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도(外煙島)의 일몰경(4/6)

작성일
2018-11-10 05:16
조회
1095

외연도(外煙島)의 일몰경(日沒景)(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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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연도의 전설을 살펴보고 내려오면 외연도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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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백구가 어찌나 앙칼지게 짖어대던지..... 행여라도 달려들면 카메라로 후려치려고 끈을 야무지게 움켜쥐었었다. 문득 김홍희 선생의 사진집에서 본 사진이 떠올라서였다.

시커먼 개가 달려들어서 카메라를 움켜쥐었는데 순식간에 그 개가 고개를 돌리더란다. 눈싸움에서 진 게지. 김홍희 선생 눈빛이 보통은 아니거던. 그 순간에 또 셔터를 누르셨다는.... 과연 그대는 프로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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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시골학교, 섬마을학교에 아이들은 12명(2015)이란다. 2013년에는 19명이었다는데 점차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아이들은 줄어들어도 있을 것은 다 있는 배움터였다.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상상하면서 학교의 운동장을 둘러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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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객일까? 주민같아 보이진 않고.... 두 딸과 학교에 산책을 왔던가 본데, 아기들이 놀이기구에서 매달려 노는 모습을 한참 지켜봤더니 다 놀았는지 돌아가는 것을 뒤에서 담았다. 이 순간의 평화로움이란..... 아름다움이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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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연도의 활기가 느껴진다. 아이들의 뛰노는 모습이 보여서이다. 이제 숙소에서 휴식을 취해야 할 시간이다. 아직 일몰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있기 때문이다. 1시간만 자고서 일몰의 풍경을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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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정보로 봐서는 고라금에서 일몰을 보면 된다고 했는데, 거리도 얼마 안 되고, 여유가 만만이었다. 발전소를 끼고 돌아가면 금방이라고 쥔장께서도 알려 주셨다. 그래서 느긋하게 쉬고는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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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금은 왼쪽이로군. 엇? 근데, 노량배란다. 이렇다니깐. 낭월이 왜 책상공무원들을 못마땅해 하는지 이해가 되실게다. 없느니만도 못한 이정표, 읽는 사람이 알아서 교정해야 하는 안내판을 보면서 늘 그런 생각이 든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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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다 발전소가 하나씩 있는 모양이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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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발전소인 것으로 봐서 벙커C유를 연료로 쓰는 모양이다. 설마 비싼 경유를 쓰진 않겠거니.... 싶어서이다. 그렇지만 외연도에서는 외연발전소라야 하는 거 아녀? ㅋㅋㅋ

지금부터의 사진은 찍은 순서가 아니라 흐름의 순서이다. 이야기의 흐름상 올라가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서 내려오다가 찍은 사진들이 섞여들기 때문이니 착오없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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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발전소를 끼고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고라금으로 가는 길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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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몰은 17시 37분이다. 지금 시간은 17시 02분이니까 아직 35분의 여유가 있다. 낮잠을 조금 달게 잔 모양이다. 그래서 시간이 좀 빠듯하다. 시간도 기다려 주지 않고, 태양도 기다려 주지 않는다. 그러니 걸음만 재촉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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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을 재촉하는 마음만 급할 뿐, 산길은 호젓하고 언덕은 가파르다. 실은 가파를 것도 없는데 마음이 가파르다고 해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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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고라금으로 가는 나무계단이다. 그런데, 막상 위치를 보니까 일몰을 볼 자리가 아니었다. 여름에는 혹시 몰라도 늦가을의 일몰을 보기에는 산모퉁이가 걸리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아차~! 싶었다. 사전에 답사를 하지 않은 것은 늘 있는 일이지만, 사전의 정보는 이렇게 무용지물일 때가 있다는 것도 늘 있는 일이다. 그래서 낭월도 최대한 실제상황을 기록하려고 애쓰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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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망재산 쪽으로 올라가야 한다. 시간이 얼마 없다. 삶의 마지막을 맞이하였을 때도 아마 이렇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야말로...

해는 넘어가는데
오줌은 싸겠는데
허리 끈은 풀리지 않는데
소는 자꾸만 가는데

이런 바쁜타령이 딱 어울리는 장면이다. 딱 30분 남았다. 그리고 해가 넘어가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넘어가기 전의 풍경을 볼 참이니 시간은 10분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채찍질을 하는 것은 두 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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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삐 걷는데 길이 둘로 나뉜다. 아무래도 위쪽으로 가야 할 것 같은 느낌에 올라갔다가 얼른 되돌아 왔다. 산소에 가는 길이었다. 또 아까운 시간 20여초를 허비했다. 산꾼들은 이렇게 엇길로 들어서 방황하는 것을 '알바 한다'고 하지만 낭월은 알바가 아니라 허비이다. 이 빠쁜 와중에~~!! 참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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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돼지야 나오겠어...? 뱀이 많다고 했으니 바닥은 조심해야지.... 여기에서 뱀에 물리면... 연지님에게 전화를 해야 하나? 아니면 119에 전화를 해야 하나? 그러면 이국종 선생이 헬기를 타고 날아올까? 아니면.... 그냥 발을 하나 끊어내야 하나? 그러면... 사진 찍으러 못 댕길텐데....

