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3] 제38장. 소주오행원/ 5.부자(富者)의 꿈

작성일
2023-08-05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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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 38. 소주오행원(蘇州五行院)

 

5. 부자(富者)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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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時節)은 입춘지절(立春之節)이라 날씨는 비록 차가웠지만 오행원의 열기(熱氣)는 연일 후끈후끈했다. 그것은 학문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까닭이었다. 저마다 모르던 것을 깨달아서 즐겁고, 알고 있던 것을 가르쳐서 또 즐거운 나날이 이어졌다. 그렇게 5일이 지나자 다시 우창과 문답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지난번에는 원춘과 수명(壽命)을 토론했는데 이번에는 또 누가 무엇을 질문할 것인지가 궁금했다. 우창은 여느 때처럼 저녁을 먹고서 강당으로 들어가자 오행원의 모든 제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창과 제자들은 합장으로 예를 갖추고서 자리에 앉아서 말했다.

날씨도 차가운데 모두 열정이 넘치는 학구열(學究熱)이 아름답습니다. 오늘은 또 무슨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기대가 되는데 누가 먼저 질문을 하시겠습니까?”

우창이 이렇게 말하면서 대중을 둘러보자 먼저 원춘이 일어나서 말했다.

스승님, 지난번에 깊고도 자상하신 가르침에 의해서 번뇌와 망상을 하지 않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참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먼저 손을 들었습니다. 오늘도 어떤 배움을 주시려는지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그러셨습니까? 참으로 다행입니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여간해서는 변화하지 않는 존재입니다. 이것은 인간뿐이 아니라 삼라만상이 모두 그렇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그러나 스스로 변화하고자 한다면 비로소 변하게 됩니다. 그것이 학문이고 사유(思惟)입니다. 모쪼록 의미 있는 시간을 통해서 어제보다 새롭게 변화하는 삶이 되시기만 바랄 따름입니다. 고맙습니다.”

우창이 이렇게 말을 마치자마자 뒤쪽에서 한 사람이 일어나서 말했다.

스승님, 오늘이 되기를 많이 기다렸습니다. 꼭 여쭙고자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제자는 원춘 선생이 사주를 배우면 돈을 잘 벌 수가 있다는 말에 솔깃해서 동행했던 대량제(戴良齊)입니다. 올해 나이는 38세이고 호는 천계(泉溪)입니다.”

, 천계셨군요. 잘 오셨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인연이 되셨으니 모쪼록 의미가 있는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궁금하신 것인 무엇인지요?”

우창은 사주를 배워서 도사가 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원춘의 말도 우스웠으나 그 말을 듣고서 먼 길을 동행한 것도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소를 짓고서 물었으나, 천계는 냉랭(冷冷)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선 지난번에 하신 말씀을 듣고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명학(命學)을 통달해서 무불통지(無不通知)가 되려고 했는데 말씀을 듣고 보니 스스로 죽는 날도 알 수가 없다면 도대체 무엇을 알 수가 있느냐는 생각이 들어서 차라리 공부든 뭐든 집어치우고 곧장 귀가(歸家)하려고 했다가 다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비록 수명은 몰라도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언제 돈을 벌어서 큰 부자가 될 것이며, 언제 망해서 거지가 될 것인지는 알 수가 있다면 그것도 좋다고 여겼지요. 오늘 천계가 여쭙고자 하는 것은 사람이 자신의 팔자에 타고난 재물복(財物福)은 알 수가 있는 것이 확실하냐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솔직한 답변을 청합니다.”

이렇게 말을 마친 천계는 자리에 앉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우창은 천계가 한 말에 대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실로 누구나 궁금한 것이 재물일 테니 이러한 문제도 수명에 대한 문제만큼이나 깊이 토론해 봐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누군가 돈을 많이 벌 수가 있다는 말을 듣고서 이 공부를 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부터 생각하면서 말했다.

우선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천계가 생각하는 재물이 무엇인지부터 정리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묻습니다. 재물은 무엇입니까?”

우창이 이렇게 말하자 천계가 언성을 높여서 따지듯이 말했다.

