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도의 아침(5/6)

작성일
2018-11-11 05:07
조회
1111

외연도(外煙島)의 아침풍경(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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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연도의 일출이 아니고 아침인 이유는 간단하다. 일출만으로는 이야기 한 꼭지를 만들기가 빈약했다는 의미이다. 여하튼 외연도의 새벽을 연다. 상쾌한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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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깨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경우에 따라서 다르다. 집에서는 포트에 전기를 넣는 일이다. 차를 마셔야 하기 때문에, 여행지에서는 일기예보와 일출시간을 본다. 날씨는 화창하단다. 물론 다 믿지는 않는다. 먼 동쪽의 상황은 어플이 알려주는 맑음과는 차이가 있음을 잘 아는 까닭이다. 그래도 흐림이나 비내림 보다는 충분히 좋은 정보임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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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에서 이른 새벽에 만나는 불 켜진 집은 항상 해양경찰 파출소이다. 외연도에서도 배의 출입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하고 있는 파출소이다. 열심히 섬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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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깬 김에 나가 본 것이다. 실은 5시가 넘어서 나오려고 했는데 저녁에 일찍 잠이 들었던 까닭에 자연성(自然醒)이 되었다. 저절로 잠이 깨면 일어나는 것이 상책이다. 포구 입구를 지키고 있는 경비선인 것으로 짐작이 된다. 대청도에서도 봤던 풍경이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섬에서는 이렇게 지키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만 해 본다. 진위여부는 모른다.

빨간 등대에서는 빨간 불이 켜진다. 하얀 등대에서는 하얀 불이 켜진다....가 아니고 초록 불이 켜진다. 빨강과 초록은 도로에서는 같이 볼 수가 없지만, 포구에서는 같이 봐야 한다. 그것이 땅과 바다의 서로 다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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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출의 방향을 가늠해 본다. 다 믿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쉬운 대로 활용이 되는 어플이다. 정북(正北)에 맞춰 놓으면 현재 태양이 있는 위치를 알려 준다. 대략 포구의 등대 사이로 일출이 되는 위치를 파악한다. 어제 수도와 작은수도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을 생각하고 산으로 올라갔다가 마땅치 않음을 보고는 오늘 일출은 포구에서 맞이하기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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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에 본 달이 오늘 새벽에도 딱 그 만큼의 위치에 떠오른다. 스무여드레의 그믐달이다. 봉화산이랑 같이 담고 싶었지만 명암의 차이가 너무 심해서 답이 나오지 않는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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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눈썹이다. 예쁘다. 날카로운 양 끝의 모서리가 칼칼하게 느껴진다. 아니, 그보다도 지금 태양이 바로 달의 아래에서 치고 올라온다는 정보이다. 아랫쪽이 밝음은 태양이 그 곳에 있음을 의미할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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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출은 07시 1분이다. 그러니까 아직도 많이 남았다는 이야기이다. 그때까지 마땅히 놀만한 꺼리가 안 보이면 도로 들어가면 된다. 가서 커피나 한 잔 마시면서 쉬었다가 나오면 되니깐.

달달한 초컬릿이랑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는다. 김앤장.... 익숙한 이름이다. 법의 가면을 쓴 악마들일까? 뭐,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약육강식일 따름이다. 법을 갖고 놀음하는 사람들이었나 보구나. 그것도 능력자이다. 그런 능력도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닌 까닭이다. 그 법의 칼놀음에 생피를 흘리는 힘없는 사람이 불쌍할 따름이다. 가장 좋은 일은? 그들과 만날 일이 없는 것.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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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30여 분을 놀다가 슬슬 나왔다. 항해박명을 놓치는 것이 아쉬워서이다. 저 멀리 수평선에 서서히 피어오르는 어슴프레한 그 빛의 오묘한 맛이란.... 삼각대는 이 시간을 위해서 짊어지고 온 것이다. 새벽의 여명은 삼각대가 필수이다. 손으로 들고서 이 분위기를 담을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그믐달이 반달로 보이는 것은 20초의 장노출로 찍었기 때문이다. 구름도 흐르고 달도 흐른다. 물론 별도 흐른다. 달은 1초 이내로 찍어야 하고, 별은 15초 이내로 찍어야 선명한 별을 볼 수가 있다. 20초를 넘어가면 별이 흘러서 뭉개지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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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30초간 밝아오는 빛을 모아본다. 하얀 등대와 수도 사이에서 일출이 될 것으로 짐작을 해 본다. 작은수도와 수도 사이에서 떠오르는 일출은 어렵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것을 보려면 왼쪽으로 많~이 이동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제방이 걸리고, 제방 위로 가더라도 아슬아슬하다.

그러면 어제 생각한 대로 산으로 가야 할 수도 있는데 또한 마땅치 않음을 확인했다. 특히 더 중요한 것은 자칫하다가 섬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만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정확한 위치를 모르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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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외연도 일출은 포구의 등대와 함께 담기로 그림을 그려 둔 것이다. 그대로 오늘은 실행에 옮길 따름이다. 머뭇거라다가는 아무 것도 안 된다. 저 바다 어딘가에서 순식간에 솟아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시민박명의 빛을 즐기면 된다. 태양은 수평선 바로 아래에서 서서히 준비하고 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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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 생활」어플은 02분이란다. 몇 초간의 차이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 조금만 더 기다리자. 고양이가 쥐 잡듯이, 그렇게 잔뜩 노리고 있다. 그렇게 다시 시간이 물처럼 흘러간다. 이제 때가 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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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나... 방향을 잘못 짚었나.... 했다. 아마도 동녘에 안개가 극심했던가 보다. 비로소 어둠을 뚫고 올라오는 태양을 만났다. 위치는 잘 잡았다. 하늘과 해무가 돕지 않는 것은 아쉬워 해봐야 어쩔 수가 없다. 안 되는 것은 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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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와 태양으로 처음에 생각한 구상을 완성시켰다. 충분히 만족이다. 일출시간에 맞춰서 어선 한 척이 모델을 자청한다. 그래서 정적인 바다에 동적인 요인이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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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초로 찍은 것은 시간이 더 길어지면 배가 열차로 변하기 때문이다. ㅋㅋㅋ 되었다. 오늘의 목적도 100% 달성이다. 얏호~!