망재산으로 오르는 길은 계속 나 있었다. 그리고 걸음을 재촉할 따름이다. 아,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 사진은 내려오다 찍은 것이므로 신경쓰지 말라고 말씀드린다. 올라가다가 찍은 사진에서만 시간을 말씀드릴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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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시 08분이다. 망재산 봉우리가 보인다. 어디선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할텐데... 그 틈이 보이지 않는다. 시누대 숲길이 계속 이어진다. 그대로 가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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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노루꼬리 만큼 남았다. 아니 토끼꼬리이다. 쥐꼬리는 아니고? 지금 꼬리타령을 할 때여~! 그런데, 계속 가봐야 앞의 산이 또 가로막고 있겠다는 판단이 퍼뜩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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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잘 못 되었다. 다시 되돌아야 한다. 다시 지도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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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저 곳으로 가는 길을 놓쳤구나. 서두르자. 다시 오르던 길을 되돌려서 내려간다. 이렇게 분주한 일이 또 있을까? 문득,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기도 했다. 일몰이 뭐라고 말이다. 그래도 가야 한다. 그것이 지금의 일이다. 목적을 이루지 못하면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기게 되고, 그것은 마치 불완전연소와 같아서 속에서 계속 부글대고 있을 테니까. 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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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 나오다가 언덕이 보여서 다시 그곳으로 갔다. 아무리 바빠도 지금 찍지 않으면 외연도의 전경을 담을 수가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5초만 할애해서 한 장 찍고 가자. 그래서 얻은 이미지이다. 여기에 캡션을 붙인다면... [고요에 잠긴 외연도가 어둠에 빠져 들다.]정도로 쓰면 되겠다. 작가는 이렇게도 바쁘게 셔터를 눌렀지만 사진은 또 이렇게 한가롭다. 이것이 사진놀이다. 어여 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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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으로 갈 길을 찾으면서 노루길도 아닌, 토끼길 같은 오묘한 길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돌아다 볼 겨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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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라고 할 수도 없는 길을 그렇게 헤집고 올라갔다. 숨이 목을 타고 턱까지 차오른다. 괜찮다. 그래도 아직은 늦지 않았다. 수족이 말을 듣고 동행하고 있는 것만이 다행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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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일몰시간 15분 전에 목적한 통신탑에 도달을 했다. 인도감.... 풀숲의 뱀.... 조심조심.... 가시나무까지 엉키고.... 그래도 좋다. 성취감이란.... 원맨쇼가 따로 없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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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적정포인트를 찾아야지. 여긴 나무가 너무 가리는 군... 조금 더 아래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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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안도감... 성취감.... 행복감.... 자유로움.... 복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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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이 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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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한 그루를 걸치는 것이 더 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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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구름이..... 이거.... 뭐.... 어쩔 수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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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하면 된다. 이런 풍경도 나쁘지 않은데 뭘. 매일 보는 해인데 뭘... 내일 또 볼 텐데 뭘.... 어제도 봤는데 뭘.... 그렇긴 해도.... 그게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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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양면성이다. 음양이다. 석양 주변에 있으면 붉은 장엄함으로 분위기를 돋구고, 해를 딱 가리고 있으면.... 뭐 폭망이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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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아무렴. 이렇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전횡의 마음을 이해 할 것 같다. 전횡 장군인들 매일 저녁 제나라로 넘어가는 태양을 바라보진 못했을 게다. 지는 태양을 보면서 얼마나 두고 온 제나라를 생각했을까.... 횡견도로 넘어가는 석양을 보면서 망국을 안타까워하는 당산의 주인에 대한 생각도 해 본다.

엇? 근데, 햇살이 살짝 비쳐드는 기분은 착각인가? 그래도 혹시나 싶은 마음에 얼른 800mm를 들었다. 이런 경우에는 그야말로 두 대의 카메라가 아니고서는 안 되는 것임을 알 사람만 안다. 어느 순간에 렌즈를 갈아끼우고 다시 들이대서 초점을 맞추는 사이에 해는 꼴까닥~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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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니깐............ 나무 일광보살 마하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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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이런 기적이 있으니까 숨을 헐떡이면서 여기를 찾아 왔던 것이다. 오복(五福)에 일복(一福)을 더 해야 한다. 일몰복(日沒福)~~!!!