아니, 그것을 몰라서 물으십니까?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고 없으면 굶어 죽을 수도 있고, 인간 노릇도 못 할뿐더러 남들로부터 대접도 받지 못하는 것이 재물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물론 우창이 그것을 몰라서 물었던 것이 아니라 천계가 생각하는 재물의 의미가 궁금해서 물어봤을 따름이었다. 이렇게 몇 마디의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천계의 마음은 매우 조급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이러한 사람은 공부할 재목이 아닐 것이고, 설령 한다고 해도 돈벌이가 안 된다고 불평을 할 사람이므로 애초에 자신의 길로 가도록 안내하는 것도 가르치는 자가 할 일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나서야 비로소 대화를 시작했다.

잘 알겠습니다. 원춘이 명학을 배우면 큰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서 기대가 크셨던가 봅니다. 원춘도 자신이 생각한 것을 천계에게 말했을 따름이고 우창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그러나 그 말을 듣고서 여기까지 동행한 것도 또한 인연이라고 여깁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여기 모인 제자들도 유익하리라고 생각되어서 질문하신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정리하고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시작했다.

결론(結論)부터 말씀드립니다. 지금 천계가 궁금해하는 것은 명학을 통해서 알아낼 수가 없습니다.”

우창의 단도직입(單刀直入)적인 말에 천계는 물론이고 다른 제자들도 깜짝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다만 춘매와 자원은 미소를 지으면서 우창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따름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천계가 외쳤다.

아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수명의 길고 짧은 것이야 지난번에 이야기를 잘 들었습니다만, 재물도 알 수가 없다니 그런 것을 배워서 어디에 쓰겠습니까?”

그러실 것입니다. 이해됩니다. 다시 묻겠습니다. 재물은 물질적입니까? 아니면 정신적입니까?”

우창이 이렇게 묻자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대답했다.

재물은 물질이지요. 많을수록 좋은 물질입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그리고 명학의 용도는 사람을 치유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고, 그것도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명학과 물질은 관계가 없다는 것을 오늘 다시 말씀드립니다.”

우창의 말을 듣고서 눈을 껌뻑이면서 생각에 잠긴 천계가 다시 따지듯이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재물에 대해서조차 알 수가 없다면 참으로 실망이 큽니다.”

원하시는 답을 드리지 못해서 안타깝습니다. 우창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천계가 명학을 어떤 용도로 생각했더라도 그것은 천계의 몫이긴 합니다만 실망시킬 의도는 없었으나 스스로 실망하시는 것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우창이 거듭 이렇게 확고한 말을 하자 천계도 의아한 생각이 들었던 모양인지 언성을 다소 낮춰서 다시 물었다.

스승님은 재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러자 우창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재물은 만병(萬病)의 근원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건 또 무슨 말씀입니까?”

천계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자 우창이 미소를 짓고는 천천히 말했다.

혹 우창이 재물에 대해서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생각하기에, 재물을 얻지 못해서 병이 나고, 재물을 얻으면 더 얻지 못해서 병이 나고, 재물을 남에게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해서 병이 나고, 재물을 쌓아놓았다가 도적에게 빼앗겨서 병이 나고, 경영을 잘못해서 믿었던 재물을 몽땅 잃게 되어서 병이 나고, 나보다 남이 더 많은 것을 보고서 마음이 아파서 병이 나고, 자식에게 물려준 재물을 지키지 못해서 망해서 병이 나니, 재물은 있어도 병이요 없어도 병인지라 재물은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혹 우창의 말에 잘못이 있습니까?”

천계가 우창의 말을 곰곰 생각해 보니까 크게 틀린 말은 아닌지라 뭐라고 반박은 하지 못하자 우창이 다시 말을 이었다.

명학에도 재물을 나타내는 암시를 하는 글자는 있습니다. 앞으로 중급과정에서 배우게 될 것입니다만, 재성(財星)이라는 것이지요. 이것을 음양으로 나누면 편재(偏財)와 정재(正財)가 됩니다만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흔히 이것을 재물이라고 하니까 원춘도 이것을 알고서 한 말일 것으로 짐작해 봅니다.”

이렇게 말하자 원춘이 손을 들고 말했다.

맞습니다. 그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우창이 다시 천계에게 말했다.

혹 사주에 재성(財星)이 많으면 재물을 많이 모아서 거부(巨富)가 된다고 듣지는 않으셨는지요?”

그제야 쳔계가 신나서 말했다.

이제 말귀가 통하셨습니다. 바로 그 말입니다. 그런데 왜 알 수가 없다고 하시는 것입니까?”

