력을 동원해서 이해를 해보도록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매월을 구분하는 기준에 대한 이해가 먼저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 기준의 관점은 24절기 중에서 12절기를 이용한다는 설명을 드려야 하겠는데, 그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하고 나서 비로소 지장간의 유형에 대한 공부를 하도록 한다.




★ 二十四節氣 區分法


















寅月


卯月


辰月


巳月


午月


未月


 月








節氣


立春입춘


驚蟄경칩


淸明청명


立夏입하


亡種망종


小署소서


中氣


雨水우수


春分춘분


穀雨곡우


小滿소만


夏至하지


大暑대서




申月


酉月


戌月


亥月


子月


丑月







十一


十二


節氣


立秋입추


白露백로


寒露한로


立冬입동


大雪대설


小寒소한


中氣


處暑처서


秋分추분


霜降상강


小雪소설


冬至동지


大寒대한








요즘 나오는 달력 중에는 이러한 절기표시가 되어있지 않은 것도 있다. 그 의미는 보통의 국민들은 절기에 대해서 무감각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도 포함된다고 생각해본다. 실제로 X세대라고 하는 청소년들이라면 아마도 이것을 모두 알고 있기는 불가능 할 것으로 생각된다. 기껏 알고 있는 것이라면 밤낮의 길이기 똑같다고 전해지는 춘분과 추분일 것이고, 양극으로 길이가 상반되는 하지와 동지 정도는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행히도 요즘 약간씩이기는 하지만, 우리 것을 찾자는 분위기도 발생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아마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만큼 서구학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일까? 참고로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절기에 얽힌 속담들 중에서 생각나는 몇 가지를 적어본다.




★ 입춘이 들었으니 입춘 방을 붙여야지

★ 우수가 되었으니 대동강 물도 풀리겠구나

★ 경칩이 오늘이니 개구리들 모두 튀어나오겠다

★ 처서가 지났으니 물에 들어가면 배아프다

★ 동지 팥죽을 먹었으니 한 살 더먹었군

★ 형(大寒)이 동생(小寒)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죽었단다

★ (거지엄마왈) 소한대한 다 지났으니 얼어죽을 아들은 없겠구나




이런 종류의 이야기들이 대충 생각난다. 예전에는 이러한 공식아닌 공식을 통해서 계절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었는지를 감지하고 살았던 것 같다. 그러나 요즘은 단지 일주일 단위로 살아가고 있다. 기껏 학생일 경우에는 방학의 사이클이 하나 더 있다는 정도일 것이다. 이렇게 살아가는 흐름이 일주일 단위가 되다보니까 계절감각은 간 곳이 없다. 그러다 보니까 사람의 마음도 덩달아서 각박해져 가는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다, 이것은 낭월이도 어쩔 수 없는 커다란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렇게 음양오행을 생각하는 우리들이나마 그래도 절기라고 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있는 모양이다.

참고로 옛 사람들이 따지던 시간개념 중에서 참고할 만한 것이 있어서 소개해본다. 五日을 한 단위로 해서 일후(一候)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래서 일년은 72후가 되는데, 이것을 곱해보면 360일이 된다. 어째서 단위를 5일로 했는가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서 잘 모르겠으나, 생각해 보건대, 5일은 60時辰58)에 해당하게 되니까, 시간이 한바퀴 돌아가는 것을 일후(一候)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것은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오던 장날과도 완전히 일치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5일장이라고 하는 것에는 시간이 한바퀴 돌아가는 법칙이 내재되어있었을 거라는 짐작을 하게되고, 물론 요즈음이야 대형 슈퍼마켓이 속속 등장을 하고, 가격도 매우 저렴하게 판매를 하다 보니까 재래시장은 이미 도태되기 일보직전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장날에 대한 향수가 많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머니께서 장보러 가시면 그렇게도 기다리곤 했던 기억이 난다.

어쨌거나 일후(一候)가 세 번 변화를 일으키면 일기(一氣)가 되는 것일까? 그래서 기라고 불렀다고 한다. 여기에서 세 번이라고 하는 것은 삼원(三元)의 이치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삼원은 상원(上元) 중원(中元) 하원(下元)이다. 이것은 세 번을 반복한다는 이야기인데, 매년의 흐름도 60년씩 3번을 반복하게 되어있다. 그래서 상원갑자, 중원갑자, 하원갑자라고 말하는데, 이렇게 해서 매년의 흐름은 180년간을 반복하게 되어있다. 혹 눈밝으신 벗님이라면 상량문 등에서 그러한 문구를 보신 적이 있을 것이다. 중원갑자 정축년 어쩌구 하는 글귀가 적혀있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형식이 매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매시간에도 그대로 적용을 시키는 모양이다. 그래서 60시간이 세 번 반복하는 동안에 상중하원이 흐르고, 그렇게 되면 하나의 기(一氣)라고 하는 단위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비로소 24개의 절기 가운데 하나의 절을 구성하게 되는 것이니까 가령 입춘이 지나고 3후가 되면 우수가 되는 것이다. 하나의 절기가 어떻게 생겨서 흘러가는가를 연구하다가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들어서 좀 살펴봤다. 그래도 그냥 넘어가는 것보다는 이렇게나마 그 이유를  살펴보는 것이 약간 의미가 있을 듯 싶어서이다.

물론 이러한 것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해도 사주를 연구하는데는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그냥 상식이 재산이라고 생각되어서 언젠가는 한번 써먹을 때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지나는 길에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은 정도이다. 이렇게 해서 절기라고 하는 것이 생겼다는 것은 이해가 되었는데, 이것을 사주팔자에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앞의 생긴 유래에 대한 설명을 통해서 간단하게나마 그 이유는 이해가 되셨을 것 같고, 이제 그러한 이유로 해서 12절기가 적용되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그대로 믿고서 다음 이야기 즉 지장간의 설명으로 넘어가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