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반달(66) 월령포구

작성일
2021-06-18 07:49
조회
524

제주반달(66) [17일째 : 5월 25(추가1일)일 (화)/ 7화]


숙소에 짐 풀고 월령(月令)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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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든든하게 먹고 다시 차를 주차시킨 탑동광장으로 와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니 그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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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혹시 우리가 묵을 방이 청소 되었는지 전화 해 볼래?
화인 : 지금 출발하면 천천히 가도 2시 전에 도착하겠는걸요.
낭월 : 그러니까 말이다. 몇시부터 가도 될지 물어보렴.
화인 : 알았어요. 전화 해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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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한 결과 2시가지는 입실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해 준다. 그럼 천천히 가도 되겠구나.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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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숙소는 서쪽으로잡으라고 했더니 애월이란다. 그래 잘 했다. 50분이 걸릴 모양이구나. 중간에 들려보고 싶은 곳도 하나 있으니까 들렸다가 가면 딱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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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까지의 경로를 훑다가 발견한 곳이었다. 최영장군 사당이라지 않은가. 원래 최영장군 사당은 추자도에 있다고 들었는데 여기에서도 발견하게 되다니. 최영장군과 제주도 인연에 대해서는 항몽유적지나 법환포구의 범섬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등장을 해서 왠지 친밀도가 1만큼 상승한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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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 : 숙소로 바로 가면 되나요?
낭월 : 서부경찰서좀 들렸다 가야 겠다.
화인 : 경찰서는 또 왜요?
낭월 : 그 옆에 최영장군님이 계신다잖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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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된 곳은 아니었구나. 사당이 생기게 된 것은 겨우 5년이 지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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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명심정사의 창건주께서 평소에 최영장군과 인연이 있으셨던 모양이다. 그래서 자신의 암자를 지으면서 혹은 항몽유적지에서 감동을 받았던지... 어쩌면 주인도 최씨였던지.... 여하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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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대웅전의 뒷편에 마련된  사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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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사찰의 산신각을 닮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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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崔榮) 장군 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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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꼍에는 비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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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을 건립하면서 같이 세웠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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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아주 좋다. 상투적이지 않아서. 위패가 있으려니 했는데 검이 위패를 대신하고 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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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의 왼편에 쓴 글이 후손대명근사(後孫大明謹寫)로구나. 그렇다면 주인이 대명스님인가 보다. 최○○이 아닌 것으로 봐서 주지스님이겠거니 싶었다. 그림 솜씨도 훌륭하시구나. 그렇다면 위패의 그림도 직접 그렸을 것으로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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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님이 외출하실 적에 입으시라고 갑옷 한 벌. 목마를 적에 드시라고 허벅술도 두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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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무리를 응징할 적에 사용하라고 칼도 마련해 뒀구나. 꼼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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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쁠 적에 타고 다니시라고 말도 한 필.

이렇게 또 다시 100년의 세월이 흐르면 다시 또 하나의 전설이 될 씨앗을 여기에 심었다는 것을 보면서 인사를 드리고는 다시 목적지로 향해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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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란다. 간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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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하우스 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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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 차를 대고는 방을 확인하고 짐부터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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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을 지나면 아담한 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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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식 음식점을 같이 운영하고 있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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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님의 기쁨은 글로 다 표현하기 어렵겠다. 원래 집을 고르면서 정원이 있는 집이라고 했다더니 과연 그대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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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오른쪽이 우리가 머물 곳이란다. 9호방이다. 방 두 칸에 거실과 화장실도 2개가 있는 여유로운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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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이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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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밖은 정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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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김에 한 숨 자고 일어났더니 호연은 쉬지 않았는지 뭔가를 열심히 검색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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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방은 요래 생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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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네 방은 조래 생겼다.