아하! 그것은 오해하셨습니다. 그 재성(財星)이라는 명칭이 비록 글자는 재물 재()입니다만, 곳간에 쌓아놓는 재물을 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모르셨던 것이지요. 그래서 글자만 보고서 간혹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창의 설명을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는 듯이 천계가 다시 따지듯이 물었다.

그렇다면 재성은 무엇입니까?”

천계의 말에 우창이 비로소 이야기의 흐름을 타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되어야 재성에 대한 의미를 설명할 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 질문에 단호하게 한마디로 잘라 말했다.

수단(手段)입니다.”

우창이 이렇게 말하자 천계는 무슨 말인가 싶었던지 눈만 멀뚱멀뚱했다. 그것을 본 우창이 다시 말을 이었다.

재성은 일하는 것을 말합니다. 더구나 어떤 일이든 마무리를 잘하는 능력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확(的確)한 의미입니다. 이렇게 재성(財星)이 재물(財物)과는 많이 다른 것인데도 글자에 집착해서 사제지간(師弟之間)에도 그렇게 알고 전해 주고 전해 받으면서 오해가 쌓였던 것으로 봅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좀 쉽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다시 말씀드리면, 수단이 좋다는 것은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 좋은 것을 말합니다. 수단이 나쁘다는 것은 일을 잘하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주에서 재성(財星)의 동태(動態)를 봐서 그 사람이 일의 마무리를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알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일을 잘한다고 해서 재물이 쌓인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지 않겠습니까?”

아니, 일을 잘한다면 당연히 돈을 벌어야지요. 일을 잘해서 뭘 하겠습니까? 이것은 만인(萬人)이 공통(共通)된 것이지 않습니까?”

우창은 비로소 대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느끼면서 천천히 말했다.

물론입니다. 많은 사람은 아마도 돈을 버는 것에도 열심히 할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은 아마도 상업(商業)에 종사하게 될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그렇지만 모두가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 사람에 따라서는 같은 재성이라도 다른 것에 열심히 몰두할 수도 있습니다. 반드시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지요.”

말씀을 듣다 보니 참으로 답답합니다. 이렇게 제자들을 모아서 오행원을 세우고 학비를 받는 것도 결국은 돈을 모으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지 않습니까? 자신은 돈을 벌고자 하면서 남에게는 그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 아닙니까?”

천계는 우창이 설명을 빙빙 돌린다고 생각했는지 바로 치고 들어왔다. 그러자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자원이 미간(眉間)을 찌푸렸다. 너무나 무례하게 말하는 것이 못마땅했던 것인데 그것을 보면서 우창이 미소로 눈짓하고는 말했다.

맞는 말씀입니다. 학비를 받아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연료를 마련하여 추위를 막습니다. 묻겠습니다. 천계는 월사금(月謝金)으로 얼마를 내셨습니까?”

, 소중한 은자 한 냥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또 묻겠습니다. 세상에서 한 달간 먹고 살려면 은자 한 냥으로 가능합니까?”

그건 아마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궁핍하게 생활한다면 겨우 가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시 묻겠습니다. 오행원에서 60여 명의 제자들이 내는 은자 60냥으로 한 달을 생활하려면 여유가 많겠습니까?”

여유가 다 무엇입니까? 적자가 나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그래서 천계도 너무 적게 받았다가 모두 구걸하러 가게 되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묻겠습니다. 우창은 언제 돈을 벌어서 거부가 되겠습니까? 그것이 가능하기는 하겠습니까?”

아마도 이대로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월사금을 올리면 됩니다. 아마도 열 냥을 받는다면 남는 것이 꽤 쏠쏠할 것입니다.”

맞습니다. 정확하게 잘 알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이달부터 열 냥으로 올리면 되겠습니까?”

우창이 이렇게 말하자 천계는 입을 다물었다. 그렇다고 하면 돈이 많이 들고 아니라고 하면 조금 전에 한 말을 취소해야 할 상황임을 바로 알아챘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심사(心思)를 짐작한 우창이 천천히 말했다.

, 이제 먼저 말씀하신 것을 취소할 시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그것은 취소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운영의 어려움을 핑계로 올릴 수도 있을 테니까요.”

천계는 여전히 양보하지 않았다. 그의 생각이 확고하다는 것은 말을 통해서 짐작할 수가 있었다. 우창이 말했다.

우창의 뜻을 헤아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과연 현실을 바로 파악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야기는 없었던 것으로 하고 다시 묻겠습니다.”