「외연도 일출」 

풍경에 걸맞는 이름도 떠올랐다. 어선 두 척이 분위기를 돋궈주니 오늘도 일출복이 터졌다. 앞의 작은수도는 꼭대기에 등대를 달고 있고 수도는 등대가 없다. 생긴 두 섬의 모양은 왼쪽은 양이고 오른쪽은 음이다. 온통 음양천지이다.

또, 두 섬은 음이고 한 태양은 양이다. 홀짝의 음양놀이도 되고, 볼록과 오목의 음양놀이도 된다. 숫자놀이를 좋아하면 홀짝으로 음양을 보고, 형상놀이를 좋아하면 볼록과 오목으로 음양을 보지만 결과는 같다. 또, 바다와 태양도 음양이구먼. 음양천지(陰陽天地)에서 낭월은 음이고 카메라는 양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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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에 태양으로 불을 켤 수도 있다. 요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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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보너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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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 맞나? 계룡산의 백로는 모두 남쪽으로 떠났던데....? 그래도 아는 것이 그것 뿐이니까 그냥 백로라고 할 밖에. 자태가 우아하다. 금빛 호수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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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무늬가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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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의 짝인가보다. 왜가리가 우아하게 날갯짓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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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일어났구나. 새들 만큼만 부지런하면 되지 싶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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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제 그렇게 앙칼지게 짖어 대던 녀석이잖아? 그런데 오늘 새벽에는 왜 그리 힘이 없어 보이누?

낭월 : 얌마~! 왜 그렇게 시무룩하냐?
백구 : 뭔 상관이래요......
낭월 : 그야 반가워서 그러지.
백구 : 그냥 아저씨 길이나 가세요....
낭월 : 녀석, 까칠하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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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를 지키던 경비선도 곧 철수 하겠거니.... 대청도에서 본 배는 대포를 달고 있었는데 외연도에서는 대포는 안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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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빛과 닮은 교회이다. 아마도 이 교회를 만든 사람도 새벽의 빛을 좋아하셨던가 보다. 그림도 있네? 이어오병(二魚五餠)이구나. 이어(二魚)는 음, 오병(五餠)은 양, 또 이어는 음양, 오어는 오행, 엉? 이게 음양오행이라는 말이었던겨?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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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눈길이 갔던 것은 종탑 꼭대기의 까치가 보여서였던 모양이다. 까치가 잠시 성경의 가르침으로 새벽을 열라고 인도해 주심이다. 예수님의 중생구제에 대한 염원이 하늘에 닿았음이다. 새벽 운동을 많이 했더니 이어는 고등어로 보이니 연지님 한 마리, 낭월 한 마리 하면 되겠고, 오병은 밥공기 두 개랑 반찬 세 개로 보이네. 밥을 먹으러 가야 할 모양이다. ㅎㅎㅎ 전화를 해야지.

낭월 : 일어났나?
연지 : 응.
낭월 : 아침은 어떻게 할까?
연지 : 컵라면이나 사와.
낭월 : 그럴까? 라면도 되잖아?
연지 : 그래도 되겠네.
낭월 : 알았어. 금방 간다.
연지 : 젓가락도 챙겨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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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도에는 편의점도 있었는데 외연도는 그것도 안 보인다. 들머리의 가게는 아직도 잠이 깨지 않은 모양인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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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오전 배가 들어와서 문을 열 모양이구나. 그러면 주인은 어제 저녁 배로 육지로 갔다는 이야기로군. 대충 그림이 나온다. 숙소로 들어가는 골목 맞은 편에 또 하나의 가게가 있음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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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아주머니가 문을 열고 나온다. 라면을 두 봉지 샀다. 문득 젓가락도 챙겨 오라는 말이 떠올랐다.

낭월 : 컵라면이 아니라서 젓가락은 안 주시죠?
주인 : 드릴께요. 세 개면 되겠어요?
낭월 : 예 충분합니다.

왜 두 개면 된다는 말을 못 했는지 모르겠다. 이것도 탐욕일까? 아마도 그런 모양이다. 숟가락 통에 젓가락이 있는 것도 봤는데, 면을 먹는데는 나무 젓가락이 편한 모양이다 싶어서 그렇게 아침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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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촐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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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을 면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항상 다행이다. 적당한 공복감을 즐기면서 라면 맛에 빠져든다. 나무 젓가락은? 라면은 신라면.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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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침을 먹고, 믹서 커피도 한 잔 하고  오늘의 일정을 준비한다. 오늘은 '금 탐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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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금, 누적금, 돌삭금, 작은명금, 큰명금, 어? 오금(五金)이네. 오금이면? 오행이라고 할 줄 알으셨지? 그게 아니고, 오금은 금(金), 은(銀), 동(銅), 철(鐵), 납(蠟)이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