불타는 구름보살마하살, 조금 전까지는 사알짝 섭섭할 뻔 한 구름이 삽시간에 하늘을 장식하는 불폭탄으로 변한다. 그니깐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니깐요. 끝까지 버텨야 한다니깐요. 그것이 인생이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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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필봉의 끝에 있으니 붓에서 태양이 나온 듯하다. 이제 점점 오른쪽으로 미끄러지겠지.... 그러면 볼링공이 되는 거야. 또르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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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도 구름이 있었나...? 아니면 수면, 수평선인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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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만 보다가 전경을 놓치면 그것도 아쉬운 법이다. 아무리 바빠도 한 컷 담아 놔야 한다. 1/100초면 되는데 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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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시간이 만포장이다. 언제 그렇게 분초를 다퉜는가 싶다. 다 잊어버리고 일몰경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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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수평선으로 잠기나 보다. 살짝 보이는 오(메가)보살마하살~! 오늘의 서비스가 넘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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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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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마무리 되었다. 36분 27초.... 그리고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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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분. 태양은 사라지고 구름만 남았다. 아마도 이 무렵에는 전횡 장군도 눈물이 한 방울 흘렀지..... 싶다. 장군 체면에 손으로 훔칠 수가 없었을테니 하늘을 봤겠지.... 그리곤 중얼거렸을 거야...

'노을이 참 곱구나.....'

전횡 장군은 전횡 장군이고 낭월은 뱀이 무섭다. 어서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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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다시 돌아가야 한다. 시민박명이 사라지기 전에 하산하면 된다. 20분의 여유가 있음이다. 그 시간이면 충분히 산을 빠져 나갈 수가 있다. 물론 걸음은 이봉주 급인 것은 더 말을 할 필요도 없다. 그러면서도 이야기에 보충할 사진을 이렇게 내려오면서 찍었었다는 이야기를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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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을 담은 통이 즐비하다. 저 안에서는 까나리, 멸치, 새우, 밴댕이, 꼴뚜기, 황석어 들이 익어가고 있겠지.... 싶다. 그 냄새가 주변을 가득 채운다. 젓갈냄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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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mm로는 다 들어오지 않아서, 10mm로 담으니 어느 정도 규모가 잡힌다. 과연 외연도라고 할만 하다. 이제 어둠에 잠긴 외연도의 풍경 한 장만 담으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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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이다. 어촌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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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의 불빛이 깜빡인다. 여기는 외연도이다.

낭월 : (전화) 연지야 저녁 먹으러 나온나.
연지 : 다 찍었어? 어디로 갈까?
낭월 : 추억 식당~!
연지 : 알았어.

아무래도 산행이 힘들었던지 푹 쉬라고 했더니 연지님이 산에는 안 따라가길 잘 했다. 백 번 잘 했지. 그 바쁜 중에 여인네의 느린 걸음까지 챙기려고 했으면.... 숨이 넘어갔을 게야. ㅋㅋㅋㅋ

추억 식당 앞.

낭월 : 저녁을 먹을 수 있을까요?
할배 : (문을 열고 보시더니) 여보! 손님 오셨는데 밥 돼?
할매 : 밥이 없는디유. 워쩐대유~!
할배 : 밥이 없답니다.
할매 : 몇 분이신디유?
낭월 : 둘입니다. 낮에 먹었던....
할매 : 아, 두분이면 들어오셔~! 난 또 많으신 줄 알고.
낭월 : 고맙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녁 밥도 얻어먹을 기회가 주어졌다. 메뉴는 그냥 백반으로 쉽게 준비하도록 했다. 할매가 귀찮으셨을텐데도 배가 고픈 나그네를 위해서 기꺼이 상을 차려 주셨다. 얼마나 고맙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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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한 끼의 소중한 음식을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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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께서는 1박2일을 보느라고 바쁘시다. 마침 계룡산 편이란다. 우리의 1박2일은 외연도 편이다. 왜~! ㅋㅋㅋ 낯이 익은 풍경을 같이 보면서 문득 노후의 저 여유로운 모습을 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오래도록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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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 : 낮에 무친 게장이라서 아직 맛이 안 들었을 뀨~!
연지 : 너무 맛있어요. 좋아요~!

그렇겠찌.... 어련하시려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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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푸짐한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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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모처럼 국민 커피 한 잔~!!