이렇게 말을 하다가 말고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잠시 생각할 틈을 주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대중은 우창의 말만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뜸을 들이던 우창이 천계를 향해서 물었다.

돈의 의미를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돈이라면 금전(金錢)을 말하는 것입니까?”

, 그렇습니다. 금전은 어떤 의미입니까?”

그것이 궁금할 적에는 글자를 살펴볼 필요도 있겠습니다.”

이렇게 말한 우창이 종이에 붓을 들어서 글자를 써서 옆에 세워놓고서 말했다.

 

 

 

  

돈 전()은 쇠 금()과 두 개의 창 과()로 되어 있습니다.”

맞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무슨 뜻인지 설명할 수 있습니까?”

우창이 묻자 천계가 잠시 생각하고는 자기의 의견을 말했다.

제자가 보기에, 여기의 금()은 아마도 황금(黃金)을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그 옆에 있는 두 개의 창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는 창을 의미하는 것이니 지킨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지키기도 하지만 빼앗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닙니까? 전쟁을 할 적에도 병사들이 창을 들고 공격하니까 말이지요.”

물론입니다. 그것도 말이 됩니다. 그렇지만 만약에 빼앗는 것을 의미한다면 칼을 넣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원래 병가(兵家)에서는 수과공도(守戈攻刀)라고 하니까 말입니다.”

이렇게 말한 우창이 다시 글자를 썼다.

 

 

 

 

우창이 쓴 글자를 보던 천계가 말했다.

이것은 처음 보는 글자입니다. 무슨 뜻입니까?”

창과 칼에 대해서 이해만 하면 그만입니다. ()의 글자에 붙은 과()를 이해하기 위해서지요. 칼 검()의 속자(俗字)이기도 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무슨 뜻입니까? 지키는 것이 돈이라는 의미를 말씀하시는 것인지요?”

맞습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한다면 도()는 금은보화를 빼앗는 것이고 전()은 빼앗은 돈을 지키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 그러니까 전()은 돈을 지킨다는 의미네요.”

천계가 이해했다는 듯이 말하자 우창이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다시 생각해 봅시다. 돈을 지키는데 왜 창이 둘이나 필요할까요? 이것은 무슨 뜻인지 말씀해 보겠습니까?”

그야 도둑들이 들끓으니까 확실하게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겠습니까?”

물론 그러한 뜻도 되겠습니다. 반면에 지키는 것도 또한 어렵다는 의미도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보는 것도 가능하겠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잘 알겠습니다만, 누구나 그것을 보면 탐심(貪心)을 내기 때문입니다. 온갖 방법을 동원에서 그것을 훔치거나 빼앗아 가려고 하기에 겹겹이 문을 만들어 놓고서 지켜야 합니다. 그러자면 마음이 편안하겠습니까?”

아닙니다. 항상 도둑이나 강도가 불안하여 노심초사(勞心焦思)하겠습니다. 결코 편안할 수가 없는 일이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옛말에 ‘1천 석을 거두는 사람은 걱정이 1천 가지이고, 1만 석을 거두는 사람은 걱정이 1만 가지라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동의하십니까?”

동의합니다. 당연히 많은 돈을 지키려면 그만큼 힘이 들고 걱정도 많게 됩니다.”

그렇다면 마음을 편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당연한 말이지요. 더 많은 파수병을 세워야 합니다.”

그렇습니까? 일국의 나라도 훔쳐 가는 것이 세상의 인심인데 파수병을 얼마나 둬서 곳간을 지킨단 말입니까?”

듣고 보니 그렇긴 하겠습니다. 그래도 돈이 많으면 도둑이 들어서 훔쳐 가더라도 남는 것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냥 금전만 가져가면 다행입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목숨까지도 가져가는 경우도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니까 말이지요.”

그것도 맞습니다. 순순히 내어놓지 않으면 목숨을 해치고서라도 빼앗아 가는 것이 돈입니다.”

잘 이해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묻겠습니다. 재물이 많고 적음이 행복을 보장해 주겠습니까?”

우창은 어느 정도 수긍을 하는 것을 보면서 다시 물었다. 그러자 머뭇거리던 천계가 대답했다.