화인 : 다음 행선지는요?
낭월 ; 애월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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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6분 거리란다. 가까워서 좋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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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쥔 : 안녕하세요. 잘 오셨습니다.
낭월 : 주인이십니까? 반갑습니다.
여쥔 : 어떻게 방은 맘에 드세요?
화인 : 아주 맘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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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님도 맘에 들었을 것은 당연했다. 꽃꽃꽃 전신만신 꽃들이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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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그런데, 말씀을 들어 봐서는......?
남쥔 : 예, 네팔에서 온 사람입니다.
낭월 : 아, 그러셨구나. 
남쥔 : 편히 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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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이라고 하면 히말라야가 보이는 포카라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비정상회담에서 수잔이 말하는 진지함과 지진이 발생하는 바람에 방송을 중단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지극한 불심이 떠오른다. 또 특이한 국기도 떠오르는구나. 그게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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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는 건물을 세우고 있었는데 아마도 우리가 떠나기 전에 완성되지 싶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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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짐을 풀고 가볍게 산책삼아 나들이하는 기분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진이다. 낭월은 비행기가 되고, 다시 찾은 제주도는 드넓은 하늘이며, 또 보게 될 온갖 풍경들은 흰구름이 되어서 두둥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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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우선 귤부터 사자.
화인 : 어디에서요?
낭월 : 들어오다가 하나로마트를 봤지.
화인 : 역시 제주도는 하나로마트죠. 오다가 들릴까요?
낭월 : 늦어서 문을 닫으면 우짜고?
화인 : 그것도 그렇네요. 그럼 바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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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거리에 있는 하나로마트라면 숙소는 명당자리가 맞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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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귤이나 사면 되지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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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대에 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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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은 많이 사라고 자꾸만 부추긴다. 과일탐은 좀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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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하귤이 나오기 전이라서 하우스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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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는 연지님 손이 허용하는 한에서 많이 샀단다. 물론 겨우 비닐팩에 들어있는 것으로 두 봉지 샀지만. 더 사라고 했지만 놔둬봐야 썩는다고.... 다 먹으면 또 사준다고 칭얼대는 녀석을 달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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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의 주차장에서 저녁 햇살을 받은 한라산을 보니 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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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을 까는 것은 언제나 낭월 담당이다. 뭔가 먹거리에 한 부조를 한다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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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도착한 애월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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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깜숙이 아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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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찬거리를 기다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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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하고는 선회하는 여객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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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가 있는 제방으로 올라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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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운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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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구경이다. 뭐 볼 것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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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산책을 나왔으니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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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서서히 기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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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도 구경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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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도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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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더 볼 것이 없어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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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령(月令)포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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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 : 오늘 저녁은 특별한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낭월 : 뭐가 특별한데?
호연 : 숙성된 회를 맛보도록 하려고요.
낭월 : 그래? 아무렇거나.
호연 : 조금만 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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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의 거리는 맛있는 곳이 있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때로는 한 시간을 가도 얼마 안 되고, 때로는 5분을 가도 멀어진다. 특이한 거리계산법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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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거나 말거나 낭월은 멀리 풍력발전기가 보이는 것이 반가울 따름이다. 해는 넘어가고 없는데 노을을 받아서 돌고 있는 것이 나쁘지 않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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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이 식당을 찾아가고 있는 사이에 낭월은 포구를 한바퀴 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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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잡았다고 전화가 와서 위치를 알아놓고는 노을빛에 끌려서 해안으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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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ㅇ..... 월령작야(月令昨夜)로구나. 그래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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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빛이 사라지기 전에 풍경을 더 담고 싶은 마음이 달음질을 치게 만드는 것이다. 빛은 기다려 주지도 않을 뿐더러 순식간에 사라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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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가면서 셔터부터 눌러야지. 저쪽에 섬은 또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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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려니 했다. 비양도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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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과 함께 하니 비양도의 풍경도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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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울린다. 어서 오란다. 그래서 또 바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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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령포구에서 바라본 풍력발전기도 서서히 어둠 속으로 잠겨들고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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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돌하르방처럼 보이는 것은 제주도 탓이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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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일식집 스타일이구나. 하긴 생선을 숙성시키는 것도 일본식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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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장이 정성으로 차려 준 저녁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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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 : 좀 비싸긴 합니다.
낭월 : 그야 내 소관이 아니네만 왜 비싸대?
호연 : 여긴 식당이 아니고 술집입니다.
낭월 : 그랬어? 왜 식당으로 안 가고.
호연 : 주인이 그랬습니다. 식사를 하시기에는 마땅치 않다고
낭월 : 그러니까 말이야.
호연 : 숙성된 회가 먹어보고 싶었습니다.
낭월 : 그럼 되었지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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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분위기가 좀 다르긴 하구나. 맛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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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도 아기자기하고. 연인들이 저녁을 먹고 와서 가볍게 술 한 잔 하는 분위이긴듯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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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탕도 하나 시켜서 뜨끈한 국물과 같이 먹으니 그것도 괜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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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가슴의 글을 좀 찍어도 되겠습니까?
남자 : 아, 그럼요. 찍으셔도 됩니다.

요리사는 아마도 글자를 찍겠다는 말은 처음 들어보는 듯 싶었다.

설첨상적예술(舌尖上的藝術)이라....

혀끝의 예술이란 말이잖여? 글자에 깃든 뜻이 있을 듯 싶어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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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글의 뜻을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무슨 의미인지?
남자 : 예, 글자의 뜻은 아실 것 같습니다.
낭월 : 혀끝의 예술이라는 것으로 봐서 맛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만...
남자 : 그렇습니다. 풀어서 말씀을 드리면요.
낭월 : 아, 다른 뜻도 있나 봅니다?
남자 : 칼끝에서 피어난 꽃이 고객의 혀끝에서 예술이 된다는....
낭월 : 오호~! 칼끝이 있었군요.

그 말이 었구나. 항상 끝에서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주방장은 설법하고 있었다.

칼끝에서 혀끝이 나오고,
혀끝에서 칼이 나오는 이치를 말하는데,
낭월은 혀끝에서 촌철살인이 나오고
손끝에서 생사의 길을 찾고,
벼랑 끝에서 활로를 발견하며,
백척간두에서 비로소 깨달음을 얻는다는
말이 전광석화처럼 스쳐지나갔다.
끝이 참으로 중요하고 또 중요하다는 것을....

끝에서 시작이 일어나고,
죽음에서 부활이 일어나고, 
절망에서 길을 찾고,
이별에서 삶의 환희를 본다는 것이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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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 작게 쓰인 '연시일종태도(硏是一種態度)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항상 연구하고 정진하고 새로운 맛을 찾는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되지 싶군. 나오면서 문을 보니 술과 안주[酒肴]라고 쓰인 것을 보니 과연 술과 안주를 파는 곳이 맞긴 하구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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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 : 어떠셨습니까?
낭월 : 아주 좋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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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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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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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담.....

제법 긴 하루가 즐거운 기억을 남기고 마무리 되었다.

(여행은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