그건 아니지만... 왠지 스승님의 달변(達辯)에 휘말힌 듯한 이 느낌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얼마간의 재물은 필요합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그야 밥은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당연합니다. 의식주(衣食住)가 해결된다면 그 사람이 바로 부자(富者)입니다. 집은 비가 새지 않으면 만족하고, 옷은 한서(寒暑)를 막아줄 정도가 되면 충분하고 음식은 배를 주리지 않을 만큼 얻으면 만족하게 되는 것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동의하십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것은 너무나 부족합니다. 수족이 성한 사람이라면 그 정도도 안 되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입니까?”

천계가 이렇게 말하자 우창은 숨쉴 틈도 주지 않고 바로 물었다.

아침을 먹고 나면 점심을 해 먹을 양식이 없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우창이 이렇게 묻자 천계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생각해 보니 그런 사람도 적지 않겠습니다. 안연(顔淵)도 쌀독이 자주 빈다고 공자가 걱정했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인간(人間)의 오욕락(五欲樂)을 채우기 위해서 재물을 구하기로 든다면 무한정에 가까울 것입니다. 아무리 많아도 스스로 생각하기에는 절대로 많다고 하지 않을 테니까 말입니다. 이렇게 해서 누린다고 하면 그 끝에는 무엇이 있겠습니까?”

재물이 산처럼 쌓여있다면 더 바랄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그야말로 석숭(石崇)의 복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아마도 우창의 말뜻을 알아듣지 못한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뭔가 합의점을 찾았는가 싶으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고 마는 것이 참 답답합니다.”

그러자 우창의 말을 듣고 있던 천계가 다시 말했다.

제 생각에는 스승님의 너무 자기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세상의 만인이 모두가 간절히 원하는 것을 그렇게 달관한 도인처럼 앉으셔서 쓸데없는 돈은 탐하지 말고 밥이나 해결한다면 더 바라지 말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타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습니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창이 이렇게 되묻는 듯이 말하자 이때다 싶었던지 천계가 다시 말했다.

그래서 결국은 명학을 통해서 재물이 얼마나 쌓일 것인지를 알 수가 있다는 것입니까? 아니면 그것을 알기도 불가능하다는 것입니까?”

재물의 의미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우창이 말하는 재물의 뜻이라면 팔자를 통해서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천계가 말하는 재물의 뜻이라면 명학에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우창이 이렇게 말하자 천계는 깊은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아무래도 제가 잘못 찾아온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수명도 알 수가 없다, 재물이 얼마나 쌓일지도 알 수가 없다고 한다면 도대체 무엇을 알 수가 있다는 것인지 참으로 난감합니다. 이것을 배워서 평생 입에 풀칠이나 하겠습니까?”

천계가 이렇게 말하자 비로소 우창이 웃으면서 말했다.

다행히도 입에 풀칠은 가능합니다. 열심히 공부한다면 말입니다. 오행원을 보면 알 일이지 않습니까? 우창이 어떻게 풀칠을 하고 살아가는지 직접 보셨으니 말이지요. 하하하~!”

우창이 이렇게 말하자 천계는 기가 막힌다는 듯이 말했다.

제자가 말한 풀칠은 비유로 말한 것이지 돈을 벌어서 남부럽지 않게 떵떵거리고 살 수가 있느냐는 의미인 줄도 모르셨습니까?”

그렇다면 평생 돈을 위해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즐겁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돈독에 빠져서 허우적거려봤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인심을 봐도 재물이 있으면 사람으로 대접받으나 수중에 재물이 없으면 하층(下層)의 계급으로 무시당해서 일하지 않으면 굶을 수밖에 없는 처량한 삶이 될 뿐이지 않습니까? 천계가 말하는 재물은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그 위에 있는 상류사회(上流社會)를 말하는 것인 줄을 모르십니까?”

천계의 말에 우창이 미소를 짓고서 말했다.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됩니다. 부유층(富裕層)에서 노비(奴婢)를 부리면서 당당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뜻이 아닙니까? 그런 관점에서 생각해 본다면 재물은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우창의 말은 전혀 이해되지 않을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천계의 생각은 바로 물질적인 삶을 누리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당연하지 않습니까?”

천계는 우창의 말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이 다시 물었다. 그러자 우창이 말했다.

물질의 풍요와 마음의 풍요가 서로 양립(兩立)할 수가 있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여기 모인 제자 중에 누구도 재물이 많아서 싫다고 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그 둘 중에서 하나만 가능하다면 어쩌겠느냐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에 비로소 물질이냐 정신이냐를 논하는 것입니다. 천계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많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부친도 마을에서 품을 팔아서 겨우 가족들이 굶는 것을 면하게 했을 따름입니다. 그래서 천계는 그러한 것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 부유한 삶을 준비하려고 하는 것이지요.”

잘 알겠습니다. 충분히 그럴만한 동기(動機)가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벼슬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부친의 후광은 어렵다고 보면 과거를 보고 벼슬을 해서 돈을 긁어모으면 혹 부자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거는 합격했습니까?”

아닙니다.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고 공부를 열심히 해도 번번이 낙방(落榜)할 따름입니다.”

그렇군요. 물려받은 재산도 없고, 공부해서 벼슬도 할 길이 요원합니다. 그렇다면 상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물건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이익을 남길 수가 있으니까요. 장사를 할 방법은 알고 있습니까?”

그것조차도 시도는 해 봤으나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그래서 도사가 되어서 큰돈을 벌어볼 궁리를 했던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무엇 하러 여기까지 찾아왔겠습니까?”

우창은 비로소 천계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괜히 쓸데없는 희망을 심어줘서 헛된 시간을 보내지 않도록 해야하겠다는 생각으로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다면 참으로 희망이 없는 길을 택하셨습니다. 현실은 부자가 될 가능성이 없으나 마음은 그렇게 되고 싶을 적에 하는 것이 오행 공부라고 한다면, 지금처럼 그러한 마음으로 공부해서는 헛된 망상으로 번뇌를 만드는 것밖에는 얻을 것이 없습니다.”

잠시 말을 끊고 천계가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준 다음에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만나서 상담할 사람도 거부가 아니라 겨우 의식주나 해결하기를 바라면서 하루를 살아가는 서민(庶民)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상대로 돈을 모으려면 부적을 팔거나 명당자리라도 팔아야 할 텐데 그렇게 하려면 정도(正道)를 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결국은 사기꾼이 될 따름이지요. 그렇게 살기를 원하십니까?”

이렇게 말하자 천계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우창은 그것을 보면서 다시 말했다.

천계의 표정을 보던 우창이 마지막으로 목소리에 위엄이 깃든 채로 말했다.

어떻습니까? 돈벌이만 된다면 그 정도는 감내하면서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고 살자는 생각으로 노력해 보겠습니까? 그렇게라도 해서 살겠다면 물론 우창이 말릴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오행원에 인연이 된 제자라면 물질적인 것을 좇다가 허망하게 일생을 낭비하지 말고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을 즐기라고 조언할 따름입니다. 안빈낙도를 추구하는 오행원에서 부자가 될 방법을 찾지 못할 것은 자명(自明)하지 않겠습니까? 참으로 천계의 계획에 부합하지 못해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오행은 몰라도 술수(術數)를 잘 배워서 도사가 되면 돈이 많은 사람과도 인연이 닿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름만 얻게 되면 부자의 주머니 속에 든 돈을 내 재물처럼 쓸 수도 있고 실제로 그러한 사람도 봤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되도록 열심히 공부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스승님은 그렇게 되도록 가르칠 능력이 안 되신다면 아무래도 잘못 찾아온 것으로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천계가 이렇게 말하는 소리를 안타깝게 듣고 있는 우창이 물었다.

지금 천계와 우창, 둘 중에 누가 행복하다고 생각되십니까?”

우창의 엉뚱한 말에 천계가 어리둥절하다가 물었다.

? 이건 또 무슨 말도 되지 않는 주장이십니까?”

실로 우창은 제자들로부터 월사금을 받아서 겨우 풀칠이나 하고 있으나 마음에 갈등이나 번뇌가 없습니다. 그런데 천계는 온통 금전을 많이 얻고자 하는 마음만 가득해서 자연의 이치는 뒷전이기에 문득 생각해 봤습니다. 그렇게 헛된 희망이라도 마음속에 품고서 그것을 이루고자 생각하시면 행복합니까?”

그야 스승님은 집도 있고 제자들도 있으니 행복하실 일이 아닙니까? 반면에 저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없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기는 하십니까?”

그러자 우창이 다시 말했다.

인정합니다. 적당한 비교가 되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원춘과 천계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십니까?”

원춘은 그렇지 않아도 자신으로 인해서 우창이 애를 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내심 미안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던 중에 이름이 불리자 깜짝 놀라면서 얼른 우창을 바라봤다. 우창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원춘은 미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차피 인연이 있어서 동행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인연이 다 하면 떠나가는 것도 자연의 이치이므로 마음을 쓸 일이 아닌 까닭이지요. 그보다도 여태까지 천계가 하는 말을 들으셨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원춘의 생각에는 어떻습니까? 천계와 비교해서 원춘의 마음은 어떻습니까? 원춘은 그야말로 집도 절도 없는 혼자의 몸이시니 어디 그 말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우창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마음에 없는 말씀은 하시면 안 됩니다.”

우창이 이렇게 묻자 잠시 생각하던 원춘이 말했다.

스승님,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서 수명에 대한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의문과 갈등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수명에 대해서 말씀을 듣고 나서는 오직 공부만 열심히 하고자 하면서 번뇌나 망상이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편안합니다. 돈을 벌어도 죽을 적에 가져갈 것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오늘을 즐겁게 살아가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다는 것을 확연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묘한 것은 수명에 대해서 그 이치를 깨달았을 뿐인데 그 나머지 모든 것들로부터도 자유로워졌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이야기조차도 귀를 기울여 주시고 깨우침을 주시는 것에 대해서 감동한 여운이 아직도 남아 있을 정도입니다. 오늘 저녁에 천계와의 대화를 들으면서 제자도 후회를 많이 했습니다. 원춘이 잘못 생각해서 천계의 삶에 개입하게 된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인은 왜 남의 삶에 간섭하지 않는다고 하는지도 깨달았으니 또한 공부에는 도움이 되었습니다만, 환상을 갖고 동행했던 천계에게는 미안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돌아가겠다고 하면 어떻게 해서라도 여비를 마련해 주고 싶습니다.”

원춘이 이렇게 말하자 천계도 깊은 생각에 잠기는 듯했다. 실로 우창이 하는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자신의 욕망을 이렇게 털어버리기에는 그동안의 맺힌 마음이 너무나 깊었기 때문이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믿고 동행했던 원춘의 말을 들으니까 자기가 지금 괜한 고집을 부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그래서 오히려 원춘에게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 자기를 위해서 여비까지도 마련해 주겠다는 말을 듣자 괜히 가슴이 조여드는 듯한 미안함이 일어났다. 그래서 원춘에게 말했다.

원춘 아우가 내게 미안해야 할 것은 없네. 스승님의 말씀에 대한 뜻도 모를 바가 아니고 말이지. 다만 그동안 생각했던 꿈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은 안타까움으로 인해서 짐짓 어깃장을 부려보는 것일 수도 있다네. 사주를 배워서 돈을 벌 수가 없다면 다른 방향으로 찾아볼 참이네. 아무래도 내가 가야 할 길은 아닌 것으로 생각이 되어서 말이네.”

이렇게 말한 천계가 다시 우창에게 말했다.

참으로 진심으로 하나라도 깨우쳐 주려고 애쓰시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고맙습니다. 다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물욕을 떠나서 무소유(無所有)의 삶을 살아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날이 밝는 대로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혹 인사를 따로 드리지 못하더라도 안 보이면 떠났는가 보다 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말한 천계는 대중에게도 합장하고는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우창이 대중을 향해서 말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인연이 되었더라도 때론 서로 교감(交感)을 이루지 못할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오행원에는 문이 없습니다. 언제라도 자유롭게 오갈 수가 있으니 행여라도 누구든지 구속받지 말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마치겠으니 모쪼록 약간의 참고가 되셨기만 바랍니다.”

우창이 이렇게 말하자 군엄이 손을 들었다. 우창이 할 말이 있으면 해보라는 듯이 바라봤다. 그러자 군엄이 말했다.

오늘 참으로 감동적인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과거에 섬겼던 스승께서는 이러한 말은 절대로 할 수가 없는 진솔한 말씀을 처음 들었습니다. 해탈법문(解脫法門)이며 자유인(自由人)으로 가는 지름길에 대한 선기(禪機)가 가득한 말씀이었습니다. 비록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행여 서운하게 생각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히려 천계로 인해서 우리는 더욱 큰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더 자세한 말씀은 또 다음 시간에 청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큰 울림의 말씀으로 편한 잠을 잘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군엄이 이렇게 말하자 제자들이 모두 합장하고는 동음으로 말했다.

스승님, 고맙습니다~!”

저마다 깊은 내면에서의 울림을 느끼면서 각자 숙소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